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창작년도) 썸네일형 리스트형 나의 실존주의 의식의 흐름 (1) 세월은 / 박석준 나의 신시 11 세월은나의 실존주의 의식의 흐름 (1)1978박석준 / 세월은 ― 목욕탕에서 아기야, 날 보아줘 벌거벗은 날 말이야. 네가 나중엔 나보다 클까 하는 생각은 하기도 싫단다. 그리움은 이슬비처럼 하늘로부터 내려오는 것은 아니지만 쓸쓸하게 사라진단다. 널 기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네가 나중에 길 위로 걷게 될 생각은 하기도 싫단다. 동경은 바람처럼 어디서인지 찾아왔던 것은 아니지만 허무하게 사라진단다. 아기야, 날 보아줘 소리치지 말고 말이야. 네가 나중엔 날 알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은 하기도 싫어. 연모함은 꿈과 같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적막하게 사라진단다. 난 이제 옷을 입는다 아기야 넌 알 수 없지? 내가 옷을 입은 걸 말이야. 네가 보았어도 알.. 더보기 나의 무비즘 (10), 실존주의 앙가주망 (7) 한순간만이라도 이미지를 / 박석준 나의 신시 10 한순간만이라도 이미지를나의 무비즘 (10), 실존주의 앙가주망 (7)1978박석준 /한순간만이라도 이미지를 중간고사가 끝난 후의 11월 중순, 어느 오후였다. “뭐라고? 수업을 조금만 하자고?” 내가 묻는데, “선생님, 그렇게 해줘요. 날씨가 너무 좋아요.” “쉬고 싶을 때는 쉴 수도 있어야 한다고 했잖아요?” 아이들의 말이 쏟아져 나왔다. 2학기 시작된 후로는 ‘그’가 1주일에 두세 번 나타나 주로 복도에서 지켜보고 갔다. 게다가 주마다 한 번 이상 “법적으로 금지한 거니 통근 그만하시오.”, “통근한다고 학부형들이 전화가 잦단 말이오.” 라는 식으로 교감이 압박을 가중시켰다. 20분쯤 수업을 하고 나자, 아이들이 운동장 쪽 벽을 지름으로 하는 반원형의 공간을 .. 더보기 나의 무비즘 (9), 실존주의 앙가주망 (6), 상징주의 (1) 장미의 곁에 있는 두 얼굴 / 박석준 나의 신시 9 장미의 곁에 있는 두 얼굴나의 무비즘 (9), 실존주의 앙가주망 (6), 상징주의 (1)1977박석준 /장미의 곁에 있는 두 얼굴. 「장미의 곁에 있는 두 얼굴」은 2020년에 출판된 자서전 시집 『시간의 색깔은 자신이 지향하는 빛깔로 간다』에 실린 글이다. 시 형식으로 된 이 글과 글이 든 시집을 잘 감상하려면 ‘장미’는 무엇을 상징하는지, ‘두 얼굴’은 무엇을 가리키는지, ‘눈 조심하고’는 어떤 의미를 지닌 것인지. 왜 2020년에 출판한 것인지 생각하기를 바란다...장미의 곁에 있는 두 얼굴 1 12월, 밤이 시작된 무렵. 불빛들, 언덕 쪽으로 걸었다. 우리 집을 스친 길과 성당이 꼭대기에 솟은 언덕 밑을 스친 길이 있는 오거리, 언덕 밑 길 포장마차들 중 한 곳. .. 더보기 나의 무비즘 (8), 실존주의 모더니즘 (3), 사상시 (1)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이니 / 박석준 나의 신시 8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이니나의 무비즘 (8), 실존주의 모더니즘 (3), 사상시 (1)1976 / 2020-02-02박석준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이니 “산다고 마음먹어라. 내일 새벽에 수술을 할 거다.” 서 의사가 말하고 간 후, 이상하게도 마음이 가라앉아 침대 뒤 유리창으로 눈길을 주는데, 창틀에 파란색 표지의 작은 성경책이 놓여 있다.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일까? 나는 왜 지금에야 이 책을 삶과 관련하여 생각하는가? 