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시 썸네일형 리스트형 나의 무비즘 (14), 실존주의 앙가주망 (10) 먼 곳 1 ― 돈과 나와 학생들 / 박석준 나의 시 14 먼 곳 1 ― 돈과 나와 학생들나의 무비즘 (14), 실존주의 앙가주망 (10)1983-03박석준 /먼 곳 1 ― 돈과 나와 학생들. ‘돈(또는 돈과 관련된 말)’을 시 형식의 글에 많이 사용한 사람으로 김수영 시인이 있다. ‘돈(또는 가난)’은 내가 쓴 시 형식의 글 몇 편에 제목이나 부제에 사용되었고, 많은 글 속에 사용되었다. 먼 곳 1 ― 돈과 나와 학생들 5일간의 가정방문을 마치고 광장 횡단보도 앞에 섰을 때 밤은 열 시를 조금 넘었다. 터미널 쪽으로 야위어가는 가로등 불빛과, 건물들에 들쑥날쑥 침울한 불빛과, 사라져가는 자동차들의 불안한 불빛을 좇다가 신호등 파란불을 보고 횡단보도를 걸었다. 방안에 앉은 나는 부은 가는 다리와 발등을 보는 눈에 통증을 느낀다... 더보기 나의 무비즘 (13), 실존주의 앙가주망 (9) 25년 전의 담배 한 모금과 세 잔의 술 / 박석준, 문병란 나의 시 13 25년 전의 담배 한 모금과 세 잔의 술나의 무비즘 (13), 실존주의 앙가주망 (9)1979 / 1980박석준, 문병란 /원작 교정 수정작> (5월, 세)25년 전의 담배 한 모금과 세 잔의 술 ― 박석준, 문병란 담배를 권했던 친구가 5월 연기만 남기고 떠나갔다 담배 한 모금과 세 잔의 술 그가 남긴 현기증을 안고 스무 살의 소년인 나는 술주정보다 먼저 실연을 배웠다 숨어서 나눈 그 우정 담배 연기 속에서 사라져 가고 나는 그해 대학교 1학년이었다 시가 무엇인지 모르면서 시를 쓰고 싶었던 슬픈 모방기 어질병을 안고 나의 몸은 최루탄 속에서도 꽃을 피웠고, 비오는 날이면 나는 결강을 했다. 하얀색 빨간색 불경한 진달래는 조심해야지 형들은 감옥에 가.. 더보기 나의 무비즘 (12), 실존주의 앙가주망 (8) 1980년 / 박석준 나의 시 12 1980년 나의 무비즘 (12), 실존주의 앙가주망 (8) 1979 / 1980 박석준 / (원작 최종 교정) 1980년 “선생님께서도 5·18 때 광주에 계셨던데, 정말 해방구란 곳이 있었어요?” 제자의 선배가 물었다. 아침에 한봉* 형이 사다 준 흰 고무신만 마루에 있고 어머니가 보이지 않아, 6일 후 막내랑 서울로 갔다. 10시경, 어머니, 작은형이 아버지 사는 방에 돌아왔다. 전기가 흐른가 몇 번 정신 잃었제라. 그런디 뭔 꿍꿍이가 있는가 여덟 시 반이나 돼서 가라고 내보냅디다. 나는 트랜지스터로 음악을 들으며 새벽으로 갔다. 그냥 음악이 끊기면서 대통령이 서거했다는 뉴스가 삽입됐다. 광주로 돌아온 날, 4월부터 나를 감시하고 시험도 방해한 형사가, 광주와 서울 각 5명인 형사가 보.. 더보기 나의 초현실주의 (1), 앙가주망 (7), 나의 무비즘 (11) 콧수염 난 꼬마 청년 ― 마음과 시공간의 잔상 1 / 빅삭준 나의 시 11 콧수염 난 꼬마 청년 ― 마음과 시공간의 잔상 1 나의 초현실주의 (1), 앙가주망 (7), 나의 무비즘 (11) 1978 / 1980 빅삭준 / 콧수염 난 꼬마 청년 ― 마음과 시공간의 잔상 1 택시 운전하는 청년이 됐네! 중학교를 못 나오고, 그 애 형 말 구루마 끌었는데 이름이 영달이라고 기억돼. 몇 년 만에 그 형 만나 따라간 곳 다리 옆 도랑 낀 조그만 시장 안의 국밥집에서 먼저 인사를 한 그 애 어린 시절엔 딱지치기하고 함께 놀았지만 중학생이 된 후론 어쩌다가 길에서 얼굴을 보는 아이였지만 고3이 된 나를 본 이날은 그저 점잖게 식탁 앞으로 안내했어. 앵달아, 일 좀 해라. 그 애 엄마 도마 소리가 나고 국밥 쟁반 챙겨 가지고 그 애가 내 앞에 섰지. 교복 속에 가는 다리가 가난.. 더보기 나의 무비즘 (10) 세월은 / 박석준 나의 시 10 세월은 나의 무비즘 (10) 1978 박석준 / 세월은 ― 목욕탕에서 아기야, 날 보아줘 벌거벗은 날 말이야. 네가 나중엔 나보다 클까 하는 생각은 하기도 싫단다. 