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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 (창작년도)

나의 무비즘 (94), 실존주의 앙가주망 (54) 호스피스 나뭇잎_(원작) 박석준

나의 신시 107 호스피스 나뭇잎_원작_(석사본)

나의 무비즘 (94), 실존주의 앙가주망 (54)

2008-03-23 (일)

박석준 /

<원작> 2009-09-08 109 (목소리/씁쓸해져)

호스피스 나뭇잎

 

 

  어머니는 아직 호스피스 병동 휴식실에 있다.

  외로움이 시나브로 내 얼굴과 목소리 색을 없앤다.

  외로움을 느끼면 어색해진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돈과 삶에 여유가 생기면

  어색한 얼굴과 어색한 목소리는 다 없어진다.

  어머니는 목을 뚫어낸 관을 통해

  가래를 걸러내고 있다. 가까이에선

  진하게 보이는 어떤 사정과 말 못 하는 사람을

  휠체어에 매달고 있는 호스피스 휴식실은

  나뭇잎으로 장식되어 있다. 낮 열두시,

  5분쯤 더 있다가 휠체어는 병실로 가야 한다.

  바깥으로 나갈 수 있는 힘이 줄어들어

  인형에 불과한 사람, 그 사람 곁에

  나는 한 사람으로 가 있어야 한다.

  3월 낮 따뜻한 햇살이 두 사람의 말 없는 장면으로만 남아버려

  씁쓸해져 쓸쓸해지는 것을 느낀다.

  어떤 사람은 늘 어떤 존재들을 위한

  부스러기로 있는 까닭에

  그걸 외로움이라고 말할 힘도 없다.

  창밖 나뭇잎은 거리로 떨어져 내렸지만

  호스피스 휴식실의 나뭇잎은 탈색조차 않는다.

  그저 멍한 얼굴 하나가,

  고독으로 탈색되어 가는 제 얼굴을 보고 있다.

  나는 모른다. 누가 내 얼굴에서 탈색을 하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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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24 ∽ 2008.09.06. (목소리에서) <원고>

 2008.09.08. 16:09.메. 박석준-08종합1-1.hwp

(목소리) <원작>

= 『석사학위 작품집』(20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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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원고) (목소리에서)

호스피스 나뭇잎

 

 

  어머니는 아직 호스피스 병동 휴식실에 있다.

  외로움이 시나브로 내 얼굴과 목소리에서 색을 없앤다.

  외로움을 느끼면 어색해진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돈과 삶에 여유가 생기면

  어색한 얼굴과 어색한 목소리는 다 없어진다.

  어머니는 목을 뚫어낸 관을 통해

  가래를 걸러내고 있다. 가까이에선

  진하게 보이는 어떤 사정과 말 못 하는 사람을

  휠체어에 매달고 있는 호스피스 휴식실은

  나뭇잎으로 장식되어 있다. 낮 열두시,

  5분쯤 더 있다가 휠체어는 병실로 가야 한다.

  바깥으로 나갈 수 있는 힘이 줄어들어

  인형에 불과한 사람, 그 사람 곁에

  나는 한 사람으로 가 있어야 한다.

  3월 낮 따뜻한 햇살이 두 사람의 말 없는 장면으로만 남아버려

  씁쓸해져 쓸쓸해지는 것을 느낀다.

  어떤 사람은 늘 어떤 존재들을 위한

  부스러기로 있는 까닭에

  그걸 외로움이라고 말할 힘도 없다.

  창밖 나뭇잎은 거리로 떨어져 내렸지만

  호스피스 휴식실의 나뭇잎은 탈색조차 않는다.

  그저 멍한 얼굴 하나가,

  고독으로 탈색되어 가는 제 얼굴을 보고 있다.

  나는 모른다. 누가 내 얼굴에서 탈색을 하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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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24 ∽ 2008.09.06. 10:50.메. 박석준-08종합1.hwp (목소리에서) <원작 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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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상황

    2008-03-23 (일). 광주 기독교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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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꽃나무가 주는 자극보다는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에

  꽃나무가 주는 자극보다는 나는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에 더 짙은 마음을 쏟겠다.

