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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 (창작년도)

오후에 내리는 봄비 / 박석준_무비즘 (158)

나의 신시 201 -1오후에 내리는 봄비

나의 무비즘 (158), 실존주의 앙가주망 (90), 아방가르드 (68)

2021-03-27(토) + 1991. 초여름

박석준 /

(원작 교정작) (물러져버렸네!/쓸까!/수레)

오후에 내리는 봄비

 

 

  술 한잔하고 싶네요,

  비 오니까 선생님 생각나요.

  우산 쓰고 집 앞에 계시세요,

  제가 다섯 시까지 모시러 갈게요.

  제자 현주, 광휘의 말소리가 핸드폰에서 흘렀다.

 

  64살 3월이 다 가는 날

  가늘게 떨어지는 비가 떨궈버린 벚꽃 꽃잎들,

  빗물이 흘러가는 사거리,

  흐르는 빗물에 떠는신호등의 빨간색 혹은 초록색 두 줄기

  토요일 오후 5시의 술집 쪽

  푸른마을의 불 켜진 아파트 앞

  에 서 있는 나.

 

  일본이 한국을 근대화시켰다고

  일베 같은 소리를 하더란께, 아들 녀석이!

  어디서 배웠을까?

  유튜브에서 배웠을 거야,

  다른 사실들 곁에 일부러 살짝 올려놓거든.

  현주와 광휘의 21살 아들을 본 적 없는데

  이상하게도 곧 화염병을 던지는 모습 셋이

  21살 재원과 광휘, 녹두대 현주가

  뇌리에서 이어졌다.

  강경대를 살려내라.

  미국을 반대한다. 노태우 정권 타도하자.

  34살 해직교사 깡마른 청년이 구호를 외친다,

  가투가 벌어지는 중앙국민학교 4거리에서

  수많은 시위대 속에서 움직이는.

  그러곤 1991년 최루탄을 쏘는 바람에 흩어지면서

  발소리들 흐르고 오후 2시 무렵의 장면이 나타났다.

  오매, 아저씨들 데모해서 좋소만,

  이 딸기가 다 물러져버렸네! 어찌해야 쓸까!

  말소리와 인도의 수레와 아줌마를 보았다.

 

  30년이 흘러간 사이에

  현주와 광휘는 중년, 아버지가 되었는데,

  재원은 고문 후유증에 시달려 19년 전에 생을 마치고,

  복직하고 퇴직한 나는 아직도 깡마른 청년이다.

 

  술집 탁자 맞은편에 앉은 51살 중년 광휘와 현주,

  그리고 64살 청년 나가

  세상을 대화 속에 흘러가고…….

 

  불 켜진 술집에서 나온 나 집 쪽으로 가고 있다.

  푸른마을 앞에서 토요일 오후 9시경에,

  흐르는 빗물에 떠는, 신호등의 빨간색 혹은 초록색 두 줄기

  빗물이 흘러가는 사거리,

  가볍게 마신 술이 떨궈버린 벚꽃 젖은 꽃잎들,

  64살 3월이 다 가는 날의 나

  오후에 내리는 봄비에 젖고 있다.

 

 

  * 강경대(1972∼1991.4.26) : 학생운동가. 명지대학교 앞에서 시위 중 경찰관에게 붙잡혀 폭행당해 사망함. 4월 29일 전남대학교 학생 박승희가 강경대 사건 규탄 집회 중 분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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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31 <원작>

→ 2023-01-09 오후 01:29.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이니-박석준-2022-12-29-교.hwp (물러져버렸네!/쓸까!/수레), (노태우정권/고문후유증) <원작 수정작>

∽ 2023.02.14. 11:30. 박석준 시집_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이니_내지(0214).pdf (교정: 노태우 정권/고문 후유증)

시집_『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이니』(2023.03.20. 푸른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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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신시 201

<원작2021-08-31 (물러져버렸네,/쓸까./구루마)

오후에 내리는 봄비

 

 

  술 한잔하고 싶네요,

  비 오니까 선생님 생각나요.

  우산 쓰고 집 앞에 계시세요,

  제가 다섯 시까지 모시러 갈게요.

