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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시

제6회 조태일문학상 수상 - 박석준 시인 (= 카페, 가난한 비)_무비즘 제6회 조태일문학상 수상 - 박석준 시인_무비즘조태일 25주기 문학축전 더보기
제6회 조태일문학상_박석준 시집_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이니 제6회 조태일문학상 심사경위  곡성 출신 죽형(竹兄) 조태일(趙泰一, 1941∼1999) 시인의 삶과 시 세계를 기리고자 (사)죽형조태일시인기념사업회와 곡성군이 제정한 조태일문학상은 2024년 5월 1일∼6월 30일까지 2개월간 전국 공모를 시행했으며 시인, 평론가, 교수 등으로 구성된 추천위원회에게 제6회 조태일문학상 후보작 추천을 의뢰했다. 2022년 6월 1일 이후 발간된 시집을 대상으로 한 이번 공모 결과 총 143권의 응모와 추천이 접수됐다.  조태일문학상운영위원회는 7월 3일(수) 곡성군청에서 심사위원 선정을 위한 위원회를 열었으며, 문동만(시인), 박소란(시인), 정민구(평론가, 전남대 교수) 등 세 분을 예심 심사위원으로, 김사인(시인, 전 한국문학번역원 원장), 김형수(시인, 신동엽문학관.. 더보기
나의 무비즘 (3), 실존주의 앙가주망 (2) 국밥집 가서 밥 한 숟가락 얻어 와라 / 박석준 나의 시 3 국밥집 가서 밥 한 숟가락 얻어 와라나의 무비즘 (3), 실존주의 앙가주망 (2)1970박석준 /국밥집 가서 밥 한 숟가락 얻어 와라    통증이 와도 안대로 가릴 수도 결근을 할 수도 없다.  교육관이 뭐냐고? 글쎄요. ‘어떻게 살 것인가?’를 생각했을 뿐.   국밥집 가서 밥 한 숟가락 얻어 와라.  조퇴하고 가게에 들른 중1 나는 서성거리다 집으로 갔다.  어디 가서 얻어 온 거냐?  집에 가서, 가지고, 왔어요.  그럴 줄 알았다. 사람은 정직해야 하지. 그런데,  말이 더 이어지지 않아서, 나는 심장이 뛰고 초조했다.  허약한 애한테 너무 뭐라 하지 마시오.  엄마가, 엄마의 목소리가 스며들자   아버지가 밥 한 숟가락에서 몇 알 떼어 큰형 이름 적힌 편지봉투에 바른다.  그러곤 갑.. 더보기
나의 무비즘 (2), 실존주의 앙가주망 (1) 신 / 박석준 나의 신시 2 신나의 무비즘 (2), 실존주의 앙가주망 (1)1967 / 2016-06-24박석준 /신    이토록 서둘러 어디로 가는 걸까?  강아지신발 신은 저 개  지하철 주변에 흩어져 있는 신 주인, 몰려든 사람들   신이!  도랑물 따라 흘러가는 신을 잡을 수 없어  불안해하고 안타까워하며 보았는데.  장마철 고무신을 가지고 도랑에서 신나게 놀다가   대학 시절 마루에 가지런히 놓인 고무신 한 켤레  우리 엄마 못 봤어요?  검은 세단차가 낮에 집 앞에 대더니 실어가던데……?  뭔 일 있냐고 만화가게 아저씨가 물어보고  중정부에 끌려간 엄마 찾으러 서울로 동생이랑 올라가고.   살다가 다리가 오그라들었어도 신을 신고  쉬엄쉬엄 걷던 어머니가 겨울에 뇌출혈로 쓰러져 가고  털신만 남아  이사 온 .. 더보기
나의 무비즘 (1), 실존주의 모더니즘 (1), 아방가르드 (1) 언덕의 아이 / 박석준 나의 신시 1 언덕의 아이나의 무비즘 (1), 실존주의 모더니즘 (1), 아방가르드 (1)1966박석준 /언덕의 아이    열두 그루였는지는 모르나 나무가 서 있는 언덕에서  내가 본 건 도시의 오후였지.  흐릿하고 몽롱하게 안개와 함께 박혀버린 어느 봄날,  열 살이나 혹은 아홉 살인 나는  그날도 그곳으로 찾아갔었지.  여자 친구와 헤어지고, ‘영원한 우정’과도 헤어진 날,  그 헤어짐 때문만은 아니었어.  아버지가 날 싫어한 것 같아  아마 이런 생각이 충동된 것도 같아.  곧 스물두 살이 될 나는 겨울에도  서석대에서 내려오는 길에  친구하고 떨어져 언덕이 있던 자리를 보았지.  제법 뚜렷하게 드러난 풍경 속에는  언덕이 단절되고 그 자리에 집들이  울긋불긋 오밀조밀 박혀 있더군.  눈 덮인 통나.. 더보기
