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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 (창작년도)

나의 무비즘 (119), 실존주의 앙가주망 (67), 리얼리즘 (18) 비, 가난한 학교 / 박석준

나의 신시 136 비, 가난한 학교

나의 무비즘 (119), 실존주의 앙가주망 (67), 리얼리즘 (18)

2013-06-24 ∼ 2013-07-30

박석준 /

비, 가난한 학교

 

 

  그 농촌, 아저씨의 모습이

  아저씨가 입은 옷과 닮았을까

  허름하다, 농촌 아줌마가 허름하다.

  농사일을 했을까, 허리가 휘어진 아줌마가

  약국으로 들어간다.

  약국 앞 사거리 전봇대와 가로등 사이

  학교 이전 반대 현수막이 걸려 있다.

  낯설다, 약국에서 나온 아저씨가 절며 걷는다.

  노인 같다.

  절며 걷는 앞쪽이 바로 논들, 그 너머 자그마한

  역사가 있다. 헐거워 보이는

  “선생님, 저 컴퓨터 사줄 수 있어요?”

  “컴퓨터? 아빠한테 사달래지.”

  “얘 아빠 없어요. 저는요 개 사주세요. 애견.”

  말이 낯설다, “전 엄마가 없어요. 그래서

  대학은 못 가지만, 바리스타 되고 싶어요.”

  낯설다, 현실이 어린 사람 곁에 있다.

  작은학교 살려내자 투쟁 투쟁

  사거리 가로등 쪽에서 구호 소리와

  깔리는 저물녘.

 

  정책이 떠나게 했다.

  그러고는 정책이 또 떠나라고 한다.

  돈을 던질 만한 곳이 아니었을까

  부근을 살펴보고서

  풀 나무만 흔한 땅을 어쩔 수 없어

  그 애 아빠는 떠난 것일까?

  반짝이는 큰 것에 뭉개져 버린

  작은 것

  농촌, 소촌, 한촌, 빈 촌을.

  폐교되면 가족이 분열될 수도 있는데

  작은 것을 더 작아지게 할 수도 있는

  인위, 그것은 지금 그 농촌에

  스마트폰도 구워내면서

  애견, 컴퓨터, 바리스타를 부르고 있다.

 

문병란 시인(선생님)께

  …

          ----2013. 7. 30

  * 이 시와 함께 어떤 사연의 편지를 보냈는지 지금(2015. 8. 12)은 알 수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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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30. 문병란 시인께 보내는 편지 (사줄/사달래지) <원작>

= 2013.08.18. 23:58. 카페 가난한 비_비,가난한 학교 <원작>

 https://cafe.daum.net/poorrain/F1vW/98

= 『광주전남 작가』 19호(2013.12.27. 광주전남작가회의)

= 2015.08.14. 20:29. 카페 가난한 비_-2013-07-30-비,가난한 학교

 https://cafe.daum.net/poorrain/FB7E/23

= 2016.11.09. 17:41. (띄어쓰기 교정: 사 줄/사 달래지/사주세요) 시집_『거짓 시, 쇼윈도 세상에서』(2016.12.02. 문학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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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상황

    2013-06-24 ∼ 2013-07-30 (영광군 영광공고 및 터미널 앞 약국 부근, 함평군 학다리고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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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객관적 해석

  방학인데도 전교조 싸움 ‘작은학교 살리기’ 등 고심하시는 내용이나 마음고생 짐작이 됩니다.

  행사시는 일종의 선전선동의 내용을 담는 propaganda적인 시인데 목적성을 띠어야 하니 부담도 되고 시 아닌 시가 될 가능성도 많지요. 허지만 절충적 입장에서 「비, 가난한 학교」는 행사시로도 전교조 교육운동 시로도 애쓴 흔적이 역력합니다.

  예술성이나 교훈성, 사회성, 어느 것이라도 시답게 쓰여지면 감동은 될 것입니다. 대중 앞에서 외치는 전투성, 뻔뻔한 그런 용기도 필요하리라 생각됩니다.

