본문 바로가기

나의 시 (창작년도)

나의 무비즘 (43), 실존주의 아방가르드 (4), 사상시 (4) 푸른 오후의 길을 지나간 까닭에 / 박석준 나의 신시 44 푸른 오후의 길을 지나간 까닭에나의 무비즘 (43), 실존주의 아방가르드 (4), 사상시 (4)1995-07 / 2022-09-01박석준 /원작>푸른 오후의 길을 지나간 까닭에    형*이 교도소에 9년 넘게 수감되었고   출감하여 거리에 나온 지 6년이 지났지만  나는 알 수 없었다.  형이 왜 나에게 화분을 가지고 따라오라 했는지.  37킬로 매우 가벼운 나는 어디도 가는지도 모르면서 왜   너무 무거운 25킬로 꽃 화분을 간신히 들고 가는지.  형이 (건물들이 높낮이로 그림을 그리며   차들 사람들이 이쪽저쪽으로 흘러가는 낮 유동 거리)  푸른 가로수들이 서 있는 인도를 걷다가 갑자기   만난 나보다 어린 청년에게  호주머니에서 꺼낸 봉투를 뜯어 삼십만 원  돈을 왜 다 주었는지. .. 더보기
나의 무비즘 (42), 실존주의 앙가주망 (38), 아방가르드 (3) 별이 빛나던 밤이 흐르는 병 속의 시간 / 박석준 나의 신시 43 별이 빛나던 밤이 흐르는 병 속의 시간나의 무비즘 (42), 실존주의 앙가주망 (38), 아방가르드 (3)1994-02⁓1997-02박석준 /..    “나는 이상이오. 정보과에서 근무하지요. 몸 뒤질 마음이 /안 생겨서.     (중략)    “알겠소. 한데 며칠이나 굶은 거요? 나도 깡말랐지만,    박쥐선생이 희한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곱상한 사람이 남의 삶을 궁금해 한다. 착한 소년같이.    “십삼일 굶었지요. 차 한 잔을 먹은 날도 있었지만.”    “그래요?! 그런 상태인데도,” 소리 뒤를 시간이 흐른다.     “무엇을 위해 대회에 참가한다는 생각이 들던가요?”    노조운동의 어느 부분에라도 가 있고 싶었는데,    7개월째 말이 단절되고 일로부터 소외되어,    .. 더보기
나의 무비즘 (41), 실존주의 앙가주망 (37), 아방가르드 (2), 리얼리즘 (15) 장밋빛 인생 / 박석준 나의 신시 42 장밋빛 인생나의 무비즘 (41), 실존주의 앙가주망 (37), 아방가르드 (2), 리얼리즘 (15)1992-11-08박석준 / 원작> 2020-03-03 (삼십분/못 하시던데/던졌다/십 분)장밋빛 인생    “성함이 어떻게 되시오?”  “말하고 싶지 않다는 거요? 혹시 당신이 리더? 맞소?”  성함을 계속 물었다. 서 있는 사람이, 무응답만을 듣고  있을 수는 없는지 쏘는 음성을 던지고, 안쪽으로 간다.  “나는 이상이오. 정보과에서 근무하지요. 몸 뒤질 마음이  안 생겨서. 성씨를 말해 줘야, 대화가 될 것 아니오?”  부드러운 리듬의 말을 했다. 사십대일, 깡마른 사람은?  “이런 관계로 만난 것만으론  성씨조차 말해주기가 어려겠소?”  다시 부른 말은 이상하게도, 취조하다가,  삼십.. 더보기
나의 무비즘 (40), 실존주의 모더니즘 (10) 11월 / 박석준 나의 신시 41-1 11월나의 무비즘 (40), 실존주의 모더니즘 (10)1992-11-초박석준 /수정 개작> 원고 2013-91-0611월    마당에 날아든 비둘기 떼가  모이를 찾아 두리번거리며 걷는다.  아무래도 냉장고 하나는 있어야겠다.  노파가 문을 열고 묻는다.  비가 온다. 빗속의 사내  노파의 얼굴 밖만 바라보고 있다.  이젠 돈이 없어요, 라고 말해야 할 것 같은데  등 뒤에선 아파트에 사각의 유리창들을 달고 있다.  철근과 콘크리트가 아파트들을 만들고 있다.  아무리 없어도 김장은 해야겠고…….  다시 노파가 묻는다.  TV에서는 선거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다.  말을 요구와 충당으로 살리지 못한 채  그는 마루에 걸터앉아 있다.  비둘기는 어디론가 가버리고  마당엔 비가 내리고 있는데.. 더보기
