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48 가난한 남자의 파란 춤
나의 심리주의 (1), 상징주의 (1), 실존주의 앙가주망 (37), 나의 무비즘 (46)
1998-05 / 1999-02
박석준 /
<원작 원고> 2020-03-16
가난한 남자의 파란 춤*
2월 금남로 거리의 저녁을, 군중 속을 셋이 거닐었으나,
그는 떨어져 걸었어요. ‘칼 요한 거리의 저녁’ 같았죠.
그는 청회색 수트, 빨간 남방을 입고 있지만, 섬세한
손가락으로 투명한 잔을 들어 소주 한 잔을 마셨을 뿐,
형광등이 박힌 안경, 눈이 술집 창밖을 이따금 보았어요.
글에 등장하는 그의 제자, 열 살 위 오빠가 글 밖의 그를
말해 줬죠. 스무 살 나의 잔에 술도 따랐어요.
한데 취기가 올라와서 밤 불빛, 오빠를 따라 갔어요.
바로 방문을 잠그고 어지러워 누워버렸죠.
5월, 빨간 장미꽃이 핀 송지 숲가를 빨간 티셔츠를 입은
산책하는 사람, 빼빼 마른 몸, 고독한 우울한 표정,
철학자 같은 이미지. 호기심이 생겼어요.
그는 서정리에 사는 나를 “빨간 장미 같다.” 했지요.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인생의 상담을 위해 찾았고,
날씬한 그의 생활을 알고 싶었어요.
그의 글을 본 건, 처음 만난 작년, 유월이었죠.
타인에 의해 소외된, 절망적인 삶의 고통, 비애를,
자신의 의지로 어찌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남을, 봤어요.
주인공은 적극적인 행동을 하는 운동하는 사람이었죠.
마흔한 살인 그에게선 보지 못했던. 불안했어요.
이야기한 뒤 항상 뭐가 뭔지 모를 생각으로 가득 찼죠.
그분의 낯선 생각. 내 상황이 너무나 혼란스러웠어요.
그의 색깔이 너무 강해서 빠져나가려 했죠.
그렇게 그 만감들의 의미와 가치를 생각하게 되었어요.
아침햇살에 일어나 책상 위 녹음기를 눌렀어요. 흐르는
가난한 남자의 파란 춤! 여름날의 굵은 소낙비가 아닌,
늦가을의 파란 비가 연상되는 것은 무슨 이유인지.
시간의 색깔은 자신이 지향하는 빛깔로 간다.
세상을 보는 그의 눈.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나는 떠나지만 그는 내 시절 속에 살아 있을 거예요.
* Poor Man's Moody Blues : Barclay James Harvest의 Progressive rock(197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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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18 ∼ 2020-03-16 오후 11:08 (따라 갔어요/유월) <원작>
= 2020.03.17. 16:43.내메. 박석준-3시집-0618-12-푸105(교)-5-2.hwp (원작 원본)
↛ 시집 (오교정 ‘따라갔어요/6월’)
→ 2020-05-25 (띄어쓰기 교정 ‘말해줬죠/아침 햇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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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상황
1999.2. (1연: 광주 금남로 + ) 현재
1998.5. (2연: 해남군 송지면)
1998.6. 이후 (3연: 해남군 송지면)
1999.2. (4연: 광주 유동 박제방)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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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객관적 해석
1. 내용
「가난한 남자의 파란 춤」은 “나”가 “오빠”와 남자라고 추측되는 마흔두 살인 “그”를 만나서 일어난 사건과 심리를 표현하고 있다. “글 밖의 그”가 “글” 속의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이 “그의 글”은 일기 또는 자서전이라고 생각된다.
“나”는 광주에서 “금남로 거리의 저녁을” 걷고, “오빠”와 대화를 하고 “오빠”와 술을 마셨다. 그러고는 취기가 올라와 밤에 “오빠”를 따라가서 “방문을 잠그고” 누워버렸고, 다음날 “아침 햇살에 일어나 책상 위 녹음기를 눌렀”다.
