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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 (창작년도)

나의 무비즘 (121), 실존주의 앙가주망 (71), 아방가르드 (51), 시니시즘 (1)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 / 박석준

나의 신시 142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

나의 무비즘 (121), 실존주의 앙가주망 (71), 아방가르드 (51), 시니시즘 (1)

2013-12-24

박석준 /

(원작 교정) (드립해 준다는 / 진행 중인데 / 들었을? / 짠맛이 / 확인해 준)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

 

 

  외롭게 보내실 것 같아서 제가 만나러 갈게요.

  크리스마스 이브에 오진을 만나

  수입 커피를 드립해 준다는 곳을 향해 택시를 탄다.

  철도노조 파업이 진행 중인데

 

  풍암동 커피숍에서 드립한 수입 커피를

  즐기는 마니아들을

  오진은 꾸어다 논 보릿자루처럼 앉아 낯설어했어.

 

  크리스탈 마운틴, 헤밍웨이가 즐겨했다는

  쿠바산 커피 이야기도 하고는

  드립한 탄자니아 에이에이를 권하는 마니아

  곁에 그냥 말없이.

 

  고급 커피에 제대로 매료되려면

  혀를 굴리며 맛과 향을 음미해야죠.

  케냐 에이에이 이 커피는

  약간 신맛이 날 거예요. 그렇죠?

 

  원산지 커피를 드립해 파는 풍암동 커피숍

  마니아는 이 커피에 다 그런 맛을 느끼는가?

  짠맛 같고 칡 맛 같은

  커피에, 마니아에 오진은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약간 짠맛이 느껴지는걸.

  그럴 수도……, 참, 28일 서울

  총파업 결의대회엔 연대해야겠죠?

 

  이렇게 사람을 만나고 나온 나에게

  알아주셨으면 해요, 하고 오진이 말했다.

  저는 낯선 사람과 새로운 관계 맺기를 꺼려해요,

  저는 그저 있는 커피를 마실 뿐이죠.

 

  커피숍에 있는 때 내가 위장되어 있었음을

  확인해 준 건 나의 오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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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30 (들었을 /짠 맛이) <원작>

=↛ 『푸른사상』(2014) (원작 오교정: 꾸어다논/칡맛/느껴지는 걸)

=→ 시집_『거짓 시, 쇼윈도 세상에서』(2016.12.02.) (들었을?/짠맛이) (원작 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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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2013-12-30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

 

 

  외롭게 보내실 것 같아서 제가 만나러 갈게요.

  크리스마스 이브에 오진을 만나

  수입 커피를 드립해준다는 곳을 향해 택시를 탄다.

  철도노조 파업이 진행중인데

 

  풍암동 커피숍에서 드립한 수입 커피를

  즐기는 마니아들을

  오진은 꾸어다 논 보릿자루처럼 앉아 낯설어했어.

 

  크리스탈 마운틴, 헤밍웨이가 즐겨했다는

  쿠바산 커피 이야기도 하고는

  드립한 탄자니아 에이에이를 권하는 마니아

  곁에 그냥 말없이.

 

  고급 커피에 제대로 매료되려면

  혀를 굴리며 맛과 향을 음미해야죠.

  케냐 에이에이 이 커피는

  약간 신맛이 날 거예요. 그렇죠?

 

  원산지 커피를 드립해 파는 풍암동 커피숍

  마니아는 이 커피에 다 그런 맛을 느끼는가?

  짠맛 같고 칡 맛 같은

  커피에, 마니아에 오진은 어떤 생각이 들었을

 

  약간 짠 맛이 느껴지는걸.

  그럴 수도……, 참, 28일 서울

  총파업 결의대회엔 연대해야겠죠?

 

  이렇게 사람을 만나고 나온 나에게

  알아주셨으면 해요, 하고 오진이 말했다.

  저는 낯선 사람과 새로운 관계 맺기를 꺼려해요,

  저는 그저 있는 커피를 마실 뿐이죠.

