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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시

나의 실존주의 모더니즘 (54), 앙가주망 (44) 겨울, 인물이 사라지면_(문학마당) 박석준

나의  102 겨울, 인물이 사라지면_(문학마당 버전)

나의 실존주의 모더니즘 (54), 앙가주망 (44)

2007-12-01

박석준 /

<원작 개작>_(문학마당 버전)

겨울, 인물이 사라지면

 

 

어여 퇴근하시오. 애기 배고파서 가출하겄소.”

어이 이거 가지고 가. 아까 따로 주문해 둔 치킨이거든.”

후배 병우와 친구 상우가 문 밖까지 나왔는데

12, 길 위에서 생각이, 한 인물의 얼굴들이 지나간다.

(이젠 몇 개의 장면으로만 남아있는. 죽었지만. 2년 전에…….)

 

여자가 사라진 겨울, 참 더러운 길을 따라 걷는다.

막 밤이 시작된 길, 전자상가 앞 로터리는

전날까지 내린 눈 질퍽질퍽하다.

차가운 바람이 움추릴 수조차 없게 걸음을 재촉한다.

 

저 바람, 교회가 있는 동산 곁을 지나가다가

철로와 만나는 곳에서 흩어지겠지.

(, 그 길가 서점에서

더러 시집을 샀었지, 수녀가 되고 싶어 했는데.)

 

교회 앞 포장마차들 속엔

불빛이 가득하다. 둘러보니 오뎅 파는 집

자리 옆에 장미를 놓아둔 사람이 있다.

 

서른 살은 되었을까 백열전등 불빛에

얼굴이 장미처럼 빨갛다, 떨고 있는 손과 몸,

어온 지도 1분은 넘었을 텐데…….

 

겠어? 내가 마련해 본 게 백만 원이다.”

핸드폰 소리 요란하다. 차도로 돈이

눈송이처럼 흩날리면 얼마나 좋을까.

 

어둠 속엔 지붕 낮은 집에서 켜놓은

불빛들이 안겨 있다. 잔뜩 가슴을 찌르고

차 소리, 바람 소리, 사람들의 그림자가

길을 고 있다.

 

(며칠만 지나면 틴에이지거든. 혼자 있을 수 있어.

근데 치킨 한 번만 먹으면 안 돼?)

겨울이 지나면 수녀도 사라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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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04  2008-09-06 <원작>

∽→ 2007-12-04  2011-02-04 오후 11:38. 문학마당에 보내는 작품-2.hwp <개작>

= 문학마당 34/2011 봄호(2011.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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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가상(2007-12-01.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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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비즘, 그리고 시간의 움직임과 기법

  「겨울, 인물이 사라지면 <원작> 석사학위 작품집(2009)에 수록되었다. 이것을 개작하여 동명의 작품이 문학마당 버전으로 발표되었는데, <문학마당 버전>을 편집자가 개작한 것이 시집에 <시집 버전>으로 실림으로써 동명의 3개의 작품이 남게 되었다. 3개의 작품에서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은, 포장마차에서  에 쫓기는 젊은 사람을 보면서 돈을 마음껏 쓸 수 있는 사회를 연상하는 것이다. 즉 자본주의 사회의 문제점에 대한 비판을 깔고 있다.

  <시집 버전> <문학마당 버전>의 시간을 생략해버린 요약 버전이라고 볼 수 있다. <문학마당 버전>처럼 무비즘 기법을 시도했지만 마지막 연의 상황이 포장마차 안에서 내다본 장면으로도 해석될 수 있어서 <문학마당 버전>에 비해 기법의 선명도가 떨어진다. (퇴근 직후에 포장마차로 가버린 장면으로 끝났고 어여 퇴근하시오. 애기 배고파 가출하겄소.  1연과는 어긋난 시간이 전개되어 완성도가 떨어진다.).

  「겨울, 인물이 사라지면 <원작>은 별로 상관성이 없을 듯한 수녀 시집 이 시공간을 흘러간다. 수녀는 가 아주 오래 전에 만난 사람으로 생각할 수 있는 한편 예전의 의 애인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다. 그리고 수녀가 등장하는 시간은 순수하고 신비한 장면을 형성하지만 바로 이어진 포장마차 안의 상황이 삭막한 장면(돈에 억압받는 현실)으로 바꿔버린다. 현대 자본주의 도시 사회에서는 어떤 인물()에게 이렇게 예기치 않은 상황이 나타나서 옹색한 시간을 만들어낸다. 이 상황에서 는 어떤 삶의 양상을 선택해야 할 것인가를, 즉 실존할 수 있는 삶을 생각하게 된다.

  <문학마당 버전>에는 가 귀가하여 아이와 만나는 상황을 선택했음을 알려줌으로써 한 사람의 인생을 무비즘 기법으로 완성하고 있다.

  <원작>에 펼쳐진 상황은, “여자가 사라진 겨울”(여자와 헤어진 겨울)을 회상하고는 몸을 녹이려고  포장마차로 들어간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포장마차에서  에 쫓기는 젊은 사람을 보면서 돈을 마음껏 쓸 수 있는 사회를 연상한다. 그러고는 잔뜩 가슴을 찌르고 가는/차 소리, 바람 소리, 사람들의 그림자가/그 길을 가고 있다. 겨울이 지나면 수녀도 사라지겠지.”라고 하여 돈 없는 사람의 아픔을 나타내면서 자본주의 현실 사회에서의 불안한 삶과는 동떨어져 살아가는 수녀의 삶 같은 것은 자신에게는 환상(幻想)이라고 잊으려고 한다. 하지만 가 청년인지 기혼인지 알 수 없으며, 글에 흐르는 시간이 얼마 동안인지도 알 수 없다. <원작>에는 모더니즘 기법이 사용되었지만 무비즘 기법이 사용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일반적인 모더니즘 글에서는 시간이 정교하게 흐르지 않아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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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작을 요약 개작>_(시집 버전)

겨울, 인물이 사라지면

 

 

어여 퇴근하시오. 애기 배고파 가출하겄소.”

