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신시 93 가을, 도시의 밤
나의 무비즘 (78), 실존주의 모더니즘 (33), 이미지즘 (12)
2006-10
박석준 /
<원작> 2006-09-06 (아래에/어떤 곳으로)
가을, 도시의 밤
말을 하지 못해서던가, 가을엔 태양빛에 눌려 땡감도 떨어지고 홍시도 떨어지는 것이.
가을이 깊어갈수록 일찍 오는 석양녘엔 귀가하는 사람도 외출하는 사람도 지는 빛에 걸음 흔들리고 있다.
낮에 실내에서 일을 하던 사람은 귀가하면 곧 TV를 볼 텐데 9시뉴스를 시청할 텐데…….
어떤 사람은 석양을 지나 술집이나 카페에 가 못 다한 말을 털어내겠지, 또 어떤 사람은 PC방에 가 작업을 하겠고.
차들이 광선을 뿌리면서 밤은 깊어간다. 낮에는 길과 가로수, 가로수 옆 건물들이 한가롭고 쉬고 싶은 가을 풍경으로 채색된다.
밤에는 길이 자동차 불빛 아래에 눕는다. 네온사인과 가로등 불빛이 사라져버린 어떤 곳으로 사람의 눈빛을 서성이게 한다.
말을 하지 못해서던가. 가을, 도시의 깊은 밤은 사람의 눈빛을 서성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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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01 ∽ 2008.09.06. 10:50.메. 박석준-08종합1.hwp (낮에 실내에서 일을 하던 사람은/아래에) <원작>
= 『석사학위 작품집』(20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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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상황
2006-11-01. 광주시 유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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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해설
비극적 주체의 절망과 희망
― 박석준 시집 『카페, 가난한 비』에 대하여
그의 시에 나타나 있는 멜랑콜리는 주체를 적극적으로 개진하고 있는 경우만이 아니라 주객의 일치를 추구하고 있는 경우에도 크게 다르지 않다. 뿐만 아니라 그의 시와 함께하고 있는 멜랑콜리는 객관적인 대상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드러나고 있어 더욱 주목이 된다.
시 「가을, 도시의 밤」은 ‘가을, 도시의 밤’에 느끼는 시인의 정서를 드러내는 데 초점이 있다. 제목 그대로 ‘가을, 도시의 밤’이라는 객관적인 대상으로부터 느끼는 우울한 정서를 그려내는 데 중심이 있는 것이 이 시라는 뜻이다. 그렇다. 이 시에 나타나 있는 풍경에는 우울한 정서가 깊이 배어 있다. 이로 미루어 보더라도 그의 모든 시가 주관적인 정서를 직접적으로 토로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이를테면 그의 시가 주체의 내면의식보다는 객체의 외면현상을 중심 대상으로 삼고 있는 시도 상당하다는 것이다. 이들 객체의 외면현상에도 그의 쓸쓸하고 우울한 심리가 깊이 침윤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말이다.
이와 관련해 주목되어야 할 것은 그의 시에 주체의 자기 객관화가 보편적인 창작방법으로 깊이 응용되어 있다는 점이다. 객체의 시각으로 주체 자신의 현존, 곧 시인 자신의 현존을 진술하는 기법을 십분 활용하고 있는 것이 그의 시라는 것이다. 풍경의 선택은 세계관의 선택이라고 하거니와, 그의 시에 드러나 있는 객체의 외면은 그 자체로 주체의 멜랑콜리에 의해 깊이 포획되어 있어 관심을 끈다.
