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신시 89 아는 사람과 사랑하는 사람
나의 실존주의 모더니즘 (29)
2006-06-23 (금)
박석준 /
(원작 교정) (나는 아무/ 원망이)
아는 사람과 사랑하는 사람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좋기에
그냥 아는 사람과는 별 말을 하지 않는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내 삶에 거친 호흡을 만들므로
그냥 아는 사람을 만날 때보다
훨씬 진지해진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항상 내 곁에 있는 것은 아니므로
나는 아무 사람이나
찾아가는 일을 중지하지 않는다.
내가 아무 사람이나 찾아가는 것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기 전부터
해왔던 일이다. 이 일은
그냥 찾아가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을 뿐이다. 그래서
별로 말하지 않아도 오점을 남기지 않는다.
나는 그냥 알고 있는 사람과는
원망이 남지 않을 만큼만 시간을 보내고
별로 아쉽지 않은 마음으로 내 방으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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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25 ∽ 2008.09.06. <원작>
∽→ 2013-01-06 오전 8:01. 박석준-시집 최종본 2013년1월5일-2(내가 모퉁이로 사라졌다가).hwp (나는_아무/ 원망이) <원작 교정>
= 시집_『카페, 가난한 비』(2013.02.12. 푸른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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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나는 그저 아무/내게 원망이)
아는 사람과 사랑하는 사람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좋기에
그냥 아는 사람과는 별 말을 하지 않는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내 삶에 거친 호흡을 만들므로
그냥 아는 사람을 만날 때보다
훨씬 진지해진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항상 내 곁에 있는 것은 아니므로
나는 그저 아무 사람이나
찾아가는 일을 중지하지 않는다.
내가 아무 사람이나 찾아가는 것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기 전부터
해 왔던 일이다. 이 일은
그냥 찾아가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을 뿐이다. 그래서
별로 말하지 않아도 오점을 남기지 않는다.
나는 그냥 알고 있는 사람과는
내게 원망이 남지 않을 만큼만 시간을 보내고
별로 아쉽지 않은 마음으로 내 방으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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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25 ∽ 2008.09.06. 10:50.메. 박석준-08종합1.hwp (나는 그저 아무/내게 원망이) <원작>
= 『석사학위 작품집』(20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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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상념(2006-06-23. 금요일. 광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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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객관적 해석
이 글 「아는 사람과 사랑하는 사람」엔 자본주의 사회의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의 인간관계를 맺는 방식과 일상을 꾸려가는 양상이 간단하게 진술되어 있다. 사랑은 “내 삶에 거친 호흡을 만들므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항상 내 곁에 있는 것은 아니므로” 살아있을 때 사랑하는 사람에게 잘해줘라, 라는 인생 성찰이 담겨 있다.
사람은 사람을 만나면서 삶이 시작되고 사람을 만난 후에 ‘앎’에 이르고 그 후에 ‘사랑’에 이를 수 있다. 그런데 ‘(그 사람을) 안다’와 ‘(그 사람을) 사랑한다’는 서로에게 쌍방향으로 흘러가야만 그 의미가 제대로 성립된다. 하지만, ‘나’라는 사람에겐 사람들이 관계되어 있어서 ‘그 사람’을 ‘모름→앎’으로, ‘모름→앎→사랑함’으로, 또는 ‘모름→앎→사랑함→모름(사랑하지 않음)’으로 관계가 변화할 수 있다. 이런 생각을 한 까닭에 화자인 “나”는 “그냥 알고 있는 사람과는/원망이 남지 않을 만큼만 시간을 보내고” 돌아옴을 실존을 위한 방법으로 선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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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 2006-06-25
글자색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더 좋기에 그냥 아는 사람하고는 별 말을 하지 않았다.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내 삶에 거친 호흡을 하게 만들기에
그냥 아는 사람을 만날 때보다 매우 진지해졌다.
그러나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지금까지는 줄곧 내 곁에 있었던 것은 아니므로
나는 오늘도 그저 아무 사람이나 찾아가는 일을 중지할 수는 없었다.
내가 아무 사람이나 찾아가는 일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기 전부터 해 왔던 까닭에
그냥 찾아가는 것 자체가 의미가 될 수 있을 뿐, 별로 말하지 않아도 단점이 되리라곤 생각지 않는다.
나는 그냥 알고 있는 사람과는 내게 원망이 남지 않을 만큼만 시간을 보내고
나의 방으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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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25. 23:45. 카페 가난한 비_글자색 (초고)
→ https://cafe.daum.net/poorrain/F1vW/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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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004-08-28. 광주시 유동. 두석-일선-ㅈ나-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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