그리움은 이슬비처럼 하늘로부터 내려오는 것은 아니지만 쓸쓸하게 사라진단다. 널 기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네가 나중에 길 위로 걷게 될 생각은 하기도 싫단다. 동경은 바람처럼 어디서인지 찾아왔던 것은 아니지만 허무하게 사라진단다. 아기야, 날 보아줘 소리치지 말고 말이야. 네가 나중엔 날 알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은 하기도 싫어. 연모함은 꿈과 같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적막하게 사라진단다. 난 이제 옷을 입는다 아기야 넌 알 수 없지? 내가 옷을 입은 걸 말이야. 네가 보았어도 알지 못하듯, 나도 널 보았어도 알지 못하지. 네.. 더보기 나의 무비즘 (9), 실존주의 앙가주망 (6) 한순간만이라도 이미지를 / 박석준 나의 시 9 한순간만이라도 이미지를 나의 무비즘 (9), 실존주의 앙가주망 (6) 1978 박석준 / 한순간만이라도 이미지를 중간고사가 끝난 후의 11월 중순, 어느 오후였다. “뭐라고? 수업을 조금만 하자고?” 내가 묻는데, “선생님, 그렇게 해줘요. 날씨가 너무 좋아요.” “쉬고 싶을 때는 쉴 수도 있어야 한다고 했잖아요?” 아이들의 말이 쏟아져 나왔다. 2학기 시작된 후로는 ‘그’가 1주일에 두세 번 나타나 주로 복도에서 지켜보고 갔다. 게다가 주마다 한 번 이상 “법적으로 금지한 거니 통근 그만하시오.”, “통근한다고 학부형들이 전화가 잦단 말이오.” 라는 식으로 교감이 압박을 가중시켰다. 20분쯤 수업을 하고 나자, 아이들이 운동장 쪽 벽을 지름으로 하는 반원형의 공간을 만들어냈다. 거기에는 따.. 더보기 나의 무비즘 (8), 실존주의 앙가주망 (5) 장미의 곁에 있는 두 얼굴 / 박석준 나의 시 8 장미의 곁에 있는 두 얼굴나의 무비즘 (8), 실존주의 앙가주망 (5)1977박석준 /장미의 곁에 있는 두 얼굴. 「장미의 곁에 있는 두 얼굴」은 2020년에 출판된 자서전 시집 『시간의 색깔은 자신이 지향하는 빛깔로 간다』에 실린 나의 글이다. 시 형식으로 된 이 글과 글이 든 시집을 잘 감상하려면 ‘장미’는 무엇을 상징하는지, ‘두 얼굴’은 무엇을 가리키는지, ‘눈 조심하고’는 어떤 의미를 지닌 것인지. 왜 2020년에 출판한 것인지 생각하기를 바란다. 장미의 곁에 있는 두 얼굴 1 12월, 밤이 시작된 무렵. 불빛들, 언덕 쪽으로 걸었다. 우리 집을 스친 길과 성당이 꼭대기에 솟은 언덕 밑을 스친 길이 있는 오거리, 언덕 밑 길 포장마차들 중 한 곳. 그 안의 백열.. 더보기 나의 무비즘 (7), 실존주의 모더니즘 (20), 사상시 (1)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이니 / 박석준 나의 시 7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이니나의 무비즘 (7), 실존주의 모더니즘 (20), 사상시 (1)1976 / 2020-02-02박석준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이니 “산다고 마음먹어라. 내일 새벽에 수술을 할 거다.” 서 의사가 말하고 간 후, 이상하게도 마음이 가라앉아 침대 뒤 유리창으로 눈길을 주는데, 창틀에 파란색 표지의 작은 성경책이 놓여 있다.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일까? 나는 왜 지금에야 이 책을 삶과 관련하여 생각하는가? 나는 얼마 살지도 않았으면서 삶이 저지른 죄가 있다. 병실에선 사람의 소리가 삶을 생각게 하는데.’ 그 성경책을 집어 넘겨 보는데 ‘없어져 버린 삶!’이라고 생각이 일어난다. ‘너는 수술을 하지 .. 더보기 이전 1 ··· 31 32 33 34 3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