나의 무비즘 (39), 실존주의 모더니즘  (9) 레인맨 / 박석준 나의 신시 41 레인맨나의 무비즘 (39), 실존주의 모더니즘  (9)1992-11-초박석준 /원작 원본: 석사본> 2009-01-17레인맨    마당에 날아든 비둘기가  모이를 찾아 두리번거리며 걷는 동안  쇠재두루미 떼는 미얀마를 향해 날아갔다.  아무래도 냉장고 하나는 있어야겠다.  노파가 문을 열고 묻는다.  비가 온다. 빗속의 사내  그는 노파의 얼굴 밖만 바라보고 있다.  너무 흔해 아무것도 아닌 삶이  오늘도 이어지고 있다.  그의 의식은 존재를 추상화한다.  (이젠 돈이 없어요.)  수직은 사방으로 움직이더니  아파트 끝 층을 만들고 있다.  수직이 지전 같은 창들을 배열해 놓고  잠시 쉬는 곳에서는  또 다른 수직이 사방으로 뻗더니  창날 같은 첨탑 위에 창살 같은 십자가를 세운다.  아.. 더보기
나의 무비즘 (38), 실존주의 앙가주망 (36), 리얼리즘 (14) 여행자와 천 원 / 박석준 나의 신시 40 여행자와 천 원나의 무비즘 (38), 실존주의 앙가주망 (36), 리얼리즘 (14)1992-03박석준 /(교정) 시집 2020-05-25 ‘율무차/천 원’여행자와 천 원    어린 시절에 눈 하나가 시들고 철호와 헤어지고, 나는  지난해에 일숙직 폐지를 위한 설문들을 분석하다 남은  눈이 이상해 작업 후 사무실 사람들 도움으로 수술했다.  보태어 집세 내면 내 밥값 할 돈 3만 원이 부족하지만,  일을 하고 월 십만 원을 받는 곳이어서  2월 초에 사업 평가서를 건네줬는데, 노조 일 하고 싶은데,  나는 오늘도 사람이 싫어하는 사람이 돼버렸다.  오늘도 어머니가 내 머리맡에 놓고 간 천 원 한 장으로  아침 점심용 200원짜리 율무차 한 잔을 뽑아먹었을 뿐,  쌀이 없는 2월 하순인데 일.. 더보기
나의 무비즘 (37), 실존주의 앙가주망 (35), 리얼리즘 (13) 전화와 커피 한 잔 / 박석준 나의 신시 39 전화와 커피 한 잔나의 무비즘 (37), 실존주의 앙가주망 (35), 리얼리즘 (13)1991-05박석준 / 전화와 커피 한 잔..    이상하게도 곧 화염병을 던지는 모습 셋이    21살 재원과 광휘, 녹두대 현주가    뇌리에서 이어졌다.    강경대를 살려내라.    미국을 반대한다. 노태우 정권 타도하자.    34살 해직교사 깡마른 청년이 구호를 외친다,    가투가 벌어지는 중앙국민학교 4거리에서    수많은 시위대 속에서 움직이는.    그러곤 1991년 최루탄을 쏘는 바람에 흩어지면서    발소리들 흐르고 오후 2시 무렵의 장면이 나타났다.    오매, 아저씨들 데모해서 좋소만,    이 딸기가 다 물러져버렸네! 어찌해야 쓸까!    말소리와 인도의 수레와 아줌마를 보았다.. 더보기
나의 무비즘 (7), 실존주의 앙가주망 (5) 볼펜을 팔면서 / 박석준 나의 신시 7 볼펜을 팔면서나의 무비즘 (7), 실존주의 앙가주망 (5)1975 / 1989-09-11박석준 /볼펜을 팔면서    10미터 간격의 책상에 ‘500원’이라고 쓴 종이를 붙이고  끈이 달린 참교육 세라믹 볼펜 500개가 담긴 박스를  열어놓았다. 2인 1조로 길가에서 장사를 시작했다.  “전교조* 참교육 펜 사세요. 오백 원입니다.”  사람을 부르는 9월의 소리를 내는데.  하지만 옆엣사람 해직 여교사는……. 아무 소리가 없어도  찾아와 주는, 그런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런데, 박스만을 챙겨 두 조가 한꺼번에 이동하는 모습.  삼십 분만 하려면 왜? 상의 없이, 무슨 생각으로?  “그 사람들이 어디로 갔는지 찾아보고 올게요.”  옆엣사람이 불쑥 말했다, 30분쯤 더 지난 2시에.  4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