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신시 62 첫눈 내린 날
나의 무비즘 (55), 실존주의 모더니즘 (16)
2002-11-04(월)
박석준 /
<원작> 2008-09-06 (남을까 /아이에게 매를)
첫눈 내린 날
새벽, 어두운 길을 나서다가 휘날리는 것이 눈이라는 것을 안다.
세월과 사람을 생각한다.
어제는 제자 창석이 내려와, 고교 시절의 꿈이기에 자신은 지금 여기에 있는 거라고, 12년 세월을 말했다.
세월 속에 운동과 운동하던 사람들은 어디로 다 가 버렸을까,
그 방향을 알 수 없다며, 자기 삶을 한 가지로 쌓아 가면 되지 않느냐고도 말했다.
이런 쉬운 말이 삶의 한 답변으로 족할 만큼 되어 버린 현재는 과연 빛깔이 있는가, 돌아서는 길에 자문해 본다.
오늘은 다시 흐르고 퇴근하던 길에 일부러 눈을 맞는다.
밤 8시가 넘자 흐르는 눈 속에 거리의 불빛들이 반짝인다.
‘하얀 눈이 온다구요’ 노래를 흥얼거리다 살아갈 날을 생각한다.
내일은 어떻게 출근할까. 결빙되어 버스가 다니지 않는다면 학교가 얼마나 아름답고 값진 기억으로 남을까
‘나=박석준=거지! 사람, 슬프게 하지 마.’
야간자율학습하고 가라는 말 배반하고 도망간 6명의 아이에게 매를 때리고 눈물을 흘린다.
이제 한 사람씩 버리겠다, 잊어버리겠다고 갑작스레 칠판에 썼던 말, 지우고 퇴근했는데, 어쩐지 지울 만한, 잊어버릴 만한 아이들도 어느덧 다 사라진 듯하다.
한순간이라도 의미 있는 것이 있다면, 하고 바랄 뿐 첫눈은 오늘뿐이다.
내일 눈이 온다 해도 그저 눈 속에 나는 서 있을 테지. 아무 기대할 것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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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0-15 ∽ 2008.09.06. 10:50.메. 박석준-08종합1.hwp <원작 원본>
= 『석사학위 작품집』(20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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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상황
2002-11-04 첫눈 내리는 오늘 새벽, 광주시 유동
2002-11-03(어제) 광주에서 창석을 만난 일 회상 (어제는 ∽ 자문해 본다.)
2002-11-04. 첫눈 내리는 오늘 퇴근 후, 광주시 유동 거리 (오늘은 ∽
2002-10-12 목포 학교에서 일어난 일 회상 (‘야간자율학습하고 ∽ 흘렸는데.) 오늘(10-12) 아침에
2002-11-04. 첫눈 내리는 오늘 퇴근 후, 광주시 유동 거리 상념 (첫눈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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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11-04 (오늘. 3.0mm. 월. 소낙성진눈깨비, 광주)
11-08. 소낙성진눈깨비,소낙눈(금), 5.0mm
11-09. 소낙성진눈깨비,소낙눈(토), 1.5mm
11-08/09 (진눈깨비. 목포. 0.5mm)
― https://www.weather.go.kr/w/obs-climate/land/past-obs/obs-by-day.do?stn=156&yy=2002&mm=11&obs=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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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객관적 해석
나(박석준)는 2003년의 (초고)를 바탕으로 하여 2008년 9월에 완성한 <원작> 「첫눈 내린 날」을 『석사학위 작품집』(2009.08.)에 수록했다. 그 후 <원작>은 시집에 수록하는 과정에서 수정 개작되었는데 “오늘”이 삭제되지 않은 채로 출판되었다. 이 <수정개작> 「첫눈 내린 날」은 ’시상의 전개에서 ‘지난날 회상’과 ‘오늘의 흐르는 시간’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문제점을 보여준다. “오늘 아침에 매를”에 들어간 “오늘”이란 어휘가 그렇게 만들어 버린다. 이 “오늘”이 삭제되어야 했는데, 이것 때문에 어색한 흐름이 되어버렸다.
나의 (초고)는 실화를 담은 것이다. (초고)는 현재 시점이2002년 11월 4일(오늘)이며, 오늘 진행된 일과 상념으로 구성되었다. 상념 속에는 두 개의 날(하루 전에 ‘창석’과 함께한 시간, 한 달쯤 전인 10월 12일 담임한 반 아이들과 함께한 시간)이 회상으로 스며들었다. 나(박석준)는 일들을 겪고 ‘사람이 지향한 시간은 나 아닌 타자로 인해 굴절된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초고)를 썼다. 그리고 이것에 조금 생각을 추가해 <원작>을 완성했다.
