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136-2 청산청산별곡 ― 감시
나의 실존주의 앙가주망 (65), 상징주의(15), 나의 무비즘 (121)
2012-06 ∽ 2012-07
박석준 /
<별곡> 2022-12-24 ↛
청산청산별곡(淸算靑山別曲)
― 감시(監視)
두 이어폰 아래 가방을 멘 채로 어제처럼
목포행 버스 내 옆좌석에 앉아버린 이 청년은?
“승차권 확인하겠습니다.”
월권* 승차권을 가졌군, 나처럼. 가난한 사람이로군.
흰 반팔 와이셔츠에 늘씬한데, 기간제 교사?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네! 이른 아침에.
스마트폰, 인공지능, 스티븐 호킹,
“저는요 스마트폰 없으면 하루살이, 하루도 못 살아요.
제발, 뺏지 마세요.” 갈구하던 그 소년! 수업 중인데,
두 이어폰 아래 스마트폰 가지고 놀던 공고 1학년들
중에서 청계면(淸溪面)에서 통학하는 며칠 전 그 소년.
귀로에, 사람들 북적이는 그 시장 길에 갈까?
두 이어폰 아래 가방을 멘 채로 5시 30분
광주행 버스 내 옆좌석에 앉아버린 이 아가씨는?
“승차권 확인하겠습니다.”
월권을 가졌군. 50대인 나처럼, 가난한 사람이로군.
반청바지에 팔뚝이 똥똥한데, 대학생?
은 아닐 테고, 흠, 스마트폰 페이스북에 사진 추가하고.
스마트폰으로 카카오톡을 하네.
스마트폰으로 별일을 하고 사람들 말을 보는군.
―4시간 일하고 5시에 교대, 지금 퇴근 버스 안.
하루살이가 팍팍해ㅠ
파트타임직인가?
시골 사는 그 소년은 공고 졸업하면 어디서 살고 싶을까?
스마트폰 가지고 파트타임 일 하여도
돈 많이 흘러가는 대도시에 살어리랏다 일까?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모르는 사람들이 걷거나 움직이는 말바우 (인도) 장길,
차도를 앰뷸런스 사이렌 소리 달려 불안하게 하네!
그렇지만 북적거려서 이리저리 살펴보며 걸어야 해.
차도 옆 인도 가에서 아줌마가 하지감자 장사를 하네?
“이만 원이라? 아저씨, 그렇게 팔면 나는 못살제.”
“아줌마, 그렇게 안 하면 안 살 건데……?”
안 사면 못 먹고 살 테지!
살어리 살어리랏다 흥정해서 감자랑 먹고 대도시에
살어리랏다 그렇지. 얄리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
* 월권 : 1개월분 정액 요금의 60% 정도를 한꺼번에 내고 구입하여 1개월 동안에 사용할 수 있는 승차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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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24 이전 ∽ 2012-07-24 <원작 「감시」>
∼→ 2022-08-23 ∼ 2022-12-14 (별곡 초고)
∼ 2022-12-24 오전 8:52.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이니-박석준-2022-12-23.hwp (게임을 하네!/스마트폰 가/살어리랏다 일까?/못살제) <별곡 원본>
= 2022.12.24. 09:07.메.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이니-박석준-2022-12-23-교.hwp <별곡 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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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상황
2012년 여름(6월∽7월), 광주-목포-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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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객관적 해석
글 「청산청산별곡(淸算靑山別曲)」은, 한국 자본주의 사회가 젊은 세대에겐 (동시에 여러 사람이 게임 혹은 작품, 생각과 말을 드러내는) 인공지능·스마트폰 사회가 되었지만, (월권 사용 출퇴근, 기간제, 파트타임직 등을 해야 하는) ‘먹고살기 어려운(가난한) 처지에 있는 젊은 세대 사람이 이 자본주의 사회엔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 사람이 많다고는 하지 않았지만, 그런 현실을 안타까운 것, 부정적인 것으로 보며, 그런 현실에 대해 불안하게 여긴다는 생각을 시인이 지니고 있음을 알게 한다. 이 글은 한국 자본주의 현대 사회의 양상(넓게는 한국 자본주의 현대 사회의 체제에)에 대한 비판을 무비즘 기법을 사용하여 드러냈다.
