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89 아는 사람과 사랑하는 사람
나의 실존주의 모더니즘 (43)
2006-06-25
박석준 /
(원작 교정)
아는 사람과 사랑하는 사람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좋기에
그냥 아는 사람과는 별 말을 하지 않는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내 삶에 거친 호흡을 만들므로
그냥 아는 사람을 만날 때보다
훨씬 진지해진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항상 내 곁에 있는 것은 아니므로
나는 아무 사람이나
찾아가는 일을 중지하지 않는다.
내가 아무 사람이나 찾아가는 것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기 전부터
해왔던 일이다. 이 일은
그냥 찾아가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을 뿐이다. 그래서
별로 말하지 않아도 오점을 남기지 않는다.
나는 그냥 알고 있는 사람과는
원망이 남지 않을 만큼만 시간을 보내고
별로 아쉽지 않은 마음으로 내 방으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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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25 ∽ 2008.09.06. <원작>
∽→ 2013-01-06 오전 8:01. 박석준-시집 최종본 2013년1월5일-2(내가 모퉁이로 사라졌다가).hwp (나는_아무/ 원망이) <원작 교정>
= 시집_『카페, 가난한 비』(2013.02.12. 푸른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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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아는 사람과 사랑하는 사람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좋기에
그냥 아는 사람과는 별 말을 하지 않는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내 삶에 거친 호흡을 만들므로
그냥 아는 사람을 만날 때보다
훨씬 진지해진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항상 내 곁에 있는 것은 아니므로
나는 그저 아무 사람이나
찾아가는 일을 중지하지 않는다.
내가 아무 사람이나 찾아가는 것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기 전부터
해 왔던 일이다. 이 일은
그냥 찾아가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을 뿐이다. 그래서
별로 말하지 않아도 오점을 남기지 않는다.
나는 그냥 알고 있는 사람과는
내게 원망이 남지 않을 만큼만 시간을 보내고
별로 아쉽지 않은 마음으로 내 방으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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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25 ∽ 2008.09.06. 10:50.메. 박석준-08종합1.hwp (나는 그저 아무/내게 원망이) <원작>
= 『석사학위 작품집』(20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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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상념(2006-06-23. 금요일. 광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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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객관적 해석
이 글엔 자본주의 사회의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의 인간관계를 맺는 방식과 일상을 꾸려가는 양상이 간단하게 진술되어 있다. 사랑은 “내 삶에 거친 호흡을 만들”고 나를 “진지해”지게 만드는 ‘강렬한 움직임’이다’라는 것을 깨닫게 한다.
‘(어떤 사람을) 안다’와 ‘사랑한다’는 것은 쌍방향으로 흘러가야만 그 의미가 제대로 성립될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에겐 또 다른 사람이 관계되어 있어서 ‘모름→앎→사랑함’으로 또는 ‘모름→앎→모름(사랑하지 않음)’이라는 양상으로 변화하게 된다. 이런 생각을 한 까닭에 화자인 “나”는 “그냥 알고 있는 사람과는/원망이 남지 않을 만큼만 시간을 보내고” 돌아옴을 실존을 위한 방법으로 선택하는 것이다. 이 글은 이렇듯 “나”의 행동 진술을 통해 실존철학을 투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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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 2006-06-25
글자색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더 좋기에 그냥 아는 사람하고는 별 말을 하지 않았다.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내 삶에 거친 호흡을 하게 만들기에
그냥 아는 사람을 만날 때보다 매우 진지해졌다.
그러나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지금까지는 줄곧 내 곁에 있었던 것은 아니므로
나는 오늘도 그저 아무 사람이나 찾아가는 일을 중지할 수는 없었다.
내가 아무 사람이나 찾아가는 일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기 전부터 해 왔던 까닭에
그냥 찾아가는 것 자체가 의미가 될 수 있을 뿐, 별로 말하지 않아도 단점이 되리라곤 생각지 않는다.
나는 그냥 알고 있는 사람과는 내게 원망이 남지 않을 만큼만 시간을 보내고
나의 방으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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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25. 23:45. 카페 가난한 비_글자색 (초고)
→ https://cafe.daum.net/poorrain/F1vW/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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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004-08-28. 광주시 유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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