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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 (창작년도)

나의 실존주의 모더니즘 (61) 외면外面 / 박석준

나의 신시 143 외면外面

나의 실존주의 모더니즘 (61)

2014-03-01

박석준 /

(교정) 2016-07-04 (찾아갔지요 / 하시오. / 오천만 원)

외면外面

 

 

  나는 그 사람의 드러나 보이는 모습을 자주 대하여서

  다시 나를 부르는 그 사람을 찾아갔지요.

 

  그러곤 귀가하여 자야 하는 밤

  그의 외면이 머리를 어지럽히더니

  나를 대하여 속내도 털어 말 나누던 어느 날들의 모습을 떠올렸어요.

 

  요 동네가 시가가 있어선지 괜찮은 동네여라.

  뒤쪽에 천변길 알죠, 산책을 가는데 꽃들이 풀들이 얼마나 예쁜지 아요?

  아파트 앞 푸르른 잎나무들 사잇길로 나가면서 말 건네던 그의 모습

  카페로 함께 가면서, 어떻게 지내요, 말을 나누던 사람의 모습

 

  다시 불러 찾아간 사람 되어 카페에, 바로 앞자리에 앉았어요.

  그냥 머리 식힐라고 부른 거요, 차 한 잔 하시오.

  간편하게 두어 번 말 건네고는

  곧바로 스마트폰에 굴러가는 눈과 손은

 

  신경 쓸 일이 아닌가요?

  가난한 사람이라 차가 없다는 것을

  택시를 타고 본인 아파트가 있는 동네, 카페로 찾아간다는 것을

 

  나는 가치가 하락된 것인가,

  나는 가치를 상실한 것일까, 10분이 말없이 간 것 같아.

  꽃도 풀도 좋아하는 사람이 핸드폰을 좋아하는 것인가?

  말을 기다리며 일어나는 생각 사이로 커피를 마신다는 것을

 

  카카오톡을 하는 건가? 뭘 찾고 있는 걸까……, 통화를 한다!

  커피 다 마셨소? 갑시다, 커피값은 내가 내요.

  핸드폰을 닫은 사람, 그 외면을 그제야 인지하는데

  오천만 원은 만들어 놔야 될 거요. 은퇴 후에 사람도 만나고 살려면.

 

  헤어지면서 하는 말이

  너는 살 만한 돈이 있냐? 드러내어 쓸 만한 내면이 있는 사람이냐?

  인간의 밖으로 나타나지 않은 추상적인 속 부분을 생각하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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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05  2016-07-02 (찾아 갔지요./하시 /오천만원) <원작>

= 2016.07.04. 10:42.. 2시집_차례-2016-2.hwp <원작 원본>

=→ (교정: 찾아갔지요./하시오./오천만 원) 시집_『거짓 시, 쇼윈도 세상에서』(2016.12.02. 문학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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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상황

    2014-03-01. (토) 광주시 동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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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사정과 표현

  「외면」은 가난하고 허약하고 결혼하지 않은 내가(박석준이) 2014년 3월 1일, 토요일에 겪은 일과 내게서 일어난 생각들을 담은 실화를 시 형식으로 적은 것이다. 나는 ‘때로 소외란 한 사람이 아는 사람에게 정보의 교류 없이 외면만 남기는 날(외로움을 주는 날)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때로 소외란 조금 부유한 사람이 가난한 사람에게 부자유와 구속됨과 가난함을 느끼게 하는 날부터 시작된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 글은 이런 소외를 낳는 인간관계(현실)와 함께 ‘스마트폰’의 위력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담은 것이며, 인물들 사이에서 펼쳐진 사정과 소외 상황을 무비즘 기법으로 표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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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 2014-03-05

외면

 

 

  알 수 없어요, 귀가하여 자야 하는 밤 잠을 못 이루는 나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남았을 뿐

  그리움을 남게 한 이의 모습을 잘 떠올려내지 못하는 나를.

 

  봄이 오면 잎이 나던 나무

  가을이 스쳐가면서 잎 잃어도

  다시 봄이 오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서 있는데

 

  신경쓸 일이 아닌가요?

