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77 별이 빛나는 밤
나의 실존주의 모더니즘 (29), 나의 무비즘 (62)
2005-07-19
박석준 /
<원작>=문학마당 등단작 2008-09-06
별이 빛나는 밤
버스가 횡단보도 앞에 멈춰 있을 때
낮의 햇살이 쏟아져 내리는
유리창 밖으론 교회에서 쏟아져 나온 사람들
예수님은 택시를 기다리려고 서 있을까
장면 하나가 들어섰어요.
아마 허술하게 여겨져서 그럴 거예요.
바람이 불 때 그렇게 생각되었어요.
바람과 바램이 다르다는 말을 했던
그 사람 생각이 몹시 강렬했던 날이었죠.
바램이란 의미 이전에 바람이 있었다는 걸
보여 주고 있는 건 퇴색한 벽지뿐이었어요.
벽엔 ‘르느 강의 별이 빛나는 밤’이
사진액자로 걸려 있었죠.
별은 없는 것 같았어요. 퇴색한 벽지 때문에
별을 덮치고 스치는 담배 연기 때문에
파리-텍사스, 말 없는 그 음악이
그가 남긴 작별 인사였음을 지난해에야 알게 되었지요.
난 그의 연인이 아니었다는 것도요.
나는 다만 그런 사람일 뿐이었어요.
술 한 잔 권하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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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19 ∽ 2006-05-24
∽ 2008.09.06. 10:50.메. 박석준-08종합1.hwp <원작>
= 『문학마당』 24호(2008.09.27.) 신인상 당선작 3
= 『석사학위 작품집』(20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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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상황
없음(가상: 2005-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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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나의 시론; 3. 소외와 번민
하이데거는 신이 부재하는 시대를 “옹색한 시간”으로 보고 있으며, 두 겹의 허무와 결핍으로 이루어진 시간으로, 좀 더 간단한 용어로는 ‘밤’의 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 나는 현대라고 하는 이 옹색한 시간이 가장 집약적으로 나타나는 공간을 도시라고 생각한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 도시에서는 인간과 인간 사이, 인간과 사물, 인간과 세계 사이의 관계가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다. 졸시 「별이 빛나는 밤」, 「가을비 ― 물컵 속의 재」, 「은행 앞, 은행잎이 뒹구는 여름날」 등은 그런 도시에서 살아가면서 느끼는 번민과 소외를 형상화해 보려고 한 예이다.
번민은 어디에서 오는가. 여러 원인을 찾을 수 있겠지만, 내 생각으로는 ‘바람’, 즉 지향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번민은 지향이 색을 잃어갈 때, 곧 ‘바램(퇴색)’이 되어갈 때 격렬하게 움직인다. 다음의 시 「별이 빛나는 밤」에서는 바로 이런 생각을 담으려고 했다.
이 시의 전반부에는 “낮의 햇살이 쏟아져 내리는” 교회, 즉 神(신)의 세계가 있고, 후반부(「내가 모퉁이로 사라지고 탁자 앞에 나타났을 때」)에는 “시가의 불빛”이 “밤”과 마찰하고 있는 현대가 있다. “나”에게 “시가”의 시간은 알고 싶어하는 “세상”이며, 그것에의 접근을 부추기는 역할을 하는 것은 “술”이다. 물론 알고 싶지 않다고 해도 밤이라는 시간에 ‘술’은 사람의 존재성을 더욱 강렬하게 드러내는, 그리하여 ‘사랑하고 싶은’ 사람에 대한 욕망을 발산하고 싶은 촉매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이 욕망을 불러들이는 계기는 무엇일까. 아마도 그 주체(나)가 “허술하게 여겨”졌기 때문이리라. 허술하게 여겨진다는 것은 이미 결여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 된다.
이 시에서 “교회” 앞에 잠깐 멈춰 무엇인가를 기다리고 있는 자리는 “횡단보도”이다. 현대라는 이 시간에는 차도, 인도, 거리 등 많은 길들이 존재하지만, 人道(인도)보다 인간을 더욱 머뭇거리게 하는 곳은 횡단보도이다. 그런데 횡단보도에 멈춰서는 그 순간부터 파란불을 찾는 것이 인간이다.
“疎外(소외)란 인간이 그 자신을 이질적인 존재로서 경험하는 경험의 한 유형을 의미한다. 소외된 인간은 그가 다른 사람들로부터 떨어져 있듯이 그 자신으로부터도 떨어져 있다”라고 프롬은 말하고 있다. 프롬에게 소외의 주체는 類(류)의 의미를 강하게 띠고 있는 까닭에 인간 일반의 개념인 平均人·現代人(현대인)이란 용어와 구별 없이 혼용되고 있다. 내가 파악한 소외의 주체는 이뿐 아니라 ‘한 사람의 행위’라든가 ‘非平均人(비평균인)’인 경우가 있다는 점에서 조금 다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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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교정 수정작> 2013-01-06
별이 빛나는 밤
버스가 횡단보도 앞에 멈춰 있을 때
낮의 햇살이 쏟아져 내리는 유리창 밖으로
교회에서 쏟아져 나오는 사람들…….
