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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시

나의 의식의 흐름 (13), 실존주의 앙가주망 (53) 어느 협심증 환자의 유월_(원작 요약본) / 박석준

나의  114-1 어느 협심증 환자의 유월_(원작 요약본)

나의 의식의 흐름 (13), 실존주의 앙가주망 (53)

2008-06-09 퇴근 후

박석준 /

<원작 요약>_시집 114-1

어느 협심증 환자의 유월

 

 

  유월의 여덟시, 전경이 어둡게 다가오는가 싶더니 눈앞에 희뿌연 것이 흐르고 있다. 운암동 아파트 단지가 뽀얗게 흐릿하다. 안개가 맞다. 내일이 6·10, 금남로에선 촛불집회가 한창이리라. 자동차 속의 나, 갑자기 머리가 흐려져 몽롱한 느낌이 든다.

 

  (내일, 혈관확장시술을 하기로 되어 있는데…….) 안개가 흐르는 운암동 고가도로 위, 자동차는 어느덧 그 도로 위를 굴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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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05 오전 11:26. 박석준-시집 최종본 2012922-1(맹문재).hwp <교정작 요약 교정>

= 시집_카페, 가난한 비(2013.02.12. 푸른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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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상황 요약

    2008-06-09 퇴근 후 광주시 (운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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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해설

비극적 주체의 절망과 희망

 

  이 시집에 드러나 있는 박석준의 자아는 무력해 보일 때도 있고, 무료해 보일 때도 있다. 더러는 절망하고 좌절하는 자아로도, 더러는 고독하고 외로운 자아로도 존재하는 것이 그의 시에서의 주체의 모습이다. 뿐만 아니라 그의 시와 함께하고 있는 주체는 때로 실패한 자아, 상실한 자아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처럼 아픈 주체, 고통을 받는 주체로서의 그의 시의 자아는 급기야 내일, 혈관확장시술을 하기로 되어 있는데”(어느 협심증 환자의 유월) 등의 고백을 보여주기까지 한다.

  이러한 모습을 보여주는 자아의 정서 일반을 이 글에서는 죽음의 정서, 곧 멜랑콜리라고 명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때의 죽음의 정서, 곧 멜랑콜리가 시인 박석준의 순수하고도 무구한 마음에서 비롯되었으리라는 것은 자명하다. 지공무사의 마음, 사무사의 마음을 갖지 않고서는 자신의 시에서 그가 이처럼 밝으면서도 어두운 정서를 구현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명징하고 정직한 양심이 불러일으키는 슬프고도 서러운 정서에 기초해 있지 않고서는 가능하지 않은 것이 그의 시에서의 멜랑콜리라는 것이다. 그의 시에 구현되어 있는 이들 정서를 가리켜 밝은 어둠, 나아가 흰 그늘이라고 불러도 무방한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 이은봉 시인·광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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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앙가주망, 무비즘, 의식의 흐름

  글을 어떤 기법으로 쓰느냐에 따라 글 내용의 색깔과 해석이 달라진다.

  「어느 협심증 환자의 유월 2개의 형태로 세상에 나왔다. 이 중 <원작>은 화자 자신이 6·10 촛불집회에 참가하지 못할 정도로 몸이 아픈 환자가 되어버렸음을 무비즘 기법으로 잘 보여주고 있으며, 편집자의 <요약본>은 시간과 의식의 흐름은 나타나 있으나 장소의 이동이 불분명해서 무비즘보다는 의식의 흐름을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이 중 앙가주망의 요소를 뚜렷하게 흘려내고 있는 것은 <원작>이다. <원작>에는 화자가 신체적으로 몹시 불안한 상태에 처해 있어서 6·10 촛불집회에 참가하기 어렵고 그래서 미안하다는 심정과 그런 처지에 이른 자신을 안타까워함을 분명하게 고백하기 때문이다.

  <원작> “(알부민이 들어가면 간에 좋다, 스테로이드 스틸하고. 이 정부는 영어에 몰입을 한다는데…….)”라는 의식을 흘려냄으로써 정부에 대해 비꼬고 비판하고 있다. 여기서 이 정부는 영어에 몰입을 한다에서 영어 미국( FTA 요구)’을 함축한 말, 상징어로 사용되었음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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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_(석사본) 114. 2008-09-06

어느 협심증 환자의 유월

 

 

  24시간 무료 주차권을 내밀고 전남대병원 밖으로 차가 굴러간다. 빨간 신호등이 깜박이고 있는 사거리, 금남로로는 안 들어가는 게 상책이다. 직진하려던 차를 신호등이 자극해 좌회전을 택한다.

 

  (알부민이 들어가면 간에 좋다, 스테로이드 스틸하고. 이 정부는 영어에 몰입을 한다는데…….)

 

  유월의 여덟시, 전경이 어둡게 다가오는가 싶더니 눈앞에 희뿌연 것이 흐르고 있다. 운암동 아파트 단지가 뽀얗게 흐릿하다. 안개가 맞다. 내일이 6, 10, 금남로에선 촛불집회가 한창이리라. 자동차 속의 나, 갑자기 머리가 흐려져 몽롱한 느낌이 든다.

 

  (내일, 혈관 확장 시술을 하기로 되어 있는데…….) 안개가 흐르는 운암동 고가도로 위, 자동차는 어느덧 그 도로 위를 굴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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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09  2008.09.06. 10:50.. 박석준-08종합1.hwp <원작>

= 석사학위 작품집(20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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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상황

    2008-06-09 퇴근 후. 광주시 (전남대병원 및 부근, 운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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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 2008-06-09

어느 협심증 환자의 유월

 

 

  24시간 무료 주차권을 내밀고서

  전남대병원 밖으로 차가 굴러갔다.

  빨간 신호등이 깜박이고 있는 사거리,

  금남로로 안 들어가는 게 나을 게다.

  직진하려던 차에 신호등이 자극하여

  좌회전을 택한다.

 

  알부민이 들어가면 간에 좋다.

  스테로이드 스틸하고…….

  이 정부의 영어에 몰입한다.

 

  유월의 여덟시

  전경이 어둡게 다가오는가 싶더

  희뿌연한 것이 흐르고 있다.

  운암동 아파트 단지가 뽀얗게 흐릿하다.

  안개가 맞다.

  내일이 6, 10.

  금남로에서 촛불집회.

  자가용 속의 나, 갑자기 머리가 흐려져

  몽롱한 느낌이 든다.

  내일, 혈관 확장 시술을

  하기로 되어 있는데.

 

  안개가 흐르는 운암동 고가도로

  어느덧 그 도로를 차가 굴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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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09 오후 11:55. 박석준-.hwp (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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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008-06-10. 서울 태평로 촛불집회

  2008-06-10. 서울 태평로 촛불집회

  -- 20086·10 촛불집회. 610일 사상 최대의 촛불시위가 열린 가운데 서울 프라자 호텔 14층 객실에서 본 서울광장과 태평로는 촛불의 물결로 넘실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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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09. 광주 금남로 촛불시위

  2008-06-09. 광주 금남로 촛불시위

  -- 2008-06-09. 5·18 광주민주화운동 격전지인 옛 전남도청 앞 금남로()에서 촛불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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