  제자 현주, 광휘의 말소리가 핸드폰에서 흘렀다.

 

  64살 3월이 다 가는 날

  가늘게 떨어지는 비가 떨궈버린 벚꽃 꽃잎들,

  빗물이 흘러가는 사거리,

  흐르는 빗물에 떠는, 신호등의 빨간색 혹은 초록색 두 줄기

  토요일 오후 5시의 술집 쪽

  푸른마을의 불 켜진 아파트 앞

  에 서 있는 나.

 

  일본이 한국을 근대화시켰다고

  일베 같은 소리를 하더란께, 아들 녀석이!

  어디서 배웠을까?

  유튜브에서 배웠을 거야,

  다른 사실들 곁에 일부러 살짝 올려놓거든.

  현주와 광휘의 21살 아들을 본 적 없는데

  이상하게도 곧 화염병을 던지는 모습 셋이

  21살 재원과 광휘, 녹두대 현주가

  뇌리에서 이어졌다.

  강경대를 살려내라.

  미국을 반대한다. 노태우정권 타도하자.

  34살 해직교사 깡마른 청년이 구호를 외친다,

  가투가 벌어지는 중앙국민학교 4거리에서

  수많은 시위대 속에서 움직이는.

  그러곤 1991년 최루탄을 쏘는 바람에 흩어지면서

  발소리들 흐르고 오후 2시 무렵의 장면이 나타났다.

  오매, 아저씨들 데모해서 좋소만,

  이 딸기가 다 물러져버렸네, 어찌해야 쓸까.

  말소리와 인도의 구루마와 아줌마를 보았다.

 

  30년이 흘러간 사이에

  현주와 광휘는 중년, 아버지가 되었는데,

  재원은 고문후유증에 시달려 19년 전에 생을 마치고,

  복직하고 퇴직한 나는 아직도 깡마른 청년이다.

 

  술집 탁자 맞은편에 앉은 51살 중년 광휘와 현주,

  그리고 64살 청년 나가

  세상을 대화 속에 흘러가고…….

 

  불 켜진 술집에서 나온 나 집 쪽으로 가고 있다.

  푸른마을 앞에서 토요일 오후 9시경에,

  흐르는 빗물에 떠는, 신호등의 빨간색 혹은 초록색 두 줄기

  빗물이 흘러가는 사거리,

  가볍게 마신 술이 떨궈버린 벚꽃 젖은 꽃잎들,

  64살 3월이 다 가는 날의 나

  오후에 내리는 봄비에 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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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27 ∼ 2021-08-31 오후 4:51 <원작>

= 2021.08.31. 17:20.. 2021 10월문학제 시-박석준.hwp (물러져버렸네,/쓸까./구루마) (원작 원본)

= 『새 조국 건설에 동참하러 나섰다가』 10월문학제 2021년 시집(2021.09.28. 사람)

= 2022-01-17 오후 03:07 파. 시간의 색깔은-184.hwp (원작 날짜)

= 2022-02-11 오후 10:19. 시집 – 소라껍질.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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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상황

    2021-03-27(토) 광주시 푸른마을 + 1991. 초여름. 광주시 중앙국민학교 사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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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객관적 해석

  「오후에 내리는 봄비」는 무비즘 기법을 사용하여 시 형식으로 쓴 글이다. 지은이(시인 박석준)의 인생에서 두 시절(1991년과 2021년)의 단면을 형상화한 실화로 여겨진다. 인명들과 구체적인 시간과 장소가 명시되어 있어서.(‘21살 재원과 광휘, 녹두대 현주→51살 중년 광휘와 현주’, “34살 해직교사 깡마른 청년→64살 3월→30년이 흘러간 사이에”, “중앙국민학교 4거리에서 1991년 최루탄을 쏘는→토요일 오후 5시의 술집 쪽/푸른마을의 불 켜진 아파트 앞”)

  이 글에는 사람들이 흘러가고 장소가 흘러가고 30년간인 시간이 흘러간다. 그러나 변하지 않은 것은 ‘아직도 깡마른 청년인 나’이다. “아직도 깡마른 청년”은 ‘부조리한 부적절한 정치(정권)들을 여전히 거부하는 순수한 사람’이란 의미를 담은 말로 해석할 수 있다.

