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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 (창작년도)

나의 무비즘 (122), 실존주의 리얼리즘 (19) 숨은 배 / 박석준

나의 신시 144 숨은 배

나의 무비즘 (122), 실존주의 리얼리즘 (19)

2014-04-16

박석준 /

<개작>

숨은 배

 

 

  쿵, 터덩, 우당탕

  뭔 소리지? 무슨 일이야?

  몸이 휘청거리고 말소리들이 난다.

  가만히 계십시오.

  불안, 의혹, 소스라침, 움직임 들

 

  배가 숨는다.

  숨은 배 속에서 쫓기고

  등 뒤에 빨갛고 노란 회오리치는 하늘,

  목전에 솟아오른 바다, 유리창 바깥 구조되는 사람들.

  진실이 배 밖 세상을 치고 숨고 있다.

 

  숨은 배

  밖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소리

  절규하는 소리

  차갑다!

  바다 속에서 눈물이 떨어지다 사라진다.

 

  살 수 있을까요?

  응. 네 이름은 향기로워서 세월을 거부하니까.

  함께 있고 싶은 사람, 갖고 싶은 것, 주고 싶은 것

  잊지 마라.

  아빠, 엄마, …… 사랑해요, …… 선생님

  가야 할 말이 배 속에서 떠난다.

 

  숨은 배, 숨긴 세월

  기관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화물을 너무 많이 실었다, 방향을 너무 틀었다,

  구조를 하고 있다.

  배 밖, 바다 위에 비가 내리고,

  말소리들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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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24. ∼ 2014-05-23 <원작> + 화물을 너무 많이 실었다,

= 2016.07.04. 10:42.. 2시집_차례-2016-2.hwp <수정 개작>

시집_『거짓 시, 쇼윈도 세상에서』(2016.12.02. 문학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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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2014-05-23

숨은 배

 

 

  쿵, 터덩, 우당탕

  뭔 소리지? 무슨 일이야?

  몸이 휘청거리고 말소리들이 난다.

  가만히 계십시오.

  불안, 의혹, 소스라침, 움직임 들

 

  배가 숨는다.

  숨은 배 속에서 쫓기고

  등 뒤에 빨갛고 노란 회오리치는 하늘,

  목전에 솟아오른 바다, 유리창 바깥 구조되는 사람들.

  진실이 배 밖 세상을 치고 숨고 있다.

 

  숨은 배

  밖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소리

  절규하는 소리

  차갑다!

  바다 속에서 눈물이 떨어지다 사라진다.

 

  살 수 있을까요?

  응. 네 이름은 향기로워서 세월을 거부하니까.

  함께 있고 싶은 사람, 갖고 싶은 것, 주고 싶은 것

  잊지 마라.

  아빠, 엄마, …… 사랑해요, …… 선생님

  가야 할 말이 배 속에서 떠난다.

 

  숨은 배, 숨긴 세월

  기관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방향을 너무 틀었다,

  구조를 하고 있다.

  배 밖, 바다위에 비가 내리고,

  말소리들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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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24 ∼ 2014.05.23. 11:34. 카페 가난한 비_1 <원작 원본>

= 2014.05.29. 22:33. 카페 가난한 비_문병란 시인(선생님)께

― https://cafe.daum.net/poorrain/FB7E/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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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상황

    2014-04-16(수요일), 세월호 침몰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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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나의 생각

  「숨은 배」는 세월호 사건을 실존주의적 리얼리즘 경향으로 형상화해본 것이다. 세월호 사건으로 희생된 사람들의 시공간을(육지에서와는 달리 볼 수 없어서) 섬세하게 알 수는 없다. 배 안의 사람에게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들이 무엇이며 그런 상황으로 죽어가는 사람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바다 위에서 바다 밑으로 사람이 숨어들었기 때문이다.(세월호 사건은 육지에서 이루어진 이태원 참사 사건과는 이런 면에서 다르다.) 그래서 나는 일어난 일의 모양에 대해 최대한 사실적으로 표현하면서 배 안의 사람이 했을 수도 있는 말이 무엇이었는지 상상하여 표현하였는데, 이 표현이 진실이 되길 바랄 뿐이다.

  나는 배 안에서 사람(들)이 생각하는 시간과, 상황이 전개되는 시간이 연속되었음에도 연속되지 않은(단절된) 것임을 나타내기 위한 방법으로 쉼표(, ), 말줄임표(……), 마침표(.)라는 문장부호를 활용하였다. 제목에 ‘숨은’을 넣은 까닭은 시공간을 탄 움직임들이 잠시 만에 바닷속으로 숨어들어서 삶의 아름다움과 삶의 진실이 가려졌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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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 2014-04-28

숨은 배

 

 

  텅, 터더덩 텅

  뭔 소리지? 무슨 일이야?

