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98 어느 모델의 죽음
나의 실존주의 앙가주망 (43), 아방가르드 (11), 나의 무비즘 (86)
2007-10-16
박석준 /
<원고 수정>
어느 모델의 죽음
침묵은 이별의 시작이었다.
만남의 심연 가까이에, 우려는 했으나 너무도 빨랐던
이별의 늪은 처음부터 있었다.
“먹는 것도 먹는 것이지만, 모텔 갈 생각은 왜 했을까?”
“좋은 시간을 갖기 위해 그랬겠지.”
“그런데 참, 남자는 뭐하는 사람이죠?”
사람들은 만난 적도 없는 사람에 대해
함부로 말들을 하고 있었다.
사람 하나가 사라지던 그날, 그 다음날,
홈페이지에는 남자의 얼굴이
꿈틀거렸다, 사람은 죽었으나!
27세였을까? 27년이었을까? 2007년이었을까.
사람 하나가 사라지던 날, 그 전날,
거울 속에는 사람의 형상 하나 서 있었다.
거울 속 저편엔 달력도 하나 흐릿하게 서 있었다.
남자는 거울 속 형상 하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침묵은 죽음보다 더 오랜 시간을 흘려보냈다.
아직 해석할 수 없는 사연이 신의 저편에 있었다.
그, model이라고 가끔 익명을 쓰는 남자도 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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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16 ∽ 2008-09-06 <원작>
∽→ 2012.08.16. 18:50.메.= 2012-08-16 오후 8:59. 박석준-시집 최종본 2012년7월.hwp <원고 수정>
= 시집_『카페, 가난한 비』(2013.02.12. 푸른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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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어느 모델의 죽음
침묵은 이별의 시작이었다.
만남의 심연 가까이에, 우려는 했으나 너무도 빨랐던
이별의 늪은 처음부터 있었다.
“먹는 것도 먹는 것이지만, 모텔 갈 생각은 왜 했을까?”
“좋은 시간을 갖기 위해 그랬겠지.”
“그런데 참, 남자는 뭐하는 사람이죠?”
사람들은 만난 적도 없는 사람에 대해
함부로 말들을 하고 있었다.
사람 하나가 사라지던 그 날, 그 다음날,
홈페이지에 남자의 얼굴이 꿈틀거렸다.
사람은 죽었으나!
27세였을까? 27년이었을까? 2007년이었을까.
사람 하나가 사라지던 날, 그 전날,
거울 속에는 사람의 형상 하나가 서 있었다.
거울 속 저편에는 달력도 하나 흐릿하게 서 있었다.
남자는 거울 속 형상 하나를 보고 있었다.
침묵은 죽음보다 더 오랜 시간을 흘려보냈다.
아직 해석할 수 없는 것,
그 사연이 신의 저편에 있었다.
그, model이라고 가끔 익명을 쓰는 남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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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16 ∽ 2008.09.06. 10:50.메. 박석준-08종합1.hwp <원작>
= 『석사학위 작품집』(20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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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가상(2007-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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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명예(실존적 지향)와 죽음
나는 2007년에 10월에 어느 모델이 모텔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는 정보를 얻었으며, 당시 광주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순천으로 출근하는 나는 40Kg이 못 됐을지도 모를 정도로(순천에 도착하면 건물 벽을 짚으면서 직장에 갈 정도로) 몸이 말라 괴로워하고 있었다. 그리고 여러 가지로 생각을 펼쳐간 끝에 10월에 이 글을 썼다.
이 글엔 성별은 알 수 없으나 어느 모델의 죽음에 이르는 데에 “먹는 것”, “모텔 갈 생각(을 한 것)” 이 작용했음을 알려준다. 그런데 섬세하게 보면 그 죽음에 “남자”와 “model이라는 익명”, 즉 아이디(인터넷)가 연루되었음(그리고 죽은 사람이 여자임)을 유추할 수 있다.
2007년엔 KBS 뉴스에서 ‘우루과이에서 모델 활동을 하던 자매가 둘 다 과다한 다이어트로 인한 영양실조에 걸려 숨졌다.’는 보도를 했다. 이것은 이 글에 나온 “먹는 것”이 모델의 다이어트를 암시한다고 해석하게도 한다. 하지만 “모텔 갈 생각”이라는 말이 이어짐으로써 모델이 ‘실존(사회에서의 위치 확보 및 유지를 할 수 있는 삶)’을 지향하고 선택했음도 알게 한다. 게다가 그 모델의 죽음이 ‘자살’이라는 것을 암시하면서도 “남자는 거울 속 형상 하나를 보고 있었다.”는 표현으로 타살(자살 방조)이라는 것도 암시한다. 그리고 “그 model이라고 가끔 익명을 쓰는 남자”라는 표현에서 자본주의 시회의 인터넷(확실하지 않은 정보 유포)이 이 모델의 죽음을 초래했다는 것도 암시한다.