이 방은 누구의 방일까? 이 의문을 해결해야 이 글을 제대로 해석하는 길로 가게 된다. “그”는 “금남로 거리의 저녁을” “나”와 “떨어져 걸었”으나(<칼 요한 거리의 저녁>에서 남자는 군중과 반대 방향으로 걸었지만), “나”와 함께 “술집”으로 갔다. 이런 사실에서 “그”는 밤에도 “나”와 떨어져서 걸었음을 유추할 수 있다. 그리고 “나”가 잔 “방”이 “그”의 (집에 있는) “방”이라는 것도. 그런 까닭에 “나”는 녹음기에서 흐르는 음악에 “가난한 남자의 파란 춤”, “늦가을의 파란 비”를 연상한 것이다. 즉 이 의식 속의 “남자”라는 어휘에서 “남자”가 “그”인 것이다. 왜냐하면 “나”가 생각한 “날씬한 그의 생활”에서 “날씬한”이 ‘가난한’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가 입고 있는 옷은 “빨간”색이지만(빨간 남방/빨간 티셔츠), 이 “남자”=“그”가 남긴 이미지는 ‘파란’색이다.(파란색은 호감, 조화, 믿음, 신뢰, 정의, 젊음, 평화, 진실, 지성을 상징한다.) “그의 색깔”이 강한 파란색이어서 “나”는 “그”를 떠나는 것이다. 이렇게 이 글엔 상징과 추리소설 기법을 적용하였다.
“나”는 “그의 눈.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에 따라 ‘그에게서 떠난다’는 결심을 한다. 결심한 이유는 “시간의 색깔은 자신이 지향하는 빛깔로 간다.”를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 글에는 이렇게 ‘타인의 지향을 이해함으로써 자신의 길을 선택한다.’는 실존주의가 반영되었다. → 자본주의 사회의 부조리한 현실을 드러내고 있다( → “자신의 의지로 어찌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남을, 봤어요.”).
2. 표현
이 글에는 암시와 상징으로 표현한 어휘들이 많다.
술집 창밖을 보는 “눈”은 “그”의 ‘세상을 보는 눈’ 또는 인생관, 혹은 세계관을 암시한다, “<칼 요한 거리의 저녁>”이라는 그림 속의 홀로 걷는 남자는 군중들로부터 소외된 자, 군중 속에서 자아를 지닌 유일한 존재이며 이 때문에 불안감을 느낀다고 해석된다. 그런데 이 그림을 떠올리는 사람이 “그”가 아니라 “나”이다. 이 그림이 나에게 일어날 ‘불안’의 복선이 된 것이다.
“그의 눈”을 이따금 본 “나”는 취기가 올라올 정도로 “술”을 마시는 길로 갔다. 왜 취할 정도로 술을 마신 걸까? “그의 눈” 때문이었을까? “그”를 사랑하고 있고 “그”와 함께 사랑을 이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그의 눈”에서 ‘눈’은 ‘세상을 보는 눈’을 암시한다. 이런 시각에 서면 이 글에서 ‘지성’(사유)과 ‘사랑’(심리)이 충돌하였다고 해석된다. 하지만 이 충돌은 “나”에게서만 일어난 것이다. 이 글은 행간마다 골목도 있고 미로도 있고 시간과 공간이 뒤죽박죽이 되어 있지만, 심리주의 시법이 사용되었다. “술”은 “나”의 사랑의 욕망을 상징한다.
“그는 청회색 수트, 빨간 남방을 입고 있지만, 섬세한 손가락으로 투명한 잔을 들어 소주 한 잔을 마셨을 뿐, 형광등이 박힌 안경, 눈이 술집 창밖을 이따금 보았어요.”는 색깔과 형태(형상)와 움직임이 매우 섬세하게 표현된 문장이다. 영화의 한 장면 같은 느낌을 주는 무비즘 기법을 사용하였다. 그런데 깊이 보면 이 문장은 “나”의 사랑의 욕망을 암시한 것이다.
