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신시 60 추억
나의 무비즘 (53), 실존주의 앙가주망 (42)
2002-09-08 / 2016-06
박석준 /
<원작 원고> (사주고/친구해라/커가는/함께 하고/사주세요/다음날/같이 하고)
추억
세월은 가고 고교생은 변하는 것!
봄날 홍기라는 아이가 처음으로 반 카페에 메모를 남기고
송이라는 소녀가 ‘천리향’ 화분을 교무실의 담임 책상 위에 올려놓고 글을 남기고,
천리향 향기는 아마 한 달쯤이나 흘렀으리라.
덥고 끈적끈적한 여름날, 영심이가 창가의 지저분한 것들을 치워내고 편지를 전하고
편지를 읽고 수능문제집 몇 권 사주고,
공부 잘하는 형만 편애한다고 남자애가 아버지 차를 훔쳐 가출하고.
9월이 오고,
록 밴드가 되겠다며 야자 빼주라는 상우, 재윤이, 민철이
교회 빈자리를 빌려 연습하는 상황을 보고 나왔는데,
인터넷으로 연락이 된 아이를 만나러 소낙비 속 어둠에 내맡기던 나의 발길!
리나가 제 슬리퍼 뺏어갔어요. 저는 왕따예요 하고는 짓는 미소가 순수하다고 느껴져
승철아 넌 잘생겼구나, 라고 소감 전하고
홍기한테 친구해라고 권한
내가 있어야 하는 그곳에서
가출하고 돌아온 애를 아빠가 서울로 전학 보내고
이렇게 아름다운 시간이 가고,
다가올 가을, 그러다가 겨울이 올 것이다.
어쩌다가 만난 사람들 속에서의 나의 또 다른 한 시절은 추억으로 사라질 것이다.
부부가 교수이나 자식 뜻을 존중하여 홍기는 직업군인이 되고
영어교육학과를 졸업한 송이는 교사 꿈을 접고 학원 강사가 되고
부유하나 영어만 좋아한 영서는 호주로 유학을 가고 돌아와서는 문화원에 통역사로 일하고 있다는데.
재윤이는 음악학원을 차리고 결혼을 하고 공연도 하고
공부하기 싫어하고 결석이 잦았던 리나는 엄마가 되어 두 애의 커가는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려놓는다.
사학과를 나온 승철이는 경찰 공무원 시험공부를 하고
가출한 아이는 아빠가 준 돈으로 주유소 사장이 되어 직원을 쓰는데.
소녀 가장이었던 영심이는 서울로 대학을 간 후 어디로 갔을까?
살아간다는 건 무엇과 함께 하고 싶어함일까?
의문들 속에 9월이 오고 10년도 넘는 세월이 가고
수업 시간인데 왜 이렇게 돌아다녀? 선생님, 다시는 안 그럴게요.
봄날 처음 만난 사람인데 이상한 대화를 하고
6월이 오고 아침에 퇴직원을 내고 그 아이가 찾아오고
저 전학가요, 밥 사주세요. 잊지 않을게요.
말을 털어낸다. 비가 그치고 다음날 낮 짜장을 같이 하고 나오는 내 발길이 무겁다.
어느덧 내가 ‘모르는 사람처럼’ 되어 버린 것 같아서
사람은 가고 시절은 남는 것,
오늘 밤엔 추억이 추억하는 단 한 사람을 지난일로 훗날로 끌고 가, 훗날 일을 모색하다가
세상과 교육, 인생과 사회, 사회제도, 꿈, 욕망, 돈, 사람에 대하여 생각하다가
그 모두가 어디로 가야만 하고 어떻게 흘러가 버렸는지 ―
의문!
Questions ― 맨프레드 맨스 어쓰 밴드3) 의 음악이 내 뇌리를 짙게 파동친다.
* <Questions> : Progressive rock ·art rock.
맨프레드 맨스 어쓰 밴드(Manfred Mann's Earth Band, 1971- ) : London에서 결성된 록 밴드(rock band). 「Questions」(1976), 「Blinded by the Light」(1977) 등의 곡을 남겼다.
