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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시

나의 실존주의 앙가주망 (34), 아방가르드 (2), 나의 무비즘 (41) 별이 빛나던 밤이 흐르는 병 속의 시간 / 박석준

나의 42 별이 빛나던 밤이 흐르는 병 속의 시간

나의 실존주의 앙가주망 (34), 아방가르드 (2), 나의 무비즘 (41)

1994-021997-02

박석준 /

<원작 원고>

별이 빛나던 밤이 흐르는 병 속의 시간

 

 

      1

  서울 경찰서에서 돌아와 14개월째 되나

  아직 이 남아 있다. 그러나 어머니가 슬픈 으로

  “복직을 안 하면, 어려울 것 같다.” 한 때문에.

  32, 석장리로 갔다. 7시 출항할 철선이 흔들린다.

  첫 출근을 할 수 없었다. 폭풍주의보 발효 때문에.

  다음날, 나는 불안하나 다시 에 광주에서 동승했다.

  거의 다 와서, 비 오는 캄캄한 공간을 붕 떠서 날더니

  나무에 부딪치고 바로 밑에서 나는 파도소리.

  어머니의 말소리가 들렸다.

  “니가 두 번이나 꿈에 차가 바다로 빠져버려서

  불안하다고 했는디, 천만다행이지.”

  3월 중순에 나는 완도항에서 배를 1시간 10분 타고

  섬에 갈 수 있었다. 다리를 약간 절며 틀니를 끼운 채.

  도 제대로 안 나오는 사람으로 교단에 돌아와

  첫 출근, 첫 수업을 하였는데…….

  ‘밖으로 나가야 한다.’ 이틀간의 상황 분석에 따라,

  첫 봉급을 탄 돈으로 후문 앞에 길갓방을 빌렸다.

  며칠 후 언덕길에서 민중상회라는 간판을 발견했다.

  “소안도가 옛날에는 독립운동을 했던 땅인디,

  이제 형님이랑 나랑 일을 확실하게 해 나갑시다.”

  4, 교무실 소파에서 큰소리들이 나더니,

  같은 학교 해직 안용주 선생이 다가와 섰다.

  “그래도 나는 해직까지 당했는데…….”

  가을, 따사로운 오후.

  국어 수업할 학급 생각을 하면서 계단을 올라갔다.

  학생들이 의자를 들고 책상 위에 서는 벌을 서고 있다.

  “담임이 선생님 사는 방에 가지 말라고 했어요.”

 

      2

  안 선생이 1년 만에 섬을 떠났다.

  중3이 되어서도 영태와 학교에서 가장 작은 치열이가

  고동을 따다 주거나 바다낚시에 나를 동행시켜주었다.

  캄캄한 밤에는 치열이가 업고 돌아가기도 했다.

  분홍색 바지, 진홍 티셔츠, 가늘고 가벼운 청년을.

  동행한 날 영태가 맛을 캐, 그 부모가 점심을 대접했다.

  ‘말없이 수업하는 애들인데, 나에게 바다생물이나

  낚시에 대해 아는 것을 전하는 걸 보면,

  다른 선생들에게는 로 표현할 길을 자제해 왔겠지.’

  그러나 바람소리. 휙휙 쉭쉭. 학교의 후박나무를 치면서

  노끈으로 건 문을 바람이 덜그럭 덜그럭 건든다,

  비를 동반한 태풍에 일찍 귀가했으나, 문을 열어버린다.

  우산을 쓰고 나간 나를 붕 띄워 날려버린다.

  학교 담에 부딪쳐 나를 떨구는 바람

  내가 미터쯤 기어서 돌아온다.

  노끈을 매 문을 닫았지만, 무서워서 잘 수가 없다.

  그 후 두 달을 광주에 가지 못해 내 몸이 시들었다.

  박씨 아저씨가 찾아와 나를 데려가 며칠간 보살폈다.

  95년 가을비 오는 날 저녁. 노크하는 소리.

  빗길에 그릇들을 들고 수줍어하며 영태가 서 있다.

  “이게 뭐냐?”

  “반찬 없잖아요! 주의보 내려서 집에도 못 가시고.”

  영태는 문 밖에 내리는 비에 심정을 실었다.

