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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시

나의 실존주의 멜랑콜리 (1), 모더니즘 (73) 의문의 날들 / 박석준

나의 152 의문의 날들

나의 실존주의 멜랑콜리 (1), 모더니즘 (73)

2014-10-22

박석준 /

(원작 교정 : 그날)

의문의 날들

 

 

  산다는 것!

  어디로 가고 싶다는 것!

 

  그것이 다만 세월이 되어 버렸음에

 

  기항지가 될 것만 같았던 그날 그곳에 다시 찾아가

  44개월의 세월이 흘러갔다.

 

  알 수 없는 사람 둘과

  잃어버린 사람 둘과

  과거가 된 사람 둘과

  그리고 내 시절이 끝나가고 있음을 확인하고

  나는 2014년을 떠나간다.

 

  카프카*, 행크 윌리엄스**

  아프다,

  눈이!

  감은 눈 속에

  아름답고 젊은 사람 떠나간 흔적들

  충돌하면서!

  손이 저리고 차갑다.

 

  불안과 소외, 사랑의 아픔과 절망

  통증 오고

  길을 가야만 하는데

 

  ‘나 혼자였다고 어린 시절의 나처럼, 하는 말을 들을 때가 있었다.

  비교에 의해 고독은 성립되고

  고독은 슬픔을 낳는다던데.

 

  비가 왔던 오늘,

  눈에 맺혀야 할 눈물이 세상을 적셨다는 것을,

  비가 흐르는 길에서

  내 삶의 우수

  사전 뒤져 찾다가 떨어낸 단어처럼 잠깐 머물다가 사라짐을

  나는 보았다.

 

  고독하다고 자인하던 내가

  유심히 본 것은 바깥이었다.

  바깥에 서서 흐르는 시간은 나에게

  카오스모스처럼

  안으로 밖으로 굴레를 씌우려 한다.

 

  대체 이토록 시간을 살아간 나는

  이젠 우수를 가져야 할 인간 조건이 되는가?

  하고 의혹에 잠겨 보기도 한다.

 

  슬픔! 외로움은

  아무나 가져서는 안 된다는 것을

  새기면서

 

 

  * Franz Kafka(1883~1924) : 인간의 존재에 대한 불안이나 삶의 부조리 따위를 파헤쳐 실존주의 문학의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카프카는 죽을 때까지 거의 주목받지 못했다.

  ** Hank Williams(1923-1953) : 컨트리 음악 역사상 가장 중요한 한 사람으로 간주되는 싱어송라이터이며, 대중음악 시장에서도 성공을 거두었다. 아편과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심장마비로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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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22. 08:53. 카페 가난한 비_문병란 시인께 (그 날) <원작 원본>

= 아름다운작가5(2016.01.06. 한국작가회의양주지부)

=2016.11.09. 17:41. 박석준 시집 본문.pdf (원작 교정 : 그날)

= 시집_거짓 시, 쇼윈도 세상에서(2016.12.02. 문학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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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2014-10-22. 상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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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삶과 글

  ‘비교에 의해 고독은 성립되고/고독은 슬픔을 낳는다라는 말은 내가 22살 때(1979)에 생각해 낸 말이다.

  이 글에는 생전에 세계적인 명성을 날렸던 행크 윌리엄스, 사후에 빛을 보게 된 카프카, 요절한 이 두 사람이 제시되어 있다. 카프카는 40세에, 행크 윌리엄스는 29세에 세상을 떠났지만 이 두 사람은 아름답고 젊은 사람으로 내 검은 눈 속에 남아 나는 눈이 아프고 눈에 통증을 느꼈다. 이 두 사람은 나처럼 불안과 소외, 사랑의 아픔과 절망을 지녔던 사람이라고 나는 규정하지만, 두 사람은 사후엔 고독하지 않는(실존한) 사람이 되었다.

  살아있는 내게 남은 것은 알 수 없는 사람 둘, 잃어버린 사람 둘, 과거가 된 사람 둘이다. 산 사람이든 죽은 사람이든, 내가 잃어버린 사람알 수 없는 사람이며 더 만남을 이룰 수 없는 과거가 된 사람 둘이다. 한편 내가 잃어버린 사람 둘내가 버린 사람나를 버린 사람이다.

  그런데 산다는 것!’어디로 가고 싶다는 것!’이라고 말한 나는 마음과는 달리 그것이 다만 세월이 되어버렸음에안타까워하고 어디론가 가지 못하고 있어서슬프고 외로운 기분에 젖어든다. 그렇지만 슬픔, 외로움아무나(삶에서 의미를 남기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 사람은) 가져서는 안 되는 것임을 알게 되어 나는 자신의 삶에 의혹을 가지게 되었고 내가 지나간 날들은 의문의 날들이 되었다.

  나는 (무엇인가가 막아서 의미를 남기지 못한 채로 사는 사람의) 삶의 아픔과 패러독스를 의문이라는 말로 대체하여 이 글에 깔았다. 이 글엔 실존주의적 멜랑콜리(우울 또는 비관주의에 해당하는 인간의 기본적인 감정. 삶의 궁극적 의미에 대한 회의에서부터 비롯된 이 감정은 이후 정신 의학 분야에서 다루어진다.)가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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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랑콜리아

  구약의 전도서는 다음의 문장으로 시작된다.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삶의 무상함 그리고 삶의 유한성’, 바니타스(Vanitas)에 대한 자각은 우리의 삶 중심에 이미 죽음이 들어와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견딜 수 없는 멜랑콜리(melancholy)’를 야기한다.

