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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 (창작년도)

나의 무비즘 (134), 리얼리즘 (22) 약국에 들렀다가 가는 길 / 박석준

나의 신시 167 약국에 들렀다가 가는 길

나의 무비즘 (134), 리얼리즘 (22)

2016-06-04 (토)

박석준 /

(원작 교정) ( 다 놔야지 /여자 꼬마애가)

약국에 들렀다가 가는 길

 

 

  이상 있어서 약국에 갔는데

  약사는 처방약 조제 중이다.

  “제자리에 갖다 놔야지.

  소리를 듣는다.

  아기띠 안 안긴 아기가 소리나는 쪽을 보려는 건지

  소리를 생각한 건지 고개를 돌린다.

  유치원에 다닐 법한 남자 꼬마애가

  “네 엄마 알았어요.

  반응하고 작은 소파에 올라가 가판대 제자리에 올려놓는다.

  예쁜 그림 비닐봉지를.

  약일까? 갖고 싶은 것일까?

  “저기 장난감.”

  다시 소리가 나고 아기의 머리가 움직인다.

  애가 어항 엎 소파에서 장난감을 챙긴다.

  반듯하게 걸어오는 아이는 생각하는 듯한 얼굴이다.

  엄마 물 먹고 싶어요.”

  찬물 먹으면 안 된다고 했지?”

  엄마가 정수기에서 종이컵에 물을 섞어 준다.

  뜨거웠을 텐데

  내려놓았니여기 젖었잖아.”

  아이가 다시 컵을 집어 들어 물을 마신다.

  또래일 만한 여자 꼬마애가 살펴본다.

 

  그 언니일 듯한 초등학생 3학년쯤 죌 똥똥한 여자아이가

  밖을 내다본다.

  “수지야, 어디 가?” 소리를 내고

  응, 엄마들이랑. 소리가 나고

  약국 문 가에 여자 꼬마 애들 다섯이 엉긴다.

  얘 동생이니귀엽다또 소리가 나고

  양산을 쓴 엄마들이 안녕, 인사를 하고

  세 소녀가 엄마들을 따라 큰길 쪽으로 간다.

  “엄마 여기에 뭣 있어요?”

  약 상자를 신기한 듯 살펴보는 아이에게

  “뭣이 있을까?”

 

  영희는 혼자 왔니?

  네 엄마가 저한테 갔다 오라고 했어요.

  영희가 문 닫아놨니? 더워 죽겠다!

  아뇨 순희가요.

  순희가 문을 힘껏 밀어 연다.

  카드로 결재한 약값에 젊은 남자 약사가 사인을 한다.

  “가자.” 소리를 내고는 여동생을 챙겨 나간다.

  약 나오셨어요, 하루에 한 포씩 30포입니다.

 

  6월의 토요일 12시 무렵

  단지 앞 약국을 나와 집 쪽으로 걷는데

  몸이 이상하다. 다리에 힘이 없다. 늙어가는 걸까?

  “할아버지는 일주일에 얼마 벌어요?

  소리가 들려온다, 영희보다 한두 살 언니 될 듯한 여자애가

  엄마 손을 잡고 걸어가면서 묻는.

  이렇게 필요한 것들을 알아가는 게 인생 공부 아닐까?

  국어도 어렵고, 공부하기 싫어져요.

  실용음악과 가겠다는 조카 남고생 말이 생각난다.

  혼자 길 가는 사람 있고 길 함께 가는 사람 있고

  덥고 습기 있고 맑음과 흐림이 뒤섞인 여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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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06 ∼ 2016.07.04. 10:42.. 2시집_차례-2016-2.hwp (조제중이다/갖다놔야지/여자꼬마애) <원작 원본>

=→ (교정: 조제 중이다/다 놔야지/자 꼬마애) 시집_『거짓 시, 쇼윈도 세상에서』(2016.12.02. 문학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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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상황

    2016-06-04(토). 광주시 푸른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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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말과 교육과 인생

  화자는 약국에서 사람들의 움직임을 관찰했다.