  “엄마한테 말하고 가져온 거냐?”

  “.” 소리 뒤 영태가, 파란 우산이 빗길로 달려간다.

 

      3

  그 할머니가 다가오더니 민중상회로 들어가자고 권했다.

  “오늘은 제가 한잔 사드릴랍니다. 우연찮게 선생님의

  사연을 들었는디, 남 일이라지만 안타까워집디다.”

  술자리에서 나와 19966월 말경의 가 넘은 밤,

  언덕길을 걷고 있다.

  서른아홉 살 나는 청년 시절이 사라져 가고 있다,

  할 곳이 없다.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건가?

  나는 별 아래 어두운 언덕 마을을 지나 학교 아래

  방파제에서 호리병 같은 섬, 파도, 바다를 본다.

  ‘별이 빛나는 밤’* 회오리치는 , 지금 더 갈 데가 없다.

  전화 울리는 소리. “밥은 먹었냐?”

  어머니 목소리 오래도록 흡입하고 싶다. 밥이 아니라

  술을 먹었음에도 .”라고 말해 버렸지만.

  “뭣보담도 니 약 땜새 걱정이다. 옷도 문제고.

  니 김치도 담아 놨는디. 바람이 말도 못하게 불지야?”

  내게 불안을 일으킬 정도로 바람이 불면 나는

  광주 가는 걸 포기하고 소안, 편안한 곳에 남는다.

  바람은 귀에 몸에 형체로 다가와 내 바람을 무너뜨린다.

  “박제 선생 같은 선생은 본 적이 없어. 이씨도 말했지만.

  우리도 사람 보는 은 있어. 우리 같은 사람에게도

  찾아와 주는. 그런데 고민 있으셔? 살이 너무 빠졌어.”

  순수한 심성을 쏟아줬다. 11월 석양에 찾아온 사람에게.

  박씨 아저씨는 겨울엔 일이 없어

  산에서 해 온 나무로 불을 지피고 살아가는데.

 

  병 속의 시간*이 흘러 섬을 떠나야 할 즈음에

  나는 이르러 있다. 내가 소안(所安)에서 한 일이

  글쓰기와, 민중상회 주인과 논의한 소안 배 확보를 위한

  탄원서 작성과 서명운동에 불과한데.

  ‘순수한 사람에겐 고통이 없어야 하는데…….’

 

 

  * The Starry Night : Vincent van Gogh의 그림.

  * Time in a Bottle : Jim CroceFolk rock(1972).

https://www.youtube.com/watch?v=0nezKVMCV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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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09 2020-03-06 (탈자 용주’) <원작>

= 2020.03.09. 05:11.. 박석준-3시집-0618-12-105()-4-2.hwp (원작 원본)

2020.03.25. 15:35. 박석준-3시집-0618-12-105()-5-20-2.hwp (교정: 탈자인 용주첨가)

( /큰소//서른아홉 /박씨/이씨)

오교정 시집_시간의 색깔은 자신이 지향하는 빛깔로 간다(2020.05.25. 푸른사상)

(편집자가 임의 오교정 : 큰 소, 10, 39, 박 씨, 이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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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상황

    1994.3.2. (, 복직발령), 3.3. (, 교통사고),

             3.16. (, 복직 첫 근무),

             4, 가을 (현직교사가 해직교사 소외시킴),

    1995.8.19. - 8.30 태풍 제니스), 가을 (영태)

    1996.6.(할머니, 어머니),

    1996.11. (박씨 아저씨)

    1997.2. (소안 떠날 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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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객관적인 해석

  이 글의 제목은 별이 빛나는 밤이라는 그림 제목과 병 속의 시간이라는 노래 제목을 차용한 것이다. 그런데 이 글은 이 두 작품이 글 속의 내용으로 흐르면서 분위기로 흐르고 있다는 점에서 음악과 미술 장르가 시 형식의 글에 결합되었다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 이런 의미에서 이 글을 제대로 해석하기 위해서는 제목으로 사용된 두 작품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어야(지식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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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고흐)는 정신병원의 실 밖으로 내다보이는 밤 풍경을 상상과 결합시켜 그렸는데, 이는 자연에 대한 반 고흐의 내적이고 주관적인 표현을 구현하고 있다. (위키백과)