  글 「호스피스 나뭇잎」은 2008년 3월에 나에게 실제로 펼쳐진 일과 그 일로 인한 나의 상념을 털어내어 시 형식으로 형상화한 실화이다. 나(박석준)는 어머니에 관한 이야기를 ‘호스피스 나뭇잎’이라는 제목으로 <원작 = 석사학위 버전>을 2008년 9월에 완성하고 『석사학위 작품집』에 수록했다. 4년 후인 2012년 12월엔 <원작>의 요약 버전이라고 볼 수 있는 수정개작 「호스피스 나뭇잎」<문학마당 요약 버전>을 써서 『문학마당』에 발표했다. 그리고 <문학마당 요약 버전>을 첫 시집에 수록하려고 출판사에 보냈는데, 출판사에서 임의 교정하여 출판사 버전의 「호스피스 나뭇잎」<카페 버전>이 세상에 나왔다. 그리하여 「호스피스 나뭇잎」은 3가지의 버전이 세상에 남게 되었다. 3가지의 버전은 모두 사람을 따라 시공간이 이동하여 장면을 만들어내는 무비즘 기법이 사용되었다.

  <원작>에는 “돈과 삶에 여유가 생기면/어색한 얼굴과 어색한 목소리는 다 없어진다.”라는 표현을 사용하여 자본주의 체제 사회의 맘모니즘에 대한 앙가주망이 담겨 있다. 그런데 이 글과 유사한 상황이 나의 「언덕의 아이」라는 글에도 펼쳐진다.

 

    그런 뒤, 30년쯤 흐르는 사이에 우쩍 커져버린 도시를

    도시의 아스라한 끝을 보았던 것인데…….

    지금은 언덕에 세워진 병원 창밖을 내다보고 있지,

    한 사람을 태운 휠체어를 밀고 4층 호스피스 병실

    작은 나무 둘레를 왔다 갔다 하다가.

    창밖에는 무슨 나무인지 나무가 자라고 있고

    한두 달 후면 봄이 올 텐데, 오후가 있고

    모르는 사람들이 살아 움직이고 있지.

― 「언덕의 아이」 끝 부분

 

  「언덕의 아이」에 등장하는 “한 사람”은 2008년 3월로 살아와 광주기독병원 4층 호스피스 휴식실에 있는 나의 ‘어머니’를 가리킨다. 나는 이처럼 실제로 일어난 일을 시적 형식으로 표현한 글이 매우 많다. 그 이유는, ‘예쁘고 귀한 꽃나무보다는 소박하고 평범해도 살아가는 사람에게 더 진한 마음을 쏟아야 하고, 이 사람들(이 살아갔다는) 이야기를 누군가는 다루어야 한다.’라는 것이다. 따라서 「언덕의 아이」, 「호스피스 나뭇잎」에 흐르는 씁쓸한, 슬픈 정경에서 멜랑콜리를 느낄 수도 발견할 수도 있겠지만, 이 글들는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한 실존주의에 중심을 두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나는 “씁쓸해져 쓸쓸해지는” 것을 경험한 적이 꽤 있는데, 그 과정은 ‘씁쓸해진’ 후에 ‘쓸쓸해지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것을 “씁쓸하고 쓸쓸해지는”이라고 수정한 것이 시집에 실렸다. “씁쓸하고 쓸쓸해지는”은 두 가지 감정의 상태가 동시에 발생했음으로 여겨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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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마당 요약 버전> 2012-12-11 109-1 (씁쓸해져)

호스피스 나뭇잎

 

 

  어머니는 아직 호스피스 병동 휴식실에 있다.

  어머니는 목을 뚫어 꽂은 관을 통해

  가래를 걸러내고 있다. 가까이에선

  진하게 보이는 어떤 사정과 말 못하는 사람을

  휠체어에 매달고 있는 호스피스 휴식실은

  나뭇잎으로 장식되어 있다. 낮 열두 시,

  5분쯤 더 있다가 휠체어는 병실로 가야 한다.

  바깥으로 나갈 수 있는 힘이 줄어들어

  인형에 불과한 사람, 그 사람 곁에

  나는 한 사람으로 가 있어야 한다.

