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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 (창작년도)

나의 무비즘 (74), 실존주의 모더니즘 (27) 객지 / 박석준

나의 신시 84 객지

나의 무비즘 (74), 실존주의 모더니즘 (27)

2005-12-16

박석준 /

<원작 교정> (나는 뜬눈 아버지의 죽음을)

객지

 

 

  내려질 예정이라고 해서

  5시에 서둘러 검은 코트를 입고 퇴근하고

  곧장 사거리 코너를 지나고

  눈 내리는, 눈이 길을 덮은 길 위에 눈이 쌓여가는

  눈이 휘날리는 (금요일) 520분쯤일 저녁을 걷고 있다.

  10분쯤 전에 그 술집 앞을 걸었는데

  지금 인도 가엔 여관이 있고 가로등에서 불빛 내리고

  건물 안팎과 쇼윈도 속에서 불빛 흐른다.

  눈발이 거세게 흩날려서 내 앞을 사람들이 흔들거린다.

  그리고 나는 불안하다, 빨리 가야 한다.

 

  안 갑니다, 광주행 버스는. 대설주의보 내려서,

  순천 버스 터미널 매표원의 말을 듣고

  내 심장 뛰는 소리를 듣고

  안 갑니다, 광주행 열차는,

  순천역에서

  매표원의 말을 흘려내고

  핸드폰으로, 오늘 광주 못 가요, 말과 사정을 전하고

  역 문밖의 540분을 지나간 눈 내리는 밤을 보았다.

 

  객지에 밤에 내가 있어서,

  나는 눈 위에서 발이 빠져도 그 여관 앞을 지나갔다

  길을 밤을 걷고 있다.

  아버지랑 23년 전부터 2년간 고향의 여관에서 살았지만,

  아버지랑 내가 여관에서 함께 잔 건 그 밤뿐이지만…….

  나는 고향 광주에서 순천까지 통근하는 신세여서

  오늘 그 술집 있는 이 거리를 걸었지만

  다시 이 거리를 걷고 있다.

 

  어머니는 아프고 고향을 떠나 사는 건 싫다 했다.

  어머니랑 반전세 셋방에서 사는 까닭에, 나는 돈이 없다,

  순천에서 살 돈이 없다. 하지만

  지금 인도 가엔 그 술집이 있고 가로등에서 불빛 내리고

  내가 선 인도로 쇼윈도 속에서 불빛 흐른다,

  상점들에서 불빛들이 가지런히 흘러나오고

  모르는 사람들이 그 술집으로 방금 들어가고

  눈보라가 나를 스쳐가고 눈들이 내 코트에 달라붙고

  밤과 눈보라가 소리 내어 흐르고

  (미혼인) 나는 불빛에 비친 눈들이 보기 싫고

  아는 사람하고 그 술집에서 이야기하고 싶고

 

  객지의 밤이 두려워서

  ―함께 술집에 있고 싶다.

  930분부터 10시까지 사거리 코너에서 서 있을게.

  문자메시지를 유일한 친구 차상우 선생에게 막 보냈다.

 

  사거리 코너에서

  본 거리들에 불빛 흘리는 상점이 드물다. 그리고

  사거리 코너에서 나는 12월의 이 금요일, 밤인 지금

  코트에 눈들이 붙어 있고, 발 시리고 추워하고 불안하다.

 

  내가 잡아줄 테니 여관에 가서 자게.

  내가 밤에 함께 잔 여관에서

  나는 뜬눈 아버지의 죽음을 보았다, 아침에.

  30대 때 배 타고 가다 안개주의보 폭풍주의 내려서

  내가 혼자 두 번의 밤에 간 완도의 여관에서

  복도를 밟고 사람의 발소리가 사람의 눈이

  내가 혼자 있는 여관방에 다가가서

  나는 뜬눈으로 귀를 세우고 불안하게 심장이 뛰고…….

 

  친구를 보내고, 10분쯤 서 있었을까?

  핸드폰 시계가 10시를 막 넘었기에

  사거리 코너에서 걸음을 옮기고 있다. 그렇지만

  폭설과 눈보라 속에 밤에 내가 고독하게 길에 서 있는,

  길을 걷는 세상은, 도시는, 객지는 아름답지 않다.

