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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 (창작년도)

나의 무비즘 (101), 실존주의 모더니즘 (51) 휴가철에 생긴 일 / 박석준

나의 신시 116 휴가철에 생긴 일

나의 무비즘 (101), 실존주의 모더니즘 (51)

2008-08-02 토요일 밤 ∽ 08-07

박석준 /

<원작> 118. 2008-09-06 (부다페스트에서 온 / 8월은 / 났다./생을 / 차 있었다. 생의∼)

휴가철에 생긴 일

 

 

  반코마이신이 검출되어 어머니는

  7월 중순부터 격리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었다.

  언제까지 저래야 한대요?

  세 번 연속 검출 안 되면 격리를 해제한다고 하네요.

  형수를 따라 부다페스트에서 온,

  8월은 아늑했다. 8월의 첫 주말 밤

  형수와 동생과 나는

  독일산 맥주를 마시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사흘째의 병문안을 하고 형수는

  자기 차로 서울을 향해 올라갔다.

  사흘 후인 칠석날, 낮은 폭염으로 뜨거워지는데

  나는 돈 생각이 났다.

  생을 데리고 동생 차로 은행에 갔다.

  펀드에 10개월 들어간 돈이 200만원인데

  주가하락으로 20만원 가까이 손실이 나 있었다.

 

  해지를 하고 동생 차로 병원으로 향했다.

  4일 것하고 전번 것에서는 검출되지 않았어요.

  매우 아늑해진 것 같았다.

  간호사가 알려주고 간 후 내 머릿속은

  한 번만 더 검출되지 말아라, 하는 말로

  가득 차 있었다. 생의 목소리도 좋게 들렸다.

 

  아빠, 나 해수욕장 안 가잖아?

  대신 염색할래. 머리 스타일 바꾸고 싶어.

  귀가하자 곧 아들 녀석이 내질렀다.

  열 살밖에 안 된 놈이 염색은 무슨?

  이렇게 응답을 했지만 머리가 다시 몽롱해졌다.

  봉급날은 열흘이나 남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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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08 ∽ 2008.09.06. 10:50.메. 박석준-08종합1.hwp (부다페스트에서) <원작>

= 『석사학위 작품집』(20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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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상황

    2008-08-02 토요일 밤 ∽ 08-07(칠석)

      광주시 (푸른마을, 유동 우리은행, 광주기독교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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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시대와 현실을 반영한 표현

  현대의 서정시라면 시에 개인적인 감정과 정서를 주관적으로 표현하면서도 현대를 알려주는 표현이 있어야 한다. 이런 요소가 없다면 그 시인의 시엔 현대의 서정시는 없다. 「휴가철에 생긴 일」은 <원작>이 2008년 9월에 완성되어 2009년 8월의 『석사학위 작품집』에 실려 있다.

  나(박석준)는 글에 모더니티를 형성하고 글 속 인물이 현대라는 시대에 살아가고 있음을 리얼하게 알려준다는 생각으로 “펀드”라든가 의학 전문용어인 “반코마이신” 등의 외래어를 사용하했다. 「휴가철에 생긴 일」에 본질 탐구의 철학, 즉 합리주의 철학을 반대하고, 개개의 단독자인 현실적 인간 즉 현실의 자각적 존재로서 실존(existence, existenz)의 구조를 인식·해명하려고 하는 철학사상(실존주의)을 한 소시민의 삶의 모습에서 펼쳐내려고 했다.

 

  “나”는 도시에서 살아가는 가난한 소시민이다. 도시에서 편하게 살아가기 위해 돈을 불릴 수 있는 행동을 한다. 펀드에 20만 원*을 투자한다. “나”의 직업은 알 수 없으나, “어머니”가 병원의 격리실에 있는 환자이며, 형수는 자기 차가 있어 “나”보다는 부유하고 ‘부다페스트’를 다녀온 사람이다.형수는 독일산 맥주를 부다페스트에서 사서 “나”가 사는 곳으로 가져왔고 이틀째엔 그것을 나의 집에서 함께 마셨다. (그런데 <문학마당 버전>에는 “부다페스트 온”이라고 잘못 수정되었다.)

