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실존주의 앙가주망 (49), 무비즘 (95) 나무와 두 아이, 두 사람과 나 / 박석준
나의 시 108 광주 유동 박제방 나의 실존주의 앙가주망 (49), 무비즘 (95) 2007-12-25 ∽ 2008-02-28 (박제방을 떠남) 박석준 / 2020-10-08 광주 유동 박제방 그끄제 극락강 건너 한방병원에서 어머니 약을 짓고, 무등산을 보고 광주 유동 박제방에 함께 돌아왔는데. 크리스마스 낮말 흐른다. 작년, 올해는 애들이 뜸하구나. 스물일곱 살 소안의 해언이, 해남의 두석이, 스물세 살 목포의 아련이, 은자는 취업 준비하고, 스물두 살 민구는 군대 갔고 순천 선아는 알바해요. 퇴근하여 지난밤에 검정콩 두유 한 박스를 사오고 조금 전 케이크를 사온 아들의 말을 듣고 바라본다. 세탁소 아저씨가 걱정하더라. 이십으로 줄이면 볼품없다고 니 바지를 이십이로 그냥 뒀다는디, 뭔 말이다냐? 물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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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상징주의 (11), 실존주의 (58), 나의 무비즘 (94) 나무와 두 아이, 두 사람과 나 / 박석준
나의 시 107 나무와 두 아이, 두 사람과 나 나의 상징주의 (11), 실존주의 (58), 나의 무비즘 (94) 2008-02-28 박석준 / (그들과 관련된 이야기와 물건들을) 나무와 두 아이, 두 사람과 나 집으로 돌아가던 중에 몇 년 동안이나 걷던 그 길을 돌아다보았다, 이사하는 날에. 내가 걷던 그 길에는 은행, 은행나무들이 있었다.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밤 내가 독백을 털며 스치던 말하지 않는 나무였다. 3년 전이나 되었을까. 그 길을 따라 고등학생 하나가 집으로 찾아왔다. 그 애는 혼자서도 잘 놀다가 밤이 깊었다며 집으로 돌아가곤 했다. 나는 그 길을 따라 출근을 했다. 내가 걷던 그 길로 다른 아이도 찾아왔다. 체 게바라, 기형도, 김광석의 이야기와 내가 갖고 있는 물건을 다 좋아하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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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상징주의 (11), 사상시 (8), 아방가르드 (13), 나의 무비즘 (93) 빈집 ― 시간의 색깔은 자신이 지향하는 빛깔로 간다 / 박석준
나의 시 106 빈집 ― 시간의 색깔은 자신이 지향하는 빛깔로 간다 나의 상징주의 (11), 사상시 (8), 아방가르드 (13), 나의 무비즘 (93) 2007-12-07 박석준 / (바께쓰/다라/애야/이십 개월/이십만/삼십만/십오 개월) 빈집 ― 시간의 색깔은 자신이 지향하는 빛깔로 간다 꼭 전해 드려요 해서…. 사랑한다는 말을…. 남선생이 전했는데, 버스 앞 바께쓰에 김치가 가득하다. “어떻게 가지고 온 거냐? 이 많은 김치를!” “밀고 쉬고 해서. 기사가 도와줘서. 선생님이 줬어요.” 금요일 밤 어머니가 큰 다라 앞에 앉아, 내 가는 다리 때문에 소금 안 넣은 김치를 김장하다가 안쓰러워했다. “고마운 사람들이구나. 참, 애야, 은행에서 삼십만 원을 찾았는디, 어디 둔지 모르겠다.” “그래요? 더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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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실존주의 모더니즘 (57), 나의 무비즘 (92) 레인, 감청색 그 청년 / 박석준
나의 시 105 레인, 감청색 그 청년 나의 실존주의 모더니즘 (57), 나의 무비즘 (92) 2007-12-07 박석준 / 레인, 감청색 그 청년 12월 비가 유리창에 탁 탁 소리 내어 나를 부르고 추적추적 금요일 새벽 네 시로 흐르고 있어요. 흐르는 비에 내 이미 그리움이 진해졌어도 다시 보고 만 것은 유리창으로 밖을 보고 있는 갈망. 레인! 나는 캄캄한 새벽, 비에 한 시절을 태우고 있어요. 레인, 감청색 그 청년은 새벽 비 내리는 소리 들을까? 빗소리를 들었어요? 예, 비 내렸어요. 한마디를 얻은 나는 말이 많은데, 누구를 사랑하다 잃었을까? 내가 배를 깎아 책상 위에 갖다 놔도 감사합니다, 한마디뿐 손대지 않고, 감청색 수트 쉰 살 청년이 비스듬해진 얼굴, 지긋한 눈길을 건네네! 수줍어 나는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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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실존주의 모더니즘 (54), 앙가주망 (44) 겨울, 인물이 사라지면_(문학마당) 박석준
나의 시 102 겨울, 인물이 사라지면_(문학마당 버전) 나의 실존주의 모더니즘 (54), 앙가주망 (44) 2007-12-01 박석준 / _(문학마당 버전) 겨울, 인물이 사라지면 “어여 퇴근하시오. 애기 배고파서 가출하겄소.” “어이 이거 가지고 가. 아까 따로 주문해 둔 치킨이거든.” 후배 병우와 친구 상우가 문 밖까지 나왔는데 12월, 길 위에서 생각이, 한 인물의 얼굴들이 지나간다. (이젠 몇 개의 장면으로만 남아있는. 죽었지만. 2년 전에…….) 여자가 사라진 겨울, 참 더러운 길을 따라 걷는다. 막 밤이 시작된 길, 전자상가 앞 로터리는 전날까지 내린 눈이 질퍽질퍽하다. 차가운 바람이 움추릴 수조차 없게 걸음을 재촉한다. 저 바람, 교회가 있는 동산 곁을 지나가다가 철로와 만나는 곳에서 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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