  지금 객지에서 나는 움직이는 불안과 비애다

  48살이나 되었어도 돈이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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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17 2022-09-17 (초고) 2022-12-14 (나는 아버지의 뜬 눈 아버지의 죽음을) (원작 원고)

2023.03.02. 10:05. 박석준 시집_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이니_내지(0302).pdf (나는 뜬눈 아버지의 죽음을) <원작 원고 교정>

= 시집_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이니(2023.03.20. 푸른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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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원고) 2021-02-17 2022-12-14 (나는 아버지의 뜬 눈의 아버지의/)

객지

 

 

  내려질 예정이라고 해서

  5시에 서둘러 검은 코트를 입고 퇴근하고

  곧장 사거리 코너를 지나고

  눈 내리는, 눈이 길을 덮은 길 위에 눈이 쌓여가는

  눈이 휘날리는 (금요일) 520분쯤일 저녁을 걷고 있다.

  10분쯤 전에 그 술집 앞을 걸었는데

  지금 인도 가엔 여관이 있고 가로등에서 불빛 내리고

  건물 안팎과 쇼윈도 속에서 불빛 흐른다.

  눈발이 거세게 흩날려서 내 앞을 사람들이 흔들거린다.

  그리고 나는 불안하다, 빨리 가야 한다.

 

  안 갑니다, 광주행 버스는. 대설주의보 내려서,

  순천 버스 터미널 매표원의 말을 듣고

  내 심장 뛰는 소리를 듣고

  안 갑니다, 광주행 열차는,

  순천역에서

  매표원의 말을 흘려내고

  핸드폰으로, 오늘 광주 못 가요, 말과 사정을 전하고

  역 문밖의 540분을 지나간 눈 내리는 밤을 보았다.

 

  객지에 밤에 내가 있어서,

  나는 눈 위에서 발이 빠져도 그 여관 앞을 지나갔다

  길을 밤을 걷고 있다.

  아버지랑 23년 전부터 2년간 고향의 여관에서 살았지만,

  아버지랑 내가 여관에서 함께 잔 건 그 밤뿐이지만…….

  나는 고향 광주에서 순천까지 통근하는 신세여서

  오늘 그 술집 있는 이 거리를 걸었지만

  다시 이 거리를 걷고 있다.

 

  어머니는 아프고 고향을 떠나 사는 건 싫다 했다.

  어머니랑 반전세 셋방에서 사는 까닭에, 나는 돈이 없다,

  순천에서 살 돈이 없다. 하지만

  지금 인도 가엔 그 술집이 있고 가로등에서 불빛 내리고

  내가 선 인도로 쇼윈도 속에서 불빛 흐른다,

  상점들에서 불빛들이 가지런히 흘러나오고

  모르는 사람들이 그 술집으로 방금 들어가고

  눈보라가 나를 스쳐가고 눈들이 내 코트에 달라붙고

  밤과 눈보라가 소리 내어 흐르고

  (미혼인) 나는 불빛에 비친 눈들이 보기 싫고

  아는 사람하고 그 술집에서 이야기하고 싶고

 

  객지의 밤이 두려워서

  ―함께 술집에 있고 싶다.

  930분부터 10시까지 사거리 코너에서 서 있을게.

  문자메시지를 유일한 친구 차상우 선생에게 막 보냈다.

 

  사거리 코너에서

  본 거리들에 불빛 흘리는 상점이 드물다. 그리고

  사거리 코너에서 나는 12월의 이 금요일, 밤인 지금

  코트에 눈들이 붙어 있고, 발 시리고 추워하고 불안하다.

 

  내가 잡아줄 테니 여관에 가서 자게.

  내가 밤에 함께 잔 여관에서

  나는 아버지의 뜬 눈의 아버지의 죽음을 보았다, 아침에.

  30대 때 배 타고 가다 안개주의보 폭풍주의내려서

  내가 혼자 두 번의 밤에 간 완도의 여관에서

  복도를 밟고 사람의 발소리가 사람의 눈이

  내가 혼자 있는 여관방에 다가가서

  나는 뜬눈으로 귀를 세우고 불안하게 심장이 뛰고…….