제목 ‘청산청산별곡(淸算靑山別曲)’에는 고려속요에서 이상향으로 보는 ‘청산(靑山): 현실사회에서 벗어나 자연인으로 살아가는 곳’은 이상향이 아니므로 ‘청산(淸算)하고: 깨끗이 정리하여 결말을 짓고’ 떠나야 한다는. 별곡(別曲: 별도로 새로이 지은 곡)을 의미한다. 그런 까닭에 사캐즘(sarcasm : 빈정댐, 비꼼, 비아냥거리는 언사, 야유)이 반영된 제목이다.
그리고 「청산별곡(靑山別曲)」에서 차용한 싯구들(“스마트폰 가지고 파트타임 일 하여도/돈 많이 흘러가는 대도시에 살어리랏다일까?/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살어리 살어리랏다 흥정해서 감자랑 먹고 대도시에/살어리랏다”)이 현대 한국 자본주의 사회(의 양상)에 대한 ‘비꼼(사캐즘)’을 내포하기 위해 패러디로 사용되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어떤 인공지능이 일반화되더라도 보통 사람들은 젊은 사람도 늙은 사람도 먹고살기 위해서는 일을 해서 돈을 벌어야 하고 돈을 아껴 써야(흥정해야) 하는 게 참된 생활의 모습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 글은 자본주의 한국 사회에서 ‘무엇이 실존(할 수 있는 길)인가’를 모색고 있다.
이 글의 <원작>은 『광고문학』 2호(2013)에 실린 「감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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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 나의 생각
‘감시(監視)’란 ‘어떤 대상을 통제하기 위해 주의하여 지켜봄’을 의미하는 말이다. 이 글 「감시」에는 지켜보는 장면들이 펼쳐진다. “나”는 “스마트폰을 가지고 놀던” 학생들을 지켜보았고, 하지감자를 파는 “아줌마”와 사려는 “아저씨”가 상대방을 지켜보았다. 그런데 한 아이와 아줌마는 ‘살다’라는 말을 사용하여 상대방을 통제하려 했다. 그리고 아저씨는 ‘사다’라는 말을 사용하여 통제하려 했다. ―
“저는요 스마트폰 없으면 하루살이, 하루도 못 살아요./제발, 뺏지 마세요.”
“이만 원이라? 아저씨, 그렇게 팔면 나는 못살제.”
“아줌마, 그렇게 안 하면 안 살 건데……?”
내가 이런 표현을 찾은 것은 자본주의 사회는 ‘사다’와 ‘살다’가 필연적인 관계를 맺어야 이루어지는 사회체제가 된다는 생각을 가졌기 때문이다.
