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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 (창작년도)

나의 무비즘 (75), 실존주의 초현실주의 (6) 발을 다쳐서 ― 마음과 시공간의 잔상 4 / 박석준

나의 신시 85-1 발을 다쳐서

나의 무비즘 (75), 실존주의 초현실주의 (6)

2006-01-20

박석준 /

(원작 교정) (몇십 개/심사가./구 충족이/단어교체: 맑아)

발을 다쳐서

마음과 시공간의 잔상 4

 

 

  여기 돈 넣어둘게요.

  유리컵 속으로 백원짜리 오백원짜리 동전 몇십 개를 넣어

  누워 있는 어머니께 드리고 창고 옆 좁은

  빈 곳으로 간다.

  슬퍼서

  노래 부르는데, 동생이 애절한

  마디를 따라서 부른다.

 

  누나가 곰팡 난 무를 물로 씻어내자

  일거리 없어 주방에서 내가 나왔지만

  옆방 배불뚝이 남자와 부딪칠까 봐

  방문 앞에서 시선이 돌아간다.

  이사 왔다는 부부인지 마루 앞 평상에서

  삼겹살을 구워 먹고 있다.

  화목하게 대화를 나누는 것

  같은데 TV 소리와 버무려져

  내용 알 길 없다.

 

  남자 노랫소리가 간드러지게

  구부려지면서 애절하다.

  트롯 목소리가 구슬프구나. 맑지만

  욕구 충족이 안 된 걸까.

  발을 다쳐서 정을 나누었던 일 그만두고

  어려워졌다, 담배나 술 심사가.

 

  노래를 마치고 평상에서 마당에 내려서는 얼굴이,

  자그마한 몸이

  절름거리는 나를 재촉한다.

  “경준아!” 목소리에

  “형님! 여기 사세요?”

  “일하러 가는 거야?”

  “일자리 구하러 가요.”

  말이 잠시 흩뿌려지고,

  허약한 사람이 꼿꼿이 걸으며 대문을 나선다.

 

  프로그래머 일에 실패한 걸까?

  점심을 먹고 어디로 가는 걸까?

  이슬비가 내리는데. 이슬비가 내리고 있어.

  공간이 맑아 마음이 가라앉는 듯 침잠한다.

  허약해도

  공간이 샛맑아 낮은 집들 풍경이 아름답게 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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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06 <원작>

=2023.01.06. 16:29. 박석준 시집_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이니_내지(0106).pdf (부제 + 심사가./단어교체: 맑아) <원작 교정>

= 시집_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이니(2023.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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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2018-12-06 (심사 /맑아)

발을 다쳐서

 

 

  여기 돈 넣어둘게요.

  유리컵 속으로 백원짜리 오백원짜리 동전 몇 십 개를 넣어

  누워 있는 어머니께 드리고 창고 옆 좁은

  빈 곳으로 간다.

  슬퍼서

  노래 부르는데, 동생이 애절한

  마디를 따라서 부른다.

 

  누나가 곰팡 난 무를 물로 씻어내자

  일거리 없어 주방에서 내가 나왔지만

  옆방 배불뚝이 남자와 부딪칠까 봐

  방문 앞에서 시선이 돌아간다.

  이사 왔다는 부부인지 마루 앞 평상에서

  삼겹살을 구워 먹고 있다.

  화목하게 대화를 나누는 것

  같은데 TV 소리와 버무려져

  내용 알 길 없다.

 

  남자 노랫소리가 간드러지게

  구부려지면서 애절하다.

  트롯 목소리가 구슬프구나. 맑지만

  구충족이 안 된 걸까.

  발을 다쳐서 정을 나누었던 일 그만두고

  어려워졌다, 담배나 술 심사가 

 

  노래를 마치고 평상에서 마당에 내려서는 얼굴이,

  자그마한 몸이

  절름거리는 나를 재촉한다.

  “경준아!” 목소리에

  “형님! 여기 사세요?”

  “일하러 가는 거야?”

  “일자리 구하러 가요.”

  말이 잠시 흩뿌려지고,

  허약한 사람이 꼿꼿이 걸으며 대문을 나선다.

 

  프로그래머 일에 실패한 걸까?

  점심을 먹고 어디로 가는 걸까?

  이슬비가 내리는데. 이슬비가 내리고 있어.

  공간이 맑아 마음이 가라앉는 듯 침잠한다.

  허약해도

  공간이 맑아 낮은 집들 풍경이 아름답게 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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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초순 2018.12.06. 13:36,. 박석준-작품.hwp (심사 /맑아) <원작>

= 광주전남 작가24(2018.12.28.)

= (2019.07.17. 20:38.내메. 박석준-작품-0618-11.hwp) 날짜: 2018-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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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2017-07 초순. )

    가상: 2006-04-00, 광주시 유동 슬픈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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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객관적 해석

  뒷모습을 보았을 뿐이지만 어떤 사람(프로그램 일을 하는 후배)의 뒷모습이 너무 인상적이어서 기억에 남게 되었다. 그런데 세월이 꽤 흐흔 후에 유사한 상황을 만나자 이 기억이 재생되면서 판단을 불러냈다. 그리하여 재회했는데, 이 만남은 허약해도 공간이 맑아 낮은 집들 풍경이 아름답게 선명하다라는 인상을 불러냈다.