 

  친구를 보내고, 10분쯤 서 있었을까?

  핸드폰 시계가 10시를 막 넘었기에

  사거리 코너에서 걸음을 옮기고 있다. 그렇지만

  폭설과 눈보라 속에 밤에 내가 고독하게 길에 서 있는,

  길을 걷는 세상은, 도시는, 객지는 아름답지 않다.

  지금 객지에서 나는 움직이는 불안과 비애다

  48살이나 되었어도 돈이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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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17

2022-12-14 오후 07:25. 카페, 가난한 비, 거리에 움직이는 사람들, 무비이즘-선경-박석준-2022-12-14.hwp (나는 아버지의 뜬 눈의 아버지의/)<원작 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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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상황:

    200512( 16일 이후)의 한 금요일, 순천

https://www.yna.co.kr/view/IIS20051213000300999

    2005.12.22.()

      금호 고속은 어제 오후 3시 반부터 중단한 여수와 순천 강진 신안 지도 등 5개 노선의 ,고속버스 운행을 오늘도 계속 중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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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전남 사흘간 40역대급 폭설일부 교통통제 지속

  ◇ 최고 적설량 40㎝…광주 1939년 이후 역대 3번째 폭설

    지난 22일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은 매우 강한 강도를 유지하며 24일 새벽까지 사흘간 쉬지 않고 쏟아졌다.

    역대 1위는 20081141.9, 2위는 2005122240.5이다.

    입력 2022.12.24 14:58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212248196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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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1221일 호남 폭설

    서해상과 200km가까이 떨어진 전남 순천시에서도 31cm가 기록되는만큼 호남 전지역에 폭설이 내리면서 매우 많은 피해가 발생하기도 하였습니다.

    출처 : www.kma.go.kr (1000, 850hPa일기도) 국가기상위성센터

    2014. 11. 17. 20:27

https://m.blog.naver.com/rbtnddl123/2201840475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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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객관적 해석

  객지 대설주의보 내린다는 정보를 얻게 가 불안한 심정에 빠지고 실존하고 싶은 행동(서둘러 걸음, 메시지 보냄, 욕망 추구하려고 상점 앞에서 기다림, 불안 선택), 흘려내는 생각을 시간과 공간의 이동에 따라 펼쳐낸 무비즘 기법이 사용된 시 형식의 글이다. 실제로 일어난 사건과 심적 상황이 암시, 복선 등 추리소설 기법으로 전개됨을 통해 긴장감을 형성하고 현기증을 유발시킨다.

  는 가난한(돈 없는) 사람이라서 객지의 밤에 불안(두려움)에 휩싸인다. 정보(대설주의보)가 일으킨 두려움과 두려운 상황에 빠지는 것을 피하려는 행동’, ‘자연(대설)의 위협으로 인한 욕망의 좌절과 이후의 선택행동’, ‘타인의 사정으로 인한 욕망의 좌절 이후의 불안 선택을 생각하게 한다는 점에서 이 글엔 실존주의 철학이 담겨 있다고 본다. 이 글엔 낯선 곳(객지)에서는 불안한 마음이 또 하나의 불안해할 상황을 선택하게 만든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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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나의 행동과 심리, 생각

  서둘러 가 광주 가려고- (버스 타려고)

  ← 대설주의보가 내려서(위기에 빠지지 않으려고)

  ← 통근하기 때문에

  ← 불안한 상태에 빠지지 않으려고(집에 가려고)

  ← 이 없어서

  메시지 보냄 불안한 상태가 되지 않으려고

  (아는 사람과 함께 있으려고)

  불안 선택: 욕망 좌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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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묘사:

  1 사람들이 흔들리며 걷고 있다.

  2 유리창, 가로등 불빛에 눈발이 흔들리고 있다.

  3 불빛과 사람들 발길이 조금씩 사라져갔다.