  이 글을 따라가면 ‘사람은 말(소리)을 통해 교육하고 소리를 통해 교육받는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몇 인물의 행동을 묘사했을 뿐인데, 인물들의 행동이 결합하여 만들어낸 인생의 과정을 보고 만다. 이 글엔 이렇게 인물을 따라 시공간이 움직이면서 새 상황을 만들어내는 무비즘 기법이 사용되었다.

  이 글에 나오는 첫 말은 엄마의 말이다. 엄마가 “제자리에 갖다 놔야지.”라고 말을 하여 꼬마애를 교육한다. 꼬마애가 “네 엄마 알았어요.”라는 말로 교육받았음을 표시한다. 그런데 해당자인 꼬마애가 이 말을 하기 전에, “아기가 소리나는 쪽을 보려는 건지/소리를 생각한 건지 고개를 돌린다.” 아가이지만 의식 있는 사람이기에 이 어린애한테 몸언어를 쓴다.

    “엄마 물 먹고 싶어요.”

    “찬물 먹으면 안 된다고 했지?”

    엄마가 정수기에서 종이컵에 물을 섞어 준다.

    “내려놓았니? 여기 젖었잖아.”

    아이가 다시 컵을 집어 들어 물을 마신다.

  화자는 관찰하여 “뜨거웠을 텐데”라고 생각을 흘린다.

  그러고는 “약국 문 가에 여자 꼬마 애들 다섯이 엉긴다.” “얘 동생이니? 응. 귀엽다. 또 소리가” 나고 지향하는 사람에게 인사의 말을 한다. 인간관계를 유지하려는 교제의 말을 한다.

  이 글은 한 인물을 제외하곤 각 인물은 자신이 지향하는 인물에게 신경 쓰면서 몸짓(몸언어)이나 말을 진솔하게 표현한다. 다만 약사가 그냥 사업상의 말(어법에 어긋난 말) “약 나오셨어요.”를 던졌을 뿐이다. ‘나오시다’라는 말은 사람에게 해야 하는 말인데 이 말을 약한테 써버린 것이다.

  그렇지만 이렇게 부적절한  필요한 사람에게는 가는 것이어서 “엄마”에게 (약값)을 내게 한다. 자본주의 사회이기 때문이다. 한데 같은 장소(약국)에 있는 남자 꼬마애는 엄마의 “말”에 자기를 구속하는 행위를 한다.(반듯하게 걸어오는 아이는 생각하는 듯한 얼굴이다.) 나이가 너무 어린데도.

  약국에서 나와 귀가하는 길에서 화자는, 엄마 손을 잡고 걸어가는 어린 여자애를 보게 되는데, 어린 여자애가 “할아버지는 일주일에 얼마 벌어요?”라고 엄마에게 묻는다. 당대 사회적 현실을 객관적으로 묘사한 이 장면에서 이야기를 끝냄으로써 이 글은 리얼리즘 경향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 글의 등장인물 중 화자는 말은 없고 생각을 흘릴 뿐이다. “이렇게 필요한 것들을 알아가는 게 인생 공부 아닐까?” 등의. 하지만 자신이 살아가는 사회가 자본주의 사회임을 어린 여자애가 이미 알고 있었음을 깨닫게 됨으로써 메시지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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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밖 실화

  59살(2016년) 봄이 거의 다 지나가는데 나는 다리에 힘이 없어서 내가 근무하는 도서실(2층)에서 3층 교실로 수업하러 올라가려면 계단에서 2번을 쉬어야 하는 몸이 되어버렸다. 1주일에 2번(수요일, 토요일)에 병원에 가 치료하는 몸이 됐다. 수요일엔 오후 수업이 없어서 조퇴했다.

