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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 (창작년도)

나의 무비즘 (86), 아방가르드 (24) 13인의 아이의 하나가 거리에서 떠나서 / 박석준

나의 신시 99 13인의 아이의 하나가 거리에서 떠나서

나의 무비즘 (86), 아방가르드 (24)

2007-11-06

박석준 /

13인의 아이의 하나가 거리에서 떠나서

 

 

  쉴 수 있는 날이어서

  열세 살 아들과 함께

  교회에 간다.

  나는 14년 전에

  탱고를 춤추며 소리쳤다.

  날을 적시며 오라

  밤비

 

  나를 적시며 오라 밤비

  미, 미치고 싶었으리라.

  열세 살 아이는 교회를 뛰어다닌다.

  13인의 아이가 거리에서 떠나서

  질주할 곳도 없는 교회

  정원에 가을 낙엽 뒹굴고 있다.

 

  눈은 여름엔 안 왔지만

  가을에도 비는 내렸다.

  그러다가

  13인의 아이의 하나였을 나는

  우주(宇宙)로 갔다.

 

  아빠 이것 좀 봐.

  쉴 수 있는 날 

  가을비가 내리는데

  컴퓨터 동영상 속에서

  비를 맞으며 아이들이 질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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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07발제용 (원작)

2007.11.06. 00:20.메. 예술의비인간화4.hwp (원작 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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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가상(2007-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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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시대를 따라간 인물의 재생

  「13인의 아이의 하나가 거리에서 떠나서」는 이상이 아방가르드 경향으로 쓴 「오감도 시제1호」를 똑같은 아방가르드 경향으로 연장시킨 것이다. 「오감도 시제1호」를 일제치하라는 시대적 현실에서 오는 무서움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시로도 해석할 수 있다면 내가 쓴 이 글은 인터넷 정보사회가 된 현대자본주의 사회에서 느끼는 무서움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는 해석을 붙일 수도 있다.

  이상은 「오감도 시제1호」에 이어진 작품으로 「오감도 시제2호」를 썼을 테지만, 그리고 「오감도 시제3호」로 다시 이었을 테지만, 나(박석준)는 이 글에 이어진 아방가르드 경향의 글로 「벽 속에」를 썼을 뿐이다.

  나의 글에는 막힌 공간으로 설정된 곳이 “교회”이다. “교회”는 그 종교성 때문에 타 종교를 막는다. 그러나 이 글은 교회 사회를 비판하기 위해서 쓴 글은 아니다. “교회”는 “13인의 아이의 하나였을” “나”가 “탱고를 춤추”었던 곳이며 “나”의 아들인 “열세 살 아이”가 뛰어다니는 곳이니까. 이상의 「오감도 시제1호」에 등장한 “13인의 아해”는 그 시에만 머물러 있을 뿐 그 후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다. 이상은 그 아해들이 어디로 간 것인지 알 수 없게 표현했지만, 나는 그 중 한 명이 “우주”(현대 인터넷 사회)로 가서 살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13인의 아해”는 도로로 질주하면서 “무섭다”는 말을 남겼을 뿐이지만, “나”는 ‘미치고 싶어서’ “날을 적시며/오라 밤비”를 소리치며 춤을 췄다. 이것이 이상과는 다른 나의 글의 아방가르드이며 무비즘이다.

  “나”는 14해 전 어느 날에 “날을 적시며 오라/밤비”를 “나를 적시며 오라 밤비”라고 외쳤지만(주문을 욌지만) 그날 밤비가 왔는지는 모른다. 그런데 이 주문이 14년이 지난 오늘(쉴 수 있는 날) 먹혀들어 “밤”에 컴퓨터 속에서 비가 내리고 있다. 「13인의 아이의 하나가 거리에서 떠나서」는 ‘내가 원하는 것을 뜻밖의 곳에서 예상치 못한 시간에 만나는 것이 인생이다.’라는 것을 형상화한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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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도

시 제1호 / 이상

 

 

  13인의아해(兒孩)가도로로질주하오.

  (길은막다른골목이적당하오.)

 

  제1의아해가무섭다고그리오.

  제2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3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4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5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6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7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8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9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10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11의아해가무섭다고그리오.

  제12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13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13인의아해는무서운아해와무서워하는아해와그렇게뿐이모였소. (다른사정은없는것이차라리나았소.)

 

  그중에1인의아해가무서운아해라도좋소.

  그중에2인의아해가무서운아해라도좋소.

  그중에2인의아해가무서워하는아해라도좋소.

  그중에1인의아해가무서워하는아해라도좋소.

 

  (길은뚫린골목이라도적당하오.)

  13인의아해가도로로질주하지아니하여도좋소.

  󰡔조선중앙일보󰡕(1934년7월24일)/≪이상전집(李箱全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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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오감도(烏瞰圖)

詩 제1호

이상

 

  十三人의兒孩가道路로疾走하오.

  (길은막달은골목이適當하오.)

 

  第一의兒孩가무섭다고그리오.

  第二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三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四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五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六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七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八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九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十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十一의兒孩가무섭다고그리오.

  第十二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十三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十三人의兒孩는무서운兒孩와무서워하는

  兒孩와그러케뿐이모였소.

  (다른事情은업는것이차라리나앗소)

 

  그中의一人의兒孩가무서운兒孩라도좃소.

  그中의二人의兒孩가무서운兒孩라도좃소.

  그中의二人의兒孩가무서워하는兒孩라도좃소.

  그中의一人의兒孩가무서워하는兒孩라도좃소.

 

  (길은뚤닌골목이라도適當하오.)

  十三人의兒孩가道路로疾走하지아니하야도좃소.

󰡔조선중앙일보󰡕(1934년7월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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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광주시 푸른마을 건녀편 운암 한국병원 옆 교회_poorrain. 20240201_115018

  광주시 푸른마을 건녀편 운암 한국병원 옆 교회_poorrain. 20240201_115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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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운암동-푸른마을 _poorrain.   20210723_150856

  광주시 운암동-푸른마을_poorrain. 20210723_15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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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도 시제1호

  오감도 시제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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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상

  시인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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