이 글은 시 형식의 글에 <칼 요한 거리의 저녁>라는 그림과 <가난한 남자의 파란 춤>이라는 음악이 장르 결합한 무비즘의 글이다. 글에 흐르는 이 그림이나 음악은 상념 속의 장면이나 배경음악만으로 작용하는 것을 넘어 글 전체의 색깔과 사건의 흐름을 암시하거나 상징한다. 이 글에선 시각적 이미지(혹은 청각적 이미지)가 동적 이미지로 결합한다( → “파란 춤”/“흐르는 가난한 남자의 파란 춤!”). “가난한 남자”의 삶을 시각화한다( → 날씬한 그의 생활).
이 글은 한 인간(여자)의 심리를 형상화한 작품이다. “나”는 남자에게 호기심을 생겨서 인생의 상담을 위해 찾았는데, ‘부조리한 사회에서 소외된 가난한 남자의 절망적인 삶의 고통과 비애와 저항’에 연민과 동경을 느낀 후에는, 남자를 사랑하고 싶은 마음을 갖게 됨으로써 스스로 ‘사랑의 슬픔’을 초래한다. 그리하여 “가난한 남자의 ⁓ 살아 있을 거예요.”라는 의식을 흘려낸다.(의식의 흐름) ‘시간의 색깔은 자신이 지향하는 빛깔로 간다.’는 걸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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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 작가의 말
「가난한 남자의 파란 춤」은 한 여자와 관련하여 1998년에 해남 송지면에서 1999년에 광주에서 실제로 일어난 사건과 한 여자의 생각들을 그대로 담아 시 형식으로 표현한 글이다.(이 글은 실재한 3인에게 실제 일어난 일들과 여자가 남긴 편지의 내용을 시 형식으로 바꾼 것이다. 3인 중 “그”는 지은이=나이다.) 나는 당시에 <Poor Man's Moody Blue>를 좋아해서 내 방의 카세트 녹음기에 꽂아놓았는데 작품에 등장하는 여자가 이 방에서 이 노래를 들었다.
내가 여성화자 서술자의 시점으로 구성한 것은 이 글에 객관성과 사실성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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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주의
철학을 포함하는 일반 정신과학의 여러 문제를 인간의 심리적ㆍ주관적 과정으로 환원하여 심리학적인 관점에서 생각하려는 경향. 따라서 가치, 논리, 규범 따위는 그 자체로서의 존립을 인정하지 않는다. 상대주의, 경험론, 생의 철학 따위가 이에 속한다.
심리주의(心理主義)는 논리주의에 대립하여 철학적인 여러 문제를 고찰함에 있어서 심리학을 기초로 하겠다는 것이다. 심리학의 효과를 과대시하여 지식 문제나 도덕 문제에 있어서 개인의 주관적 발생조건만을 중요시할 때 심리주의가 된다.
한국에서는 소설에 심리주의가 나타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심리주의 소설의 창작 기법인 ‘의식의 흐름’은 소설 속 인물의 파편적이고 무질서하며 잡다한 의식세계를 자유로운 연상작용을 통해 가감없이 그려내는 방법을 말한다. 그러나 이것은 하나의 문학적 방법이지, 실제 의식의 흐름 자체는 아니다. ‘의식의 흐름’ 수법을 사용하는 소설은 외적 사건보다 인간의 내적 실존과 내면세계의 실체에 관심을 집중한다. 내적 독백(interior monologue)은 ‘의식의 흐름’의 다른 명칭이자, ‘의식의 흐름’을 나타내기 위한 수법으로 이해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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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에서의 의식의 흐름
의식의 흐름(Stream of consciousness)은 미국의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가 1890년대에 처음 사용한 심리학의 개념이다. 그의 이 개념은 아방가르드와 모더니즘의 문학과 예술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
이 개념은 나중에 문학의 세계에 사용되며, 문학의 한 기법을 나타내는 용어로 쓰이게 된다. 즉 “인간의 정신 속에 끊임없이 변하고 이어지는 주관적인 생각과 감각, 특히 주석 없이 설명해 나가는 문학적 기법”을 대표하는 문학 용어로 “의식의 흐름”이라는 말이 이용되게 된다. 이 뜻을 처음 사용한 것은 영국의 소설가 메이 싱클레어이다.
