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신시 203 깁스 상률
나의 무비즘 (159), 실존주의 아방가르드 (71), 이미지즘 (19)
2022-02-20
박석준 /
2022-02-20 오전 07:02 작 <원작 교정1> (코로나19)
깁스 상률*
술집에 놓인 밤, 술 안개, 빨간 장미
상률이 귀엽다.
문 선생이, 시인이지만 소년 같아, 수줍어한다.
기 청년이 빈집에 밤에 돌아와 운다.
잘 있거라 밤들아 촛불들아 종이들아!
천원, 오천원, 만원, 오만원
통용 지폐에 신사임당이 있다.
지폐에 없으나 전설이 되어,
내 뇌리에 흐른다, 명성황후가
이미지가 되어
쓰레기나 돈, 나, 돈 나
눈이 다음날 새벽에 내려졌다, 버려졌다.
눈물이 겨울 2월 새벽에 망설였다.
내가 사는 광주엔 2년 넘게
나보다 의미 있는 코로나19가 살아가고 있다.
* Gibbs 相律 : 평형계에서 존재하는 상의 수와 조절 가능한 외부 변수들의 수의 관계를 나타내는 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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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20 오전 6:52 (코로나) <원작 원고>
= 2022:09.02. 23:35.내메. 시간의 색깔은-61).hwp (코로나) (원작 원고 + 날짜)
∽ 2022-09-04 오전 6:30. (교정: 코로나19)
= 2022.09.04. 19:48.내메. 시간의 색깔은-61.hwp (원작 교정1 원본 + 교정 날짜)
= 2022-09-11 오전 01:09. 카페, 가난한 비, 거리에 움직이는 사람들, 무비이즘.hwp (코로나19) (원작 교정1 원본)
↛ (오교정: 천 원, 오천 원, 만 원, 오만 원, 다음 날) 시집_『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이니』(2023.03.20. 푸른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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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신시 203-1
2022-02-20 오전 07:02 작 <원작 교정2 = 이본> (오미크론)
깁스 상률
술집에 놓인 밤, 술 안개, 빨간 장미
상률이 귀엽다.
문 선생이, 시인이지만 소년 같아, 수줍어한다.
기 청년이 빈집에 밤에 돌아와 운다.
잘 있거라 밤들아 촛불들아 종이들아!
천원, 오천원, 만원, 오만원
통용 지폐에 신사임당이 있다.
지폐에 없으나 전설이 되어,
내 뇌리에 흐른다, 명성황후가
이미지가 되어
쓰레기나 돈, 나, 돈 나
눈이 다음날 새벽에 내려졌다, 버려졌다.
눈물이 겨울 2월 새벽에 망설였다.
내가 사는 광주엔 2년 넘게
나보다 의미 있는 오미크론이 살아가고 있다.
* 상률(相律) : 여러 종류의 물질로 구성된 혼합물에서, 성분의 수 n, 상의 수 r, 그리고 자유도 f 사이의 관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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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20 오전 6:52 (코로나) <원작 원고>
∼ 2022-02-20 오전 07:02. 박석준 - 깁스 상률.hwp (오인식 어휘: 오미크론) (원작 교정2 = 이본)
↛ (원작 교정2 오교정: 천 원, 오천 원, 만 원, 오만 원, 다음 날) 『문학들』 67호(2022.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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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상황
없음 (가상: 2022-02-20)
2020년 2월 20일 한국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한 첫 사망자가 발생
2021. 11. 30 국내 ‘오미크론’ 의심 확진자 발생(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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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의도와 표현
글 「깁스 상률」엔 “상률”이라는 복선이 있다. “귀엽다”고 한 “상률”은 사람 이름인가? 사물의 명칭인가? 개념을 나타내는 용어인가? 이어지는 문장들(“문 선생이 ∽ 소년 같아 ∽ 수줍어한다.”/“기 청년이 ∽ 돌아와 운다.”)을 감안하면 “상률”은 사람이다. 이어지는 세 문장의 마지막 서술어가 ‘귀엽다 – 수줍어한다 – 운다’가 사람이 할 수 있는 행위를 나타낸 말이고 소년 같은 깨끗한 이미지로 흘러가니까.