  칠석날에 그냥(합리적 이유를 알 수 없이) “돈 생각”이 나서 “동생 차로 은행에 갔”는데 펀드에 투자한 돈에서 20만 원 가까이 손실이 나 있어서 해지를 한다. 2008년도의 8시간 기준 최저일급은 30,160원*이다. “나”가 손실을 본 20만 원은 당해의 7일간의 최저일급에 해당하는데 이 돈이 손실되어 “나”는 펀드를 해지한다. ― 이것은 “나”가 도시에 사는 매우 가난한 소시민임을 리얼하게 보여주는 장면이다.

  한편 “나”는 “반코마이신” 검출에 관한 정보를 간호사한테서 두 차례 듣고 ‘아늑함’을 느낀다. “간호사가 알려주고 간 후”에 “내 머릿속은/한 번만 더 검출되지 말아라, 하는 말로/가득 차 있었다.”라고 하여 “나”가 매우 평범하면서도 인지상정을 지닌 사람임을 보여준다. 「휴가철에 생긴 일」<문학마당 버전>은 이야기가 이렇게 끝난다. “나”라는 인물(의 성격)을 부각하면서 끝난다.

  <문학마당 버전>에서 휴가철에 생긴 일은 ‘형수가 부다페스트에서 산 맥주를 나의 집으로 가져와서 동생이랑 나랑 함께 마신 일’과 ‘돈 생각이 나서 은행에 가서 펀드를 해지한 일’이다. ‘어머니 격리와 관련한 상황은 ㅎ가철 전부터 있었고 지금도 진행되기 때문에 이 일에 해당하지 않는다.

  「휴가철에 생긴 일」<원작>에서 휴가철에 생긴 일은 ‘형수가 부다페스트에서 산 맥주를 나의 집으로 가져와서 동생이랑 나랑 함께 마신 일’과 ‘돈 생각이 나서 은행에 가서 펀드를 해지한 일’과 ‘염색하겠다고 내지른 아이를 꾸짖고는 머리가 몽롱해진 일’이다. (번민에 빠진 것이다.) <원작>에서는 가난한 소시민이 애환을 느끼는 삶의 과정이 부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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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밖 실화

  나(박석준)의 어머니는 2007년 크리스마스 날에 뇌출혈로 쓰러져서 다음날 아침에 입원했는데 오후에 의식을 잃었다. 교사이고 미혼이고 50살인 나는 어머니하고 함께 살아가는 중에 돈을 불리려고 2007년 10월에 월급의 절반이 넘는 200만 원을 펀드에 투자했다. 한데 어머니의 입원이 장기화되었고 나는 갈수록 살아가는 일이 매우 어렵게 여겨졌다, 살아가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2008년 2월 중순에는 몸이 너무 말라서 병원 신세도 졌다. 나는 어쩔 수 없이 동생을 불러내 함께 아파트로 이사해 사는 길을 선택했다. 은행에서 대출한 돈으로 2008년 2월 말에 반전세 아파트로 이사한 후 생활비, 집세, 이자, 병원비 등이 지출되어야 해서 돈 계산을 거의 매일 했다. 그런데 병(의식불명)이 장기화된 어머니는 격리실로 갔고 그것 때문이었는지는 모르나 이상하게도 펀드에 투자한 돈 생각이 나서 은행에 가보니 펀드에 든 돈에 손실이 나 있었다.

  그러고는 귀가하여 동생 아들의 말을 듣게 되었다. “나 해수욕장 안 가잖아?/대신 염색할래. 머리 스타일 바꾸고 싶어.”라는 말은 휴가철에 생긴 일로 여겨졌다. 그래서 나는 “열 살밖에 안 된 놈이 염색은 무슨?”이라고 응답했는데 돈 생각이 다시 나서 머리가 몽롱해졌다.

  이렇게 끝나는 <원작>에서 “휴가철에 생긴 일”이란 “형수가 사온 맥주를 함께 마신 일”과 ‘펀드를 해지한 일’과 ‘돈 때문에 (동생의) 아들 녀석에게 화내고 번민에 빠진 일’이다.