  독일의 실존주의 철학자 하이데거는 멜랑콜리한 기분을 통해 자신과 주변 세계를 자각하고 그에 대해 질문하고 탐문한다고 생각했다. 멜랑콜리로 인한 자각은 자기고양을 넘어 현실을 직시케 함으로써 보편적 세계에 대한 사유로 이어진다. 그리고 이 진리를 바라보는 예리한 눈우울한 열정은 비범하고 창조적인 예술을 탄생시킨다. 멜랑콜리는 예술가에게 창작의 원천으로써 최고의 지성과 동시에 무시무시한 야수성을 부여하는 것이다.

https://brunch.co.kr/@hyojooyang/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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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객관적 해석

  근작인 듯싶은 의문의 날들은 근황이나 심경을 짐작할 수 있는 작품으로 매우 인상적이며 감동 요소를 가지고 있소. 서술적 요소가 있어도 전혀 거슬리지 않는 서정의 묘미도 느끼게 되오.

  불운했으나 사후 명성을 얻은 고독한 실존주의 소설가 카프카, 화려한 명성에도 짐지기 버거운 대중음악의 명수 떠도는 카우보이의 기타 반주 우수의 멜로디 알콜 중독과 고독 소외 그런 암울한 우수도 빌려다 버무린 삶의 고뇌가 주축이 된 자의식적 우수가 적절한 감흥을 전해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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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28. 문병란 (해석)

= 2015.08.14. 23:33. 카페 가난한 비_2014-10-28

https://cafe.daum.net/poorrain/FB7E/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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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1) 2004-02-29

rain 의 우수

 

 

  ‘나 혼자였다고 어린 시절의 나처럼, 하는 말을 들을 때가 있었다.

  비교에 의해 고독은 성립되고

  고독은 슬픔을 낳는다던데.

 

  아무도 없다라는 판단 후에 나는 밖을 떠올린다.

  밖엔, 그저 내 고독을 감지할 사람이 있었을 법한 것처럼!

 

  나는 세월의 마약에 걸려

  젊음을 잃어가고 있으나,

  세월은 내 안에 잠겨 있었다는 걸

  얼마 전부터 확실히 느끼게 되었다.

 

  눈이 흐릿해지고, 흐릿하게 남은,

  그리워하는 사람이 나를 얼마나 그리워할까

  흐릿한 눈으로 생각도 해 보았다.

 

  비가 왔던 오늘,

  눈에 맺혀야 할 눈물이 세상을 적셨다는 것을,

  비가 흐르는 길에서

  내 삶의 우수가

  사전 뒤져 찾다가 떨어낸 단어처럼 잠깐 머물다가 사라짐을

  나는 보았다.

 

  고독하다고 자인하던 내가

 

  유심히 본 것은 바깥이었다.

  바깥에 서서 흐르는 시간은 나에게

  카오스모스처럼

  안으로 밖으로 굴레를 씌우려 한다.

 

  그렇게 가 버리는 시간 밑 아무렇게나 혼자 뒹굴면서도

  내가 보고 싶은 건 나의 ‘in’이었음을,

  내가 있고 싶은 건 나의 ‘outside’였음을

  나는 마음에 새겨

  이 시간, 언밸런스한 우수에 젖고 있다.

 

  대체 이토록 시간을 살아간 나는

  이젠 우수를 가져야 할 인간 조건이 되는가?

  하고 의혹에 잠겨 보기도 한다.

 

  슬픔! 외로움은

  아무나 가져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안 나는

  어디로 가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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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2.29. 03:32. 카페 가난한 비_rain 의 우수 (메모1)

https://cafe.daum.net/poorrain/4Ps/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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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 2003-12-29

의문의 날들

 

 

  기항지가 될 것만 같았던 그 날그곳에 다시 찾아가

  44개월의 세월이 흘러갔다.

 

  알 수 없는 사람 둘과

  잃어버린 사람 둘과

 

  과거가 된 사람 둘과

 

  그리고 내 시절이 끝나가고 있음을 확인하고 나는 2004년으로 떠나간다.

 

  목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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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2.29. 02:08. 카페 가난한 비_의문의 날들 (메모)

https://cafe.daum.net/poorrain/4Ps/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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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행크 윌리엄스(1923-09 ∽ 1953-01)

  행크 윌리엄스(1923-09 1953-01) :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기타리스트. 활동: 1937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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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츠 카프카(1993-07 ∽ 1924-06)

  프란츠 카프카(1993-07 1924-06) : 독일의 실존주의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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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05 오후 7:12 광주시 상무지구

  2016-09-05 오후 7:12 광주시 상무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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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에드바르 뭉크 - 멜랑콜리 (1894)

  에드바르 뭉크 - 멜랑콜리 (1894)

  Edvard Munch - Melancholy (18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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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기항지 2021-03-13 오후 6:17

  기항지 2021-03-13 오후 6:17. 1701136219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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