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무비즘 (160), 실존주의 모더니즘 (95) 10월, 산책로 / 박석준
나의 시 200 10월, 산책로 나의 무비즘 (160), 실존주의 모더니즘 (95) 2019-10-28 박석준 / 10월, 산책로 1 바로 아래 큰길가에 병원과 소방서, 은행, 교회, 피시방, 상점들이 서 있는 시가를, 서성이다 바라보았을 뿐. 사람들 있고 햇빛 있는 오후 5시의 산책로로 시월 28일, 네 달 만에 나는 들어간다. 나는, 새로운 생각을 떠올리려고, 햇빛 받는 길을 얼마나 걸으면 다리가 머리가 휘청이는지 체크하려고, 산책하려고. 산책로 옆 동산 숲 나무들은 아직 청록이 남아 산책로 가 시월의 벚나무들은 가지들만 남아 어떤 낙엽들은 바람, 비로 산책로에 남아, 진홍 티셔츠 나에게 더 좋을 것 같아서. 이 산책로에 옷 입은 개가 보이지 않아, 쉬거나 거니는 사람이 돈 없는 사람같이 보이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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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실존주의 앙가주망 (91), 사상시 (16) 슬픔 / 박석준
나의 시 199 슬픔 나의 실존주의 앙가주망 (91), 사상시 (16) 2019-10-22 (11-08) 박석준 / (일인시위) 슬픔 슬픔은 의도해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슬픔은 수용에서 일어난다. 슬픔은 나에게서, 나 아닌 것에서 일어나 나를, 나 아닌 것을 어둡게 하지만 슬픔은 나에게 있을 뿐이며, 상황에 있을 뿐이다. 슬픔은 상황에 내재한, 나에게 내재한 사정을 의식했을 때 슬픔은 상황에 내재한, 나에게 내재한 사정이 내 감정을 엮을 때, 나의 시력과 경험과 처지와 인지를 순간적으로 붙잡아 내게 일어난다. 슬픔은 눈물, 고독, 좌절 따위를 수반하고, 슬픈 일을 내 의식에 저장한다. 일이 벌어진 후 슬퍼질 때, 슬퍼할 때, ‘슬픈’을 생각할 때, 슬픔은 존재한다. 노동의 시간을 날개 아래에 감추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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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무비즘 (158), 실존주의 앙가주망 (89), 사상시 (14) 세상은 나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어서 / 박석준
나의 시 198 세상은 나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어서 나의 무비즘 (158), 실존주의 앙가주망 (89), 사상시 (14) 2019-09-04 박석준 / 2019-10-21 세상은 나만 존재하는 게 아니어서 나는 돈을 빌려, 구두 신고 3월에 그 섬에 갔다. 나는 병약하고, 네 식구가 먹고살기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어서. 나는 도시를 근무지로 선택했는데, 나를 그 섬으로 복직 발령해서. 그 섬은 내가 그 섬에서 우연히, 본 빨갛게 초록으로 보라색으로 변하는 안개가 신비해서, 내게 내 소유 카메라가 없음을 의식하게 했다. 해녀와 옷가게는 존재하지만 약국, 중국집, 대중목욕탕이 존재하지 않는 그 섬을 나는 3년 후에 떠난다. 나는 5년 반 후에 도시로 가서, 모은 돈으로 백화점에서 최저가 새 양복을 산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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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실존주의 앙가주망 (88), 추모시 (1) / 그리워할 사람, 그리워하는 사람 / 박석준
나의 시 196 그리워할 사람, 그리워하는 사람 나의 실존주의 앙가주망 (88), 추모시 (1) 2019-07-20 ∽ 07-21 박석준 / (원작 교정)_시집 (세상을 떴고) 그리워할 사람, 그리워하는 사람 오늘 아침 충무로의 낡은 건물 좁은 방에서 창문을 여니, 여러 갈래로 가늘게 떨어지는 가난한 비가 내리고 있다. 어제, 태풍이 소멸해 사라져갔지만, 막내가 텐트를 치고 삼형이 담당하여 낮 12시에 마석모란공원에서 시작한 고 박석률 선생 2주기 추모식엔 그 비가 스몄다. 해직 교수와 시인 둘이 광주에서 올라와 빗속에 참석했다. 비가 그치고, 광명으로 가 병원에서 3년 6개월째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는 작은형을 보고, 7시에 충무로로 돌아와 밤 10시까지 사람들을 만났다. 추모식에 온 세 사람, 서울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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