  “봄비 우수 같은 멜랑콜리 만들어내고 “이 떨궈버린 벚꽃 젖은 꽃잎들 애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딸기”는 생계 수단(살아가게 하는 수단)으로 볼 수 있는데, “벚꽃”은 무엇을 암시하는 것일까? ‘인생의 향기’일까?

  “술이 떨궈버린 벚꽃 젖은 꽃잎들”이라는 애매성을 지닌 표현을 통해, 술이 벚꽃을 떨궈버렸다는 것과 술이 ‘비에 젖은 꽃잎들을 떨궈버렸다’는 것, 두 가지로 시인이 생각한 것임을 엿보게 한다. 꽃잎은 ‘꽃’의 일부이지만 꽃을 만들어내는 필수 요소라는 점에서 이 표현에 변증법적 사고와 아방가르드 경향이 적용되었음을 알게 한다.

  이 글은 ‘운동을 한 세 사람이 봄비가 내리는 오후에 거리를 걷고 술집(사람과의 사교의 장소)으로 간 현실―인터넷(유튜브)의 보편화를 통한 역사 왜곡이 나타난 현실-현실을 비판하고 운동에 참여한 30년 전 과거―현실’의 구성 형태로 이야기를 전개하여, ‘2021년 봄의 한국 사회의 현실에 대한 앙가주망의 필요함과 안타까움슬픔’을 전하고 있다. 이 글엔 실존주의 멜랑콜리가 흐는다.

  이 글엔 몇 가지 기법이 사용되었다.

  * 술 – 비 – 선생님(깡마른 청년 = 나) : 연상과 이미지 병치

  * 떨궈버린 벚꽃 – 물러져버린 딸기 이미지 병치

  * 배경이 ‘나의 심리상태’로 변화 →

    ‘술’을 ‘슬픈 마음’으로 해석할 수 있음.

    “가 떨궈버린 벚꽃 꽃잎들” → “이 떨궈버린 벚꽃 젖은 꽃잎들

  * 4중 수식

    “빗물에 떠는, 신호등의 빨간색 혹은 초록색 두 줄기/토요일 오후 5시의 술집 /푸른마을의 불 켜진 아파트 앞/에 서 있는 .

    (떠는, ) 빨간색초록색두 줄기,

                술집 쪽(4거리),

                아파트 앞,

                나

  * 애매성을 지닌 표현을 하여 두 가지 해석을 낳음

    “술이 떨궈버린 벚꽃 젖은 꽃잎들” →

    ① 술이 ‘벚꽃을 떨궈버렸다

    ② 술이 ‘비에 젖은 꽃잎들을 떨궈버렸다

  * 의인법 : 술이 떨궈버린 벚꽃 젖은 꽃잎들

  * 시각적 이미지

    (흘렀다./떨궈버린/흩어지면서/발소리들 흐르고/흘러가고/

    흐르는 빗물에 떠는, 신호등의 빨간색 혹은 초록색 두 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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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작 노트

  사립학교 교사인 나(박석준)는 1989년에 전교조 결성 과정에서 해직을 선택했고 결성 후 재단은 나를 그해 8월 14일에 직권면직 처분했다. 내가 가고 싶은 길이어서 해직을 선택한 것일 뿐 먼 훗날에 보상은 생각한 적 없었다.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퇴직금으로 550만 원을 받았고, 몸은 아프고 생활 생계는 이어가야 했다. 그래서 월 10만 원을 받는 전교조 전남지부 사무실에서 상근하는 일을 1990년 8월 15일에 선택했다. 「오후에 내리는 봄비」는 내가 상근자로 일한 1991년 5월의 상황과 42킬로 깡마른 나의 모습이 담겨 있다. 30년 후인 2021년 3월 27일에 제자 둘(광휘, 현주)이 푸른마을로 나를 찾아와서 함께 술집으로 갔다. 벚꽃이 비에 젖은 오후에 우리 동네의 ‘수림식당’으로 가서 세 사람은 선거 이야기를 하거나 사는 이야기를 하다가 재원(입대 후에 운동을 한 사람이라고 고문을 당했고 제대 후 고문 후유증으로 2002년에 사망한 제자)과 함께 운동을 한 옛 시절로 화제를 바꾸었다. 이 글은 그날과 그 30년 전에 일어난 일을 시 형식으로 담은 실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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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3월 28일 (페이스북 게시)