이 글에는 ‘관찰(觀察: 사물의 현상이나 동태 따위를 주의하여 잘 살펴봄)’도 펼쳐진다. “나”는 “가방을 멘 채로 내 옆좌석에 앉아버린 청년을 이상한 사람이라고 여긴다. 그리하여 그를 관찰하면서 “월권 승차권을 가졌군, 나처럼. 가난한 사람이로군. …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네! 이른 아침에.”라고 생각하고, 스마트폰(과 이어폰) 때문에 가방을 멘 채로 앉은 것으로 판단한다. 그리고 같은 방식으로 앉은 “아가씨”와 그녀의 월권을 확인하고 스마트폰 화면을 관찰한 후에는 “나처럼, 가난한 사람이로군. … 스마트폰으로 별일을 하고 사람들 말을 보는군. … 파트타임직인가?”라는 생각에 이른다. 이런 생각은 ‘스마트폰이 청년과 아가씨의 삶을 통제하고 있다.’는 것을 내포하고 있다. 즉 ‘스마트폰이 사람을 감시(통제)한다.’는 생각에 이르게 하여 스마트폰이 일반화되어가는 사회에 대한 “나”의 부정적인 시각을 담고 있다. 한편 “차도를 앰뷸런스 사이렌 소리 달려 불안하게 하네!”라는 상징적인 표현은 ‘한국 자본주의의 양상은 못사는(가난한) 사람을 불안하게 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그리고 결국엔 이 젊은 남녀도 먹고살아야 하기 때문에 기성사회인(아줌마와 아저씨의 활동으로 이루어지는 한국의 기성 자본주의 사회인)처럼 “흥정”하는 일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으로 이끌고 만다. 젊은 세대일지라도 한국의 가난한 사람은 결국엔 “돈”에 통제될 수밖에 없다는 것, 즉 “돈이 한국 자본주의 사회의 사람을 지배한다”는 것을 알게 한다. 이 글은 이렇게 한국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깔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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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철호님이 박석준님과 함께 있습니다
고려속요 「청산별곡」은 이상 세계를 지향한다. ‘청산(靑山)’이라는 말에 이미 이상이 담겨 있다. 이상 세계를 지향한다는 것은 그만큼 현실 세계가 살기 힘들다는 것이다.
시골 사는 그 소년은 공고 졸업하면 어디서 살고 있을까?/스마트폰 가지고 파트타임 일 하여도/돈 많이 흘러가는 대도시에 살어리랏다일까?
차도 옆 인도 가에서 아줌마가 하지감자 장사를 하네?/“이만 원이라” 아저씨 그렇게 팔면 나는 못 살제” “아줌마, 그렇게 하면 안 살 건데‥…?” 안 사면 못 먹고 살 테지!
-「청산청산별곡(淸算靑山別曲)」 중
이상 세계가 아닌 곳을 이상 세계라고 하니, 그게 세태라면, 시인은 “흥정해서 감자랑 먹고 대도시에/살어리랏다”라고 했다. 언제 차에 치일지 모르는 길가, 하지감자 가격을 깎으면서, 사니 마니 하다가, 흥정해서 감자랑 먹고 대도시에서 살어리랏다…‥ 비판 섞인 비꼼이다. 시인의 진실은 청산청산(淸算靑山)에 있다. 이상 세계인 청산을 청산(淸算, 완전히 정리하다)한다는 것이다.
-2023년 4월 12일 페이스북, 「박석준 시인,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이니」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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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곡 오교정)
청산청산별곡(淸算靑山別曲)
― 감시(監視)
두 이어폰 아래 가방을 멘 채로 어제처럼
목포행 버스 내 옆좌석에 앉아버린 이 청년은?
“승차권 확인하겠습니다.”
월권* 승차권을 가졌군, 나처럼. 가난한 사람이로군.
흰 반팔 와이셔츠에 늘씬한데, 기간제 교사?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네! 이른 아침에.
스마트폰, 인공지능, 스티븐 호킹,
“저는요 스마트폰 없으면 하루살이, 하루도 못 살아요.
제발, 뺏지 마세요.” 갈구하던 그 소년! 수업 중인데,
두 이어폰 아래 스마트폰 가지고 놀던 공고 1학년들
중에서 청계면(淸溪面)에서 통학하는 며칠 전 그 소년.
귀로에, 사람들 북적이는 그 시장 길에 갈까?
두 이어폰 아래 가방을 멘 채로 5시 30분
광주행 버스 내 옆좌석에 앉아버린 이 아가씨는?
“승차권 확인하겠습니다.”
월권을 가졌군. 50대인 나처럼, 가난한 사람이로군.
반청바지에 팔뚝이 똥똥한데, 대학생?
은 아닐 테고, 흠, 스마트폰 페이스북에 사진 추가하고.
스마트폰으로 카카오톡을 하네.
스마트폰으로 별일을 하고 사람들 말을 보는군.
―4시간 일하고 5시에 교대, 지금 퇴근 버스 안.
하루살이가 팍팍해ㅠ
파트타임직인가?
시골 사는 그 소년은 공고 졸업하면 어디서 살고 싶을까?