--2016-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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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9-05 (‘친구해라고/커가는/함께 하고/사주세요/다음날/같이 하고’) <원작>
= 2016.07.04. 10:42.메. 2시집_차례-2016-2.hwp (원작 원본)
=→ 2016.11.09. 17:41. 박석준 시집 본문.pdf (‘친구하라고/커 가는/함께하고/사 주세요/다음 날/같이하고’) (원작 띄어쓰기 교정)
= 시집_『거짓 시, 쇼윈도 세상에서』(2016.12.02. 문학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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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상황
2002-09-08 / 2016-06.
2002년 (1 ∽ 3연), 2번째이자 마지막 담임 시절.
2016-03 (4연) ∽
2016-06 (5연, 명예 퇴직원을 낸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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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실화 무비즘
5개의 연으로 된 이 글 「추억」엔 “홍기”가 등장하는 1∼3연에 옛 학교에서 만난 학생들과 관련된 이야기가 있고, 4연은 꽤 세월이 흘러 다른 학교에서 만난 학생과 관련된 이야기가 있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다. 그런데 5연의 “오늘”의 ‘나’가 “저 전학가요” 한 학생이 다니는 학교에 근무하는 선생인지는 알 수 없다. 5연에서 인생에 대해 의문이 있어서 번민하는 ‘나’의 모습을 볼 수 있을 뿐이다.
이 글은 ‘고교교육(또는 대학 전공교육)과 그 교육을 받은 학생의 훗날 한국 자본주의 사회에서 위치나 직업은 별로 상관관계가 없다.’는 것을 알게 함으로써 한국의 사회현실에 비판의 시각(앙가주망)을 보여준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이 삶을 편안하게 한다는 것’,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없어도 고교 시절의 꿈을 실현한다는 것’, ‘세월은 가고 고교생은 변하는 것’이 인생이자 인생에서의 의문이라는 것을 인물이 시공간을 이동하여 형상화하는 무비즘 기법으로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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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박 실화
「추억」은 내가 근무한 2개의 학교에서 나(박석준)가 만난 학생들의 이야기에 “오늘”의 나의 생각을 덧붙인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1∼3연엔 목포 전남제일고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펼쳤고 4∼5연엔 2016학년도에 일어난 일과 2016학년도 6월 어느 날(전학간다는 학생하고 짜장을 같이 먹은 날)인 “오늘(2016-06-20)”의 나의 생각을 펼쳤다. 오늘“오늘(2016-06-20)”은 내가 명예퇴직원을 제출한 날이다.
나는 1983년 3월에 교사(및 첫 번째 담임) 생활을 시작하였고, 전교조 결성 건으로 1989년 8월에 해직되고, 1994년 3월에 복직되었다. 2002학년도에 목포 전남제일고에서 2학년 1반 담임을 맡았는데, 「추억」의 1∼3연엔 그 반의반학년 1반인 실명 아이들의 이야기가 표현되었다. 나는 2002학년도에 2번째이자 마지막 담임을 한 사람으로 남았다. 이 글의 처음에 나오는 승철은 날씬한 ‘최승철’, 다음에 나오는 승철은 통통한 ‘오승철’이다.
나는 26살 때인 1983년 3월에 교사가 되었고 2017년 2월에 명퇴했다. 나는 처음부터 끝낼 때까지 매우 허약하고 심히 저체중인 교사로 살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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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띄어쓰기 교정)_시집
추억
세월은 가고 고교생은 변하는 것!
봄날 홍기라는 아이가 처음으로 반 카페에 메모를 남기고
송이라는 소녀가 ‘천리향’ 화분을 교무실의 담임 책상 위에 올려놓고 글을 남기고,
천리향 향기는 아마 한 달쯤이나 흘렀으리라.
덥고 끈적끈적한 여름날, 영심이가 창가의 지저분한 것들을 치워내고 편지를 전하고
편지를 읽고 수능문제집 몇 권 사주고,
공부 잘하는 형만 편애한다고 남자애가 아버지 차를 훔쳐 가출하고.
9월이 오고,
록 밴드가 되겠다며 야자 빼주라는 상웅, 재윤이, 민철이
교회 빈자리를 빌려 연습하는 상황을 보고 나왔는데,
인터넷으로 연락이 된 아이를 만나러 소낙비 속 어둠에 내맡기던 나의 발길!