예수님은 택시를 기다리려고 서 있을까
장면 하나가 들어섰어요.
아마 허술하게 여겨져서 그럴 거예요.
바람이 불 때 그렇게 생각되었어요.
바람과 바람이 다르다는 말을 했던
그 사람 생각이 몹시 강렬했던 날이었죠.
바람이란 의미 이전에 바람이 있었다는 걸
보여주고 있는 건 퇴색한 벽지뿐이었어요.
벽엔 ‘론 강의 별이 빛나는 밤’이
사진액자로 걸려 있었죠.
별은 없는 것 같았어요. 퇴색한 벽지 때문에
별을 덮치고 스치는 담배 연기 때문에.
파리-텍사스, 말 없는 그 음악이
그가 남긴 작별 인사였음을 지난해에야 알게 되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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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19 ∽ 2006-05-24 ∽ 2008.09.06. <원작>
2013-01-06 오전 6:01. 박석준-시집 최종본 2013년1월5일-2(내가 모퉁이로 사라졌다가).hwp <원작 교정 수정작>
= 시집_『카페, 가난한 비』(2013.02.12. 푸른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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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 2006-05-24
별이 빛나는 밤
버스가 횡단보도 앞에 멈춰 있을 때
낮의 햇살이 쏟아져 내리는
유리창 밖으론 교회에서 쏟아져 나온 사람들
예수님은 택시를 기다리려고 서 있을까
장면 하나가 들어섰어요.
아마 허술하게 여겨져서 그럴 거예요.
바람이 불 때 그렇게 생각되었어요.
바람과 바램이 다르다는 말을 했던
그 사람 생각이 몹시 강렬했던 날이었죠.
바램이란 의미 이전에 바람이 있었다는 걸
보여 주고 있는 건 퇴색한 벽지뿐이었어요.
벽엔 ‘르느 강의 별이 빛나는 밤’ 사진액자가 걸려 있었죠.
별은 없는 것 같았어요.
퇴색한 벽지 때문에. 별을 덮치고 스치는 담배 연기 때문에.
파리-텍사스, 말 없는 그 음악이
그가 남긴 작별 인사였음을 지난해에야 알게 되었지요.
난 그의 연인이 아니었다는 걸.
나는 다만 그런 사람이었을 뿐이었어요.
술 한 잔 권하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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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19 ∽ 2006.05.24. 14:00. 카페 가난한 비_별이 빛나는 밤 (초고 원본)
→ https://cafe.daum.net/poorrain/F1vW/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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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상) 2005-07-19
26
아마 허술하게 여겨져서 그럴 거예요.
어째서 그렇게 단정할 수 있는 거지?
바람이 불 때 그렇게 생각되었어요. 어느 날! 바람과 바램이 틀리다는 말을 했던 그 사람 생각이 몹시 강렬했던 날이었죠.
그 사람은 존재하지 않아. 그리고 그에 대한 말로 내게 아픔을 들어서게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 물론 넌 다시 떠나가도 좋아.
퇴색한 벽지뿐이었다. 바램이란 의미 이전에 바람이 있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는 것은. 벽엔 ‘르느 강의 별이 빛나는 밤’ 그림의 사진이 액자에 끼워져 있었다. 별은 없는 것 같았다. 퇴색한 벽지 때문에. 별을 덮치고 스치는 담배 연기 때문에.
파리-텍사스, 말 없는 그 음악이 네가 남긴 작별 인사였음을 지난해에 처음으로 알게 되었지. 넌 날 떠나가면서 아마 번민에 빠졌을 테지만, 난 너의 연인이 아니었다는 걸 생각해 본다면 어쩌면 너의 사치였는지도 모르지. 넌 너의 연인을 나와 병치하려 했던 것 때문에 좌절했겠지만, 나는 뭐냐? 나는 다안 사람이었다는 것 하나만으로 괴로워했지. 그뿐이야.
술 한 잔 권하고 싶었어요.
여자가 코너로 사라지고 탁자 앞에 나타났을 때 담배 연기가 그 정경을 흔들리게 하고 있었다. 창 밖 시가의 불빛들이 검푸른 밤과 마찰하고 있었다.
제가 처음으로 찾아왔던 날 술을 달라 햇던 게 분명해요. 아직 소녀였을 때.
여자는 비스듬해진 얼굴 속의 남자의 지긋한 눈길을 접하였으나,
그 술엔 제가 세상과 접하고 싶었던 첫 욕망이었었죠. 벌써 7년 전이지만.
그는 여자가 쥐어주는 잔에 잠시 눈길을 주었다. 투명한 속에 불빛이 흔들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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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19. 02:37. 카페 가난한 비_26 (발상)
→ https://cafe.daum.net/poorrain/4Ps/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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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빈센트 반 고흐 _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에 (1888-09)
Vincent van Gogh _ Starry Night Over the Rhône (188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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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is, Texas_(1985, Warner Bros.)_Ry Cooder 라이 쿠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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