스마트폰 가지고 파트타임 일 하여도
돈 많이 흘러가는 대도시에 살어리랏다일까?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모르는 사람들이 걷거나 움직이는 말바우 (인도) 장길,
차도를 앰뷸런스 사이렌 소리 달려 불안하게 하네!
그렇지만 북적거려서 이리저리 살펴보며 걸어야 해.
차도 옆 인도 가에서 아줌마가 하지감자 장사를 하네?
“이만 원이라? 아저씨, 그렇게 팔면 나는 못 살제.”
“아줌마, 그렇게 안 하면 안 살 건데……?”
안 사면 못 먹고 살 테지!
살어리 살어리랏다 흥정해서 감자랑 먹고 대도시에
살어리랏다 그렇지. 얄리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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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06. 16:29 박석준 시집_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이니_내지(0106).pdf (별곡 오교정: 살어리랏다일까?/못 살제)
= 시집_『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이니』(2023.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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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곡 초고) 2022-12-14
청산청산별곡(淸算靑山別曲)
― 감시(監視)
두 이어폰 아래 가방을 멘 채로 어제처럼
목포행 버스 내 옆좌석에 앉아버린 이 청년은?
“승차권 확인하겠습니다.”
월권* 승차권을 가졌군, 나처럼. 가난한 사람이로군.
흰 반팔 와이셔츠에 늘씬한데, 기간제 교사?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네. 이른 아침에.
스마트폰, 인공지능, 스티븐 호킹,
“저는요 스마트폰 없으면 하루살이, 하루도 못 살아요.”
수업 중인데
두 이어폰 아래 스마트폰을 가지고 놀던 공고 1학년들
중에서 태연하게 표현한 며칠 전 그 소년.
귀로에, 사람들 북적이는 그 시장 길에 갈까?
두 이어폰 아래 가방을 멘 채로 5시 30분
광주행 버스 내 옆좌석에 앉아버린 이 아가씨는?
“승차권 확인하겠습니다.”
월권을 가졌군. 50대인 나처럼, 가난한 사람이로군.
반청바지에 팔뚝이 똥똥한데, 대학생?
은 아닐 테고, 흠, 스마트폰 페이스북에 사진 추가하고.
스마트폰으로 카카오톡을 하네.
―4시간 일하고 5시에 교대, 지금 퇴근 버스 안.
하루살이가 팍팍해ㅠ
파트타임직인가?
스마트폰으로 별일을 하고 사람들 말을 보는군.
공고를 졸업하면 소도시 그 소년은 어디서 살고 싶을까?
스마트폰 가지고 파트타임 일 하여도
돈 많이 흘러가는 대도시에 살어리랏다 일까?
얄리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
모르는 사람들이 걷거나 움직이는 말바우 (인도) 장길,
차도를 앰뷸런스 사이렌 소리 달려 불안하게 하네!
그렇지만 북적거려서 이리저리 살펴보며 걸어야 해.
차도 옆 인도 가에서 아줌마가 하지감자 장사를 하네?
“이만 원이라? 아저씨, 그렇게 팔면 나는 못살제.”
“아줌마, 그렇게 안 하면 안 살 건데……?”
안 사면 못 먹고 살 테지!
살어리 살어리랏다 흥정해서 감자랑 먹고 대도시에
살어리랏다 그렇지. 얄리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
* 월권 : 1개월분 정액 요금의 60% 정도를 한꺼번에 내고 사서 1개월 동안에 사용할 수 있는 승차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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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23 오전 7:21 ∼ 2022-12-14 오후 7:25. 카페, 가난한 비, 거리에 움직이는 사람들, 무비이즘-선경-박석준-2022-12-14.hwp (별곡 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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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곡 메모) 2022-08-23
감시 ― 청산별곡 淸算別曲
두 이어폰 아래 가방을 멘 채로 어제처럼
영광행 버스 내 옆좌석에 앉아버린 이 청년은?
“승차권 확인하겠습니다.”
