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신시 63 사람을 그리다가
나의 실존주의 아방가르드 (11), 이미지즘 (4)
2003-02-04
박석준 /
사람을 그리다가
낙엽이 쌓이던 길, 소록소록 눈이 내려앉던 길
위에 떠오른 커튼
조그맣고 버려진 듯이 가려진
커튼!
고독이 달아 놓은 커튼
길엔 사람들이 거닐고
그 커튼 속엔 만나야 할 사람이 거닐고 있다.
한 사람이
한 사람을 그 커튼 뒤에서 그려 보고
한 사람이 한 사람의 길을
그 커튼 뒤에서 지켜본다, 어느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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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2.04. 01:14 (초고)
∼ 2015.01.15. 12:28. 카페_문병란 시인(선생님)께 <원작 원본>
= 시집_『거짓 시, 쇼윈도 세상에서』(2016.12.02. 문학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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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가상 상황(2003-02-04. 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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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객관적 평가
현대인의 고독은 무섭고 큰 病(병)이라는 생각이 드오. ‘커튼’, 집에는 으레껀 있는 것으로만 생각했는데 석준 시인의 시를 보니 사람과 사이를 막는 벽(고독)이라는 생각이 드오. 카프카의 변신에서처럼 사람이 벌레(갑충)로 변할 수 있는 것이 고독이 아닐까 생각이 드오.
창은 소통을 위해 벽과 벽 사이에 낸 문인데, 그것을 다시 커튼으로 가려버린 것 그 내부(방)를 지켜주고 싶은 의도, 방의 용도나 기능에 의하여 생겨났으리란 생각.
‘한 사람이
한 사람을 커튼 뒤에서 그려 보고
한 사람이 한 사람의 길을
그 커튼 뒤에서 지켜본다, 어느 날.’
고독, 그것이 육체의 병인지, 마음의 병인지, 위안의 말이 잘 생각나지 않으오. 가족이 없는 사람의 고독과 달리 가족 속의 고독이 더 크다 하오. 쓸쓸함, 남이 주는 게 아니라 자신이 만드는 것인 것이라 생각되오. 요즈음 불도 잘 나고 살인도 잘 나고 전쟁 아닌 전쟁인지 자살도 많이 하고 아무튼 사는 일이 쉽지 않고 힘이 드는 세상 같군요. 마음 잘 먹어야 살아남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드오.
― 2015. 1. 22. 문병란 시인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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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 모호성, 아방가르드
「사람을 그리다가」의 “커튼”은 어떤 것일까? 이 글의 “커튼”은 “떠오른 커튼”이면서 “버려진 듯이 가려진 커튼”이어서(“떠오른”이 “가려진”과 상충하여서) “커튼”이 어떤 것인지 의미가 모호하다. “고독”이 달아놓은 이 “커튼”은 ‘커튼 속’이 있다. “커튼 속”은 “커튼 뒤”하고는 표현도 다르고 담고 있는 내용도 다르다. “커튼 뒤”에는 지켜보는 “한 사람”이 있고 이 “한 사람”이 “만나야 할 사람” 즉 다른 “한 사람”이 “커튼 속”에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커튼 뒤에서 지켜본다, 어느 날.”로 끝나버려서 이 글(내용)이 모호해진다. 지켜보는 것이 상상이기 때문이다. 이 글이 형상화한 커튼은 ‘투명 유리 상자 같은 커튼’이다. 그러면서도 ‘유리 상자’는 아닌 커튼이다. 이 글에 사람이 거니는 공간은 ‘길’과 ‘커튼 속’이라는 두 가지이고, 글에 흘러가는 공간은 이 두 가지와 ‘커튼 뒤’, 이 세 가지이다. ‘고독은’ ⓐ‘커튼 뒤’ “한 사람”의 것일 수도 있고, ⓑ‘커튼 속’ “한 사람”(= 만나야 할 사람)의 것일 수도 있다.
이런 요소들이 이 글에 모호성을 만들고, 아방가르드 경향을 낳는다. 그러나 “한 사람”이 “만나야 할 사람”에게 가지 못하는 것, 즉 “만나야 할 사람”이 지켜보는 “한 사람”을 버렸다는 것을 짐작하게 한다. 이 글의 “커튼”은 사람과 사이를 막는 벽(고독)을 의미한다. 현대사회에서는 남들이 보기엔 어느 두 사람이 매우 친밀한(투명한) 관계로 지내는 것 같아도 실제로는 둘 중 어느 한 사람이(혹은 둘 다) ‘유리로 된 커튼 같은 벽’을 쳐버렸음을 어느 날 문득 깨닫게 한다. 그리하여 ‘삶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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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 2003-02-04
사람을 그리다가
고흐의 그림 같은 커튼
조그맣고 버려진 듯이 가려진
커튼!
고독이 깔아 놓은 커튼
길엔 사람들이 거닐고
그 커튼 속엔 만나야 할 사람이 거닐고 있다.
한 사람이
한 사람을 그 커튼 뒤에서 그려 보고
한 사람이 한사람의 길을
그 커튼 뒤에서 지켜본다, 어느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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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2.04. 01:14. 카페 내 시절 속에 살아 있는 사람들_사람을 그리다가 (초고)
→ https://cafe.daum.net/poorrainman/TS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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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P2220036 나+일선. 목포. 2004-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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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31_12:13. 푸른마을 카페 머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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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10_14:18. 푸른마을 카페 머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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