술집(사람과의 교류의 장소)에 함께 있는 건지 각기 따로 있는 건지는 알 수 없지만, “상률”은 술에 취해 “술 안개” 같은 몽롱한 상태가 되었고 “빨간 장미”처럼 수줍어하고 그래서 귀엽다고 해석된다. 그리고 “문 선생”은 “시인이지만” “소년 같아, 수줍어한다.”라는 묘사에서 술집에 처음 온 사람처럼 여겨지는 매우 순수한 사람의 이미지를 남겨준다.(수줍어서 얼굴에 “빨간 장미”처럼 홍조를 띄었다는 표현으로 해석되니까. 홍조란 ‘부끄럽거나 술에 취하여 붉게 달아오른 얼굴빛’이니까.) 그리고 기 청년은 술집에서 실연을 당해 집에 돌아가서 운 사람으로 해석된다. 기 청년 역시 소년 같은 매우 착한 순수한 깨끗한 이미지를 남겼다.
이 글은 초반부에 술집에 있는 세 깨끗하고 순수한 사람의 이미지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그런데 기 청년이 집에 돌아와 울고 “잘 있거라 밤들아 촛불들아 종이들아!”라고 감정을 독백 형식으로 털어낸 후에 급격히 분위기와 시상의 흐름이 변한다. 갑자기 “지폐” 돈이 튀어나와 글에 아방가르드 경향을 만들어버린다. 실연당하고 술값으로 종이=지폐(=돈)를 내고 돌아왔다는 의미로 해석되게 한다.
지폐에는 “명성황후”가 없고 신사임당이 있다는 말은 기 청년이 명성황후 같은 이미지를 지닌 여자를 사랑했다고 유추하게 한다. “쓰레기나 돈, 나, 돈 나”는 ‘여자를 만나서는 안 된 상태에서의 “돈”은 “쓰레기”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나는 머리가 돈 사람이 되어버렸다.’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눈”은 “사랑”을 나타낸 말이다. “눈이 다음날 새벽에 내려졌다, 버려졌다.”는 “나”의 처지를 눈이라는 상징어로 암시하였다. 전날(여자를 만나러 간 날) 내렸으면 좋았을 눈이 헤어진 후에 내렸기 때문에 ‘눈이 필요 없는 것(버려진 것)이 되어버렸다.’라고 해석된다. “눈이 다음날 새벽에 내려졌다, 버려졌다.”는 표현은 새벽에 망설이다가(←눈물이 겨울 2월 새벽에 망설였다.) 여자를 단념했다로 해석된다.
“눈이 다음날 새벽에 내려졌다, 버려졌다.”로 기 청년의 사연이 끝나면서 세 사람의 이야기가 끝나버려 글의 흐름도 다시 급변한다. “내가 사는 광주엔 2년 넘게/나보다 의미 있는 코로나19가 살아가고 있다.”로 끝나고 만다.
기 청년은 사랑을 잃고 슬픔에 젖어 자신을 쓰레기가 된 돈(관계에서 의미를 상실한 존재)으로 생각했지만, 다음날 새벽에 ‘세상에는 여러 공존할 수 있는 상이 있다’는 것을, 즉 자신이 살아간 모습을 깨닫고 ‘코로나가 살고 있는 현실’로 돌아온다.(→새로운 삶을 선택한다.)
이 글은 ‘사랑의 슬픔’이 표현되었지만 전하려는 메시지는 “상률이 귀엽다.”에 있다. 상률은 “공존할 수 있는, 상(相)의 수를 결정하는 규칙”을 말하며 ‘공존할 수 있는 상’을 내포하기 때문이다.
글 「깁스 상률」은 ‘세상에서 관계를 맺는 각자는 생각하고 행동을 선택하는 사람이지만 관계에서 선택되지 못한 대상으로도 남기도 한다.’라는 것을 형상화했다. 즉 인접성(관련성)과 개별적 독립성을 가지고 있어서 동일존재(대상, 사정)에서 느끼는 이미지는 사람마다 다르고, 그 이미지로 인해 사람마다 다른 독특한 움직임(행동)을 낳는다는 생각을 담고 있다.