인간의 사고를 규칙적인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흐름으로서 그리려고 하는 시도는 “의식의 흐름”이라고 하는 용어가 등장하기 전부터 존재해 왔으며, 가장 빠른 예로서는 로렌스 스턴의 《젠틀맨 트리스트램 샌디의 삶과 견해》(The Life and Opinions of Tristram Shandy, Gentleman) 등이 있지만, 특히 근현대의 의식의 흐름을 이용한 소설에는 심리학의 발달, 특히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영향을 빼놓을 수 없다.
의식의 흐름 수법을 이용한 대표적인 영국의 소설가로서는 제임스 조이스, 버지니아 울프, 캐서린 맨스필드, 도로시 리차드슨 등이 있다. 또한 의식의 흐름은 “내적 독백”이나 “무의식적 기억”이라고 하는 용어로 표현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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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or Man's Moody Blue
노래 <Poor Man's Moody Blue>에는 다음의 가사가 들어 있다. ― “Now your eyes shine with beauty, That I missed long ago. Guess the truth is I love you.(내가 오래 전 그리워했던 아름답게 빛나는 당신의 눈, 난 당신을 사랑하고 있나 봐요.”, “As I look from my window to the streets where you stand.(창가에 서서 당신이 서 있는 거리를 어두운 창문으로 응시하고 있어요.)”
동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snZnbp5kQ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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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요한 거리의 저녁(Evening on Karl Johan Street)>_1892
노르웨이의 표현주의 하가인 에드바르 뭉크( Edvard Munch, 1863 ~ 1944)의 이 그림은 표현적이면서도 상징적이다. 홀로 걷는 남자는 현대사회의 도시에서의 불안감, 군중들로부터 소외된 자이다. 군중 속에서 자아를 지닌 유일한 존재이기 때문에 불안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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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 2020-01-18 ∼ 2020-03-06
가난한 남자의 파란 춤
2월 금남로 거리의 저녁을, 군중 속을 셋이 거닐었으나,
그는 떨어져 걸었어요. ‘칼 요한 거리의 저녁’ 같았죠.
그는 청회색 수트, 빨간 남방을 입고 있지만, 섬세한
손가락으로 투명한 잔을 들어 소주 한 잔을 마셨을 뿐,
형광등이 박힌 안경, 눈이 술집 창밖을 이따금 보았어요.
글에 등장하는 그의 제자, 열 살 위 오빠가 글 밖의 그를
말해 줬죠. 스무 살 나의 잔에 술도 따랐어요.
한데 취기가 올라오네요. 밤 불빛, 오빠를 따라 갔어요.
바로 방문을 잠그고 어지러워 누워버렸죠.
5월, 빨간 장미꽃이 핀 송지 숲가를 빨간 티셔츠를 입은
산책하는 사람, 빼빼 마른 몸, 고독한 우울한 표정,
철학자 같은 이미지. 호기심이 생겼어요.
서정리에 사는 나를 모를 테니까, 내 이름을 말했어요.
그는 한마디를 남겼지요. “너는 빨간 장미 같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인생의 상담을 위해 찾았고,
날씬한 그의 생활을 알고 싶었어요.
그의 글을 본 건, 처음 만난 작년, 유월이었죠.
타인에 의해 소외된, 절망적인 삶의 고통, 비애를,
자신의 의지로 어찌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남을, 봤어요.
주인공은 적극적인 행동을 하는 운동하는 사람이었죠.
마흔한 살인 그에게선 보지 못했던. 불안했어요.
이야기한 뒤 항상 뭐가 뭔지 모를 생각으로 가득 찼죠.