  몸이 휘청거리고 말소리들이 난다.

  불안, 의혹, 소스라침, 움직임 들

 

  숨은 배

  숨은 배 속에서 잠기고

  등 뒤에 빨갛고 노란 회오리치는 하늘

  절규한다

  엄마아

  절규를 듣고 절규한다

  목숨은 배 속에서

  살아야 해

  말을 하고

  사랑하는 사람 발목에 줄을 매고

  살 길을 걷는다

 

  팽목항에서 바라뵈는 숨은 배

  비가 내린다.

  비가 바다 위를 튀긴다

 

  애들이 살아야 하는데

  아빠, …… 사랑해요, ……

  가야 할 말이 배 속에서 떠난다.

 

  숨은 세월

  숨은 배

  기관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구조를 하고 있다

  말소리들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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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24.∼2014.04.28. 카페 가난한 비_문병란 시인(선생님) (초고)

― https://cafe.daum.net/poorrain/FB7E/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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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리얼리즘 = 사실주의 寫實主義’

  일반적으로 사실주의를 ‘경험적인 현실을 유일한 세계 · 가치 · 방법으로 인식하려는 문예사조’라고 정의한다.

  사실주의(또는 현실주의)는 res(실물)에 어원을 둔 realism의 역어이다. 경험적인 현실 외의 이상적·초월적 세계의 존재 증거가 없다고 보는 일원론적 세계관에서 진리나 진실, 미학적 가치, 예술창작의 방법 등을 뭉뚱그려 통칭한다.

  따라서 이상주의적 경향(고전주의·낭만주의·심미주의 등)과 자의식(自意識)의 절대성 및 회의주의를 바닥에 깔고 있는 모더니즘(modernism)과 대립된다.

  ‘진리’란 현실인식의 과정에서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창작 과정에서 창조되는 것으로 보는, 즉 대응이론(對應理論)이 아닌 통일이론(統一理論)이라는 관점에서 말하는 의식적 리얼리즘(conscious realism), 즉 심리적 리얼리즘이 있다.

  최초의 소개자인 백철은 프롤레타리아 리얼리즘→유물변증법적 창작방법→사회주의 리얼리즘으로서의 변천 과정을 설명하면서, 세계관과 창작 방법의 분리, 그리고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수용 불필요론을 전개한다(‘文藝思潮’, 조선중앙일보, 1933.3.2∼8.).

  폐허와 죽음의 직·간접적 체험, 민족 대이동(월남)으로, 이어령(李御寧)·고석규(高錫珪)에게서 드러나듯이, 모든 문제(근대화, 근대국가, 이데올로기, 문학사조 등)는 실존과 생존에 집중된다

  여기서 삶의 원초적 물음과 탐구가 새로 시작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서, 1950년대의 전후 리얼리즘도 예외일 수 없다. 손창섭(孫昌涉)의 <비오는 날>(1953)을 비롯한 전후 리얼리즘은 실존주의 및 휴머니즘과 결부되어, 당과의 연결고리도 없고 좌우 논쟁도 없이 비로소 역사의 자생적인 성격을 띠게 된다.

  오상원(吳尙源)의 <유예>(1954), 장용학(張龍鶴)의 <요한시집>(1955) 등은 실존주의적 현실 인식을, 황순원(黃順元)의 <학>(1953), 오영수(吳永壽)의 <갯마을>(1953), 이범선(李範宣)의 <학마을 사람들>(1957) 등은 향토적 현실인식을, 월남 난민·전쟁고아·도시빈민·불구자 등을 리얼하게 그린 손창섭(孫昌涉)·이호철(李浩哲)·송병수(宋炳洙) 등은 미래가 차단된 현실인식을, 그리고 최일남(崔一男)은 무력한 서민층의 리얼리즘을 보여 준다.

-한국민족문화대백괏전

  그런데 사전에서는 한국 소설의 경우에 대한 예를 자세히 들고 있을 뿐이다. 한국 시의 경우엔 어떻게 표현한 것이 진짜 리얼리즘(사실주의) 시인지 나는 알지 못해서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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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세월호 침몰 사고_14267_13125_2047, 2014-04-16

  세월호 침몰 사고_14267_13125_2047, 2014-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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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사고_14267_13124_2026, 2014-04-16

  세월호 침몰 사고_14267_13124_2026, 2014-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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