―이은봉 시인, 광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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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 「가을, 도시의 밤」에 흐르는 ‘청년처럼 젊고 선명한 시간’
「가을, 도시의 밤」은 <원작>과 <카페 버전>이라는 두 가지 버전이 있다. 두 「가을, 도시의 밤」은 ‘도시의 가을은 낮에는 한가하고 밤에는 인간적이고 화려하다.’라는 가을, 도시에서 느끼는 시인의 서정을 주로 시각적 이미지로 형상화한 이미지즘 경향의 작품이다. → 이 글엔 (태양빛 / 지는 빛 / 자동차 불빛 / 눈빛 ) 등 매체가 지나가면서 시각적 이미지를 남게 한다. 그리고 (떨어지고 / 흔들리고 있다. / 석양을 지나 / 눕는다 / 서성이게 한다 등) 동적 서술어를 사용하여 인물을 따라 시공간이 흘러가는 장면을 묘사하는 무비즘 기법이 사용되었다. 이 글은 (술집 / 카페 / PC방 / 가로수, 가로수 옆 건물들) 등 도시적 공간을 새겨내면서 도시인이 살아가는 다양한 일상(삶의 모습)과 취향과 정서를 흘려낸다. 고단한 일상의 모습 등 도시가 주는 우울한 면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도시가 만들어내는 청년처럼 젊고 선명한 시간을 보여준다는 점이 특이하며 모더니즘 경향을 낳는다.
―2024-06-06 오후 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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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수정>_(카페 버전)
가을, 도시의 밤
가을이 깊어갈수록 일찍 오는 석양녘엔 귀가하는 사람도 외출하는 사람도 지는 빛에 걸음이 흔들리고 있다.
저녁에 일을 마친 사람은 귀가하면 곧 TV를 볼 텐데 9시뉴스를 시청할 텐데…….
어떤 사람은 석양을 지나 술집이나 카페에 가 못다 한 말을 털어내겠지, 또 어떤 사람은 PC방에 가 작업을 하겠고.
차들이 광선을 뿌리면서 밤은 깊어간다. 낮에는 길과 가로수, 가로수 옆 건물들이 한가롭고 쉬고 싶은 가을 풍경으로 채색된다.
밤에는 길이 자동차 불빛 아래로 눕는다. 네온사인과 가로등 불빛이 사라져버린 그곳으로 사람의 눈빛을 서성이게 한다.
말을 하지 못해서던가. 가을, 도시의 깊은 밤은 사람의 눈빛을 서성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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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01 ∽ 2008-09-06 <원작>
∽ 2013-01-06 오전 6:01. 박석준-시집 최종본 2013년1월5일-2(내가 모퉁이로 사라졌다가).hwp (못다 한) <원작 수정>
= 시집_『카페, 가난한 비』(2013.02.12. 푸른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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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 2006-11-01
가을, 도시의 밤
말을 하지 못해서던가?
가을엔 태양빛에 눌려
땡감도 떨어지고 홍시도 떨어진다 하던데
가을 깊어갈수록 일찍 오는 석양녘엔
귀가하는 사람도 외출하는 사람도
지는 빛에 걸음 흔들리고 있다.
낮에 실내에서 일을 하던 사람은
귀가하면 아마도 곧 TV를 볼 텐데
그러다가 9시뉴스를 시청할 텐데
혹은 어떤 사람은 석양을 지나
술집이나 카페에 가 못다한 말을 털어낼 텐데,
또 어떤 사람은 PC방에 가 작업을 할 텐데
차들이 광선을 뿌리면서 밤은 깊어간다.
길과 가로수, 가로수 옆 건물들이
낮엔 한가롭고 쉬고 싶은 가을 풍경으로 채색되더니
길은 자동차 불빛 아래에 눕고
네온사인과 가로등 불빛이 사라져버린 어떤 곳의
밤은 사람의 눈빛을 서성이게 한다.
말을 하지 못해서던가?
가을, 도시의 깊은 밤은
사람의 눈빛을 서성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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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01. 00:26. 카페 가난한 비_가을, 도시의 밤 (초고)
→ https://cafe.daum.net/poorrain/F1vW/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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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광주_유동 술집 2004.11.20. 오후 10:07. 3_f_q_SiG_5es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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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푸른마을 큰길_poorrain. 20211025_18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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