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신시 205 가난한 사람들이 있어도
나의 실존주의 모더니즘 (91), 사상시 (33)
2022-04-23
박석준 /
<원작 교정>_시집
가난한 사람들이 있어도
광주에 오늘도 고층 아파트가 움직이고 있다.
누나가 사는 13평 영세민 아파트 창 안 베란다에선
꽃들은 봄을 젊다고 소리 없이 말하지만
빨랫줄의 허름한 옷들은 창밖 움직이는 돈을 동경한다.
시인은 사람의 가난을 값있어 미적으로 표현하지만
가난한 삶은 미의 밖에서 존재하는 비애이므로
가난한 삶을 감상한 시인의 시는 패러독스다, 불안이다.
아파트가 제 몸값으로 사람을 골라 움직이는 세상에서
서울, 서울 쪽에 젊은 최신의 시공간이 움직이는 세상에서
살려고 많은 사람들이 서울, 서울 쪽으로 갔으나,
늙은 누나는 날마다 젊음보다는 돈을 생각한다고 한다.
가난한 나는 오후에 부모님 성묘하고
가난한 누나를 비좁은 아파트로 찾아갔지만
가난한 누나의 삶의 애환은 들어도 알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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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27 ∽ 2022-08-27 오전 11:35 (창안) <원작>
= 2022.09.02. 23:35.내메. 시간의 색깔은-61.hwp (원작 원본)
∽ (교정: 창 안) 시집_『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이니』(2023.03.20. 푸른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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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상황
2022-04-23 오후. 광주시 동천동 누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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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객관적 해석
‘가난한’을 중요한 소재라고 생각하여 ‘가난’을 미적으로 형상화한다고 말하는 시인도 있다. 그런데 이런 생각을 가진 시인은, ‘가난(한 사람)’은 미학 밖에서 살아간다는 사실을 모르고, 사치스럽게 생각의 유희를 즐기는 것이 아닐까? 현대 한국 사회는 자본주의 사회이며 자본주의 사회에서 극히 가난한 사람은 ‘돈 (없음)’ 때문에 자유가 제한당하며 문화 밖으로 버려진다.
「가난한 사람들이 있어도」는 돈으로 사람을 고르고, 젊은 최신의 시공간(아파트)을 끊임없이 만들고 움직이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동경하며 사는 가난한 사람(허름한 옷)에 대한 연민과, 가난한 삶을 감상만 하여 미적으로만 표현하는 시인들에 대한 비판·냉소가 반영된 글이다. 이 글은 ‘가난한 삶은 미의 밖에서 존재하는 비애이다.’라는 시인의 사상(철학)을 담은 사상시이다.
글에는 몇 기법이 사용되었다.
* 대조 : 각 연의 내용을 대조적으로 표현함.
(말하지만∽ /표현하지만∽ /갔으나,∽ /찾아갔지만∽ )
* 상징
허름한 옷 → 가난한 사람
* 의인법
아파트가 움직이고 있다
옷들은 창밖 움직이는 돈을 동경한다.
아파트가 제 몸값으로 사람을 골라 움직이는
* 은유법
가난한 삶은 미의 밖에서 존재하는 비애
시는 패러독스다, 불안이다.
* 반어 또는 역설
가난한 누나의 삶의 애환은 들어도 알고 싶지는 않다.
* 두운-동일 어휘 (가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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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작 노트
2022-04-23일엔 망월동에서 부모님 성묘하고 바로 동천동, 누나 집으로 갔다. 누나가 몸을 다쳐 성묘하지 못했기 때문인데, 영세민 아파트 6층 베란다 빨랫줄에 허름한 옷들이 걸려 있고 창밖으로 광주천과 광주에서 제일 높은 48층 아파트와 짓고 있는 아파트들이 보였다. 광주의 인구는 줄어드는데 광주에 하루도 안 빼고 아파트를 짓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체 누가 이 새 아파트들로 와서 사는 것일까? 나는 누나 집에서 갖게 된 생각을 나흘 후에 옮겨서 「가난한 사람들이 있어도」의 (초고)를 썼다. 이 글엔 ‘가난한 사람의 삶은 미적으로 표현해야 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여 쓴 시는 위선에 가까운 생각의 표현일 뿐이다.’라는 생각도 스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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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된 곳
가난한 사람들이 있어도/박석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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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세상 – 카카오스토리
가난한 사람들이 있어도 / 박석준
https://story.kakao.com/_aVPXg6/dGg6XiCf1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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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지피그
가난한 사람들이 있어도
https://blog.naver.com/pndh9720/2230873290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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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수진 [사투리 감동시] 가난한 사람들이 있어도 / 박석준
동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KN7iL6tz1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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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광주시 동천동 누나 집_이 글의 배경. 2022-04-23_144431
부모님 성묘를 다녀온 직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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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동천동 누나 집. 2024-05-01_124740
부모님 성묘를 다녀온 직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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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동천동 누나 집(13평). 2024-05-01_125127
부모님 성묘를 다녀온 직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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