  자신의 내적 고통과 삶의 의미에 대한 탐구를 담고 있다. 반 고흐가 자연과 인간의 조화, 존엄성과 무력함, 아름다움과 고통에 대한 철학적인 질문을 제기하고자 하는 의도를 지니고 있다. 선명하고 화려한 색조가 특징이다. 이 작품에는 회전하는 획과 강렬한 터치가 사용되어 움직임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이 작품은 고흐의 내면세계를 반영하고 있으며, 현실의 재현보다는 주관적인 감정과 표현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인간 존재의 어려움(인간의 소외)고통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고흐는 밤하늘에 빛나는 별들을 통해 내면적인 평화와 아름다움을 경험하고자 했다.

https://louie-min.tistory.com/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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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 속의 시간(Time in a bottle)”만약 시간을 병에 담아 모을 수 있다면(If I could save time in a bottle), 만약 만으로 소원이 이뤄질 수 있다면(If words could make wishes come true), 만약 소원을 담아둘 수 있는 상자가 있다면(If I had a box just for wishes)”이라는 가사가 있고, ‘꿈들은 실현되었기에 상자에 없고 소원은 그 기억을 간직하는 거라 상자에 남아 있다라는 의미로 가사가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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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두 작룸에 반영된 요소들 중 몇 가지가 별이 빛나던 밤이 흐르는 병 속의 시간에 스며들었음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예컨대 <별이 빛나는 밤>에서의 존엄성과 무력함’, ‘아름다움과 내면의 고통’, ‘소외’, ‘삶의 의미에 대한 탐구’, ‘움직임과 감정을 표현’, 창작 배경 ’, <병 속의 시간>에서의 (만으로 소원이 이뤄질 수 있다면)’ 등의 요소가 스며 있다.

  하지만 별이 빛나던 밤이 흐르는 병 속의 시간에 담긴 사건들은 모두 실화이다. 이 글은 실제 일어난 사건과 상념과 감정을 리얼하게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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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에서 이 남아 있고 복직을 안 하면, 어려울 것 같가 겪는 첫 사건은 차가 붕 떠서 날더니 바다로 빠져버린 일이다. 그런데 이것은 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일어났고 에게 또 하나의 불안을 일으킨 사건(태풍이 나를 붕 띄워 날려버림)의 복선이 되어버린다.

  “3월 첫 출근 후 이틀간의 상황 분석을 하고 ”(마을)을 선택한다. 그리고 곧 민중상회 주인을 만나서 소안도가 옛날에는 독립운동을 했던 땅인디, 이제 형님이랑 나랑 일을 확실하게 해 나갑시다.”라는 말을 듣게 된다(‘학교 밖운동의 동지가 된다).

  그런데 4월에 교무실에서 인간 사이에 큰소리들이 난 후에 안 선생이 다가와 그래도 나는 해직까지 당했는데라고 사정을 암시한다. 그리고 가을엔 학생이 담임이 선생님 사는 방에 가지 말라고 했어요.”라고 표현한다(“선생님이다.). 이어 안 선생이 1년 만에 섬을 떠난다. 들과 안 선생의 선택은 무엇을 암시하는 것일까?

  “안 선생같은 학교 해직이며 복직한 학교도 같다. 그리고 복직 시기는 (글의 흐름으로 판단할 때) 19943월이다. 19943월에 일어난 역사적 사건은 전교조 해직교사의 복직이다. 이런 사실을 감안한다면 앞에서 예를 든 두 말은 전교조 학교 조직 내부에서 교사 관계와 교사의 욕망을 암시한다.

