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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 (창작년도)

나의 실존주의 모더니즘 (65), 이미지즘 (17) 세월 후 4월 / 박석준

나의 신시 152 세월 후 4월

나의 실존주의 모더니즘 (65), 이미지즘 (17)

2015-04-16

박석준 /

(원작 교정)

세월 후 4

 

 

  떠나겠어요.

  꽃 피는 4월에 만나서

  공원길로 함께 거닐었죠.

  풋사랑일망정 맺은 사랑,

  조심스럽고 갈구하는 눈빛

  초원 위의 나비, 파동치는 젊음의 빛이 아름다웠을 텐데

 

  밤 12시가 되어 가는데. 곧 또 하루가 오고

  진실도 아름다움도 구별하기 어렵게 그 4월이 옛 4월로 지나가

  너무 혼돈스러워요.

 

  떠나겠어요.

  인터넷 속으로 사람들의 눈길 끄집을 만큼

  이미 세상은 변해 버려서.

  떠나는, 떠난 사람 앞에 서 있지 못한 건

  인사가 아니지요.

 

  출퇴근하는 것 말고는

  홀로 어디를 가지 못하는 힘없는 시절이라 해도

  해마다 여름이면 장마가 졌어요.

  사람을 잃어간 밤들이

  가슴에 남아 애수가 되었다 해도.

 

  몰랐다가 어느 날들을 만나 시절이 한 번 흐르고,

  알았다가 어느 한 날을 못 만나 지금의 새 시절은 힘이 없어요.

  돈이 사람들 옆에 구르고, 아직 청춘이 돈 따라 흐르는 

  보았지요. 그러곤 알았어, 사람이 오지 않으면 떠난 것이라는 .

 

  어느덧 50대 후반에 이르러

  열여섯 살의 육체와 열아홉의 사색만이 의미처럼 남게 된 채

  뇌리에 사람 몇 스치우다가

  또 한 밤이 가고 있어요.

  한 사람이 세월에 흘러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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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14 (흐르는 ,/알았어 /것이라는  ) <원작>

=→ 2016-08-24 오후 8:02. 2시집_차례-2016-6 가편집-문학들-93-0.hwp (흐르는 걸 /알았어/것이라는 .) <원작 교정>

시집_『거짓 시, 쇼윈도 세상에서』(2012.12.02. 문학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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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흐르는 ,)

세월 후 4

 

 

  떠나겠어요.

  꽃 피는 4월에 만나서

  공원길로 함께 거닐었죠.

  풋사랑일망정 맺은 사랑,

  조심스럽고 갈구하는 눈빛

  초원 위의 나비, 파동치는 젊음의 빛이 아름다웠을 텐데

 

  밤 12시가 되어 가는데. 곧 또 하루가 오고

  진실도 아름다움도 구별하기 어렵게 그 4월이 옛 4월로 지나가

  너무 혼돈스러워요.

 

  떠나겠어요.

  인터넷 속으로 사람들의 눈길 끄집을 만큼

  이미 세상은 변해 버려서.

  떠나는, 떠난 사람 앞에 서 있지 못한 건

  인사가 아니지요.

 

  출퇴근하는 것 말고는

  홀로 어디를 가지 못하는 힘없는 시절이라 해도

  해마다 여름이면 장마가 졌어요.

  사람을 잃어간 밤들이

  가슴에 남아 애수가 되었다 해도.

 

  몰랐다가 어느 날들을 만나 시절이 한 번 흐르고,

  알았다가 어느 한 날을 못 만나 지금의 새 시절은 힘이 없어요.

  돈이 사람들 옆에 구르고, 아직 청춘이 돈 따라 흐르는 ,

  보았지요. 그러곤 알았어 사람이 오지 않으면 떠난 것이라는 걸 

 

  어느덧 50대 후반에 이르러

  열여섯 살의 육체와 열아홉의 사색만이 의미처럼 남게 된 채

  뇌리에 사람 몇 스치우다가

  또 한 밤이 가고 있어요.

  한 사람이 세월에 흘러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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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13. 11:22 ∼ 2015.04.14. 11:58. 카페 가난한 비_문병란 시인(선생님)께 (흐르는 /알았어 /것이라는  ) <원작 원본>

― https://cafe.daum.net/poorrain/FB7E/91

= 『아름다운작가』 5호 (2016.01.06. 한국작가회의양주지부)

=→ 2016-08-24 오후 8:02. 2시집_차례-2016-6 가편집-문학들-93-0.hwp (흐르는 /알았어,/것이라는 .) <원작 교정>

= 시집_『거짓 시, 쇼윈도 세상에서』(2012.12.02. 문학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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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상황

    2015-04-16(세월호 침몰사건 1년 후). 광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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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객관적 해석

  「세월 후 4월」 못 떠나고 배회하는 사람들의 아쉽고 애처로운 그 마음까지 공유하고 싶은 슬픔과 사랑, 꽃피는 것과 지는 것이 뒤섞인 슬픈 세월에 모처럼 만나 보는 석준 씨의 마음이 연인의 그것처럼 정답게 느껴지는군요·온의 의지적 강도(强度)도 알맞고 관념과 형상의 배합 색깔과 음향이 잘 배어서 맛깔나는 좋은 서정시라 여겨져요. 과장되지도 않고 담담하지만 한없이 외로워지는 4월의 어느 오솔길에서 혼자만의 데이트 같은 정갈한 감흥이 삐비꽃처럼 아련하다고나 할까. 분홍빛도 있지만 결코 옅지 않은 심상의 깊이에서 울림이 여간 좋은 시군요. 굳이 세월호의 비극을 곁들이지 않아도 개인적 서정이 보편적인 감흥으로 번져 그 불운한 애들을 껴안고 있는 듯이 느껴지는군요.