리나가 제 슬리퍼 뺏어갔어요. 저는 왕따예요. 하고는 짓는 미소가 순수하다고 느껴져
승철아 넌 잘생겼구나, 라고 소감 전하고
홍기한테 친구하라고 권한
내가 있어야 하는 그곳에서
가출하고 돌아온 애를 아빠가 서울로 전학 보내고
이렇게 아름다운 시간이 가고,
다가올 가을, 그러다가 겨울이 올 것이다.
어쩌다가 만난 사람들 속에서의 나의 또 다른 시절은 추억으로 사라질 것이다.
부부가 교수이나 자식 뜻을 존중하여 홍기는 직업군인이 되고
영어교육학과를 졸업한 송이는 교사 꿈을 접고 학원 강사가 되고
부유하나 영어만 좋아한 서영은 호주로 유학을 가고 돌아와서는 문화원에 통역사로 일하고 있다는데.
재윤이는 음악학원을 차리고 결혼을 하고 공연도 하고
공부하기 싫어하고 결석이 잦았던 리나는 엄마가 되어 두 애의 커 가는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려놓는다.
사학과를 나온 승철이는 경찰 공무원 시험공부를 하고
가출한 아이는 아빠가 준 돈으로 주유소 사장이 되어 직원을 쓰는데.
소녀 가장이었던 영심이는 서울로 대학을 간 후 어디로 갔을까?
살아간다는 건 무엇과 함께하고 싶어함일까?
의문들 속에 9월이 오고 10년도 넘는 세월이 가고
수업 시간인데 왜 이렇게 돌아다녀? 선생님, 다시는 안 그럴게요.
봄날 처음 만난 사람인데 이상한 대화를 하고
6월이 오고 아침에 퇴직원을 내고 그 아이가 찾아오고
저 전학가요, 밥 사 주세요. 잊지 않을게요.
말을 털어낸다. 비가 그치고 다음 날 낮 짜장을 같이하고 나오는 내 발길이 무겁다.
어느덧 내가 ‘모르는 사람처럼’ 되어 버린 것 같아서
사람은 가고 시절은 남는 것,
오늘 밤엔 추억이 추억하는 단 한 사람을 지난일로 훗날로 끌고 가, 훗날 일을 모색하다가
세상과 교육, 인생과 사회, 사회제도, 꿈, 욕망, 돈, 사람에 대하여 생각하다가
그 모두가 어디로 가야만 하고 어떻게 흘러가 버렸는지 ―
의문!
Questions ― 맨프레드 맨스 어쓰 밴드*의 음악이 내 뇌리를 짙게 파동친다.
* <Questions> : Progressive rock ·art rock.
맨프레드 맨스 어쓰 밴드(Manfred Mann's Earth Band, 1971- ) : London에서 결성된 록 밴드(rock band). 「Questions」(1976), 「Blinded by the Light」(1977) 등의 곡을 남겼다.
.
2002-09-05 (‘친구해라고/커가는/함께 하고/사주세요/다음날/같이 하고’) <원작>
= 2016.07.04. 10:42.메. 2시집_차례-2016-2.hwp (원작 원본)
=→ 2016.11.09. 17:41. 박석준 시집 본문.pdf (‘친구하라고/커 가는/함께하고/사 주세요/다음 날/같이하고’) (원작 띄어쓰기 교정)
= 시집_『거짓 시, 쇼윈도 세상에서』(2016.12.02. 문학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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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 2016-06-21
추억
세월은 가고 고교생은 변하는 것!
어느 봄날 홍기라는 아이가 처음으로 카페에 메모를 남기고
송이라는 소녀가 ‘천리향’ 화분을 교무실의 담임 책상 위에 올려놓고
글을 남기고, 9월이 8일째 흐르고 있다.
천리향 향기는 아마 한 달쯤이나 흘렀으리라.
무더워지는 여름날, 전하고 간 영심이의 편지들,
그리고 가출한 애 있는 곳도 적은 홍기의 편지와 소낙비 속 어둠에
내맡기던 나의 발길!