 

  커피숍에 있는 때 내가 위장되어 있었음을

  확해준 건 나의 오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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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30. 09:20. 카페 가난한 비_1 (들었을 /짠 맛이/오타 ‘확’)<원작 원본> =

 https://cafe.daum.net/poorrain/Ewta/119

= 2013.12.31. 10:51. 카페 가난한 비_문병란 시인(선생님)께

 https://cafe.daum.net/poorrain/FB7E/45

=↛ 2014-09-30 (오교정: 꾸어다논/칡맛/느껴지는 걸.) 『푸른사상

=↛ 2016-12-02 (교정: 들었을?/짠맛)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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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상황

    2013-12-24(화). 광주시 풍암동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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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객관적 해석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

 

  오진 ①5塵 : 중생의 번뇌를 일으키는 5가지 더러움(색욕, 향욕(냄새), 미욕(맛), 촉욕(감각․말초), 성욕(소리) ) ②더러운 먼지(汚塵) ③병을 잘못 진찰함(誤診)

    ※의인화시킨 사람 이름인 듯

  마니아 : mania 狂氣, 熱狂, 열중. 한 가지 일에 열중하는 자. 열광자.

  이 시에는 시적 화자인 자신과 동행자 오진, 방문자 마니아 이 3인들의 무엇인가 엇박자를 이루고 있는 현실적 인식 철도노조에 대한 후원이나 동정적 호응 파업 등의 일로 만나 커피를 나누는 장면(사실상 심각한 파업과 그에 대처하는 사람들의 의식적 상태에 대한 오진(잘못 판단)과 빗나간 열광자 마니아에 대한 시니시즘적인 시인 듯? 전국적으로 대규모 철도 파업이 진행중인데 교원노조인 시적 화자는, 그 위기상황이나 싸움판과는 다른 풍향동 커피숍 풍경을 대조로 보여주는 데 이 시의 어떤 핵심(의도가 있는 듯하다) 커피를 즐기는 마니아와는 달리 오진은 거기에 동화되지 못한다. 그래서 꾸어다놓은 보릿자루라 비유하고 있다. 커피에 대한 애호가들 상당히 전문적이고 주로 해외 수입품으로 그 입맛이 최고 경지에 오른 사람들이다. 관찰자인 시적 화자도 아주 엉뚱한 커피 딜러땅트가 되어 어색한 것은 오진이와 동일하다. 전교조 노조나 철도파업 노조나 시대적 여건상 위기에 처한 것 같지만 그 현실인식은 같지 않음을 시적 화자와 오진은 오진(誤診)한 현실인식을 약간 시니시즘적 풍자나 비아냥거림으로 표현한 것 같다. 박석준 시인이 잘 다루는 약간 방관자적 현실 인식의 지적 자의식이 나타난 시가 아닌가. 수준작이 분명하고 사회성과 예술성이 융합이라기보다는 엇박자를 이루는 그 속에 어떤 묘미가 있고 박석준의 현실의식의 거처를 짐작케 한다. 인생은 자기의 능력만큼 대처하고 사는 것 분수를 안다는 것이다. 자신의 능력 그 이상은 허풍이거나 과대망상이거나 거짓일 것이다. 전교조 자신들의 앞가림도 어려운 시점에서 철도노조 동정파업이나 협조가 가능할 것인가? 외제 수입 커피를 즐기는 狂的(광적)인 커피도락가를 만나서 전교조의 현실이나 철도파업의 현실에 어떤 힘을 보탤 것인가. 여기서 지식인의 自嘲的(자조적)이며 자아비판적인 자의식이 이 시의 기본적인 정서적 분위기인 것 같다.

  나의 경우도 어떤가. 이미 교육현장도 떠났고 모든 곳에서 이미 퇴임한 늙은이, 모든 과거의 의자나 자리는 모두 무인 상태다. 뉴스 보기마저 힘들고 벅차다. 그러나 크리스마스이브에 TV 채널에서 스쿠리지 영화 크리스마스 특집으로 관람했다. 전교조 젊은 교사보다 더 먼 거리에 서 방관자이긴 마찬가지다. 서울 갈 때 공으로 가는 KTX 무료승차 못하고 돈 들여 버스로 갔으니 또 손해까지 본 터이다. (민주화유공자는 1년 6회 무임승차 나머지는 반액에 탄다.) 버스보다 더 싸게 갈 수 있는데 파업으로 이용을 못 했다.