월권 승차권을 가졌군, 나처럼. 가난한 사람이로군.
흰 반팔 와이셔츠에 늘씬한데, 기간제 교사?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네. 이른 아침에.
스마트폰, 인공지능, 스티븐 호킹,
“저는요 스마트폰이 없으면 하루도 못 살아요.”
수업 중인데
두 이어폰 아래 스마트폰을 가지고 놀던 공고 2학년들
중에서 태연하게 표현한 며칠 전 그 소년.
귀로에, 사람들 북적이는 그 시장 길에 갈까?
두 이어폰 아래 가방을 멘 채로 5시 30분
광주행 버스 내 옆좌석에 앉아버린 이 아가씨는?
“승차권 확인하겠습니다.”
월권을 가졌군. 50대인 나처럼, 가난한 사람이로군.
반청바지에 뚱뚱한데, 대학생?
은 아닐 테고, 흠, 스마트폰 페이스북에 사진 추가하고.
스마트폰으로 카카오톡을 하네.
―4시간 일하고 5시에 교대, 지금 퇴근 버스 안.
하루 살기가 팍팍해ㅠ
파트타임직인가?
스마트폰으로 별일을 하고 사람들 말을 보는군.
공고를 졸업하면 시골 그 소년들은 어디서 살고 싶을까?
스마트폰 가지고 파트타임 일 하여도
돈 많이 흘러가는 도시에서 살어리랏다 일까?
얄리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
모르는 사람들이 걷거나 움직이는 말바우 (인도) 장길,
차도를 앰뷸런스 사이렌 소리 달려 불안하게 하네!
그렇지만 북적거려서 이리저리 살펴보며 걸어야 해.
차도 옆 인도 가에서 아줌마가 하지감자 장사를 하네?
“이만 원이라? 아저씨, 그렇게 팔면 나는 못살제.”
“아줌마, 그렇게 안 하면 안 살 건데……?”
안 사면 못 먹고 살 테지!
살어리 살어리랏다 흥정하여 감자랑 먹고 도시에
살어리랏다 그렇지. 얄리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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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24 <원작> ∽ 2022-08-23 오전 7:21 작 (별곡 메모)
= 2022-09-02. 23:35.내메. 시간의 색깔은-61.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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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권 : 1개월분 정액 요금의 60% 정도를 한꺼번에 내고 구입하여 1개월 동안에 사용할 수 있는 승차권
* 파트타임 : 정규 취업 시간보다 짧은 시간을 정하여 몇 시간 동안만 일하는 직위나 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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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문학 본>_ 늘푸른아카시아동인 제2집 136-1
감시
이른 아침인데.
가방을 벗지 않은 채로 직행버스 옆 좌석에 앉더니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네. 가느다란 팔뚝이 움직인다. 직장인인 것 같은데 이어폰을 귀에 끼웠군. 스마트폰 화면이 움직인다. 전기가 아무 곳이든 흐르고 있다.
“저는요 스마트폰이 없으면 하루도 못 살아요.”
누구한테 들으라고 한 말일까. 수업시간에 이어폰을 끼고 스마트폰을 가지고 놀던 녀석들 중에서 태연하게 표현하던 며칠 전의 그 녀석.
젊은 사내가 게임을 하고 있다. 전기가 흐르고 있다는 거다. 전기가 영상을 움직이고, 이어폰에 소리를 쏟아붓고, 세상의 변신을 시도한다.
‘없으면 못 사는 것, 욕구 때문일까, 그런 사회이기 때문일까’
글자들이 움직인다.
여름 오후인데. 허벅지를 드러낸 아가씨가, 가방을 양 어깨에 멘 채로 직행버스 옆 좌석에 않네. 통통한 팔뚝이 움직인다. 여대생이거나 무직인 같은데, 이어폰을 귀에 꽂네. 스마트폰의 화면을 터치한다. 전기가 아무 때나 흐르고 있다는 거다.
“스마트폰이 없으면 하루살이겠네.”