9월이 오고, 창가의 지저분한 것들을 치워야겠다고
생각을 전한 영심이는 오늘은 교실 환경을 정리하고 싶다던데
오후엔 홍기도 함께 하겠다고 생각을 털어내던걸.
저는 왕따예요 하고는 짓는 미소가 순수하다고 느껴져
승철아 넌 잘생겼구나, 라고 소감 전하고
홍기한테 친구해라고 권한 내가 있어야 하는 그곳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시간이 가고,
다가올 가을, 그러다가 겨울이 올 것이다.
어쩌다가 만난 사람들 속에서의 나의 또 다른 한 시절은 추억으로 사라질 것이다.
살아간다는 건 무엇과 함께 하고 싶어함일까?
의문들 속에 9월이 오고 10년도 넘는 세월이 가고
수업 시간인데 왜 이렇게 돌아다녀? 선생님, 다시는 안 그럴게요.
봄날 처음 만난 사람인데 이상한 대화를 하고
6월이 오고 아침에 퇴직희망원을 내고 그 아이가 찾아오고
저 전학가요, 밥 사 주세요. 잊지 않을게요.
말을 털어낸다. 비가 그치고 다음날 낮 짜장을 같이 하고 나오는 내 발길이 무겁다.
어느덧 내가 ‘모르는 사람처럼’ 되어 버린 것 같아서
사람은 가고 시절은 남는 것,
사오일쯤 전이었을까? 그 날 밤엔 단 한 사람이 그리워 가슴 사무치던
내가 생각한 것은 세상과 인생이었다.
그 모두가 어디로 가야만 하고 어떻게 흘러가 버렸는지 ―
의문!
Questions ― 맨프레드 맨스 어쓰 밴드의 음악이 내 뇌리를 짙게 파동친다.
--2016-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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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9-05 ∼ 2016-06-21 (초고)
= 2016-06-28 오전 12:36. 2시집_차례-2016-0.hwp (초고 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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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 2002-09-05
2002.4월과 9월 사이
세월은 가고 오는 것!
어느 봄날, 홍기라는 아이가 처음으로 이 방을 노크하고
이름을 알 수 없는 한 아이의 방문이 있었는데,
송이라는 소녀가 ‘천리향’ 화분을 교무실의 내 책상 위에 올려놓고 글을 남긴 지도 이제 두 계절로 접어드는 것 같다.
그러나 천리향 향기는 아마 한 달쯤이나 흘렀을까?
무더워지는 여름날, 전하고 간 영심이의 편지들,
그리고 홍기의 편지와
소낙비 속 어둠에 내맡기던 나의 발길!
경연이는 어제 오늘 교실 환경을 정리하고선 창가의 지저분한 것들을 치워야겠다고 느끼게 된 생각을 전한다. 오후엔 홍기도 생각을 털어낸다.
내가 있어야 하는 그 곳에서
다만 이렇게 아름다운 시간이 가고,
다가올 가을, 그러다가 겨울이 올 것이다.
어쩌다가 만난 사람들 속에서의 나의 또다른 한 시절은 추억으로 사라질 것이다.
살아간다는 건 무엇과 함께 하고 싶어함일까?
Questions 속에 날이 갈수록
내 가슴을 사무친다.
어느덧 내가 ‘모르는 사람처럼’ 되어 버린 것 같아서―.
--- 2002. 9.5-9.8
사람은 가고 시절은 남는 것,
사오일쯤 전이었을까? 그 날 밤엔 단 한 사람이 그리워 가슴 사무치던 내가
생각한 것은 세상과 인생이었다.
그 모두가 어디로 가야만 하고 어떻게 흘러가 버렸는지―,
Questions!
Questions ― Manfred Mann's Earth Band의 음악이 내 뇌리를 짙게 파동친다.
-----2002. 9.8. pm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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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9-05 ∽ 2002. 9.8. pm 08:08. (메모)
= 2002.09.08. 20:42. 카페 가난한 비_2002.4월과 9월 사이 (메모 원본)
→ https://cafe.daum.net/poorrain/4Px/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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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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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1반 담임과 학생들. 2002-04. 봄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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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1반(2002학년도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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