  “학교 밖 운동을 도모하지만, 거주하는 곳이 섬이어서 말할 곳이 없다”, “지금 더 갈 데가 없다”,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건가?” 하며 번민에 싸이고 내적 고통을 일으킨다. 그러고는 소안 배(선박) 확보를 위한 탄원서 작성과 서명운동을 하고, 섬을 떠나야 할 즈음에 이르러 순수한 사람에겐 고통이 없어야 하는데하고 안타까워한다. “는 박씨 아저씨가 말한 우리 같은 사람순수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같은 사람은 이 섬에 사는 지위가 없고 가난한(겨울엔 일이 없어 산에서 해 온 나무로 불을 지피고 살아가는) 사람들이지만 서로 간에 인정이 흐르는 사람들이다. “는 이런 사람들을 연민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글에는 휴머니즘이 깔려 있다. 하지만 이 글에서 우리 같은 사람은 서로 간에 인정이 흐르는 까닭에 소외된 사람이 아니다. “는 부조리(불합리·배리·모순·불가해) 사회에서 실존하고 싶은 사람이다. 이 글엔 실존주의가 반영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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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

  떨구는 바람, ‘바람이 불면, 바람병이 남아’, ‘병 속의에 동음이의어가 사용되었다.

  이 글에는 색깔(분홍색/진홍/파란) 이미지와 움직임시각적으로 표현한 어휘들(붕 떠서 날더니/붕 띄워 날려버린다/달려간다/회오리치는/쏟아줬다)이 사용되었다. 그리고 호리병이란 말로 시각화하고 있으며, 청각적인 언어들(파도소리/말소리/큰소/바람소리/노크하는 소리/전화 울리는 소리/목소리)도 사용되었다. 이 글엔 노래와 그림으로 분위기를 형성하고 시공간을 이동하면서 사건과 사람들의 사정과 관계를 영화를 보는 듯이 느끼게 하는 표현 기법(무비즘)이 사용되었다.

  “는 자신이 거주하는 호리병같다고 하여 갇힘, 갇힌 곳의 이미지로 새기면서도 소안(所安), 편안한 곳이라고 생각하는 독특한 인물로 그려져 있지만, 실제로 이 섬의 이름이 소안(所安)이어서 왠지 불균형 속의 균형같은 역설적인 뉘앙스가 있다. 한편 불안소안에 연결되어 야릇함을 낳는다.

  ‘별이 빛나던 밤이 흐르는 병 속의 시간3년간이다. 그러나 이 시간의 전체는 갇혀(격리되어) 있으면서도 별이 빛나던 밤이다. ‘이 흐르는 (어둠, 고통/인간의 부조리. 고뇌와 고통과 고독과 불안)’이다. 이런 점에서 이 글은 어두운 고통의 이미지보다는 밝은 빛의 이미지를 더 깊게 새겨낸다. 학생들과 마을 주민들의 배려가 이런 빛의 이미지를 주는 실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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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밖 실화

  「별이 빛나던 밤이 흐르는 병 속의 시간은 글쓴이가 살아간 시간에 실제로 일어난 일을 담은 실화이다. 글 속의 가 글쓴이이며 영태”, “치열도 실명이다.

  비자리에 내가 근무한 소안중학교가 있다. 이 학교에 후박나무가 있으며 학교에서 100미터쯤 떨어진 아래가 바다인데 거기에 방파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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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안도 항일운동

  소안도는 일제 식민지 암흑기에 항일구국의 횃불을 드높게 쳐들었던 곳으로 독립군자금 모급과 노동사·농민운동을 전개하는 한편 사립 소안학교를 만들어 후학을 지도하고 조국의 독립과 광복을 위해 목숨을 바쳤던 곳이다.

  ‘도명소안민불안 산명가학학불래(島名所安民不安 山名駕鶴鶴不來·섬 이름은 편안한 곳이지만 백성은 편안치 않고, 산 이름은 학이 모이는 곳이지만 학은 오지 않네).’

  전남 완도군 소안도에서 일제강점기 애국지사들이 망국의 한을 달래며 읊조렸다는 시구다.

  소안면 소재지인 비자리에는 소안 항일운동 기념탑과 기념관이 들어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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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오교정)_시집

별이 빛나던 밤이 흐르는 병 속의 시간

 

 

    1

  서울 경찰서에서 돌아와 14개월째 되나

  아직 병이 남아 있다. 그러나 어머니가 슬픈 눈으로

  “복직을 안 하면, 어려울 것 같다.” 말 한 때문에.

  32, 석장리로 갔다. 일곱 시 출항할 철선이 흔들린다.

  첫 출근을 할 수 없었다. 폭풍주의보 발효 때문에.

  다음 날, 나는 불안하나 다시 4에 광주에서 동승했다.