「어느 모델의 죽음」은 아방가르드 경향으로 창작했다고 볼 수 있다. 보다 정확하게는 그 중 무비즘 경향으로 창작한 글이다. 이 글에 사람들을 통해 시간과 공간의 움직임이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 글은 자본주의 인터넷 사회에서의 개인의 실존 방식을 문제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실존주의와 앙가주망을 강조하고 있다. 이 글의 “아직 해석할 수 없는 것,/그 사연이 신의 저편에 있었다.”라는 표현은 자본주의 인터넷 체제가 종교적 신이 아니면서도 또 하나의 “신”으로 군림하고 있는 맘모니즘 사회(사회와 종교 모두를 부패하게 만드는 강력한 반사회적, 반종교적 힘)라는 것을 비꼬는 풍자(알레고리)가 깔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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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2) 2007-12-04
어느 모델의 죽음
침묵은 이별의 시작이었다.
만남의 심연 가까이에, 우려는 했으나 너무도 빨랐던
이별의 늪은 처음부터 있었다.
“먹는 것도 먹는 것이지만, 모텔 갈 생각은 왜 했을까?”
“좋은 시간을 갖기 위해 그랬겠지.”
“그런데 참, 남자는 뭣하는 사람이죠?”
사람들은, 만난 적도 없는 사람에 대해
말들을 하고 있었다.
사람 하나가 사라지던 그 날, 그 다음날,
홈페이지에 남자의 얼굴이 꿈틀거렸다. 사람은 죽었으나!
27세였을까? 27년이었을까? 2007년이었을까.
사람 하나가 사라지던 날, 그 전날,
거울 속에는 사람의 형상 하나가 서 있었다.
거울 속 저편에는 달력 하나도 흐릿하게 서 있었다.
남자는 거울 속 형상 하나를 보고 있었다.
침묵은 죽음보다 더 오랜 시간을 흘려보냈다.
아직 해석할 수 없는 것, 그 사연
신의 저편에 있었다.
그, model이라고 가끔 익명을 쓰는 남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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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04. 22:33.메. 길을 걷다 보면.hwp (초고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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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1) 2007-10-16
어느 모델의 죽음
말없음은 이별의 시작이었다.
만남의 심연 가까이에, 우려는 했으나 너무 빨랐던
이별의 늪은 처음부터 있었지만.
“먹는 것도 먹는 것이지만, 모텔은 왜 생각했을까요?”
“좋은 시간을 갖기 위해 그랬겠지.”
“그런데 참, 그 사람은 뭣하는 사람이죠?”
사람들은, 만난 적도 없는 사람을 생각하며
말들을 하고 있었다.
사람 하나가 사라지던 그 날, 그리고 그 다음날,
홈페이지에 그의 얼굴이 꿈틀거렸다. 사람은 죽었으나!
27세였을까? 27년이었을까? 2007년이었다.
사람 하나가 사라지던 날, 그리고 그 전날,
거울 속에는 사람의 형상 하나가 서 있었다.
거울 속 저편에는 달력 하나도 흐릿하게 있었지만,
한 사람은 거울 속 형상만을 보고 있었다.
말없음은 죽음보다 더 오래 시간을 흘러갔다.
아직 해석할 수 없는 것, 그것이
신의 저편에 있었다.
그, model이라고 가끔 익명을 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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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16 (초고1)
= 2007-11-15 오후 10:24. 서정시의 이론.hwp (초고1 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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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나 니콜 스미스(영어: Anna Nicole Smith, 1967년 11월 28일 ~ 2007년 2월 8일)는 미국의 모델, 배우, 텔레비전 방송인이다. 1993년 올해의 플레이보이 플레이메이트가 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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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추적 60분 “무대 위의 반란 – 어느 모델의 죽음이 남긴 것”
2007년 2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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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뉴스
우루과이에서 모델 활동을 하던 자매가 둘다 과다한 다이어트로 인한 영양실조에 걸려 숨졌습니다.
이 사건으로 '마른 모델' 퇴출이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13030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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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거울 속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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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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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 걸린 모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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