― 2015. 4. 18. 문병란

= 2015.08.15. 00:08. 카페 가난한 비_2015-04-18 (해석)

― https://cafe.daum.net/poorrain/FB7E/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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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 요절과 실존

  세월호 침몰 사고 후 1년이 지난 날 밤에, 20세 어린 시절 나의 풋사랑과, 17세의 미완의 육체와 19살의 사색만이 현재로 이어져 나에게 생각을 하게 했다. 세월호 사고로 물 속에 잠겨버린 20세를 살지 못한 어린 학생들은 그런 시간조차 갖지 못하고 꽃잎처럼 사라졌음(요절했음)이 안타까워져 이렇게 글을 썼다.

  20세를 살지 못한 어린 학생들이 요절했다. 세월호 침몰 사건이 난 후에도 “돈이 사람들 옆에 구르고, 아직 청춘이 돈 따라 흐르는” 시간이 1년을 흘러갔다. “인터넷 속으로 사람들의 눈길 끄집을 만큼/이미 세상은 변해 버려서” 세월호 사건은 사건으로 남고 그 사건으로 요절한 사람들은 다만 죽었다는 것만을 세상에 남기게 되었음에 나는 안타까움을 느꼈다. 그러곤 알았다. “사람이 오지 않으면 떠난 것이라는 걸.

  어느 날 나는 ‘사람의 삶이란 타인에 의해 기억되는 것을 의미한다.’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돈이 사람을 만지작거리면서 인생을 만들어버리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난한 자(빈자), 힘없는 자(약자)는 어떻게 살아가야 아름다운 인생을 만들 수 있는가? 그것은 사람이 사람(빈자와 약자)의 삶을 꽃나무의 삶보다 아름다운 것으로 생각하는 데에서 시작된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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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 2015-04-13

세월 후 4

 

 

  떠나겠어요.

  꽃피는 4월에 만나서

  공원길로 함께 거닐었죠.

  풋사랑일망정 맺은 사랑,

  조심스럽고 갈구하는 눈빛

  초원 같은 젊음의 빛이 아름다웠을 텐데

 

  밤 12시가 되어 가는데. 곧 또 하루가 오고

  진실도 아름다움도 구별하기 어렵게 옛 4월이 지나가

  너무 혼돈스러워요.

 

  이 하루를 그저 아무 일 없이 지내려는 게 이젠 너무 괴롭고

  이 하루는 견딜 수 있다면 아무 일이 있어도 상관없다

  하는 변덕스런 내 마음에 모멸감이 들어요.

 

  장마는 여름에 지는 법인데,

  아직 4월인 벌써 내 마음엔 장마가 온 것 같아요.

  비가 내리면 그 속에 다른 무엇이 있을 듯하여

  창가로 자주 서성이고

  바깥을 살펴보지요.

  바깥 너머에 있을 것 같은 다른 바깥을 떠올려보거나 하면서

 

  떠나겠어요.

  인터넷 속으로 사람을의 눈을 끄집을 만큼

  이미 세상은 변해 버려서

  떠나는, 떠난 사람 앞에 서 있지 못한 건

  인사가 아니지요.

 

  출퇴근하는 것 말고는

  홀로 어디를 가지 못하는 힘없는 시절이라 해도

  해마다 여름이면 장마가 졌어요.

  사람을 잃어간 밤들이

  가슴에 남아 애수가 되었다 해도.

 

  몰랐다가 어느 날들을 만나 시절이 한 번 흐르고,

  알았다가 어느 한 날을 못 만나 지금의 새 시절은 힘이 없어요.

  돈이 사람들 옆에 구르고, 아직 청춘이 돈 따라 흐르는 걸,

  보았지요. 그리고 알았어요 사람이 오지 않으면 떠난 것이라는 걸

 

  어느덧 50대 후반에 이르러

  열한 살의 육체와 스물여섯의 사색만이 의미처럼 남게 된 채

  뇌리에 사람 몇 스치우다가

  또 한 밤이 가고 있어요.

  한 사람이 세월에 흘러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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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13. 11:22. 카페 가난한 비_세월 후 4 (초고)

― https://cafe.daum.net/poorrain/Ewta/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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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박석준_44k_2015-07-21 오전 11:09. 영광에서

  박석준_44k_2015-07-21 오전 11:09. 영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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