  거의 다 와서, 비 오는 캄캄한 공간을 붕 떠서 날더니

  나무에 부딪치고 바로 밑에서 나는 파도소리.

  어머니의 말소리가 들렸다.

  “니가 두 번이나 꿈에 차가 바다로 빠져버려서

  불안하다고 했는디, 천만다행이지.”

  3월 중순에 나는 완도항에서 배를 1시간 10분 타고

  섬에 갈 수 있었다. 다리를 약간 절며 틀니를 끼운 채.

  말도 제대로 안 나오는 사람으로 교단에 돌아와

  첫 출근, 첫 수업을 하였는데…….

  ‘밖으로 나가야 한다.’ 이틀간의 상황 분석에 따라,

  첫 봉급을 탄 돈으로 후문 앞에 길갓방을 빌렸다.

  며칠 후 언덕길에서 민중상회라는 간판을 발견했다.

  “소안도가 옛날에는 독립운동을 했던 땅인디,

  이제 형님이랑 나랑 일을 확실하게 해 나갑시다.”

  4, 교무실 소파에서 큰 소들이 나더니,

  같은 학교 해직 안용주 선생이 다가와 섰다.

  “그래도 나는 해직까지 당했는데…….”

  가을, 따사로운 오후.

  국어 수업할 학급 생각을 하면서 계단을 올라갔다.

  학생들이 의자를 들고 책상 위에 서는 벌을 서고 있다.

  “담임이 선생님 사는 방에 가지 말라고 했어요.”

 

    2

  안 선생이 1년 만에 섬을 떠났다.

  중3이 되어서도 영태와 학교에서 가장 작은 치열이가

  고동을 따다 주거나 바다낚시에 나를 동행시켜주었다.

  캄캄한 밤에는 치열이가 업고 돌아가기도 했다.

  분홍색 바지, 진홍 티셔츠, 가늘고 가벼운 청년을.

  동행한 날 영태가 맛을 캐, 그 부모가 점심을 대접했다.

  ‘말없이 수업하는 애들인데, 나에게 바다생물이나

  낚시에 대해 아는 것을 전하는 걸 보면,

  다른 선생들에게는 말로 표현할 길을 자제해왔겠지.’

  그러나 바람소리. 휙휙 쉭쉭. 학교의 후박나무를 치면서

  노끈으로 건 문을 바람이 덜그럭 덜그럭 건든다,

  비를 동반한 태풍에 일찍 귀가했으나, 문을 열어버린다.

  우산을 쓰고 나간 나를 붕 띄워 날려버린다.

  학교 담에 부딪쳐 나를 떨구는 바람에

  내가 100터쯤 기어서 돌아온다.

  노끈을 매 문을 닫았지만, 무서워서 잘 수가 없다.

  그 후 두 달을 광주에 가지 못해 내 몸이 시들었다.

  박 씨 아저씨가 찾아와 나를 데려가 며칠간 보살폈다.

  95년 가을비 오는 날 저녁. 노크하는 소리.

  빗길에 그릇들을 들고 수줍어하며 영태가 서 있다.

  “이게 뭐냐?”

  “반찬 없잖아요! 주의보 내려서 집에도 못 가시고.”

  영태는 문 밖에 내리는 비에 심정을 실었다.

  “엄마한테 말하고 가져온 거냐?”

  “.” 소리 뒤 영태가, 파란 우산이 빗길로 달려간다.

 

    3

  그 할머니가 다가오더니 민중상회로 들어가자고 권했다.

  “오늘은 제가 한잔 사드릴랍니다. 우연찮게 선생님의

  사연을 들었는디, 남 일이라지만 안타까워집디다.”

  술자리에서 나와 19966월 말경의 10가 넘은 밤,

  언덕길을 걷고 있다.

  39 나는 청년 시절이 사라져가고 있다,

  말할 곳이 없다.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건가?

  나는 별 아래 어두운 언덕 마을을 지나 학교 아래

  방파제에서 호리병 같은 섬, 파도, 바다를 본다.

  ‘별이 빛나는 밤’* 회오리치는 밤, 지금 더 갈 데가 없다.

  전화 울리는 소리. “밥은 먹었냐?”

  어머니 목소리를 오래도록 흡입하고 싶다. 밥이 아니라

  술을 먹었음에도 .”라고 말해버렸지만.