녀석에게 하던 말이 떠오른다. 아가씨가 카카오톡을 하고 있다. 전기가 흐르고 있다. 전기가 글자들을 찍어내고 빛을 내며 별말을 전하고 있다.
‘녀석도 할 테지, 페이스북인지……. 전기가 이미지로 사람을 부른다. 퇴근하면 시장 길에서 사람들을 봐야겠다.’
시장 길이다. 모르는 사람들이 움직이고 있다. 말소리도 난다. 차도를 달리며 불안하게 울리는 앰뷸런스의 사이렌 소리를 들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길가 하지감자 파는 아줌마 옆을 지나다가,
“이만 원이라? 그렇게 팔면 나는 못 살제.”
“아줌마, 그러면 안 살 건데……?”
‘그러면 못 살 테지!’
먹고 살려고 흥정을 하는 아저씨의 말 뒤에서 입속말을 한다.
시장 길을 걸어 나온 후 핸드폰을 꺼내 본다. 7시가 되어 간다. 밤이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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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26. 21:53. 늘푸른아카시아-동인집원고방_11월.hwp
― https://cafe.daum.net/evergreenacacia/EpJO/29
= 늘푸른아카시아동인 제2집 『잠들지 않는 긴 세월』(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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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136. 2012-07-24
감시
이른 아침 반팔 와이셔츠를 입은, 가방을 양 어깨에 멘 젊은 사내가 바로 옆 좌석으로 다가온다. 가방을 벗지 않은 채로 앉더니 가느다란 팔뚝이 움직인다. 직장인인 것 같은데 이어폰을 귀에 끼운다. 언제 켰는지 스마트폰 화면이 움직인다. 전기가 아무 곳이든 흐르고 있다.
‘저는요 스마트폰이 없으면 하루도 못 살아요.’
누구한테 들으라고 그런 말을 한 걸까. 수업 중인데 이어폰을 끼고 스마트폰을 가지고 놀던 녀석들 중에서 태연하게 표현한 며칠 전 그 녀석.
젊은 사내가 게임을 하고 있다, 전기가 흐르고 있다. 전기가 영상을 움직이고 이어폰에 소리를 쏟아 붓고, 변신을 하고 있다.
핸드폰이 진동한다. 메시지 1통 빛을 낸다. 기전이 뚜껑을 열어 문자/MMS 1을 보고 확인을 누른다. [선식] 함께해요…… 글자들이 움직인다. 다시 확인을 눌러 핸드폰 속을 들여다본다. 기전은 ‘못 사는 것과 기가 죽음은 슬픈 일이다’고 의식에 가두다가 못 이겨 귀로에, 모르는 사람들이 걷고 있거나 움직이고 있는 그 시장 길에 갈 생각을 해 본다.
여름 오후 에어컨을 튼 버스 안 허벅지를 드러낸, 가방을 양 어깨에 멘 아가씨가 바로 옆 좌석으로 다가온다. 가방을 벗지도 않고 앉더니 통통한 팔뚝이 움직인다. 여대생 혹은 무직인인 것 같은데. 이어폰을 꽂는다. 어디서 꺼냈는지 스마트폰 화면을 건드린다. 전기가 아무 때든 흐르고 있다.
‘스마트폰이 없으면 하루살이겠네.’
누군가는 들으라고 그런 말을 뱉은 건데, 아가씨가 카카오톡을 하고 있다. 전기가 흐르고 있다. 전기가 글자들을 찍어내고 빛을 내며 별말을 전하고 있다.
정호는 카카오톡을 못 할 것이다. 스마트폰이 없어서. 자네도 스마트폰으로 바꿔. 권하고는 보여준다며 터치하여 영상을 변화시킨 제영이. 트위턴지 페이스북인지 할지도 몰라……
모르는 사람들이 걷거나 움직이는 말바우장 길에서, 차도를 달리며 흘려 불안하게 하는 앰뷸런스의 사이렌 소리를 들은 후에도 기전이 모르는 사람을 이리저리 살펴보며 걷는다.
