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시 (창작년도)

나의 무비즘 (16), 실존주의 앙가주망 (13) 아버지 ― 무너진 집 / 박석준 나의 신시 18 아버지 ― 무너진 집나의 무비즘 (16), 실존주의 앙가주망 (13)1984 / 1985-02박석준 /아버지 ― 무너진 집   우리 식구들은 계림동 우리집을 잃고, 털고 남은 돈으로 1982년 1월에 중흥동 장원여관을 빌렸다. 수감된 자식들에게 넣을 영치금이라도 벌고 싶은 61살 아버지는 광주항쟁이 끝난 후에 62살에 송정리의 달방에서 살면서 수레를 끌고 고물을 주워 팔았다. “사람은 정직해야 하지.”(→ 「국밥집 가서 밥 한 숟가락 얻어 와라」)라고 중1 나에게 새겨주었는데, 내가 대학을 졸업할 무렵인 1983년 2월에 장원여관으로 돌아왔다. 나는 몸이 몹시 허약하고 아프지만 우리 식구들 중 유일하게 대학을 졸업한 사람이어서 직장을 구하는 길을 선택했다. 나의 누나가 간첩의 집안이라고 .. 더보기
나의 무비즘 (16), 실존주의 리얼리즘 (1) 아픈 수업 / 박석준 나의 신시 17 아픈 수업나의 무비즘 (16), 실존주의 리얼리즘 (1)1983-11-하순박석준 /아픈 수업   「아픈 수업」은 자서전 시집 『시간의 색깔은 자신이 지향하는 빛깔로 간다』에서 「한순간만이라도 이미지를」 사건(1983-11-중순 사건) 다음에 일어난 사건을 담고 있다.     중간고사가 끝난 후의 11월 중순, 어느 오후였다.    “뭐라고? 수업을 조금만 하자고?” 내가 묻는데,    “선생님, 그렇게 해줘요. 날씨가 너무 좋아요.”    “쉬고 싶을 때는 쉴 수도 있어야 한다고 했잖아요?”     아이들의 말이 쏟아져 나왔다.    2학기 시작된 후로는 ‘그’가 1주일에 두세 번 나타나    주로 복도에서 지켜보고 갔다. 게다가 주마다 한 번 이상    “법적으로 금지한 거니 통근 그만.. 더보기
나의 무비즘 (10), 실존주의 앙가주망 (7) 한순간만이라도 이미지를 / 박석준 나의 신시 10 한순간만이라도 이미지를나의 무비즘 (10), 실존주의 앙가주망 (7)1978 / 1983-11박석준 /한순간만이라도 이미지를    중간고사가 끝난 후의 11월 중순, 어느 오후였다.  “뭐라고? 수업을 조금만 하자고?” 내가 묻는데,  “선생님, 그렇게 해줘요. 날씨가 너무 좋아요.”  “쉬고 싶을 때는 쉴 수도 있어야 한다고 했잖아요?”  아이들의 말이 쏟아져 나왔다.  2학기 시작된 후로는 ‘그’가 1주일에 두세 번 나타나  주로 복도에서 지켜보고 갔다. 게다가 주마다 한 번 이상  “법적으로 금지한 거니 통근 그만하시오.”,  “통근한다고 학부형들이 전화가 잦단 말이오.”  라는 식으로 교감이 압박을 가중시켰다.  20분쯤 수업을 하고 나자, 아이들이 운동장 쪽 벽을  지름으로 하는.. 더보기
나의 무비즘 (15), 실존주의 앙가주망 (12), 상징주의 (2) 먼 곳 2 ― 프리즈 프레임 / 박석준 나의 신시 16 먼 곳 2 ― 프리즈 프레임나의 무비즘 (15), 실존주의 앙가주망 (12), 상징주의 (2)1983-04박석준 /먼 곳 2 ― 프리즈 프레임     나는 어머니와 함께 구직하러 돌아다녔다.    찾아간 모든 곳에서, 너무 허약하다며 나를 거절했다.    그런데 그 한 곳에서 입학식 날 빈자리가 생기고    요행히 나를 불러, 내가 취업했는데, 내 몸이…….      (중략)    그런데 나, 시간 따라 3주를 갔지만,    이날까지 왔지만, 진실로 먼 곳에 내가 있는가?    집에 돈이 없어 돈을 벌러 먼 곳에 온 나,    실존하고 싶은 나, 불안한 몸을 지닌 나,    죄송하다, 자습한 학생들에게. ― 「먼 곳 1 ― 돈과 나와 학생들」 부분   나(박석준)는 선생을 해서는 안 될 .. 더보기
