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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시

나의 실존주의 앙가주망 (20), 나의 무비즘 (26) 초대 / 박석준

나의 28 초대

나의 실존주의 앙가주망 (20), 나의 무비즘 (26)

1988-12

박석준 /

(교정)_시집_(‘방 안’/‘6)

초대

 

 

  학력고사를 열흘 앞둔 12월의 첫 화요일 나는

  캄캄해진 항구도시 길을 두 사람과 함께 가고 있다.

  “집으로 모시려고 합니다. 가서 식사도 하고요.”

  퇴근하는 나를 스탠드 갓길에서 초대해서.

  여름방학 하루 전 그 애집에서 생긴 일이 생각났지만.

  “5·18 데모는 작년 비교고사 거부 데모와 의미가 다르지.”

  하고, “선생님?” 한 질감 품은 음색의 어머니 목소리와

  소리 없는 사이와 방문 닫히는 소리가 내 귀로 파고든.

  점심식사에 초대한 그 애의 방에서 곧 나와야 했던.

  조심해야지. 생각한 나는 6년째 착용한 남색 수트 상의를

  2층 찬웅의 방에서 벗고 책상에 기댄다.

  넉 달 만에 대화로 우리들의 밤이 짙푸르게 흐른다.

  “대학 가서 운동을 하더라도 태도와 생각에 일관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 …… 행동으로 …… 의미를 실어,”

  흐르는 나의 말은 노크 소리로 중단되어야 했다.

  소리 직후 들어선 사람, 방 안을 두리번거리는 모습.

  ‘찬웅이 어머니일까?’ 생각했는데

  “얘들 봐! 공부는 언제 할 거냐? 대식이 너도

  쓸데없는 이야기나 하려고 온 거냐?”

  목소리 흘려보내더니, 방 밖으로 휙 사라져 버려

  나는 심장이 뛰었다, 미안스럽다.

  “그만 가야겠다.” 해놓고 애들의 말에

  곧 마음을 바꿔 먹은, 서른한 살이나 먹은,

  대식이 간 후, 찬웅과 이야기를 나누나, 밤이 짙어간다.

  창가 침대에서, 찬웅 어머니의 말이 뇌리에 맴돈다.

  ‘파란 티셔츠의 낯선 가냘픈 아이로 보았을까? 초대받고,

  학생의 방에서 문제아가 된 나. 나는 무엇으로…….’

  생각을 하며 밤을 지새워버린다. 나는

  새벽 6에 소리를 죽여 그 집을 빠져나간다.

  오후, 퇴근하는 나에게 스탠드 갓길에서 찬웅이 전했다.

  어머니가 선생님 말을 다 들어버린 것 같아요.

.

2020.05.14. 18:01. 박석준시집_시간의색깔은자신이지향하는빛깔로간다_내지(0514).pdf (‘방 안’/‘6로 편집자가 교정)

= 시집_시간의 색깔은 자신이 지향하는 빛깔로 간다(2020.05.25. 푸른사상)

2023-05-31 오후 4:31 18:01. 원작 최종교정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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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2020-04-23 (방안/여섯 )

초대

 

 

  학력고사를 열흘 앞둔 12월의 첫 화요일 나는

  캄캄해진 항구도시 길을 두 사람과 함께 가고 있다.

  “집으로 모시려고 합니다. 가서 식사도 하고요.”

  퇴근하는 나를 스탠드 갓길에서 초대해서.

  여름방학 하루 전 그 애집에서 생긴 일이 생각났지만.

  “5·18 데모는 작년 비교고사 거부데모와 의미가 다르지.”

  하고, “선생님?” 한 질감 품은 음색의 어머니 목소리와

  소리 없는 사이와 방문 닫히는 소리가 내 귀로 파고든.

  점심식사에 초대한 그 애의 방에서 곧 나와야 했던.

  조심해야지. 생각한 나는 6년째 착용한 남색 수트 상의를

  2층 찬웅의 방에서 벗고 책상에 기댄다.

  넉 달 만에 대화로 우리들의 밤이 짙푸르게 흐른다.

  “대학 가서 운동을 하더라도 태도와 생각에 일관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 …… 행동으로 …… 의미를 실어,”

  흐르는 나의 말은 노크 소리로 중단되어야 했다.

  소리 직후 들어선 사람, 방안을 두리번거리는 모습.

  ‘찬웅이 어머니일까?’ 생각했는데

  “얘들 봐! 공부는 언제 할 거냐? 대식이 너도

  쓸데없는 이야기나 하려고 온 거냐?”

  목소리 흘려보내더니, 방 밖으로 휙 사라져 버려

  나는 심장이 뛰었다, 미안스럽다.

  “그만 가야겠다.” 해놓고 애들의 말에

  곧 마음을 바꿔 먹은, 서른한 살이나 먹은,

  대식이 간 후, 찬웅과 이야기를 나누나, 밤이 짙어간다.

  창가 침대에서, 찬웅 어머니의 말이 뇌리에 맴돈다.