사람은 충격적인 사건으로 인간관계에 대해 판단을 하고 그 판단을 여과 없이 즉석에서 말로 표현함으로써 새로운 국면을 만들어낸다. 이것이 좋은 국면인지 나쁜 국면인지는 나중에 알게 되며 나쁜 국면에 이르렀다고 생각했을 때 후회하거나 반성한다. 이런 시간을 <원작>에서는 “이제 한 사람씩 버리겠다, 잊어버리겠다고 갑작스레 칠판에 썼던 말, 지우고 퇴근했는데, 어쩐지 지울 만한, 잊어버릴 만한 아이들도 어느덧 다 사라진 듯하다.”라는 표현으로 보여준다. <원작>은 ‘삶과 인간관계’, ‘감정과 말’을 조율하면서 살아야 자신이 지향하는 실존에 이를 수 있음을 암시한다.
<수정개작>엔 “‘사람 슬프게 하지 마. 사람을 슬프게 하는 사람은 버리고 싶으니까’라고 칠판에 써놓고 눈물을 흘렸는데.”라는 표현으로 ‘슬픈 일’을 겼었다고 생각하는 “나”의 모습이 구체적으로 그려졌다. 그리고 “나”의 반성(“나는 부족한 사람이다,”)과 아이들에게 ‘굴곡을 겪게 한 시간’이 아이들에게 “아름다운 청년 시절”로 남기를 바라는 마음이 표현되었다.
“나”는 출근길에선 제자하고의 일을 회상했고, 퇴근길에서는 반 아이들과의 일을 회상하고 상념을 일으킨다. <원작>, <수정개작> 두 가지 글은 “나”가 움직임에 따라 시공간이 이동해서 변화한 상황을 펼쳐내는 무비즘 기법을 담아 시 형식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 글들은 “자기 삶을 한 가지로 쌓아 가면 되지 않느냐” 하여 삶(실존)의 문제를 스쳐간다.
이 두 가지 글은 2002년 11월 4일 첫눈 내리는 날에 광주 유동 거리에서 나(박석준)에게 실제로 흘러간 사건과 시간이 담긴 실화이다. 나(박석준)는 광주에 이날 첫눈 내리는 새벽에 목포(전남제일고)로 출근하려고 광주 유동 새벽 거리를 걸었다. 이날 퇴근하여 광주 유동 거리를 다시 걷고 있는데, 시간은 밤을 만들었다. 당시 45살 나는 고등학교 2학년 1반 담임선생이었다. 그 시절엔 ‘이 학교 학생은 자신이 원하지 않아도 야간자율학습을 해야 한다.’라는 규정은 없지만, 자신의 뜻대로 살고 싶은 시간을 만들려고 말없이 야간자율학습을 하지 않고 학교 밖으로 가는 아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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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신시 62-1
<원작 수정 개작>=시집 버전 (남을까./아이에게 오늘 아침에 매를)
첫눈 내린 날
새벽, 어두운 길을 나서다가 휘날리는 것이 눈이라는 것을 안다.
세월과 사람을 생각한다.
어제는 제자 창석이 내려와, 고교시절의 꿈이기에 자신은 지금 여기에 있는 거라고, 12년 세월을 말했다.
세월 속에 운동과 운동하던 사람들은 어디로 다 가 버렸을까,
그 방향을 알 수 없다며, 자기 삶을 한 가지로 쌓아 가면 되지 않느냐고도 말했다.
이런 쉬운 말이 삶의 한 답변으로 족할 만큼 되어버린 현재는 과연 빛깔이 있는가, 돌아서는 길에 자문해 본다.
오늘은 다시 흐르고 퇴근하던 길에 일부러 눈을 맞는다.
밤 8시가 넘자 흐르는 눈 속에 거리의 불빛들이 반짝인다.
‘하얀 첫눈이 온다구요’ 노래를 흥얼거리다 살아갈 날을 생각한다.
내일은 어떻게 출근할까. 결빙되어 버스가 다니지 않는다면 학교가 얼마나 아름답고 값진 기억으로 남을까.
야간자율학습하고 가라는 말 배반하고 도망간 6명의 아이에게 오늘 아침에 매를 때리고 ‘사람 슬프게 하지 마. 사람을 슬프게 하는 사람은 버리고 싶으니까’라고 칠판에 써놓고 눈물을 흘렸는데.
