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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 (창작년도)

나의 실존주의 모더니즘 (67) 일어나자 곧 시(「하동포구」)를 읽고, 思문병란 / 박석준

나의 신시 156 하동포구 ― 일어나자 곧 시(「하동포구」)를 읽고, 思문병란

나의 실존주의 모더니즘 (67)

2015-08-05

박석준 /

(원작 교정)

하동포구

― 일어나자 곧 시(하동포구*)를 읽고()문병란

 

 

  무슨 짭짤한 눈물도 발자국도 없이 쫓겨온 사나이

  삼학소주 한 잔에 취해서 하동포구로 온 사나이

  어렵게 살아온 젊은 날 족 한 점

  그러고는 무자비한 허위의 시대에 또 족적 한 점

  무심한 햇살만 남아 있는, 위축되고 병들 수밖에 없는

  시대를 따라 한 시인이 혼돈에 빠져드는

  예상치 못한 혼란스러움

  밝은 날… 좋은날… 그리며 어디론가 갔을 한 시인의 족적

  조금씩 절망하고 이젠 몸도 아파

  카프카처럼 죽음을 응시하고 이젠 자기와 헤어질 시간

 

 

  * 하동포구 : 문병란(1934.09.23∽2015.09.25) 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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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05 (족) <원작>

∽ 2022.09.11. 01:01.. 카페, 가난한 비, 거리에 움직이는 사람들, 무비이즘-선경-박석준.hwp (족적 + 주) <원작 교정>

시집_『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이니』(2023.03.20. 푸른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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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광주전남 작가』  (족)

하동포구

― 일어나자 곧 시(하동포구*)를 읽고()문병란

 

 

무슨 짭짤한 눈물도 발자국도 없이 쫓겨온 사나이

삼학소주 한 잔에 취해서 하동포구로 온 사나이

어렵게 살아온 젊은 날 족 한 점

그러고는 무자비한 허위의 시대에 또 족적 한 점

무심한 햇살만 남아 있는, 위축되고 병들 수밖에 없는

시대를 따라 한 시인이 혼돈에 빠져드는

예상치 못한 혼란스러움

밝은 날… 좋은날… 그리며 어디론가 갔을 한 시인의 족적

조금씩 절망하고 이젠 몸도 아파

카프카처럼 죽음을 응시하고 이젠 자기와 헤어질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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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05 (‘일어나자 곧 시(하동포구)를 읽고’가 제목) <원작>

=→ (제목 변경) 『광주전남 작가』 29호(2021.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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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제목, 족2015-08-05

일어나자 곧 시(하동포구)를 읽고

 

 

  무슨 짭짤한 눈물도 발자국도 없이 쫓겨온 사나이

  삼학소주 한 잔에 취해서 하동포구로 온 사나이

  어렵게 살아온 젊은 날 족 한 점

  그러고는 무자비한 허위의 시대에 또 족적 한 점

  무심한 햇살만 남아 있는, 위축되고 병들 수밖에 없는

  시대를 따라 한 시인이 혼돈에 빠져드는

  예상치 못한 혼란스러움

  밝은 날… 좋은날… 그리며 어디론가 갔을 한 시인의 족적

  조금씩 절망하고 이젠 몸도 아파

  카프카처럼 죽음을 응시하고 이젠 자기와 헤어질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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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05. 19:55. 카페 가난한 비_문병란 시인(선생님) (편지에는 원작 제목을 ‘일어나자 곧 시(하동포구)를 읽고’로 적었으며, ‘날 족’로 썼다.) <원작 원본>

― https://cafe.daum.net/poorrain/FB7E/100

=→ 『광주전남 작가』 29호(2021.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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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상황

    2015-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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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하동포구와 나와 문병란

  문병한 시인은 나에게 「하동포구」란 시를 두 번의 편지에 넣어 보냈다. 자신이 쓴 동일 작품 시를 두 번 이상 나에게 보낸 경우가 몇 차례 있었는데, 7월 21일에 두 번째로 보낸 이 「하동포구」는 읽고 난 날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문병란 선생님을 생전에 서너 번 만나서 이야기한 것뿐이지만, 이 편지가 오기 전의 만남이 떠올랐다. 그러고는 선생님 생각이 자꾸 나고, 선생님이 세상을 곧 떠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화답시 「일어나자 곧 시(하동포구)를 읽고」<원작>와, 「휴가철의 사람들」을 써서 8월 5일자 편지를 보냈다. 8월 12일자 답장편지를 받았으나 불길한 생각이 들어 며칠이 지난 날 밤에 전화를 걸었는데 통화를 하지 못했다. 나는 「산책길에 때로 둘러본 인생 2」를 써서 보냈고 답장을 기다렸다. 그러곤 2015년 9월 25일에 문병란 시인(선생님)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원작>은 『광주전남 작가』에 발표했고(2921) 시집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이니』(2023)에는 <원작>에서 ‘조사’ 1개와 ‘제목’을 교정한 것을 수록했다.

  이 시는 시인의 죽음을 예감하여 창작한 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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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란 /

하동포구

 

 

  유행가 가락 따라

  나도 모르게 왔네

  빈 호주머니 노자도 없이

  엿판도 못 짊어진 전라도 사나이

  삼학소주 한 잔에 취해서 왔네

  하동포구 80리에 빈 모래사장만 눈부시고

  발자국도 없이 쫓겨온 사나이

  눈부신 햇살에 갇혀 길을 잃었네

  무슨 알뜰한 옛사랑의 맹세도 없이

  삼천포 아가씨의 설운 눈물도 없이

  덧없이 부서진 마음 모래알로 빛나는데

  어디서 누가 화무십일홍의 옷소매 잡는가

  눈부신 한낮이 길게 누워 있는 나루터

  주인 잃은 빈 배만 흔들리는데

  눈물을 씹어봐도 한숨을 씹어봐도

  쓴맛 단맛 알 수 없는 설운 내 팔자

  하동포구는 아직도 울고 싶은 곳이더라

  하동포구는 아직도 사나이 옛정이 목메는 곳이더라

  돈타령 팔자타령 사랑타령

  한 잔의 막걸리만 남은 땅에서

  어느 문둥이가 손톱을 뭉개다 간 모래밭에서

  알알이 빛나는 모래알을 적실

  무슨 짭짤한 눈물이나 남았던가

  모래밭 속에 몹쓸 이름 깊이 묻으면

  추억은 소주처럼 저려오는 눈물

  두 주먹 불끈 쥐고 땅을 쳐봐도

  뻘밭에 오줌을 청철 갈겨봐도

  무심한 햇살만 남아 있더라

  빈 소주병만 남아 있더라

  환장하게 환장하게

  눈부신 모랫벌만 지글지글 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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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문병란 시인_박석준_2013-02-26 <카페 가난한 비> 출판기념회. 광주민중행동 강당

 

  문병란 시인_박석준_2013-02-26 <카페 가난한 비> 출판기념회. 광주민중행동 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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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문병란(1934.09.23.∽2015.09.25) 시인_2013-02-26, 가난한비 (24)

  문병란(1934.09.23.∽2015.09.25) 시인_2013-02-26, 가난한비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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