  나는 2008년 8월 8일에 초고를 쓰고 9월 6일에 「휴가철에 생긴 일」<원작>을 완성하여 이것을 2009년 8월의 『석사학위 작품집』에 수록했다. 그런데 <원작>에 “빠”가 누구를 가리키는지 모호하여 어색한 점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2012년에 뒷부분을 생략하여 요약 수정한 『문학마당』 버전을 만들었다. 그러고는 이 『문학마당』 버전을 2013년의 첫 시집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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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만원과 최저임금제도

  이 글은 2008년에 교사인 나에게 생긴 일을 담은 실화이다. 당시 나의 월급은 300만 원쯤 되었다. 이 절반이 넘는 200만 원을 10개월에 걸쳐 편드에 투자했는데, 당해 8시간 기준 최저일급은 30,160원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내가 손실을 본 20만원은 7일간의 최저일급에 해당한다.

    연도별 최저임금 결정현황 –최저임금위원회 자료

https://www.minimumwage.go.kr/minWage/policy/decisionMain.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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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신시 116-1

원작 요약 수정작 <카페 버전>_시집 버전 (부다페스트’ 온 / 오늘은 / 났다. 동생을 / 차 있었다. )

휴가철에 생긴 일

 

 

  반코마이신이 검출되어 어머니는

  7월 중순부터 격리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었다.

  언제까지 저래야 한대요?

  세 번 연속 검출 안 되면 격리를 해제한다고 하네요.

  형수를 따라 ‘부다페스트’ 온,

  오늘은 아늑했다. 8월의 첫 주말 밤

  형수와 동생과 나는

  독일산 맥주를 마시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사흘째의 병문안을 마치고 형수는

  자기 차로 서울을 향해 올라갔다.

  사흘 후인 칠석날, 낮은 폭염으로 뜨거워지는데

  나는 돈 생각이 났다. 동생을 데리고

  동생 차로 은행에 갔다.

  펀드에 10개월 들어간 돈이 200만원인데

  주가하락으로 20만원 가까이나 손실이 나 있었다.

 

  해지를 하고 동생 차로 병원으로 향했다.

  4일 것하고 전번 것에서는 검출되지 않았어요.

  매우 아늑해진 것 같았다.

  간호사가 알려주고 간 후 내 머릿속은

  한 번만 더 검출되지 말아라, 하는 말로

  가득 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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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08 ∽ 2008-09-06 (부다페스트에서) <원작>

 2012.10.31. 00:43.메. 박석준-시집 최종본 2012년9월22일-1.hwp (‘부다페스트’) <원작 요약 수정작>

= 『문학마당』 41호/2012 겨울호(2012-12-15)

= 시집_『카페, 가난한 비』(2013.02.12. 푸른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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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 2008-08-08

휴가철에 생긴 일

 

 

  반코마이신이 검출되어 어머니는

  7월 중순부터 격리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언제까지 저래야 한대요?

  세 번 연속 검출 안 되면 격리를 해제한다네요.

  형수를 따라

  부다페스트에서 온 sky,

  8월은 아늑하다.

  8월의 첫 주말 밤

  형수와 동생과 나는

  독일산 맥주를 마시면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사흘째의 병문안을 하고 형수는

  자기 차로 서울을 향해 올라갔다.

  사흘 후인 칠석날, 낮은 폭염으로 뜨거워지는데

  나는 돈 생각이 났다.

  동생을 데리고 동생 차로 은행에 갔다.

  펀드에 10개월 들어간 돈이 200만원인데

  주가 하락으로 20만원 가까이 손실이 나 있었다.

 

  해지를 하고 동생 차로 병원으로 향했다.

  4일 것하고 전번 것에서 검출되지 않았어요.

  매우 아늑해진 것 같았다.

  간호사가 알려주고 간 후, 내 머릿속은

  한 번만 더 검출되지 말아라

  동생의 목소리도 좋게 들렸다.

 

  아빠, 나 해수욕장 안 가잖아? 대신 염색할래. 머리 스타일 바꾸고 싶어.

  귀가하자 곧 아들 녀석이 내질렀다.

  열 살밖에 안 된 놈이 염색은 무슨?

  응답을 해주었지만 머리가 다시 몽롱해지는 것 같았다.

  봉급날은 10일이나 남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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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08. 00:37.메. 08-07-07-지난 날-2008-종합.hwp (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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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푸른마을 큰길 광주은행 쪽_poorrain. 20211101_143551

  푸른마을 큰길 광주은행 쪽_poorrain. 20211101_143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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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마을 내가 사는 곳 20170612_194032

  푸른마을 내가 사는 곳 20170612_194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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