  고민한 흔적도 있고, 시골 학생들의 무례한 요구도 놀랍습니다. 그래도 바리스타의 꿈은 키워주어야지요. 어느 시골 중1년생에게 장래 희망을 묻고 그것을 통계 내어 그 계통의 전문가에게 특강을 요구해 초청받았는데, 그 시골 중학생들의 직업관 전문 분야의 꿈, 교사·교수 학자도 많고 검판사·변호사, 가수·운동선수·탈렌트(이 3분야 많더라고요), 꿈이야 꿈이지 현실적으로 다 이루어지는 건 아니지요.

-2013. 8. 3. 문병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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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 나의 생각

  (박석준)는 영광실업고등학교로 2013 3월에 전근했다. 2014 3월에 영광정보산업고등학교를 통폐합하여 영광공업고등학교로 학교명 변경했다. 나는 전남 시골의 학교를 통폐합하는 정책과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껴서 2013년에 , 가난한 학교를 썼다. 서울 가까운 쪽에는 학교가 늘어나는데 전남지역 시골은 학교가 줄어들었다. 이런 현실은 정책이 만든 것이다.

  나는 전남의 시골에서 학교를 없애거나 통폐합하는 정책에 매우 안타까워한다. 따지고 보면 전남에서 생기는 이런 비정상적인 교육 현실은 근본적으로 국가(정권)의 정책에서 기인한 것인데, 사람들은 그것을 잘 알지 못한다. 교육이나 교통, 문화를 서울 쪽으로만 집중시키려는 국가의 정책이 전남 시골의 인구 유출과 피폐화를 가져온 것은, 자본주의 사회의 돈의 논리와 관계되어 벌어진 현상이지만,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볼 수는 없다. 한쪽에서는 소외와 아픔과 슬픔을 겪어야 하니까.

  전남 시골에도 공장이나 회사, 학교, 문화 시설이 정상적으로 존재한다면 전남 농촌 사람들이 구태여 고향을 버리고 서울 쪽으로 찾아들 이유가 없을 것이다.

  이 글은 국가정책으로 인해 전남 시골 지역의 교육 악순환과, 학생들이 어려운 삶의 길로 가야 하는 슬픈 현실을 무비즘 기법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이 글 「비, 가난한 학교」는 내가 영광공고에서 근무하는 시절인 2013년 6월과 7월에 전남의 시골인 영광군과 그 옆 함평군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을 시 형식으로 모사한 실화이다. 영광에서는 영광의 실업계 여러 학교를 통폐합하여 영광공고로 이미 흡수했다. 그런데 함평에서도 고등학교들을 통폐합한다는 정책이 알려져서 안타까워하면서 나는 전교조 선생들과 함께 함평으로 가서 반대 시위를 했다.

  글의 주인공 “선생님”은 나(박석준)이다. “비”는 정책이 ‘전남 시골 지역 사람들에게 준 아픔’을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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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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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평중은 학다리, 신광중이 통합해 탄생

      첫 공립-사립 통폐합 함평중 개교. 뉴스1 박영래 기자 | 2017-09-01

      전남 함평군 함평읍에 위치한 함평중학교는 지난해 9월 첫 개교했다. 함평중은 학다리, 신광중이 통합 해 탄생했다. - 2018.01.24. 한국일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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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전 예전 학다리고 정문

  통합 전 예전 학다리고 정문

      1945. 12. 5. 학교초급중학교 개교

      1951. 8. 31. 학다리중학교 6학급, 학다리고등학교 6학급으로 분리

      2017. 3. 1. 학다리고등학교 공립 전환

      2018. 3. 1. 함평학다리고 개교(학다리고, 함평여고, 나산고 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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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광공고_poorrain. IMG_20140929_152240

  1995년에 영광실업고등학교로 학교명 변경하고, 2014년 3월에 영광정보산업고등학교를 통폐합하여 영광공업고등학교로 학교명 변경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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