  3월 낮 따뜻한 햇살이 두 사람의 말 없는

  장면으로만 남아버려 씁쓸해져 쓸쓸해지는 것을

  느낀다. 어떤 사람은 늘 어떤 존재들을 위한

  부스러기로 있는 까닭에 그걸 외로움이라고

  말할 힘도 없다. 창밖 나뭇잎은 거리로

  떨어져 내렸지만 호스피스 휴식실의 나뭇잎은

  탈색조차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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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11. 23:24.메. 호스피스 나뭇잎.hwp <원작 요약 버전>

= 『문학마당』 41호/2012 겨울호 (2012.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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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신시 107-2

<문학마당 요약 버전을 교정한 시집 버전> (씁쓸하고)

호스피스 나뭇잎

 

 

  어머니는 아직 호스피스 병동 휴식실에 있다.

  어머니는 목을 뚫어 꽂은 관을 통해

  가래를 걸러내고 있다. 가까이에선

  진하게 보이는 어떤 사정과 말 못하는 사람을

  휠체어에 매달고 있는 호스피스 휴식실은

  나뭇잎으로 장식되어 있다. 낮 열두 시,

  5분쯤 더 있다가 휠체어는 병실로 가야 한다.

  바깥으로 나갈 수 있는 힘이 줄어들어

  인형에 불과한 사람, 그 사람 곁에

  나는 한 사람으로 가 있어야 한다.

  3월 낮 따뜻한 햇살이 두 사람의 말 없는

  장면으로만 남아버려 씁쓸하고 쓸쓸해지는 것을

  느낀다. 어떤 사람은 늘 어떤 존재들을 위한

  부스러기로 있는 까닭에 그걸 외로움이라고

  말할 힘도 없다. 창밖 나뭇잎은 거리로

  떨어져 내렸지만 호스피스 휴식실의 나뭇잎은

  탈색조차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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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마당 요약 버전> 2012-12-11 (씁쓸해져)

↛ 2013-01-06 오전 6:01. 박석준-시집 최종본 2013년1월5일-2(내가 모퉁이로 사라졌다가).hwp <편집자가 임의 교정: 씁쓸하고>

= 시집_『카페, 가난한 비』(2013.02.12. 푸른사상)

(씁쓸하고: 동시상황/씁쓸해져: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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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 2008-03-24

호스피스 나뭇잎

 

 

  어머니는 아직 호스피스 병동 휴식실에 있다.

  외로움이 시나브로 내 얼굴과 내 목소리에 색을 없앴다.

  외로움을 느꼈을 때 어색했다고

  사람들은 말하기도 했다.

  돈과 삶에 여유가 있게 되면

  어색한 얼굴과 어색한 목소리는 쓸데없는 것이 되고 만다.

  어머니는 목을 뚫어 낸 관을 통해

  가래를 걸러내곤 한다.

  가까이에선

  진하게 보이는 어떤 사정과 말 못 하는 사람을

  휠체어에 단 호스피스 휴식실은 나뭇잎으로 장식하고 있다.

 

  열두시.

  5분쯤 더 있다가 휠체어는 병실로 가야 할 것이다.

  바깥으로 나갈 수 있는 힘은 줄어들어

  인형뿐인 사람

  그 한 사람 곁에 한 사람으로 나는 가 있곤 한다.

  3월 낮 따뜻한 햇살이

  두 사람의 말 없는 장면으로만 남아버렸음에

  씁쓸해져 쓸쓸해졌음을 느낀다.

  어차피 어떤 사람은 어느 존재들을 위한

  부수적인 장면으로 있는 까닭에

  그걸 외로움이라고 말할 바탕도 없다.

 

  지난날 바람에 나뭇잎이 떨어져 내리곤 하였지만

  호스피스 휴식실 나뭇잎은 탈색조차 하지 않을 것 같다.

  그저 멍한 얼굴 하나가,

  그저 고독이 나의 탈색되어 가는 인색을 보게 한다.

  그러나 나는 모른다. 누가 내 가까이서 지금 색칠하고 있는지를.

        -2008.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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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24 (초고)

2008-03-30 오후 6:42. 나뭇잎.hwp (초고 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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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광주기독병원 호스피스 쉼터, 소명실

  광주기독병원 호스피스 쉼터, 소명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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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기독병원 2

  광주기독병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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