  그렇게 하여 나(박석준)는 2016-06-04일(토)로 왔다. 오전에 병원에서 진단을 받고 바로 약국에 갔다. 그런데 「약국에 들렀다가 가는 길」에 적은 대로 상황이 흘러갔다. 인생을 생각하게 하는 것들이었다. 그래서 귀가하자 곧 글을 쓰는 일로 들어갔다. 이 글엔 실제로 벌어진 것들이 사실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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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 2016-06-06

약국에 들렀다가 가는 길

 

 

  이상 있어서 약국에 갔는데

  약사는 처방약 조제중이다.

  “제자리에 갖다놔야지.”

  소리를 듣는다.

  아기띠 안 안긴 아기가 소리나는 쪽을 보려는 건지

  소리를 생각한 건지 고개를 돌린다.

  유치원에 다닐 법한 남자 꼬마애가

  “네 엄마 알았어요.”

  반응하고 작은 소파에 올라가 가판대 제자리에 올려놓는다.

  예쁜 그림 비닐봉지를.

  약일까? 갖고 싶은 것일까?

  “저기 장난감.”

  다시 소리가 나고 아기의 머리가 움직인다.

  애가 어항 엎 소파에서 장난감을 챙긴다.

  반듯하게 걸어오는 아이는 생각하는 듯한 얼굴이다.

  “엄마 물 먹고 싶어요.”

  “찬물 먹으면 안 된다고 했지?”

 엄마가 정수기에서 종이컵에 물을 섞어 준다.

  뜨거웠을 텐데

  “내려놓았니? 여기 젖었잖아.”

  아이가 다시 컵을 집어 들어 물을 마신다.

  또래일 만한 여자꼬마애가 살펴본다.

 

  그 언니일 듯한 초등학생 3학년쯤 죌 똥똥한 여자아이가

  밖을 내다본다.

  수지야, 어디 가? 소리를 내고

  응, 엄마들이랑. 소리가 나고

  약국 문 가에 여자 꼬마애들 다섯이 엉긴다.

  얘 동생이니? 응. 귀엽다. 또 소리가 나고

  양산을 쓴 엄마들이 안녕, 인사를 하고

  세 소녀가 엄마들을 따라 큰길 쪽으로 간다.

  “엄마 여기에 뭣 있어요?”

  약 상자를 신기한 듯 살펴보는 아이에게

  “뭣이 있을까?”

 

  영희는 혼자 왔니?

  네 엄마가 저한테 갔다 오라고 했어요.

  영희가 문 닫아놨니? 더워 죽겠다!

  아뇨 순희가요.

  순희가 문을 힘껏 밀어 연다.

  카드로 결재한 약값에 젊은 남자 약사가 사인을 한다.

  가자. 소리를 내고는 여동생을 챙겨 나간다.

  약 나오셨어요, 하루에 한 포씩 30포입니다.

 

  6월의 토요일 12시 무렵

  단지 앞 약국을 나와 집 쪽으로 길을 걷는데

  몸이 이상하다. 다리에 힘이 없다. 늙어가는 걸까?

  할아버지는 일주일에 얼마 벌어요?

  소리가 들려온다, 영희보다 한두 살 언니 될 듯한 여자애가

  엄마 손을 잡고 걸어가면서 묻는.

  이렇게 필요한 것들을 알아가는 게 인생 공부 아닐까?

  부하기 싫어요.

  남고생 조카의 말이 생각난다.

  혼자 길 가는 사람 있고 길 함께 가는 사람 있고

  덥고 끕끕하고 기 있고 맑음과 흐림이 뒤섞인 여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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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06 (초고)

= 2016-06-28 오전 12:36. 2시집_차례-2016-0.hwp (초고 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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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푸른마을 약국. 20211112_160807

  푸른마을 약국. 20211112_160807 _poor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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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마을 약국 - 큰길. 20230922_135452 _poorrain

  푸른마을 약국 - 큰길. 20230922_135452 _poor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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