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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 (창작년도)

길가 커피와 담배와 겨울 아침_<원작> / 박석준_무비즘 (154)

나의 신시 195 길가 커피와 담배와 겨울 아침

나의 무비즘 (154), 실존주의 모더니즘 (85), 사상시 (27)

2021-02-16

박석준 /

<원작2022-01-15 (집밖 피잔 /울나무들을 / 오백원)

길가 커피와 담배와 겨울 아침

 

 

  나는 사람이라

  중요한 자기 일 있어

  집밖으로 나갔어요.

  2월인 오늘, 날씨 추운데

 

  밝은 공간과 밝은 건물들이

  퍽 따사로워

  생각지 못한 것들이어

  아침 햇볕이 들어낸 그것들의 폰 사진을 찍고,

  나는 조금 내려가 인도로 갔어요.

 

  자판기 앞에 라이터가 안 켜져

  꽤 생각하고

  커피잔을 들고 성거렸죠.

 

  건너편 인도에 나무들  있고

  건너편 인도에 사람  있고 사람 걸어가는데.

  중요한 자기 일 있어  있거나 걸어가는 것일 테죠.

 

  가지들을 다 드러낸 모습으로 변했군요.

  겨울나무들을 나는 작년 2월에도 보았어요.

  잎이 나 가지들 조금씩 가려가며

  그 자리에  변해가며 봄을 살아가겠죠.

 

  길에 커피 마시면 담배 피우는 즐거움을

  모처럼 나는 흠뻑 맛보려고,

  집을 나선 것이지,

  오백원 동전을 챙겨 길가로 간 것이지.

 

  살아감에 더러 있는 일이라 약간 아쉬워했죠.

  길에 자판기 커피 마시는 건 흔히 있는 일이어

  살피지 못한 라이터의 사정이

  나에게 나의 살아감을 생각하게 했어요.

  길에 담배 피면 커피 마시는 일을 하지 못했지

  길에 사람을 잘 생각하고 삶을 또 생각할 테죠.

 

  2월인 오늘날씨 추운데 나는겨울 아침

  길가 커피 마시면 담배 피려고 집을 나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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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16 ∽ 2022-01-15 (새 구성) <원작>

= 2022.01.15. 17:13.. 길가 커피와 담배와 겨울 아침 – 문학들.hwp <원작 원본>

= (2022.09.02. 23:35.내메. 시간의 색깔은-61.hwp (원작 날짜)

↛ (오교정: 집 밖으로/커피 잔을/겨울 나무/오백 원) 『문학들』 67호(2022.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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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상황

    2021-02-16 광주시 푸른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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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객관적 해석

  이 글은 “건너편 인도에 나무들 서 있고/건너편 인도에 사람 서 있고 사람 걸어가는데./중요한 자기 일 있어서 서 있거나 걸어가는 것일 테죠.”라는 화자의 생각을 통해 시인의 인생관을 깨닫게 한 사상시이다. 나무는 그 자리에 서 살아가고 변해가지만, 사람은 중요한 자기 일(욕망)이 있어서 서 있거나 인도를 걸어가는 존재이며 길가에서도 삶을 생각한다./사람은 흔하게 경험했던 것 또는 사사로운 것 때문에 욕망(일)이 이루어지지 못해서 아쉬워하고 ‘욕망을 품은 삶’과 ‘나무처럼 욕망 없이 시공간을 따라 흘러감’을 새삼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나무처럼 욕망 없이 시공간을 따라 흘러감’은 사람에겐 실제로 존재함(실존)이 이루어질 수 없다.

  그 자리에 서 있는 나무라 해도 “잎이 나서 가지들 조금씩 가려가며/그 자리에  변해가며 봄을 살아”간다. 나무는 그 자리에 서 있어야 살아가게 되는 존재이지만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잎으로 “조금씩” ‘가지들 가려가며’ “변해가”는 것이다.

  하지만 나목(裸木 : 잎이 다 떨어져서 가지만 앙상하게 남아 있는 나무. → 일을 하기 어려운 나무)인 나무에서 사람은 허전함을 느낀다. 나무는 잎을 만들어내는 일을 하면서 생명을 유지해간다. 사람은 일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꽤 지속되면 허전한(무엇을 잃은 것같이 서운한 느낌이 있는) 존재가 된다. 그러나 사람은 나무처럼 그 자리에만 서 있는 채로 일을 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그래서 사람은 걸어가는 것이다.

  이 글에서 이와 같은 메시지와 아울러 다음 몇 가지 표현기법과 그 기능을 보게 된다.

 

 * ‘중요한 자기 일 있어서’를 반복하여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일을 하는 것’, ‘자기 일’임을 강조하고 있다.

  * ‘’음을 22회 반복함으로써 운율감을 느끼게 한다.