@일어난 사건:

  1 주의보가 내려서

  2 버스가 가지 않음,

  3 기차가 가지 않음,

  4 저녁이 사라지고 밤이 움직임

  5 폭설이 내리고 있고 눈보라가 계속되고 있다.

  6 친구가 권함,

@나의 생각:

  1 (집에 가야 한다),

  2 밤에 여관에 홀로 있을 때 불안한 상태가 된다.

  3 밤에 여관에서 아버지가 죽었다.

  4 밤에 모르는 사람만 있는 곳에 불안한 상태가 된다.

  5 밤에 객지에서 아는 사람을 만나 불안을 줄여야 한다

  6 아픈 사람이 있는 걸까, 돈이 있으면

  7 폭설 내리는 밤에 내가 고독하게 길을 걷는, 길에 서 있는 세상은, 도시는 아름답지 않다

@나의 심리:

  1 불안하다

@나의 행동:

  1 눈이 덮는 길을 퇴근하자 서둘러 걸음,(통근하니까)

  2 핸드폰 메시지를 보냄,

  3 상점 앞에 섬,

  4 친구를 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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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 2021-02-17 2022-09-17

객지

 

 

  내려질 예정이라고 해서

  5시에 서둘러 검은 코트를 입고 퇴근하고

  곧장 사거리 코너를 지나고

  눈 내리는, 눈이 길을 덮은 길 위에 눈이 쌓여가는

  눈이 휘날리는 (금요일) 520분쯤일 저녁을 걷고 있다.

  10분쯤 전에 그 술집 앞을 걸었는데

  지금 인도 가엔 여관이 있고 가로등에서 불빛 내리고

  건물 안팎과 쇼윈도 속에서 불빛 흐른다.

  눈발이 거세게 흩날려서 내 앞을 사람들이 흔들거린다.

  그리고 나는 불안하다, 빨리 가야 한다.

 

  안 갑니다, 광주행 버스는. 대설주의보 내려서,

  순천 버스 터미널 매표원의 말을 듣고

  내 심장 뛰는 소리를 듣고

  안 갑니다, 광주행 열차는.

  순천역에서

  매표원의 말을 흘려내고

  핸드폰으로, 오늘 광주 못 가요, 말과 사정을 전하고

  역 문밖의 540분을 지나간 눈 내리는 밤을 보았다.

 

  객지에 밤에 내가 있어서,

  나는 눈 위에서 발이 빠져도 그 여관 앞을 지나갔다

  길을 밤을 걷고 있다.

  아버지랑 23년 전부터 2년간 고향의 여관에서 살았지만,

  아버지랑 내가 여관에서 함께 잔 건 그 밤뿐이지만…….

  나는 고향 광주에서 순천까지 통근하는 신세여서

  오늘 그 술집 있는 이 거리를 걸었지만

  다시 이 거리를 걷고 있다.

 

  어머니는 아프고 고향을 떠나 사는 건 싫다 했다.

  어머니랑 두 칸 셋방에서 사는 까닭에, 나는 돈이 없다,

  순천에서 살 돈이 없다. 하지만

  지금 인도 가엔 그 술집이 있고 가로등에서 불빛 내리고

  내가 선 인도로 쇼윈도 속에서 불빛 흐른다,

  상점들에서 불빛들이 가지런히 흘러나오고

  모르는 사람들이 그 술집으로 방금 들어가고

  눈보라가 나를 스쳐가고 눈들이 내 코트에 달라붙고

  밤과 눈보라가 소리 내어 흐르고

  (미혼인) 나는 불빛에 비친 눈들이 보기 싫고

  아는 사람하고 그 술집에서 이야기하고 싶고

 

  객지의 밤이 두려워서

  ―함께 술집에 있고 싶다.

  930분부터 10시까지 사거리 코너에서 서 있을게.

  유일한 친구 차상우 선생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사거리 코너에서

  본 거리들에 불빛 흘리는 상점이 드물다. 그리고

  사거리 코너에서 나는 12월의 이 금요일, 밤인 지금

  코트에 눈들이 붙어 있고, 발 시리고 추워하고 불안하다.

 

  내가 잡아줄 테니 여관에 가서 자게.