어이 이거 가지고 가. 아까 따로 주문해 둔 치킨이거든.”

후배 병우와 친구 상우가 문 밖까지 나왔는데

12,  인물의 얼굴들이 지나간다.

 

여자가 사라진 겨울, 참 더러운 길을 따라 걷는다.

막 밤이 시작된 길, 전자상가 앞 로터리는

전날까지 내린 눈으로 질퍽질퍽하다.

차가운 바람이 움츠릴 수조차 없게 걸음을 재촉한다.

 

저 바람, 성당이 있는 동산 곁을 지나가다가

철로와 만나는 곳에서 흩어지겠지.

철길 따라 데이트하던 장면이 떠오른다.

수녀가 되고 싶어요, 했는데.

 

성당 앞 포장마차들 속엔 불빛이 가득하다.

둘러보니 오뎅 파는 집, 자리 옆에 장미를 놓아둔

사람이 있다. 서른 살은 되었을까. 백열전등 불빛에

얼굴이 장미처럼 빨갛다, 떨고 있는 손과 몸,

포장마차에 들어온 지도 1분은 넘었을 텐데…….

 

방 구해라, 겠어? 내가 마련해 본 게 백만 원이다.”

핸드폰 통화 소리 요란하다. 차도로 돈이 눈송이처럼 흩날리면 얼마나 좋을까.

 

어둠 속엔 지붕 낮은 집에서 켜놓은 불빛들이

안겨 있다. 잔뜩 가슴을 찌르고 차 소리, 바람 소리,

사람들의 그림자가 길을 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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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04  2008-09-06 <원작>

∽→ ∽ 2011-02-04 <개작>

 2013-01-06 오전 6:01. 박석준-시집 최종본 201315-2(내가 모퉁이로 사라졌다가).hwp <개작을 요약 개작>

= 시집_카페, 가난한 비(2013.02.12. 푸른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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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겨울, 인물이 사라지면

 

 

  여자가 사라진 겨울, 참 더러운 길을 따라 걷는다.

  막 밤이 시작된 길, 전자상가 앞 로터리는

  전날까지 내린 눈이 질퍽질퍽하다.

  차가운 바람이 움츠릴 수조차 없게 걸음을 재촉한다.

 

  저 바람, 교회가 있는 동산 곁을 지나가다가

  철로와 만나는 곳에서 흩어지겠지.

  (, 그 길가 서점에서

  수녀가 된 그녀는 더러 시집을 샀다.)

 

  내 발길을 따라 들어온 교회 앞 포장마차들 속엔

  불빛이 가득하다. 둘러보니

  자리 옆에 장미를 놓아둔 사람이 있다.

 

  서른 살은 되었을까 백열전등 불빛에

  얼굴이 장미처럼 빨갛다, 떨고 있는 손과 몸,

  들어온 지도 1분은 넘었을 텐데…….

 

  “알겠다. 내가 마련해 본 게 10만 원이다.”

  핸드폰 소리 요란하다. 차도로 돈이

  눈송이처럼 흩날리면 얼마나 좋을까.

 

  어둠 속엔 그 길로 난 민가와 상가에서 흘러드는

  불빛들이 안겨 있다. 잔뜩 가슴을 찌르고 가는

  차 소리, 바람 소리, 사람들의 그림자가

  그 길을 가고 있다. 겨울이 지나면 수녀도 사라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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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04  2008.09.06. 10:50.. 박석준-08종합1.hwp <원작>

= 석사학위 작품집(20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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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 2007-12-04

겨울, 인물이 사라지면

 

 

  여자가 사라져 갔던 겨울, 더러운

  길을 따라 걷고 있다.

  막 밤이 시작된 길

  전자상가 앞 로터리에

  전날까지 내린 눈이 질퍽질퍽하다.

  겨울보다 차가운 바람이

  움추릴 수조차 없게 걸음을 재촉한다.

  바람은 교회가 있는 동산 곁을 지나 뻗어 가다가

  철로와 만나는 길 어디에선가 흩어질 테지만.

  길, 그 길에서 더러는 수녀가 시집을 샀다.

  교회 앞 포장마차들 속엔

  불빛이 가득하다.

  그 안에는 주인 말고는

  장미를 곁에 둔 사람이 있다.

  서른 살은 되었을까?

  백열전등 불빛에 얼굴이 장미만큼 빨갛기만 하다.

  떨고 있는 손과 몸

  들어온 지도 1분은 넘었을 텐데.

  “알겠다. 내가 마련해 본 게 10만 원이다.”

  차도로 돈이 눈처럼 휘날리는 것 같다.

  어둠 속에는 그 길가에 난 민가와 상가에서

  흘리는 불빛들이 안겨 있다.

  잔뜩 찌르고 가는 차 소리

  간혹 부는 바람 소리

  사람들의 그림자가 길을 가고 있다.

  겨울, 인물이 사라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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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04. 22:33.. 길을 걷다 보면.hwp (초고)

= 2007-12-09 오후 10:25. 길을 걷다 보면.hwp (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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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눈 내리는 언덕 성당2

  눈 내리는 언덕 성당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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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는 밤 포장마차 1

  눈 내리는 밤 포장마차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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