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시 (창작년도)

나의 무비즘 (4), 실존주의 앙가주망 (3) 생의 프리즈 ― 절규 / 박석준 나의 신시 4 생의 프리즈 ― 절규나의 무비즘 (4), 실존주의 앙가주망 (3)1970 / 1973 / 1989-09박석준 /생의 프리즈 ― 절규*    70년, 중1 나는 짝 현기, 영주·상우와 새 친구가 되었다.  넷은 함께 외국영화를 보고, 공원으로 걸어가 놀았다.  중2에 진급하면서 가세가 기울었다, 태섭을 처음 만났다.  겨울에도 도시락 반찬은 갓김치나 고추장이었다.  빈 도시락인 날에는 점심시간이 되면 교실에서 나갔다.  겨울 낮에 돌아와 내 책상에 든 튀김닭을 보고,  태섭이……? 생각에 2주 전에 짝이 됐을 뿐이라 번민했다.  납부금을 독촉해서 며칠간 결석한 나를 담임이 불렀다.  뒷집 사는 친구 국민학교 1학년 때 짝 국주에게 권했다.  네 돈으로 공원 옆 양림동 헌책방에서 교과서 사주라.. 더보기
나의 무비즘 (3), 실존주의 앙가주망 (2) 국밥집 가서 밥 한 숟가락 얻어 와라 / 박석준 나의 시 3 국밥집 가서 밥 한 숟가락 얻어 와라나의 무비즘 (3), 실존주의 앙가주망 (2)1970박석준 /국밥집 가서 밥 한 숟가락 얻어 와라    통증이 와도 안대로 가릴 수도 결근을 할 수도 없다.  교육관이 뭐냐고? 글쎄요. ‘어떻게 살 것인가?’를 생각했을 뿐.   국밥집 가서 밥 한 숟가락 얻어 와라.  조퇴하고 가게에 들른 중1 나는 서성거리다 집으로 갔다.  어디 가서 얻어 온 거냐?  집에 가서, 가지고, 왔어요.  그럴 줄 알았다. 사람은 정직해야 하지. 그런데,  말이 더 이어지지 않아서, 나는 심장이 뛰고 초조했다.  허약한 애한테 너무 뭐라 하지 마시오.  엄마가, 엄마의 목소리가 스며들자   아버지가 밥 한 숟가락에서 몇 알 떼어 큰형 이름 적힌 편지봉투에 바른다.  그러곤 갑.. 더보기
나의 무비즘 (2), 실존주의 앙가주망 (1) 신 / 박석준 나의 신시 2 신나의 무비즘 (2), 실존주의 앙가주망 (1)1967 / 2016-06-24박석준 /신    이토록 서둘러 어디로 가는 걸까?  강아지신발 신은 저 개  지하철 주변에 흩어져 있는 신 주인, 몰려든 사람들   신이!  도랑물 따라 흘러가는 신을 잡을 수 없어  불안해하고 안타까워하며 보았는데.  장마철 고무신을 가지고 도랑에서 신나게 놀다가   대학 시절 마루에 가지런히 놓인 고무신 한 켤레  우리 엄마 못 봤어요?  검은 세단차가 낮에 집 앞에 대더니 실어가던데……?  뭔 일 있냐고 만화가게 아저씨가 물어보고  중정부에 끌려간 엄마 찾으러 서울로 동생이랑 올라가고.   살다가 다리가 오그라들었어도 신을 신고  쉬엄쉬엄 걷던 어머니가 겨울에 뇌출혈로 쓰러져 가고  털신만 남아  이사 온 .. 더보기
나의 무비즘 (1), 실존주의 모더니즘 (1), 아방가르드 (1) 언덕의 아이 / 박석준 나의 신시 1 언덕의 아이나의 무비즘 (1), 실존주의 모더니즘 (1), 아방가르드 (1)1966박석준 /언덕의 아이    열두 그루였는지는 모르나 나무가 서 있는 언덕에서  내가 본 건 도시의 오후였지.  흐릿하고 몽롱하게 안개와 함께 박혀버린 어느 봄날,  열 살이나 혹은 아홉 살인 나는  그날도 그곳으로 찾아갔었지.  여자 친구와 헤어지고, ‘영원한 우정’과도 헤어진 날,  그 헤어짐 때문만은 아니었어.  아버지가 날 싫어한 것 같아  아마 이런 생각이 충동된 것도 같아.  곧 스물두 살이 될 나는 겨울에도  서석대에서 내려오는 길에  친구하고 떨어져 언덕이 있던 자리를 보았지.  제법 뚜렷하게 드러난 풍경 속에는  언덕이 단절되고 그 자리에 집들이  울긋불긋 오밀조밀 박혀 있더군.  눈 덮인 통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