나의 무비즘 (6), 실존주의 앙가주망 (4) 불로동, 부동교 ― 나는 다시 돈 버는 일을 떠나고, 인생은 내 앞에서 흘러가네! / 박석준 나의 시 5-1 불로동, 부동교나의 무비즘 (6), 실존주의 앙가주망 (4)1973-03 / 2021박석준 /불로동, 부동교*― 나는 다시 돈 버는 일을 떠나고, 인생은 내 앞에서 흘러가네!    16살의 어린 시절 나는  처음으로 돈 버는 일을 해갔어.   늙지 않는 동네에서. 3월 첫날부터.  그런데 나는   움직이지 않는 다리로는  가지 않았지. 그 돈 버는 일을 떠날 때까지.  늙지 않는 동네의 한 2층 사무실에서  주소를 쓴 종이를 신문들에 둘러매고 길로 나와  움직이지 않는 다리를 잠시 바라보다가 나는  광주우체국으로 갔어.  신문을 우송하고 나오면   우체국 아래 관광호텔 앞  금남로를 건너갔지.  궁동(宮洞) 길엔 그해 가을 그 길에서 오후에  뜻밖에도 친구를 만나게 된 후로는  신문을 돌.. 더보기
나의 무비즘 (159), 실존주의 앙가주망 (90), 사상시 (15) 세상은 나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어서_(수정 개작) / 박석준 나의 시 198-1 세상은 나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어서_(수정 개작) 나의 무비즘 (159), 실존주의 앙가주망 (90), 사상시 (15) 2019-09-04 박석준 / 2022-09-02 세상은 나만 존재하는 게 아니어서 나는 돈을 빌려, 구두 신고 3월에 그 섬에 갔다. 나는 병약하고, 네 식구가 먹고살기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어서. 나는 도시를 근무지로 선택했는데, 나를 그 섬으로 복직 발령해서. 그 섬은, 내가 그 섬에서 우연히 본 빨갛게 초록으로 보라색으로 변하는 안개가 신비해서, 내게 내 소유 카메라가 없음을 의식하게 했다. 해녀와 옷가게는 존재하지만 약국, 중국집, 대중목욕탕이 존재하지 않는 그 섬을 나는 3년 후에 떠났다. 나는 5년 반 후에 도시로 가서, 모은 돈으로 백화점에서 최저가 새.. 더보기
나의 무비즘 (151), 아방가르드 (47) 택시 안에서_(개작) / 박석준 나의 시 188-1 택시 안에서_(개작) 나의 무비즘 (151), 아방가르드 (47) 2017-05-27 (토) 박석준 / 2023-01-09 ↛ 택시 안에서 네 사람이 승차한 후 셋이 말을 섞을 때 음악을 감지한 나는 노래에 빠져들었어, 몽상을 믿는 젊은이처럼. 길가 가로수 찾아간 사람은 없었을 테지, 택시가 길가에 건물들, 사람들을 흘리고 흐르는데. 7시에 핸드폰 알람 소리가 음악 위에 살짝 스치고는, 한 젊은 얼굴 젊은 목소리를 떠올려 냈어. 갈게요, 여섯시 반에 전해줄 것이 있어서, 일곱시 전에 전화할게요. 사십대 말에 심취했던 음악이 목소리를 흘리고 흐르는데. 한 가수가 낮다가, 조용하다가, 귀엽다가, 우울하다가, 맑다가, 절규하다가 꿈꾸는 듯 목소리를 변색하네! “한 노래에 여러 색깔로 목소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