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실존주의 리얼리즘 (10), 나의 무비즘 (127)
2014-04-16
박석준 /
<개작>
숨은 배
쿵, 터덩, 우당탕
뭔 소리지? 무슨 일이야?
몸이 휘청거리고 말소리들이 난다.
가만히 계십시오.
불안, 의혹, 소스라침, 움직임 들
배가 숨는다.
숨은 배 속에서 쫓기고
등 뒤에 빨갛고 노란 회오리치는 하늘,
목전에 솟아오른 바다, 유리창 바깥 구조되는 사람들.
진실이 배 밖 세상을 치고 숨고 있다.
숨은 배
밖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소리
절규하는 소리
차갑다!
바다 속에서 눈물이 떨어지다 사라진다.
살 수 있을까요?
응. 네 이름은 향기로워서 세월을 거부하니까.
함께 있고 싶은 사람, 갖고 싶은 것, 주고 싶은 것
잊지 마라.
아빠, 엄마, …… 사랑해요, …… 선생님
가야 할 말이 배 속에서 떠난다.
숨은 배, 숨긴 세월
기관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화물을 너무 많이 실었다, 방향을 너무 틀었다,
구조를 하고 있다.
배 밖, 바다 위에 비가 내리고,
말소리들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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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24. ∼ 2014-05-23 <원작> + 화물을 너무 많이 실었다,
= 2016.07.04. 10:42.메. 2시집_차례-2016-2.hwp <수정 개작>
= 시집_『거짓 시, 쇼윈도 세상에서』(2016.12.02. 문학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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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2014-05-23
숨은 배
쿵, 터덩, 우당탕
뭔 소리지? 무슨 일이야?
몸이 휘청거리고 말소리들이 난다.
가만히 계십시오.
불안, 의혹, 소스라침, 움직임 들
배가 숨는다.
숨은 배 속에서 쫓기고
등 뒤에 빨갛고 노란 회오리치는 하늘,
목전에 솟아오른 바다, 유리창 바깥 구조되는 사람들.
진실이 배 밖 세상을 치고 숨고 있다.
숨은 배
밖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소리
절규하는 소리
차갑다!
바다 속에서 눈물이 떨어지다 사라진다.
살 수 있을까요?
응. 네 이름은 향기로워서 세월을 거부하니까.
함께 있고 싶은 사람, 갖고 싶은 것, 주고 싶은 것
잊지 마라.
아빠, 엄마, …… 사랑해요, …… 선생님
가야 할 말이 배 속에서 떠난다.
숨은 배, 숨긴 세월
기관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방향을 너무 틀었다,
구조를 하고 있다.
배 밖, 바다위에 비가 내리고,
말소리들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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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24 ∼ 2014.05.23. 11:34. 카페 가난한 비_1 <원작 원본>
= 2014.05.29. 22:33. 카페 가난한 비_문병란 시인(선생님)께
― https://cafe.daum.net/poorrain/FB7E/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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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상황
2014-04-16(수요일), 세월호 침몰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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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나의 생각
「숨은 배」는 세월호 사건을 실존주의적 리얼리즘 경향으로 형상화해본 것이다. 세월호 사건으로 희생된 사람들의 시공간을(육지에서와는 달리 볼 수 없어서) 섬세하게 알 수는 없다. 배 안의 사람에게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들이 무엇이며 그런 상황으로 죽어가는 사람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바다 위에서 바다 밑으로 사람이 숨어들었기 때문이다.(세월호 사건은 육지에서 이루어진 이태원 참사 사건과는 이런 면에서 다르다.) 그래서 나는 일어난 일의 모양에 대해 최대한 사실적으로 표현하면서 배 안의 사람이 했을 수도 있는 말이 무엇이었는지 상상하여 표현하였는데, 이 표현이 진실이 되길 바랄 뿐이다.
나는 배 안에서 사람(들)이 생각하는 시간과, 상황이 전개되는 시간이 연속되었음에도 연속되지 않은(단절된) 것임을 나타내기 위한 방법으로 쉼표(, ), 말줄임표(……), 마침표(.)라는 문장부호를 활용하였다. 제목에 ‘숨은’을 넣은 까닭은 시공간을 탄 움직임들이 잠시 만에 바닷속으로 숨어들어서 삶의 아름다움과 삶의 진실이 가려졌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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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 2014-04-28
숨은 배
텅, 터더덩 텅
뭔 소리지? 무슨 일이야?