  이 글엔 가난한 사람의 연민과 우수와 희망이 깨끗하게 내리는 이슬비 이미지로 형상화되었다. (허약해도/공간이 맑아 낮은 집들 풍경이 아름답게 선명하다.”, “허약한 사람이 꼿꼿이 걸으며 대문을 나선다.”) ‘가난함이 삶에 뿌리는 애절함가난함이 삶에 뿌리는 거부의 심정(희망)’이 겹쳐 흘러간다.

  섬세하게 보면 이 글엔 몇 가지 기법이 흐르고 있음을 알게 된다.“이슬비가 내리는데, 이슬비가 내리고 있어특이한 역설적인 표현이다. 아름다운 풍경 때문에 감흥에 젖어 하는 말 같으면서도 비애가 흐르는 말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슬비 아름답다시각적 이미지를 흘려내고, 남자 심사가’/‘프로그래머 침잠한다라는 상황서술로 의식의 흐름을 느끼게 한다. 또한 가 애절한 노래를 부르는 일을 한 후에 배불뚝이 남자는 보이지 않고 우연히 듣게 된 노래에서 애절하다고 판단하고 욕구 충족이 안 된 걸까.라고 추리해보고 허약한남자를 본다. 이 글은 바로 이러한 요소(‘애환: 슬픔과 기쁨뜻밖에 만난 가난함’) 때문에 초현실주의 성격을 갖게 된다. 샤갈의 그림 <I and the Village (마을과 나)*>처럼 마을에 어른이면서 소년인 사람들이 고단하게 사는데 깨끗한 이슬비가 내린다.

  「발을 다쳐서」는 삶의 고단함과 관련된 곰팡 난 무”, “침잠한다같은 비정상적 하강 이미지가 있으면서도 선명한 이미지로 아름다움을 발생시킨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 <I and the Village (마을과 나)>(1911) : 초현실주의, 표현주의 화가 마르크 샤갈의 그림 중 가장 상징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삶의 고단함과 고향마을에 대한 애환과 그리움, 긍지가 오롯이 담겨있다. 동화 같고 밝고 색채가 화려한 그림이다. 집과 농부가 거꾸로 서 있는 것은 하늘로 나는 인간이나 떨어진 목 등과 같아서 비합리를 유머러스하게 표현해 보인다. 그러나 에콜 드 파리의 많은 고향 상실자에게는 이러한 비합리적인 꿈만이 생활의 지주이며 신화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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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화와 창작 배경

  푸른마을에서 사는 나(박석준)는 퇴직하고 4개월이 다 되어가는 2017623일 밤에 상무지구 술집에서 나와서 두 시인을 따라 산수동 쪽으로 걸었다. 남녀 두 시인과 만난 지 얼마 안 되어서 친해지려고 뒤따르면서 캄캄한 밤 산수동 큰길 가의 인도를 걸었는데 갑자기 두 시인이 빠른 걸음으로 밤길에서 움직여서 코너로 돌았다. 나는 시력이 안 좋아서 밤길엔 특히 조심해야 하지만 두 시인을 놓칠까봐 급히 걸음을 재촉하게 되었다. 그러고는 곧 발이 무엇엔가 부딪혀서 그대로 넘어졌고 정신이 아찔했다. 나는 차도로 넘어져 있었고 공사하고는 미처 다 철거하지 못한 것인지 잘리다 만 철근들이 인도 블록보도 위에 꽤 솟아 있었다. 그 철근에 왼쪽 발이 찍힌 것이다. 다음날 병원에 갔더니 발등뼈가 깨져버렸다고 진단했다. 그리하여 깁스를 한 채로 목발을 짚고 7월 하순엔 큰형 장례를 치르려고 서울에도 갔다. 발등뼈는 다음해 봄이 되어서야 다 붙었다.

  20177월 서울에 갔다 온 며칠 후에 꿈을 꾸고 깨어났는데 하도 이상해서 꿈에서 일어난 일을 곧 글로 옮겨 갔다(이날 쓴 것이 발을 다쳐서(초고)이다.). 어머니는 나와 함께 유동에 살았으나 2007년 크리스마스 밤에 쓰러졌고 이튿날 병원에서 의식을 잃어 유동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20094월에 돌아가셨다. 한편 기혼인 경준이는 컴퓨터 프로그래머 일에 실패하고는 서울로 가겠다고 해서 내가 2004년에 돈을 약간 마련해줬을 뿐이다. 그 후론 얼굴 본 적 없고 소식도 알 수 없었기에 이 꿈이 무엇인가 암시하는 것 같았다. 발을 다쳐서<원작>2018.12.06.일에 완성되어, 광주전남 작가에 실렸다. 그 후(20231월에) 어휘 희맑아샛맑아로 수정 교체하여 마음과 시공간의 잔상 4이란 부제도 단 발을 다쳐서가 시집에 수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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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마르크 샤갈 – 마을과 나(1911)

  마르크 샤갈 마을과 나(1911)

    <I and the Village (마을과 나)>(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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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어머니-동생 헌-누나-나. 광주. 20200715_130041

  어머니-동생 헌-누나-나. 광주. 20200715_13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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