글엔 몇 기법이 사용되었다.
* 연상과 환유
(술집→술 안개→빨간→귀엽다/수줍어한다/운다→
잘 있거라 종이들→지폐→신사임당→없으나/명성황후
→쓰레기/눈→버려졌다→눈물→코로나19)
* 상징:
종이들 : 사랑하는 시간/기록들
신사임당 : 통용 관계를 유지한 사람, 술값으로 낸 돈
전설이 된 명성황후 : 통용 관계를 잃은 사람
쓰레기나 돈, 나 : 아는 사람에게서 통용 관계를 잃고 버려진 것들 혹은 나
돈 나 : 아는 사람에게서 통용 관계를 잃고 절망한 나
눈이 버려졌다 : 나의 순수한 존재(존재의 순수함)가 끝남
* 모호성 → 아방가르드:
상률: 사람 이름 / 어떤 사람이 인간관계에서 나타낸 공존의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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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작 노트
글 「깁스 상률」에는 내가 좋아하는 시인 3명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박상률, 문병란, 기형도 시인이다. ‘박상률’은 만난 적이 없고, 문병란, 기형도 시인은 진작 사망한 까닭에 나는 이 글에 내가 생각하는 이미지(그 시인들이 내게 남긴 이미지)를 담아내려는 데에 노력을 기울였다. 「깁스 상률」은 ‘코로나’로 표현한 <원작>(시집 버전)과 시간을 잘못 인식하여 ‘오미크론’으로 표현한 <이본>(문학들 버전)이 있는데, <이본>이 먼저 세상에 나왔고 <원작>은 시집에 수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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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향기·박관서> 위드 코로나 시대 남도문학 읽기 <전남일보>
정부에서는 해외에서 쓰기 시작한 용어로써 정확한 정의가 내려지지 않고 있는 '위드 코로나'라는 용어 대신에 단계적 일상 회복이라는 단어를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바이러스에 대처하는 사회적 용어이기 이전에 이제는 코로나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의미에서 ‘with’와 ‘코로나19’가 합성된 위드코로나 시대라고 아니할 수 없겠다.
“눈이 다음날 새벽에 내려졌다, 버려졌다/눈물이 겨울 2월 새벽에 망설였다/내가 사는 광주엔 2년 넘게/나보다 의미 있는 오미크론이 살아가고 있다.”문학들·박석준 시 '깁스 상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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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jnilbo.com/67208294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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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20, 오전 6:52 원작 (코로나)
깁스 상률
술집에 놓인 밤, 술 안개, 빨간 장미
상률이 귀엽다.
문 선생이, 시인이지만 소년 같아, 수줍어한다.
기 청년이 빈집에 밤에 돌아와 운다.
잘 있거라 밤들아 촛불들아 종이들아!
천원, 오천원, 만원, 오만원
통용 지폐에 신사임당이 있다.
지폐에 없으나 전설이 되어,
내 뇌리에 흐른다, 명성황후가
이미지가 되어.
쓰레기나 돈, 나, 돈 나
눈이 다음날 새벽에 내려졌다, 버려졌다.
눈물이 겨울 2월 새벽에 망설였다.
내가 사는 광주엔 2년 넘게
나보다 의미 있는 코로나가 살아가고 있다.
* 상률(相律) : 여러 종류의 물질로 구성된 혼합물에서, 성분의 수 n, 상의 수 r, 그리고 자유도 f 사이의 관계식
.
2022-02-20 오전 6:52 (코로나) <원작 원고>
= 2022:09.02. 23:35.내메. 시간의 색깔은-61).hwp (코로나) (원작 원고 + 날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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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시인들(박상률-박석준-박재웅)_서울. 2023-07-15, 박석준 시집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이니> 북토크 뒤풀이
뒤편: 김이하_이승철 (시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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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란 시인-박석준_광주. 2013-02-26. 가난한비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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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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