길가 하지감자 파는 아줌마 옆을 지나다가
“이만 원이라? 그렇게 팔면 나는 못 살제.”
“아줌마, 그러면 안 살 건데……?”
‘그러면 못 살 테지!’
먹고살려고 흥정을 하는 아저씨의 말 뒤에서 입속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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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24 이전 ∽ 2013-05-26 <원작>
↛ 늘푸른아카시아동인 제2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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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나의 생각
‘감시(監視)’란 ‘어떤 대상을 통제하기 위해 주의하여 지켜봄’을 의미하는 말이다. 이 글 「감시」에는 지켜보는 장면들이 펼쳐진다. “나”는 “스마트폰을 가지고 놀던” 학생들을 지켜보았고, 하지감자를 파는 “아줌마”와 사려는 “아저씨”가 상대방을 지켜보았다. 그런데 아이와 아줌마는 ‘살다’라는 말을 사용하여 상대방을 통제하려 했다. 그리고 아저씨는 ‘사다’라는 말을 사용하여 통제하려 했다. ―
‘저는요 스마트폰이 없으면 하루도 못 살아요.’
“이만 원이라? 그렇게 팔면 나는 못 살제.”
“아줌마, 그러면 안 살 건데……?”
내가 이런 표현을 찾은 것은 자본주의 사회는 ‘사다’와 ‘살다’가 필연적인 관계를 맺어야 이루어지는 사회체제가 된다는 생각을 가졌기 때문이다.
이 글에는 ‘관찰(觀察: 사물의 현상이나 동태 따위를 주의하여 잘 살펴봄)’도 펼쳐진다. “나”는 “가방을 벗지 않은 채로 앉”은 “젊은 사내”를 이상한 사람이라고 여긴다. 그리하여 그의 스마트폰 화면을 관찰하면서 “전기가 영상을 움직이고 이어폰에 소리를 쏟아 붓고, 변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전기 때문에 젊은 사내가 가방을 벗지 않고 자리에 앉은 것이라고 유도한다. 그리고 같은 방식으로 앉은 “아가씨”와 그녀의 스마트폰 화면을 관찰한 후에는 “전기가 아무 때든 흐르고 있다.”라는 생각에 이른다. 이런 생각은 ‘전기(스마트폰)가 젊은 사내와 아가씨의 삶을 통제하고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즉 ‘전기(스마트폰)가 사람을 감시(통제)한다’는 생각에 이르게 하여 스마트폰이 일반화되어가는 사회에 대한 “나”의 부정적인 시각을 펼쳐낸다.
그리고 결국엔 이 젊은 남녀도 먹고살아야 하기 때문에 기성사회인(아줌마와 아저씨의 활동으로 이루어지는 기성 자본주의 사회인)처럼 “흥정”하는 일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으로 이끌고 만다. 젊은 세대일지라도 결국엔 “돈”에 통제될 수밖에 없다는 것, 즉 “돈이 자본주의 사회의 사람을 지배한다”을 알게 한다. 이 글은 이렇게 한국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깔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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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 2012-07-24
감시
방에는 꾸부리고 앉아서 눈길을 건네는 사람이 있었다, 기전이 돌아왔을 때, 예전처럼 ‘다가올 사람’을 기다리는 아내가 있었다.
그 눈길이 기전의 뇌리에 스마트폰을 내려다보는 두 사람의 얼굴을 머뭇거리게 한다. 기전은 별말 없이 바로 옆 그의 방으로 애수를 안고 발을 옮긴다.
전기가 흐르고 있다. 퇴색해 가는 색깔들이 책 표지, 테이프 표지, 옷, 이불, 벽지 위에 따로따로 흩어져 있다.
기전이 컴퓨터 앞 의자에 앉는다. 그에게 오늘 버스 안에서 본 두 사람의 얼굴들이 다시 새겨진다.