  내가 밤에 함께 잔 여관에서

  나는 아버지의 뜬 눈 아버지의 죽음을 보았다, 아침에.

  30대 때 배 타고 가다 안개주의보 폭풍주의 내려서

  내가 혼자 두 번의 밤에 간 완도의 여관에서

  복도를 밟고 사람의 발소리가 사람의 눈이

  내가 혼자 있는 여관방에 다가가서

  나는 뜬눈으로 귀를 세우고 불안하게 심장이 뛰고…….

 

  친구를 보내 10분쯤 서 있었을까?

  핸드폰 시계가 10시를 막 넘었기에

  사거리 코너에서 걸음을 옮기고 있다. 그렇지만

  폭설과 눈보라 속에 밤에 내가 고독하게 길에 서 있는,

  길을 걷는 세상은, 도시는, 객지는 아름답지 않다.

  지금 객지에서 나는 움직이는 불안과 비애다

  48살이나 되었어도 돈이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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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17 2022-09-17 오전 8:54 (초고)

= 2022.10.25. 14:01.내메. 카페, 가난한 비, 거리에 움직이는 사람들, 무비이즘-선경-박석준-4시집.hwp (초고 원본)

(광주행 열차는./두 칸 셋방에서/유일한 친구 차상우 선생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폭풍주의보 내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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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2) 2021-02-17 2022-03-25

눈길

 

 

  눈이 살아 있다

  거리에 휘날리는 눈이 쌓인 눈이 살아 있다

  눈이 살아 있어서 내가 불쾌하다 불안하다 이런 날엔

 

  오후 5시에 서둘러 코트를 입고, 퇴근길에 올랐다.

  가야 하는데……, 눈이 덮어가는 금요일 저녁을 걷고

  있는 것인데 상점을 단 건물들에서 불빛이 흐르고

  눈발이 흩날리고 사람들이 흔들거린다,

  이 거리에서 여관을 본 적 있지만.

  나는 순천 버스 터미널에 갔다.

  광주행 버스는 가지 않아요.

  하여 매표소 앞에서 내 심장이 뛰는 소리를 들었지만

  곧 나는 걸어서 20분쯤 내려가야 할 몇 사람이 되었다.

  폭설과 눈보라가 휘날리는 중에, 나는 조금 먼 곳에

  떠 있는 찜질방 불빛을 보게 되었고 밤이 움직였다.

  나는 순천역에 갔다. 대설주의보 내려서

  광주행 기차는 가지 않아요.

  하여 내 불안의 소리를 들었는데.

  버스로 통근하는 나는 걸어온 길을 걸었다, 걷고 있다.

  불빛 흘려내는 유리창과 상점을 단 건물들 앞

  불빛 흘려내는 가로등 아래

  사람들 흔들거리고 발이 빠지는 눈이 쌓여만 가는 길 위

  를 쏟아지는 폭설, 몸을 치고 가는 눈보라, 움직이는 밤.

  밤에 여관에서 아버지가 앓아 죽었다. 그리고

  나는 객지에서 근무해야 하는 처지여서 차가 없어서 밤에

  여관에 두 번 간 것이지만, 여관에서 귀를 세워야만 했다.

  여관에 홀로 있는 나는 사람 소리가 다가온 것 같아

  몹시 초조한, 불안한, 무서워하는 상태가 되었다.

  밤에 내가 모르는 사람들만 있는 곳에 가서 자야 할 때

  나는 초라함을 느끼고 망설이고 불안한 상태가 되었다.

  그런데 지금 폭설과 눈보라와 밤이 휘몰아치는 객지에

  발이 시리고 추워하면서 내가 고독하게 길에 있다.

  순천에 사는 친구가 한 사람뿐인데, 밤에…….

  나는 쇼윈도 불빛이 비추는 인도를 걸으면서

  930분부터 10시까지 사거리 코너 상점 앞에 있겠다

  핸드폰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어머니는 아프고 고향을 떠나 사는 건 싫다 했다.

  어머니랑 두 칸 셋방에서 살고 있어서, 나는 돈 없다.

  나는 인도로 불빛 흘리는 코너 상점 쇼윈도 앞에 갔다.