  ‘파란 티셔츠의 낯선 가냘픈 아이로 보았을까? 초대받고,

  학생의 방에서 문제아가 된 나. 나는 무엇으로…….’

  생각을 하며 밤을 지새워 버린다. 나는

  새벽 여섯 에 소리를 죽여 그 집을 빠져나간다.

  오후, 퇴근하는 나에게 스탠드 갓길에서 찬웅이 전했다.

  어머니가 선생님 말을 다 들어버린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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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13 2020-03-16 (퇴근하여 스탠드 갓길에 선 나를 목소리가 흐른다.) (초고)

+ 2020.04.23. 14:28.. 저자문의-.hwp (퇴근하는 나에게 스탠드 갓길에서 찬웅이 전했다.)

= 2020.04.23. 18:45.. 2020_04(박석준)원고-교정본-1.hwp = <원작 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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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상황

    1988-12-6 12-7(, ), 목포

        1989학년도 학력고사 19881216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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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객관적인 해석

  「초대스탠드 갓길에서 만난 때부터 다음날 스탠드 갓길에서 헤어진 때까지의 하루 동안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시공간을 이동하면서 발생한 사건(현실)을 재현하려고 한 리얼리즘 경향의 글이며, 무비즘의 기법이 반영된 글이다.

  ‘그 애의 집에선 5·18 데모거부 데모라는 말들 하고, “찬웅의 집에선 운동이란 말을 하여, “는 두 어머니에게 불량한 선생으로 여겨졌다고 생각하고 내적 갈등을 일으키고 초대한 사람의 집에서 나오는 사건이 펼쳐진다. “의 말을 찬웅의 어머니가 의식화로 보고 있음을 찬웅의 마지막 말이 암시한다. 이러한 면에서 본다면 초대 실존주의 앙가주망 문학(= 사회·정치적 입장을 분명히 내세운 문학)’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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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일담

  “수감된 후에, 아들이 훌륭한 일을 했다는 걸 알았지요.

  그 선생님은 어떻게 지내시냐고 이따금 물었어요.”

  아들을 의식화시켜 감방 가게 만든 불량한 선생일 텐데,

  “안정될 때까지 찬웅이하고 지내세요.” 말이 흘렀다.

박석준, 여행자와 천 원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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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 2020-03-16

초대

 

 

  학력고사를 열흘 앞둔 12월의 첫 화요일 나는

  캄캄해진 항구도시 길을 두 사람과 함께 가고 있다.

  “집으로 모시려고 합니다. 가서 식사도 하고요.”

  퇴근하는 나를 스탠드 갓길에서 초대해서.

  여름방학 하루 전 그 애집에서 생긴 일이 생각났지만.

  “5·18 데모는 작년 비교고사 거부데모와 의미가 다르지.”

  하고, “선생님?” 한 질감 품은 음색의 어머니 목소리와

  소리 없는 사이와 방문 닫히는 소리가 내 귀로 파고든.

  점심식사에 초대한 그 애의 방에서 곧 나와야 했던.

  조심해야지. 생각한 나는 6년째 착용한 남색 수트 상의를

  2층 찬웅의 방에서 벗고 책상에 기댄다.

  넉 달 만에 대화로 우리들의 밤이 짙푸르게 흐른다.

  “대학 가서 운동을 하더라도 태도와 생각에 일관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 …… 행동으로 …… 의미를 실어,”

  흐르는 나의 말은 노크 소리로 중단되어야 했다.

  소리 직후 들어선 사람, 방안을 두리번거리는 모습.

  ‘찬웅이 어머니일까?’ 생각했는데

  “얘들 봐! 공부는 언제 할 거냐? 대식이 너도

  쓸데없는 이야기나 하려고 온 거냐?”

  목소리 흘려보내더니, 방 밖으로 휙 사라져 버려

  나는 심장이 뛰었다, 미안스럽다.

  “그만 가야겠다.” 해놓고 애들의 말에

  곧 마음을 바꿔 먹은, 서른한 살이나 먹은,

  대식이 간 후, 찬웅과 이야기를 나누나, 밤이 짙어간다.

  창가 침대에서, 찬웅 어머니의 말이 뇌리에 맴돈다.

  ‘파란 티셔츠의 낯선 가냘픈 아이로 보았을까? 초대받고,

  학생의 방에서 문제아가 된 나. 나는 무엇으로…….’

  생각을 하며 밤을 지새워 버린다. 나는

  새벽 여섯 에 소리를 죽여 그 집을 빠져나간다.

  오후, 퇴근하여 스탠드 갓길에 선 나를 목소리가 흐른다.

  어머니가 선생님 말을 다 들어버린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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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13 2020-03-16 오후 7:52 (퇴근하여 스탠드 갓길에 선 나를 목소리가 흐른다.) (초고)

= 2020.03.17. 16:43.내메. 박석준-3시집-0618-12-105()-5-2.hwp (초고 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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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988-04-18&nbsp;먼곳 봄 소풍 날.&nbsp;대식_나_찬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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