그분의 낯선 생각. 내 상황이 너무나 혼란스러웠어요.
그의 색깔이 너무 강해서 빠져나가려 했죠.
그렇게 그 만감들의 의미와 가치를 생각하게 되었어요.
누운 눈에 반짝였어요, 형광등 줄에 단 디스크가 햇살에.
3면의 책장? 문 옆 책상 위 녹음기를 눌렀어요. 흐르는
가난한 남자의 파란 춤! 여름날의 굵은 소낙비가 아닌,
늦가을의 파란 비가 연상되는 것은 무슨 이유인지.
시간의 색깔은 자신이 지향하는 빛깔로 간다.
세상을 보는 그의 눈. 나를 어떠한 눈으로 바라볼까?
나는 떠나지만 그는 내 시절 속에 살아 있을 거예요.
* Poor Man's Moody Blues : 록 밴드 Barclay James Harvest의 앨범“Gone to Earth”(1977년)의 Progressive r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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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06-20 『내 시절 속에 살아 있는 사람들』 (메모),
2020-01-18 ∼ 2020-03-06 (초고)
= 2020.03.09. 05:11.메. 박석준-3시집-0618-12-푸105(교)-4-2.hwp (초고 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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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오교정_시집)
가난한 남자의 파란 춤
2월 금남로 거리의 저녁을, 군중 속을 셋이 거닐었으나,
그는 떨어져 걸었어요. <칼 요한 거리의 저녁> 같았죠.
그는 청회색 수트, 빨간 남방을 입고 있지만, 섬세한
손가락으로 투명한 잔을 들어 소주 한 잔을 마셨을 뿐,
형광등이 박힌 안경, 눈이 술집 창밖을 이따금 보았어요.
글에 등장하는 그의 제자, 열 살 위 오빠가 글 밖의 그를
말해줬죠. 스무 살 나의 잔에 술도 따랐어요.
한데 취기가 올라와서 밤 불빛, 오빠를 따라갔어요.
바로 방문을 잠그고 어지러워 누워버렸죠.
5월, 빨간 장미꽃이 핀 송지 숲가를 빨간 티셔츠를 입은
산책하는 사람, 빼빼 마른 몸, 고독한 우울한 표정,
철학자 같은 이미지. 호기심이 생겼어요.
그는 서정리에 사는 나를 “빨간 장미 같다.” 했지요.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인생의 상담을 위해 찾았고,
날씬한 그의 생활을 알고 싶었어요.
그의 글을 본 건, 처음 만난 작년, 6월이었죠.
타인에 의해 소외된, 절망적인 삶의 고통, 비애를,
자신의 의지로 어찌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남을, 봤어요.
주인공은 적극적인 행동을 하는 운동하는 사람이었죠.
마흔한 살인 그에게선 보지 못했던. 불안했어요.
이야기한 뒤 항상 뭐가 뭔지 모를 생각으로 가득 찼죠.
그분의 낯선 생각. 내 상황이 너무나 혼란스러웠어요.
그의 색깔이 너무 강해서 빠져나가려 했죠.
그렇게 그 만감들의 의미와 가치를 생각하게 되었어요.
아침 햇살에 일어나 책상 위 녹음기를 눌렀어요. 흐르는
가난한 남자의 파란 춤! 여름날의 굵은 소낙비가 아닌,
늦가을의 파란 비가 연상되는 것은 무슨 이유인지.
시간의 색깔은 자신이 지향하는 빛깔로 간다.
세상을 보는 그의 눈.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나는 떠나지만 그는 내 시절 속에 살아 있을 거예요.
* Poor Man's Moody Blues:Barclay James Harvest의 Progressive rock(1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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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22. 14:41 박석준시집_시간의색깔은자신이지향하는빛깔로간다_내지(0422).pdf (원작 오교정: ‘따라갔어요/6월’)
= 오교정 시집_『시간의 색깔은 자신이 지향하는 빛깔로 간다』(2020.05.25. 푸른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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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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