나는 얼마 살지도 않았으면서 삶이 저지른 죄가 있다. 병실에선 사람의 소리가 삶을 생각게 하는데.’ 그 성경책을 집어 넘겨 보는데 ‘없어져 버린 삶!’이라고 생각이 일어난다. ‘너는 수술을 하지 않으면 2, 3개월밖에 살 수 .. 더보기 나의 무비즘 (7), 실존주의 앙가주망 (5) 볼펜을 팔면서 / 박석준 나의 신시 7 볼펜을 팔면서나의 무비즘 (7), 실존주의 앙가주망 (5)1975 / 1989-09-11박석준 /볼펜을 팔면서 10미터 간격의 책상에 ‘500원’이라고 쓴 종이를 붙이고 끈이 달린 참교육 세라믹 볼펜 500개가 담긴 박스를 열어놓았다. 2인 1조로 길가에서 장사를 시작했다. “전교조* 참교육 펜 사세요. 오백 원입니다.” 사람을 부르는 9월의 소리를 내는데. 하지만 옆엣사람 해직 여교사는……. 아무 소리가 없어도 찾아와 주는, 그런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런데, 박스만을 챙겨 두 조가 한꺼번에 이동하는 모습. 삼십 분만 하려면 왜? 상의 없이, 무슨 생각으로? “그 사람들이 어디로 갔는지 찾아보고 올게요.” 옆엣사람이 불쑥 말했다, 30분쯤 더 지난 2시에. 4시.. 더보기 나의 무비즘 (6), 실존주의 앙가주망 (4) 불로동, 부동교 / 박석준 나의 시 5-1 불로동, 부동교나의 무비즘 (6), 실존주의 앙가주망 (4)1973-03 / 2021박석준 /불로동, 부동교*― 나는 다시 돈 버는 일을 떠나고, 인생은 내 앞에서 흘러가네! 16살의 어린 시절 나는 처음으로 돈 버는 일을 해갔어. 늙지 않는 동네에서. 3월 첫날부터. 그런데 나는 움직이지 않는 다리로는 가지 않았지. 그 돈 버는 일을 떠날 때까지. 늙지 않는 동네의 한 2층 사무실에서 주소를 쓴 종이를 신문들에 둘러매고 길로 나와 움직이지 않는 다리를 잠시 바라보다가 나는 광주우체국으로 갔어. 신문을 우송하고 나오면 우체국 아래 관광호텔 앞 금남로를 건너갔지. 궁동(宮洞) 길엔 그해 가을 그 길에서 오후에 뜻밖에도 친구를 만나게 된 후로는 신문을 돌리는 .. 더보기 나의 무비즘 (4), 실존주의 앙가주망 (3) 생의 프리즈 ― 절규 / 박석준 나의 신시 4 생의 프리즈 ― 절규나의 무비즘 (4), 실존주의 앙가주망 (3)1970 / 1973 / 1989-09박석준 /생의 프리즈 ― 절규* 70년, 중1 나는 짝 현기, 영주·상우와 새 친구가 되었다. 넷은 함께 외국영화를 보고, 공원으로 걸어가 놀았다. 중2에 진급하면서 가세가 기울었다, 태섭을 처음 만났다. 겨울에도 도시락 반찬은 갓김치나 고추장이었다. 빈 도시락인 날에는 점심시간이 되면 교실에서 나갔다. 겨울 낮에 돌아와 내 책상에 든 튀김닭을 보고, 태섭이……? 생각에 2주 전에 짝이 됐을 뿐이라 번민했다. 납부금을 독촉해서 며칠간 결석한 나를 담임이 불렀다. 뒷집 사는 친구 국민학교 1학년 때 짝 국주에게 권했다. 네 돈으로 공원 옆 양림동 헌책방에서 교과서 사주라.. 더보기 나의 무비즘 (5), 실존주의 모더니즘 (2) 한 소년 / 박석준 나의 신시 5 한 소년나의 무비즘 (5), 실존주의 모더니즘 (2)1971박석준 /한 소년 내비게이션에 찍힌 수만리, 중학교 졸업 후 36년 만에 만나게 된 친구가, 우연히 TV에서 알게 된 서로의 옛 친구가 산다는 곳 찾아가자고 오늘 낮 서둘렀지. 친구 차로 출발했어. 세 시 반 산속 마을의 길 위로 어디서 본 듯한 얼굴이 나타나더군. 구레나룻의 얼굴은 내 기억이 담고 있는 얼굴이었어. 이 민박집 주인은 나를 보며 ‘입술이 파랬던 아이’를 말했지. 그 집에선 개가 짖었고, 닭들이 사람을 피해 구구구 하며 움직였지. 사가지고 간 닭튀김과 민박집 주인이 담가둔 동동주가 너무 잘 어울렸지. 자넨 그림에다가 보라색을 먼저 칠했지. 나는 녹색 잉크만 썼고. 집에 그것밖에 없었으니까.. 더보기 이전 1 ··· 32 33 34 35 3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