몸이 휘청거리고 말소리들이 난다.
불안, 의혹, 소스라침, 움직임 들
숨은 배
숨은 배 속에서 잠기고
등 뒤에 빨갛고 노란 회오리치는 하늘
절규한다
엄마아
절규를 듣고 절규한다
목숨은 배 속에서
살아야 해
말을 하고
사랑하는 사람 발목에 줄을 매고
살 길을 걷는다
팽목항에서 바라뵈는 숨은 배
비가 내린다.
비가 바다 위를 튀긴다
애들이 살아야 하는데
아빠, …… 사랑해요, ……
가야 할 말이 배 속에서 떠난다.
숨은 세월
숨은 배
기관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구조를 하고 있다
말소리들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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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24.∼2014.04.28. 카페 가난한 비_문병란 시인(선생님)께 (초고)
― https://cafe.daum.net/poorrain/FB7E/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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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리얼리즘 = 사실주의 寫實主義’
일반적으로 사실주의를 ‘경험적인 현실을 유일한 세계 · 가치 · 방법으로 인식하려는 문예사조’라고 정의한다.
사실주의(또는 현실주의)는 res(실물)에 어원을 둔 realism의 역어이다. 경험적인 현실 외의 이상적·초월적 세계의 존재 증거가 없다고 보는 일원론적 세계관에서 진리나 진실, 미학적 가치, 예술창작의 방법 등을 뭉뚱그려 통칭한다.
따라서 이상주의적 경향(고전주의·낭만주의·심미주의 등)과 자의식(自意識)의 절대성 및 회의주의를 바닥에 깔고 있는 모더니즘(modernism)과 대립된다.
‘진리’란 현실인식의 과정에서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창작 과정에서 창조되는 것으로 보는, 즉 대응이론(對應理論)이 아닌 통일이론(統一理論)이라는 관점에서 말하는 의식적 리얼리즘(conscious realism), 즉 심리적 리얼리즘이 있다.
최초의 소개자인 백철은 프롤레타리아 리얼리즘→유물변증법적 창작방법→사회주의 리얼리즘으로서의 변천 과정을 설명하면서, 세계관과 창작 방법의 분리, 그리고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수용 불필요론을 전개한다(‘文藝思潮’, 조선중앙일보, 1933.3.2∼8.).
폐허와 죽음의 직·간접적 체험, 민족 대이동(월남)으로, 이어령(李御寧)·고석규(高錫珪)에게서 드러나듯이, 모든 문제(근대화, 근대국가, 이데올로기, 문학사조 등)는 실존과 생존에 집중된다
여기서 삶의 원초적 물음과 탐구가 새로 시작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서, 1950년대의 전후 리얼리즘도 예외일 수 없다. 손창섭(孫昌涉)의 <비오는 날>(1953)을 비롯한 전후 리얼리즘은 실존주의 및 휴머니즘과 결부되어, 당과의 연결고리도 없고 좌우 논쟁도 없이 비로소 역사의 자생적인 성격을 띠게 된다.
오상원(吳尙源)의 <유예>(1954), 장용학(張龍鶴)의 <요한시집>(1955) 등은 실존주의적 현실 인식을, 황순원(黃順元)의 <학>(1953), 오영수(吳永壽)의 <갯마을>(1953), 이범선(李範宣)의 <학마을 사람들>(1957) 등은 향토적 현실인식을, 월남 난민·전쟁고아·도시빈민·불구자 등을 리얼하게 그린 손창섭(孫昌涉)·이호철(李浩哲)·송병수(宋炳洙) 등은 미래가 차단된 현실인식을, 그리고 최일남(崔一男)은 무력한 서민층의 리얼리즘을 보여 준다.
-한국민족문화대백괏전
그런데 사전에서는 한국 소설의 경우에 대한 예를 자세히 들고 있을 뿐이다. 한국 시의 경우엔 어떻게 표현한 것이 진짜 리얼리즘(사실주의) 시인지 나는 알지 못해서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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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세월호 침몰 사고 상공 촬영, 2014-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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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사고1, 2014-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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