  “뭣보담도 니 약 땜새 걱정이다. 옷도 문제고.

  니 김치도 담아놨는디. 바람이 말도 못하게 불지야?”

  내게 불안을 일으킬 정도로 바람이 불면 나는

  광주 가는 걸 포기하고 소안, 편안한 곳에 남는다.

  바람은 귀에 몸에 형체로 다가와 내 바람을 무너뜨린다.

  “박제 선생 같은 선생은 본 적이 없어. 이 씨도 말했지만.

  우리도 사람 보는 눈은 있어. 우리 같은 사람에게도

  찾아와주. 그런데 고민 있으셔? 살이 너무 빠졌어.”

  순수한 심성을 쏟아줬다. 11월 석양에 찾아온 사람에게.

  박 씨 아저씨는 겨울엔 일이 없어

  산에서 해 온 나무로 불을 지피고 살아가는데.

 

  병 속의 시간*이 흘러 섬을 떠나야 할 즈음에

  나는 이르러 있다. 내가 소안(所安)에서 한 일이

  글쓰기와, 민중상회 주인과 논의한 소안 배 확보를 위한

  탄원서 작성과 서명운동에 불과한데.

  ‘순수한 사람에겐 고통이 없어야 하는데…….’

 

  * The Starry Night : Vincent van Gogh의 그림.

  * Time in a Bottle : Jim CroceFolk rock(1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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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오교정 시집_시간의 색깔은 자신이 지향하는 빛깔로 간다(2020.05.25. 푸른사상)

(‘큰소리는 명사이고, ‘ ’, ‘서른아홉 은 의식의 흐름 속의 말이며, ‘박씨’, ‘이씨는 애칭이다. 이를 큰 소’, ‘10’, ‘39’, ‘박 씨, 이 씨로 출판사 편집자가 임의 오교정해 시집에 인쇄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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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최종교정) 2023-05-30

별이 빛나던 밤이 흐르는 병 속의 시간

 

 

      1

  서울 경찰서에서 돌아와 14개월째 되나

  아직 병이 남아 있다. 그러나 어머니가 슬픈 눈으로

  “복직을 안 하면, 어려울 것 같다.” 말 한 때문에.

  32, 석장리로 갔다. 일곱 시 출항할 철선이 흔들린다.

  첫 출근을 할 수 없었다. 폭풍주의보 발효 때문에.

  다음날, 나는 불안하나 다시 4에 광주에서 동승했다.

  거의 다 와서, 비 오는 캄캄한 공간을 붕 떠서 날더니

  나무에 부딪치고 바로 밑에서 나는 파도소리.

  어머니의 말소리가 들렸다.

  “니가 두 번이나 꿈에 차가 바다로 빠져버려서

  불안하다고 했는디, 천만다행이지.”

  3월 중순에 나는 완도항에서 배를 1시간 10분 타고

  섬에 갈 수 있었다. 다리를 약간 절며 틀니를 끼운 채.

  말도 제대로 안 나오는 사람으로 교단에 돌아와

  첫 출근, 첫 수업을 하였는데…….

  ‘밖으로 나가야 한다.’ 이틀간의 상황 분석에 따라,

  첫 봉급을 탄 돈으로 후문 앞에 길갓방을 빌렸다.

  며칠 후 언덕길에서 민중상회라는 간판을 발견했다.

  “소안도가 옛날에는 독립운동을 했던 땅인디,

  이제 형님이랑 나랑 일을 확실하게 해 나갑시다.”

  4, 교무실 소파에서 큰소리들이 나더니,

  같은 학교 해직 안용주 선생이 다가와 섰다.

  “그래도 나는 해직까지 당했는데…….”

  가을, 따사로운 오후.

  국어 수업할 학급 생각을 하면서 계단을 올라갔다.

  학생들이 의자를 들고 책상 위에 서는 벌을 서고 있다.

  “담임이 선생님 사는 방에 가지 말라고 했어요.”

 

      2

  안 선생이 1년 만에 섬을 떠났다.

  중3이 되어서도 영태와 학교에서 가장 작은 치열이가

  고동을 따다 주거나 바다낚시에 나를 동행시켜주었다.