이른 아침 반팔 와이셔츠를 입은, 가방을 양 어깨에 멘 젊은 사내가 바로 옆 좌석으로 다가온다. 가방을 벗지 않은 채로 앉더니 가느다란 팔뚝이 움직인다. 직장인인 것 같은데 이어폰을 귀에 끼운다. 언제 켰는지 스마트폰 화면이 움직인다. 전기가 아무 곳이든 흐르고 있다.
‘저는요 스마트폰이 없으면 하루도 못 살아요.’
누구한테 들으라고 그런 말을 한 걸까. 수업 중인데 이어폰을 끼고 스마트폰을 가지고 놀던 녀석들 중에서 태연하게 표현한 며칠 전 그 녀석.
젊은 사내가 게임을 하고 있다, 전기가 흐르고 있다. 전기가 영상을 움직이고 이어폰에 소리를 쏟아 붓고, 변신을 하고 있다.
핸드폰이 진동한다. 메시지 1통 빛을 낸다. 기전이 뚜껑을 열어 문자/MMS 1을 보고 확인을 누른다. [선식] 함께해요…… 글자들이 움직인다. 다시 확인을 눌러 핸드폰 속을 들여다본다. 기전은 ‘못 사는 것과 기가 죽음은 슬픈 일이다’고 의식에 가두다가 못 이겨 귀로에, 모르는 사람들이 걷고 있거나 움직이고 있는 그 시장 길에 갈 생각을 해 본다.
여름 오후 에어컨을 튼 버스 안 허벅지를 드러낸, 가방을 양 어깨에 멘 아가씨가 바로 옆 좌석으로 다가온다. 가방을 벗지도 않고 앉더니 통통한 팔뚝이 움직인다. 여대생 혹은 무직인인 것 같은데. 이어폰을 꽂는다. 어디서 꺼냈는지 스마트폰 화면을 건드린다. 전기가 아무 때든 흐르고 있다.
‘스마트폰이 없으면 하루살이겠네.’
누군가는 들으라고 그런 말을 뱉은 건데, 아가씨가 카카오톡을 하고 있다. 전기가 흐르고 있다. 전기가 글자들을 찍어내고 빛을 내며 별말을 전하고 있다.
정호는 카카오톡을 못 할 것이다. 스마트폰이 없어서. 자네도 스마트폰으로 바꿔. 권하고는 보여준다며 터치하여 영상을 변화시킨 제영이. 트위턴지 페이스북인지 할지도 몰라……
모르는 사람들이 걷거나 움직이는 말바우장 길에서, 차도를 달리며 흘려 불안하게 하는 앰뷸런스의 사이렌 소리를 들은 후에도 기전이 모르는 사람을 이리저리 살펴보며 걷는다.
길가 하지감자 파는 아줌마 옆을 지나다가
“이만 원이라? 그렇게 팔면 나는 못 살제.”
“아줌마, 그러면 안 살 건데……?”
‘그러면 못 살 테지!’
먹고 살려고 흥정을 하는 아저씨의 말 뒤에서 입속말을 한다.
그는 오늘 하루가 길가 전봇대에 기대앉아 꺾인 나뭇가지를 가지고 놀다가 나뭇잎, 꽃잎 따위를 살펴보는 꼬마아이의 하루만도 못하다는 걸 문득 새긴다.
방에는 암흑시대에 아내에게 버림받은 남편이라는 사람이 의자에 앉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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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24. 14:13.메. 감시 (초고)
= 2012.07.24. 16:37.메. 박석준-시집(이은봉교수)-새 수정본-7월.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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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해남군 송지면 달마산 IMG_20140105_145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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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어폰-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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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바우 시장_하지감자_20230527_085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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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바우 시장-1_size_1513005959_6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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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말바우시장 방면 앰뷸런스
7월 4일 오전 8시께 광주 동구 계림동 한 편도 2차선(말바우시장 방면) 1차로에서 30대 남성 A씨가 몰던 배달용 이륜차가 앞서가던 승용차를 추돌했다. 이 사고로 코 등을 다친 A씨가 현장에서 응급조치를 받았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출처 : 남도일보(http://www.namdonews.com). 2023.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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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공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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