첫눈은 오늘뿐이다. 내일 눈이 온다 해도 그저 눈 속에 나는 서 있을 테지. 나는 부족한 사람이다, ……. 애들 곁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을 테지. 아름다운 청년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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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0-15 ∽ 2008-09-06 <원작>
∽→ 2013-01-06 오전 6:01. 박석준-시집 최종본 2013년1월5일-2(내가 모퉁이로 사라졌다가).hwp <원작 수정 개작 원본>
=→ (띄어쓰기 교정 ‘야간 자율’) 시집_『카페, 가난한 비』(2013.02.12. 푸른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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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2) 2003-10-17
첫눈 내린 날
새벽, 어두운 길을 나서다 휘날리는 것이 눈이었음을 안다,
세월과 사람을 생각한다,
어제는 제자 창석이 내려와,
고교 시절의 꿈이기에 자신은 지금 여기에 있는 거라고
12년 세월을 말했다.
세월 속에 운동과 운동하던 사람들이 어디로 가 버렸는지
그 방향을 알 수 없다며
자기 삶을 한 가지로 쌓아가면 되지 않느냐,
이런 쉬운 말이 삶의 한 답변으로 족할 만큼 되어 버린
현재는 과연 빛깔이 있는가
돌아서는 길에 자문해 본다.
오늘은 다시 흐르고
퇴근하던 길에 일부러 눈을 맞는다.
밤 8시가 넘자 흐르는 눈 속에
거리의 불빛들이 반짝인다.
‘하얀 눈이 온다구요’ 노래를 흥얼거리다
살아갈 날을 생각한다.
내일은 어떻게 출근할까
결빙되어 버스가 다니지 않는다면
학교가 얼마나 아름답고 값진 기억으로 남을까
‘나=박석준=거지!
사람
슬프게 하지 마.’
야간 자율학습 하고 가라는 말 배반하고
도망간 6명의 아이에게 매를 때리고
눈물이 맺혀 흐른다.
이제 한 사람씩 버리겠다.
잊어버리겠다고 갑작스레 칠판에 썼던 말
지우고 퇴근했는데,
어쩐지 지울 만한, 잊어버릴 만한
아이들도 어느덧 다 사라진 듯하다.
한순간이라도 의미 있는 것이 있다면……
하고 바랄 뿐,
첫눈은 오늘뿐이다.
내일 눈이 온다 해도 그저 눈 속에 나는 서 있을 테지.
아무 기대할 것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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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0-15 ∽ 2003.10.17. (초고 2)
= 2003.10.19. 17:09. 카페 가난한 비_첫눈 내린 날 (초고 2 원본)
→ https://cafe.daum.net/poorrain/F1vW/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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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1) 2003-10-15
첫눈을 맞고
새벽 어두운 길을 나서다 휘날리는 것이 눈이었음을,
세월과 사람을 생각한다.
어제 제자 창석이 내려와,
고교 시절의 꿈이 있었기에 자신은 지금 여기에 있는 거라고
12년 세월을 말했다.
세월 속에 운동과 운동하던 사람들이 어디로 가 버렸는지
그 방향을 알 길 없다고
자기 삶에 한 가지로 쌓아가면 되지 않느냐,
이런 쉬운 말이 이제 삶의 한 답변으로 족할 만큼 되어 버린
현재가 빛깔이 과연 있는가
돌아서는 길에 자문해 본다.
그러나 다시 오늘이 흐르고
퇴근하던 길에서 일부러 눈을 맞는다.
밤 8시가 넘어 흐르는 눈 속에
거리의 불빛들이 반짝인다.
‘하얀 눈이 온다구요’ 노래를 흥얼거리다 살아갈 날을 생각한다.
내일은 어떻게 출근할까?
눈이 결빙되어 차가 제대로 가지 않는다면?
학교에 갔다면 얼마나 아름답고 값진 기억으로 남는 일이 있을 건가?
‘나=차상우=거지!
사람
슬프게 하지 마.’
야간 자율학습을 하고 가라는 말을 배반하고
도망간 6명의 아이에게 매를 때리고
맺혀 흐른다.
이제 한 사람씩 버리겠다.
잊어버리겠다고 갑작스레 쓰게 되었던 말을
칠판에서 지우고 퇴근을 했는데,
어쩐지 지울 만한, 잊어버릴 만한
사람도 어느덧 사라져버린 현실이 무겁기만 하다.
그러나, 한 순간이라도 의미 있는 것이 있다면……
하고 바랄 뿐.
첫눈은 오늘뿐이다.
내일 눈이 온다 해도 그저 눈 속에 나는 서 있을 테지.
아무 기대할 것이 없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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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0.15. 18:08.메. 입원실 침대 위에 드러누운 말-2.hwp (초고1 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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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재현-병훈-성태-종석(뒤)-형주-오승철. DSCN2456
2002학년도 2-1반 아이들. 2004-02. 전남제일고 졸업날. DSCN2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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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금남로 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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