  캄캄한 밤에는 치열이가 업고 돌아가기도 했다.

  분홍색 바지, 진홍 티셔츠, 가늘고 가벼운 청년을.

  동행한 날 영태가 맛을 캐, 그 부모가 점심을 대접했다.

  ‘말없이 수업하는 애들인데, 나에게 바다생물이나

  낚시에 대해 아는 것을 전하는 걸 보면,

  다른 선생들에게는 말로 표현할 길을 자제해왔겠지.’

  그러나 바람소리. 휙휙 쉭쉭. 학교의 후박나무를 치면서

  노끈으로 건 문을 바람이 덜그럭 덜그럭 건든다,

  비를 동반한 태풍에 일찍 귀가했으나, 문을 열어버린다.

  우산을 쓰고 나간 나를 붕 띄워 날려버린다.

  학교 담에 부딪쳐 나를 떨구는 바람에

  내가 100미터쯤 기어서 돌아온다.

  노끈을 매 문을 닫았지만, 무서워서 잘 수가 없다.

  그 후 두 달을 광주에 가지 못해 내 몸이 시들었다.

  박씨 아저씨가 찾아와 나를 데려가 며칠간 보살폈다.

  95년 가을비 오는 날 저녁. 노크하는 소리.

  빗길에 그릇들을 들고 수줍어하며 영태가 서 있다.

  “이게 뭐냐?”

  “반찬 없잖아요! 주의보 내려서 집에도 못 가시고.”

  영태는 문 밖에 내리는 비에 심정을 실었다.

  “엄마한테 말하고 가져온 거냐?”

  “.” 소리 뒤 영태가, 파란 우산이 빗길로 달려간다.

 

      3

  그 할머니가 다가오더니 민중상회로 들어가자고 권했다.

  “오늘은 제가 한잔 사드릴랍니다. 우연찮게 선생님의

  사연을 들었는디, 남 일이라지만 안타까워집디다.”

  술자리에서 나와 19966월 말경의 가 넘은 밤,

  언덕길을 걷고 있다.

  서른아홉 살 나는 청년 시절이 사라져가고 있다,

  말할 곳이 없다.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건가?

  나는 별 아래 어두운 언덕 마을을 지나 학교 아래

  방파제에서 호리병 같은 섬, 파도, 바다를 본다.

  ‘별이 빛나는 밤’* 회오리치는 밤, 지금 더 갈 데가 없다.

  전화 울리는 소리. “밥은 먹었냐?”

  어머니 목소리를 오래도록 흡입하고 싶다. 밥이 아니라

  술을 먹었음에도 .”라고 말해버렸지만.

  “뭣보담도 니 약 땜새 걱정이다. 옷도 문제고.

  니 김치도 담아놨는디. 바람이 말도 못하게 불지야?”

  내게 불안을 일으킬 정도로 바람이 불면 나는

  광주 가는 걸 포기하고 소안, 편안한 곳에 남는다.

  바람은 귀에 몸에 형체로 다가와 내 바람을 무너뜨린다.

  “박제 선생 같은 선생은 본 적이 없어. 이씨도 말했지만.

  우리도 사람 보는 눈은 있어. 우리 같은 사람에게도

  찾아와주. 그런데 고민 있으셔? 살이 너무 빠졌어.”

  순수한 심성을 쏟아줬다. 11월 석양에 찾아온 사람에게.

  박씨 아저씨는 겨울엔 일이 없어

  산에서 해 온 나무로 불을 지피고 살아가는데.

 

  병 속의 시간*이 흘러 섬을 떠나야 할 즈음에

  나는 이르러 있다. 내가 소안(所安)에서 한 일이

  글쓰기와, 민중상회 주인과 논의한 소안 배 확보를 위한

  탄원서 작성과 서명운동에 불과한데.

  ‘순수한 사람에겐 고통이 없어야 하는데…….’

 

 

  * The Starry Night : Vincent van Gogh의 그림.

  * Time in a Bottle : Jim CroceFolk rock(1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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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30 오전 11:52 (원작 최종교정본: 4/100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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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별이 빛나던 밤이 흐르는 병 속의 시간>의 -나-입은 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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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1994 서울 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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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 반 고흐 , < 별이 빛나는 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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