나의 무비즘 (14), 실존주의 앙가주망 (11) 먼 곳 1 ― 돈과 나와 학생들 / 박석준 나의 신시 15 먼 곳 1 ― 돈과 나와 학생들나의 무비즘 (14), 실존주의 앙가주망 (11)1983-03박석준 /먼 곳 1 ― 돈과 나와 학생들   ‘돈(또는 돈과 관련된 말)’을 시 형식의 글에 많이 사용한 사람으로 김수영 시인이 있다. ‘돈(또는 가난)’은 내가 쓴 시 형식의 글 몇 편에 제목이나 부제에 사용되었고, 많은 글 속에 사용되었다.  자서전적 시집 『시간의 색깔은 자신이 지향하는 빛깔로 간다』에는 2번째 글 「장미의 곁에 있는 두 얼굴」에 아래의 상황이 담겨 있다.     스물다섯 살 1월에 우리 집을 잃어, 여관방으로 이사했다.    졸업하여 스물여섯, 2월 말인 오늘 다시 구직하러 다닌 후, 나는 슬퍼졌다. 나는 왜 가벼운 것일까?    무기수인 형, 장미의 곁에 두 얼굴! 산다는 .. 더보기
나의 실존주의 앙가주망 (10) 25년 전의 담배 한 모금과 세 잔의 술 ― 박석준, 문병란 나의 신시 14 25년 전의 담배 한 모금과 세 잔의 술나의 실존주의 앙가주망 (10)1979 / 1980박석준, 문병란 /원작 교정 수정작> (5월, 시를, 세)25년 전의 담배 한 모금과 세 잔의 술 ― 박석준, 문병란     담배를 권했던 친구가  5월 연기만 남기고 떠나갔다   담배 한 모금과 세 잔의 술   그가 남긴 현기증을 안고  스무 살의 소년인 나는  술주정보다 먼저 실연을 배웠다   숨어서 나눈 그 우정  담배 연기 속에서 사라져 가고  나는 그해 대학교 1학년이었다  시가 무엇인지 모르면서 시를 쓰고 싶었던  슬픈 모방기 어질병을 안고  나의 몸은 최루탄 속에서도  꽃을 피웠고, 비오는 날이면 나는  결강을 했다. 하얀색 빨간색  불경한 진달래는 조심해야지  형들은 감옥에 가고 나는 .. 더보기
나의 무비즘 (12), 실존주의 앙가주망 (9) 1980년 / 박석준 나의 신시 13 1980년나의 무비즘 (12), 실존주의 앙가주망 (9)1979 / 1980박석준 / (원작 최종 교정)1980년    “선생님께서도 5·18 때 광주에 계셨던데, 정말  해방구란 곳이 있었어요?” 제자의 선배가 물었다.   아침에 한봉* 형이 사다 준 흰 고무신만 마루에 있고  어머니가 보이지 않아, 6일 후 막내랑 서울로 갔다.  10시경, 어머니, 작은형이 아버지 사는 방에 돌아왔다.  전기가 흐른가 몇 번 정신 잃었제라. 그런디 뭔 꿍꿍이가  있는가 여덟 시 반이나 돼서 가라고 내보냅디다.  나는 트랜지스터로 음악을 들으며 새벽으로 갔다. 그냥  음악이 끊기면서 대통령이 서거했다는 뉴스가 삽입됐다.  광주로 돌아온 날, 4월부터 나를 감시하고 시험도 방해한  형사가, 광주와 서울 .. 더보기
나의 무비즘 (11), 앙가주망 (8), 초현실주의 (1) 콧수염 난 꼬마 청년 ― 마음과 시공간의 잔상 1 / 빅삭준 나의 신시 12 콧수염 난 꼬마 청년 ― 마음과 시공간의 잔상 1나의 무비즘 (11), 앙가주망 (8), 초현실주의 (1)1978 / 1980빅삭준 / 수정작>콧수염 난 꼬마 청년 ― 마음과 시공간의 잔상 1    택시 운전하는 청년이 됐네!  중학교를 못 나오고, 그 애 형  말 구루마 끌었는데   이름이 영달이라고 기억돼.  몇 년 만에 그 형 만나 따라간 곳  다리 옆 도랑 낀 조그만 시장 안의 국밥집에서  먼저 인사를 한 그 애    어린 시절엔 딱지치기하고 함께 놀았지만  중학생이 된 후론 어쩌다가  길에서 얼굴을 보는 아이였지만  고3이 된 나를   본 이날은 그저 점잖게  식탁 앞으로 안내했어.   앵달아, 일 좀 해라.  그 애 엄마 도마 소리가 나고  국밥 쟁반 챙겨 가지고 그 애가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