  가난한 사람이 택시를 타고

  그 아파트 앞 나무, 그 카페까지 찾아간다는 것은

 

  앉은 자리에서 스마트폰에 굴러가는 눈과 손을

  찾아간 가난한 사람이

  돈의 힘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목마른 사람이 샘을 판다지만

  누가 무엇에 목이 마른 건지

  그렇게 앉은 자리에선, 알 수 없어요.

            -- 2014년 3월 5일. 박석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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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05. 10:01. 카페 가난한 비_문병란 선생님(시인)께 (초고)

 https://cafe.daum.net/poorrain/FB7E/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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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 객관적 해석

  「외면」이란 신작시 초고도 대하게 되어 詩心(시심)의 건재를 확인하였고 특이한 제재에다 요즈음 박석준 시인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시여서 감명이 크오. 값싼 친절이나 예절보다 오히려 부정적 정서가 담긴 ‘외면’이란 말이 나의 졸시 씀바귀의 독백 ‘싫어서’와 통하는 것은 우리들 가슴 한 켠에 같은 Anti적 숨결이 스며 있는 듯이 느껴지오. 잠 못 이루게 하는 것이 그리움 탓일까, 그렇다면 그리움을 남게 한 모습 그 대상은 누구일까. 불평 한마디 없이 한 자리에 서서 묵묵히 계절을 바꿔 입는 나무, 그도 누군가를 그리워하거나 미워하는 것일까. 비정물에 감정을 이입하여 나무에 말을 건다 해도, 무슨 소용이 될까. 그 나무도 생명체이지만 그 존재방식은 결코 같지 않으니, 그는 시인의 고독이나 슬픔은 알 까닭이 없을 터이오. 그 아파트 앞 나무, 그 카페까지 찾아간 시인은 나무가 아니라 사람이었을 것을 유추해 보오. 스마트폰의 위력에 의해 그날의 수업 얼마를 축냈지만 그날의 소득은 무엇이었을까. 얼마쯤의 우정, 얼마쯤의 고독, 목마른 것은 해결된 것인지, 해명 없는 「외면」이란 단어만 날 신경 쓰게 하오. 신경 쓸 일이 아니라고 알 수 없어요라고 여전히 시적 화자와 독자는 아무 소득도 없이 또 외면당한 듯하오.

― 2014-03-12. 문병란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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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면

―석준의 시에 화답함 / 문병란

 

 

  작년에 핀 매화나무 앞에 가서

  그 이쁜 꽃에게 아는 체를 했더니

  핑 돌아앉아 외면해 버리오.

 

  구면인 듯싶어

  우리말로 수작을 건넸지만

  고개를 도리도리 저어 버리오.

 

  섭섭한 마음을 안고 돌아서려니

  무언가 아쉬어 한숨을 쉬었소.

 

  그날 저녁 집에 오니

  아내도 부재중

  방가운데 탁자만 동그마니 놓여 있소.

 

  회갑 때 찍은 사진만

  한없이 외로워 보이는데

  오늘은 모두 다 날 외면해 버리오.

 

  따르릉 그 때 전화가 울렸소

  누군가 나를 찾는 것이오.

 

  매화야 매화야

  봄바람에 속지 말아

  내일 다시 찾을 때까지 기다려 주렴!

        ― 2014-03-12. 문병란 (화답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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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4. 22:01. 카페 가난한 비_2014-03-12

 https://cafe.daum.net/poorrain/FB7E/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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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광주시 Tony Coffee. 2013-02-27 오후 8:55 1361966129813

  광주시 Tony Coffee. 2013-02-27 오후 8:55 1361966129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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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Tony Coffee. 2013-02-27 오후 8:55 1361966126602

  광주시 Tony Coffee. 2013-02-27 오후 8:55 1361966126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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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운암동 카페 Cafe Pascocci. 20220713_120006 _poorrain

    광주시 운암동 카페 Cafe Pascocci. 20220713_120006 _poor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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