    (있어 /따사로워 /것들이어 /앞에 /켜져 /성거렸죠./ 있고/ 있고/있어  있거나/나 / 변해가며/

    길에 /마시면 /살아감에 /일이라 /길에 /일이어 /길에 /피면 /길에 /마시면 ) <원작>

    (있어 /따사로워 /것들이어 /앞에 /켜져 성거렸죠./  있고/  있고/있어  있거나/겨울나무들에 

    / 있어야겠죠./길에 /마시면 /살아감에 /일이라 /길에 /일이어 /길에 /피면 /길에 /마시면 ) <개작>

  * ‘들어낸/것이지,/것이지./못했지/나섰지요.’에 ‘’음을 반복하여 운율감을 느끼게 한다. <원작>

    ‘들어낸/가지/하지/것이지,/것이지./못했지/나섰지요.’에 ‘’음을 반복하여 운율감을 느끼게 한다. <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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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작 노트

  글 「길가 커피와 담배와 겨울 아침」은 2021-02-16일에 광주시 푸른마을에서 나(박석준)에게 다가온 것들을 시 형식으로 담은 글이며 동명인 2개의 버전(<원작>, <개작>)이 있다. 이날 나는 길가에서 자판기 커피만 마시고 돌아와 곧바로 <원작>의 (초고)를 썼다. 나는 다방이나 커피숍에서가 아니라 길가에서 (자판기) 커피를 마시는 것을 좋아한다. 담배도 함께 피울 수 있다는 데서 그런 일을 좋아하게 된 것이지만, 길에서는 살아가는 사람(의 모습)을 우연히 볼 수 있어서 길가 커피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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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신시 195

<개작> 2022-12-14

길가 커피와 담배와 겨울 아침

 

 

  나는 사람이라

  중요한 자기 일 있어

  집밖으로 나갔어요.

  2월인 오늘, 날씨 추운데

 

  밝은 공간과 밝은 건물들이

  퍽 따사로워

  생각지 못한 것들이어

  아침 햇볕이 들어낸 그것들의 폰 사진을 찍고,

  나는 조금 내려가 인도로 갔어요.

 

  자판기 앞에 라이터가 안 켜져

  꽤 생각하고

  커피잔 들고 성거렸죠.

 

  건너편 인도에 나무들  있고

  건너편 인도에 사람  있고 사람 걸어가는데.

  중요한 자기 일 있어  있거나 걸어가는 것일 테죠.

 

  잎이 모두 떨어지고 가지 앙상히 남은 나무로 변했군요.

  작년 2월에도 겨울나무들에 본 것처럼.

  하지 살아갈 사람은 그 자리를 떠나야 하고

  살아갈 나무는 그 자리에  있어야겠죠.

 

  나는 길에 커피 마시면 담배 피우는 즐거움을

  모처럼 흠뻑 맛보려고,

  집을 나선 것이지,

  오백원 동전을 챙겨 길가로 간 것이지.

 

  살아감에 더러 있는 일이라 약간 아쉬워했죠.

  길에 자판기 커피 마시는 건 흔히 있는 일이어

  살피지 못한 라이터의 사정이

  나에게 나의 살아감을 생각하게 했어요.

  길에 담배 피면 커피 마시는 일을 하지 못했지

  길에 사람을 잘 생각하고 삶을 또 생각할 테죠.

 

  2월인 오늘, 날씨 추운데 나는, 겨울 아침

  길가 커피 마시면 담배 피려고 집을 나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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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16 ∽ 2022-01-15 <원작>

→ 2022-12-14 오후 2:46 (집밖으로/오백원) <개작>

= 2022-12-14 오후 7:25. 카페, 가난한 비, 거리에 움직이는 사람들, 무비이즘-선경-박석준-2022-12-14.hwp <개작 원본>

= 2023-01-09 오후 01:29 파.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이니-박석준-2023-91-09-교-분석.hwp (개작 날짜)

↛ (오교정집 밖으로/오백 원시집_『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이니』(2023.03.20. 푸른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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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 2021-02-16

길 가 커피와 담배와 겨울 아침

 

 

  한 사람이 걸어가다 어디론가 사라졌다.

  사람들은 그림자도 못 봤으면서 큰 사람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그림자 조금 밟아놓고 그가 큰 사람이라고 한다.

  그가 어떻게 길을 걸어갔는지 나는 조금밖에 모르지만

  2월인 오늘 날씨 추운데

  나는 담배를 피면서 자판기 커피를 마시려고 방문을 나섰다.

  2월인 오늘 추운 날인데도 아침 해가

  비추는 건물들이 밝은 색깔이어서

  나를 멈춰 서게 한다.

  밝은 건물 밝은 공간 마음에 들어 그것들의 사진을 찍고

  나는 커피를 마시러 간다.

  라이터가 안 켜져서 잠시 생각하다가

  커피잔을 들고 다시 방으로 돌아간다.

  집에서 먹는 자판기 커피는 별맛이 없다.

  사람들은 그곳에 가본 적도 없으면서 그를 말한다.

  사람들은 자기 사는 근본이 그곳에 있는 것처럼 그곳을 말한다.

  나는 원래 길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담배를 피우는

  즐거움을 맛보려고 집을 나선 것이지만

  몇 날은 길에서 커피를 마시지 않았다.

  오백 원 동전을 챙겨 방문을 나선 것이지만

  라이터가 말을 안 들어서 돌아간 것이지만

  살아감에서 더러 있는 일이라서 약간 아쉬워했다.

  허나 2월인 오늘 추운 겨울 아침에

  내리는 따스한 햇볕과 그 아래

  건물과 공간을 사진으로 찍어 마음이 놓이는 것이지만

  길에서 나는 생각했다.

  길에서 담배를 피우면서 커피를 마시는 일을 하지 못했지만

  길을 걸어가야 사람을 잘 생각하고 삶을 잘 생각하는

  게 사람 살아감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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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16 오전 11:16.(화) (초고)

= 2022-01-12 오전 11:38. 산책로에서-1 (21-10-25).hwp (몇 날은 길에서) (초고 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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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023-04-25_122515. 4단지 자판기, 비, 사람_ 이 글의 배경인 곳

   2023-04-25_122515. 4단지 자판기, 비, 사람_이 글의 배경인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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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29_142352. 3단지 자판기, 겨울나무

   2023-12-29_142352. 3단지 자판기, 겨울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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