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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 (창작년도)

나의 실존주의 모더니즘 (32) 위치 / 박석준

나의 신시 92 위치

나의 실존주의 모더니즘 (32)

2006-07-2107-23

박석준 /

위치

 

 

  나는 이틀 전에 목포로 갔고, 늦은 밤에 누군가와 작별한 후 어쩔 줄을 모르다가 그곳 여관에서 자야 했다.

  밤을 보러 내가 목포에 간 것은 아니지만, 내가 만나는 사람들에게는 각각의 밤이 찾아왔다.

 

  그곳에 있는 동생은 나를 만나기 위해 그날 열한 번의 전화를 했고, 나를 만난 밤에는 위치를 가져 보세요.’라고 권유를 했다.

  위치란 어떤 대상을 향하며 어떤 지향점을 전제로 자리를 차지하는 요소인가?

 

  풀이 있는 위치를 찾다가 높은 곳에 올라가거나 들판을 벗어난 양이 양치기에게 더욱 뚜렷한 위치를 부여할 때가 있지만, 나는 사람들 가까이에 있는 밤에 내가 대상과 떨어져 젖어 있음을 어느 날부턴가 보았다.

 

  그런 밤이 지나면, 하루의 일을 마치고 돌아온 일상의 밤이 나를 찾아왔다. 나는 어느 위치에 있는 것인지 일상의 밤에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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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23 2012.10.31. 00:43.. 박석준-시집 최종본 2012922-1.hwp <원작>

= 시집_카페, 가난한 비(2013.02.12. 푸른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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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2006-07-21. . 목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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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치와 실존과 소외

  「위치는 사람의 실존은 타인과 함께함을 전제로 하여 타인(또는 타자)에게 어떤 지점(위치)을 지향하는 데서 실현된다는 것을 강조한 글이다. 이것은 풀이 있는 위치를 찾다가 높은 곳에 올라가거나 들판을 벗어난 양이 양치기에게 더욱 뚜렷한 위치를 부여한다는 의 생각이 시사하고 있다. 실존은 현실의 문제이며 소외는 사람들과 함께 있는 곳에서 위치를 지향함으로써 현실적으로 발생한다.’는 생각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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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 2006-07-23

위치

 

 

      1.

  들판엔 풀이 있고, 양들이 있고, 가끔 양치기라는 사람이 있다.

  풀은 그저 흔들릴 뿐이지만, 양은 돌아다녀야 했던 까닭에

  양치기도 돌아다녀야 한다. 들을 중심으로 하여 때로 그 너머까지.

 

  희규는 숲속을 자주 갔지만, 사람과 함께 하는 배움을 좋아하였던 까닭에,

  숲에 가는 건 산책이었을 뿐, 다시 사람이 있는 곳으로 돌아와야 하는

  양치는 사람은 아니었다.

 

  나는 이틀 전에 목포로 갔고, 하루는 밤이 있어야 하는 까닭에 그런 밤에 그곳에서 자야만 했다.

  나는 밤을 보러 목포에 간 것은 아니지만, 내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각각의 밤은 찾아오는 것이어서.

 

  그곳에 있는 동생은 나를 만나기 위해 그날 열한 번의 전화를 했고,

  나를 만난 후 위치를 가져달라는 권유를 했다.

  위치란 어떤 대상을 향하며 어떤 지향점을 전제로 하는 요소인데,

  들판을 벗어난 양이 양치기에게 더 뚜렷한 위치를 부여할 때가 있는 것과는 달리,

  나는 어느 날부턴가 사람들이 있는 밤에 내가 젖어 있음을 보았고

  그런 밤이 지나면, 일상의 밤이 나를 찾아왔다.

  나는 어느 위치에 있는 것인지

  일상의 밤에 생각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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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23. 04:54. 카페 가난한 비_위치 (초고)

https://cafe.daum.net/poorrain/F1vW/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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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목포문화예술회관 주변 2016-10-29 오후 3:38_꾸미기_DSC_0167

  목포문화예술회관 주변 2016-10-29 오후 3:38_꾸미기_DSC_0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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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문화예술회관 주변 2016-10-29 오후 4:13_꾸미기_DSC_0187

  목포문화예술회관 주변 2016-10-29 오후 4:13_꾸미기_DSC_0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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