  시감상을 작자의 의도와 맞지 않게 했을 수도 있다. 그것은 오진이 동료 교사 실명일 수 있다. 그러나 나는 그것을 의인화시킨 인명(관념을 상징화시켜) 메타퍼로 본 것이다. 실명이든 아니든 나, 오진이, 커피 애호가 마니아, 세 사람의 설정은 전교조, 철도파업, 그 소속이긴 하나 자신의 능력을 과소평가하거나 현실적 입장에서 체질상 노조원으로 적극적이지 못한 자아에 대한 자의식(사실은 이 자의식이란 열등의식의 일종으로 자신의 내부에서 밖으로 나아가 적극적 대처가 어려워 스스로 자신을 뜯어먹고 사는 自虐(자학)이나 잠재된 complex와 관련이 있다. 1930년대 우리나라의 초현실주의 심리적인 Modernism인 李箱(이상)의 자의식이 바로 그런 것이다. 한국의 지식인은 좁은 남한이라는 한계상황에 갇혀 있는 인질 같은 의식의 고통을 안고 살고 있다. 그것을 시에서 극복하면 저항시가 되겠는데, 어떻게 이 미국의 점령하에 있는 new right 세계에서 自我가 현실에 와서 활력소를 얻을 수 있는가. 커피를 마시는 사람과 어울리지도 못하고 철도노조와도 어울리지 못하고 또 그 외제 커피의 맛을 거부하지도 못하고 점점 America가 파놓은 그들의 중독된 4S문화에 길들여 사는 게 아닐까. 설사 이것을 거부하고 큰 소리쳐봐야 어디서 반향이나 올까.

  박석준 시인. 나의 시나 석준 시인의 시나 그 의식 구조는 너무나 같으나 한 사람은 아직 현장에 있고 나는 퇴임자라는 차이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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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 6. 문병란. 2014-01-06.hwp (해석)

https://cafe.daum.net/poorrain/FB7E/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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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작 노트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은 2013년 12월 24일에 광주에서 나(박석준)와 관련하여 실제로 있었던 일을 담은 실화를 시 형식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 글은 “오진”이라는 어휘에서 아방가르드를 낳는다. “오진”은 “꾸어다 논 보릿자루”(여럿이 모여 이야기하는 자리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한옆에 가만히 있는 사람)로 자신을 여겨지게 하면서도 “낯선 사람”과 “마니아”와 대조되는, “낯선 사람”과 “마니아”를 비판하는 존재가 되기 때문이다. “오진”은 ‘실제로는 외국 문화에 열중하는 마니아이면서 겉으로는 국내 현실 문제에 매우 관심 있어 보이지만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형식적으로 참여하는 사람’을 “낯선 사람”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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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오교정) 2014-09-30 『푸른사상』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

 

 

  외롭게 보내실 것 같아서 제가 만나러 갈게요.

  크리스마스 이브에 오진을 만나

  수입 커피를 드립해준다는 곳을 향해 택시를 탄다.

  철도노조 파업이 진행 중인데

 

  풍암동 커피숍에서 드립한 수입 커피를

  즐기는 마니아들을

  오진은 꾸어다논 보릿자루처럼 앉아 낯설어했어.

 

  크리스탈 마운틴, 헤밍웨이가 즐겨했다는

  쿠바산 커피 이야기도 하고는

  드립한 탄자니아 에이에이를 권하는 마니아

  곁에 그냥 말없이.

 

  고급 커피에 제대로 매료되려면

  혀를 굴리며 맛과 향을 음미해야죠.

  케냐 에이에이 이 커피는

  약간 신맛이 날 거예요. 그렇죠?

 

  원산지 커피를 드립해 파는 풍암동 커피숍

  마니아는 이 커피에 다 그런 맛을 느끼는가?

  짠맛 같고 칡맛 같은

  커피에, 마니아에 오진은 어떤 생각이 들었을

 

  약간 짠맛이 느껴지는 걸.

  그럴 수도……, 참, 28일 서울

  총파업 결의대회엔 연대해야겠죠?

 

  이렇게 사람을 만나고 나온 나에게

  알아주셨으면 해요, 하고 오진이 말했다.

  저는 낯선 사람과 새로운 관계 맺기를 꺼려해요,

  저는 그저 있는 커피를 마실 뿐이죠.

 

  커피숍에 있는 때 내가 위장되어 있었음을

  확해준 건 나의 오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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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30 (들었을 /짠 맛이) <원작>

=↛ (오교정: 꾸어다논/칡맛/느껴지는 걸) 『푸른사상』 vol.20/2014 가을호(2014.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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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박석준_43k_출판기념회_광주 민중항쟁 강당 2013-02-26 오후 4:28

  박석준_43k_출판기념회_광주 민중항쟁 강당 2013-02-26 오후 4:28

    [20130226_박석준 선생님 시집출간기념]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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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ngKong_광주 풍암동 킹콩커피

  KingKong_광주 풍암동 킹콩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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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2월 19일  한국철도공사 노조 파업

  2013년 12월 19일 한국철도공사 노조 파업

    2013년 12월 19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시위. 노조측 추산에 따르면 약 1만 명이 시위에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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