  “내가 잡아줄 테니 여관방에 가게.”

  아픈 사람이 있는 걸까? 손님이 와 있는 걸까?

  순천에서 살 돈이 있으면……,

  폭설과 눈보라 속에 밤에 내가 고독하게 길에 서 있는,

  길을 걷는 세상은, 도시는 아름답지 않다.

  49살인 나는 시계를 본 후 10시에 불안을 택했다.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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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17 2022-03-22 2:00 , 2022-03-25 오후 10:03 (메모2)

= 2022-08-29 오후 09:32. 시집 4 소라껍질.hqp (메모2 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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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 2021-02-17 2021-08-05

대설주의보

 

 

  집에 가야 하는데, 갈 수 있을까?

  대설주의보 내렸다는 말, 뉴스를 들어서,

  불안해한 나는 오후 5시에 퇴근하자 곧

  불확실한 길을 서둘러 가고 있다.

  사람들 흔들거리는 눈 쌓인 길을 걸어

  순천 터미널로 간 사람들은 말을 들었다.

  광주행 버스는 가지 않아요.

  조금 아래 역을 향해, 눈 쌓인 길을

  나도 사람들도 가고 있다.

  기차가 이미 떠났어요.

  오늘 기차는 더 가지 않는다고?

  말을 들었다.

  전주 금요일엔 저녁의 불빛들의 낭만을 느끼고 싶었는데.

  나는 여관방엔 가선 안 돼.

  돈 없어서 식구들이랑 여관에 세 들어 5년을 살았으니까

  돈 없어서 전락하여 월셋방으로 가야 했으니까.

  눈 쌓인 길에서 밤으로 흐르는 이 금요일 저녁

  사람들 발이 점점 사라지고

  나는 발이 시리고,

  메시지를 보냈다.

  순천 사는 친구와 후배인 두 동료에게.

  눈이 눈을 쌓으면서 걷는 내 발을 눈 위에 퐁퐁 빠지게 하네!

  눈이 눈보라가 되고선 내 가벼운 몸을 휘청거리게 하네!

  말 없어 눈이 눈보라가, 나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여관방엔 가선 안 돼, 역 대합실에도.

  겨울밤 검은색이 압도하는 세상에

  반항하는 불빛 흘리는 상점들 쇼윈도

  앞, 내 앞에 간혹 사람이 지나갔다,

  나는 여관방엔 가선 안 돼.

  발이 얼고 시려 발을 동동 구르며

  나는 쏟아지는 눈이 두려워서 핸드폰을 꺼냈다.

  핸드폰이 커지지 않네! 10시를 넘은 것 같은데.

  세월은 여관방에서 여인숙을 거쳐 단칸방으로 가서

  나는 여관방엔 가선 안 돼.

  눈 오는 세상은 아름답다고 말한 적 있지만

  눈 오는 세상이 무서워! 11시가 된 것 같아.

  문 닫은 상점이 연 상점보다 많아졌다.

  “내가 잡아줄 테니 여관방에 가서 자게.”

  “싫어. 여관방에 갈 돈은 있지만, 내가 왜?”

  휘몰아치는 눈발 속에서 말이 갈렸다.

  친구를 잠깐 만에 보냈다. 11시를 넘은 것 같아.

  상점 불빛들이 드문드문하군.

  어디로 가야 할까, 역 대합실에서 잘까?

  “선생님, 우리 찜질방에 가서 자요.”

  후배의 말이, 12시가 다 된 것 같은데

  막 불 꺼진 쇼윈도 앞에 센바람 스치듯 휘날렸다.

  눈발이 세차게 내리는데.

  무슨 말을 해야 할까? 49살인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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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17 오후 9:25() 2021-08-05 오후 8:34() (메모)

= 2021.10.25. 13:57.. 산책로에서-1.hwp (메모 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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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틀째 폭설이 내린 2022-12-23일 순천시

  이틀째 폭설이 내린 2022-12-23일 순천시. 박사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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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28 순천 폭설

  2022-12-28 순천 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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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515262728_20051222 호남 폭설

  113515262728_20051222 호남 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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