공유 대상: 전체 공개

35

시간의 색깔은 자신이 지향하는 빛깔로 간다 +

(초고) 2021-03-31

오후에 내리는 봄비

 

 

  술 한잔하고 싶네요,

  비 오니까 선생님 생각나요.

  우산 쓰고 집 앞에 계시세요,

  제가 다섯 시까지 모시러 갈게요.

  제자 현주, 광휘의 소리가 핸드폰에서 흘렀다.

 

  64살 3월이 다 가는 날

  가늘게 떨어지는 비가 떨궈버린 벚꽃 꽃잎들,

  빗물이 흘러가는 사거리,

  빗물 위에 떨고 있는 파란색 두 줄기 신호등,

  푸른마을 앞에서 토요일 오후 5시에

  불 켜진 아파트 앞에서, 나 술집 쪽을 본다.

 

  일본이 한국을 근대화시켰다고

  일베 같은 소리를 하더란께, 아들 녀석이

  어디서 배웠을까?

  유튜브에서 배웠을 거야,

  다른 사실들 곁에 일부러 살짝 올려놓거든.

  현주와 광휘의 21살 아들을 본 적 없는데 곧

  모습 셋이 차례로 뇌리에 나타났다.

  21살 녹두대 현주와 광휘가 화염병을 던지는.

  34살 해직교사 깡마른 청년이 구호 외치는.

  가투가 벌어지는 중앙국민학교 4거리에서

  수많은 시위대 속에서 움직이는.

  그러곤 1991년 최루탄을 쏘는 바람에 흩어지면서

  발소리들 들려오고 오후 2시 무렵의 장면이 나타났다.

  오매, 아저씨들 데모해서 좋소만,

  이 딸기가 다 물러져버렸네, 어찌해야 쓸까.

  소리 뒤에서 나는 인도의 구루마와 아줌마를 보았다.

 

  30년이 흘러가는 사이에

  현주와 광휘는 중년, 아버지가 되었는데

  복직하고 퇴직한 나는 아직도 깡마른 청년이다.

 

  술집 탁자 맞은편에 앉은 51살 중년 광휘와 현주,

  그리고 64살 청년 나가

  대화 속에 흘러가는 세상…….

 

  불 켜진 술집 앞에서, 나 집 쪽을 본다.

  푸른마을 앞에서 토요일 오후 9시에,

  빗물 위에 떨고 있는 파란색 두 줄기 신호등,

  빗물이 흘러가는 사거리,

  가볍게 마신 술이 떨궈버린 벚꽃 젖은 꽃잎들,

  64살 3월이 다 가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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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27(토) 오후 10:07 ∼ 2021-03-31(수) 오후 9:47 (초고)

= 2022-02-11 오후 12:56. 시간의 색깔은-31.hwp (초고 원본)

= 2022.09.02. 23:35.내메. 시간의 색깔은-61.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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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황 : 1991.초여름. 42K, 2021-03-27(토), 46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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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D. Souther (1945- ) : 미국의 가수, 작곡가

J. D. Souther - You're Only Lonely (3:38)

동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quglprlSQ8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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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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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른마을 신호등과 봄비 FB_IMG_2022-03-10_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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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른마을 신호등과 봄비FB_IMG_2022-03-10_15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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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주, 상훈, 나, 광휘(앞)_  3형, 민구, 옥종(뒤),  2023-04-01. 광주시 오월미술관 옥상

    현주, 상훈, 나, 광휘(앞)_ 3형, 민구, 옥종(뒤),  2023-04-01. 광주시 오월미술관 옥상. _DSC544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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