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신시 197 아포리아(Aporia)
나의 무비즘 (156), 실존주의 아방가르드 (67), 상징주의 (17)
2021-03-01
박석준 /
<원작> 2022-12-02
아포리아(Aporia)*
아포리아가 3월에 왔다.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 골짜기의 백합*이,
인생에 환멸을 느끼면서도 꿈을 좇는
백합 아포리아가
코로나바이러스가 이미 사는 3월에 왔다.
사랑도 명예도 거절한 키르케고르*의 나, 어려움, 불안
소년기 눈 내리는 날
보다도 소년처럼 바람 불어 추워한
3월의 청년 박제에게
집들 사이 골목길 가에 선 카페에서 커피처럼 남겼다.
사랑도 흐르는데
사랑은 물처럼 흘러가 덧없는,
가난한 시간의 아폴리네르
의 문장의 도형화 ‘미라보 다리’*
와 레오 페레의 애절한 목소리로 흐르는 미라보 다리
사랑도 지나간 시간도 돌아오지 않는데
문혁 아포리아가 3월에 왔다.
집들 사잇길에 이유를 알 수 없이 열려 있는 트레일러,
굴렁쇠를 굴리며 뛰어가는 소녀,
맞은편의 존재를 확인할 수 없는 한 사람 그림자,
키리코의 환상적인 형이상회화
―거리의 신비와 우울*―처럼
* Aporia : 난관. 난문.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 하나의 의문에 대하여, 서로 모순되는 두 개의 결론이 나오는 일.
* 골짜기의 백합 : 발자크(Honoré de Balzac, 1799-1850)의 소설(1835).
* Søren Kierkegaard(1813-1855) : 실존주의 철학자.
* Le Pont Mirabeau : 시집 《알콜》에 수록된 기욤 아폴리네르(Guillaume Apollinaire, 1880-1918)의 시(1912). 이 시에 곡을 붙인 레오 페레(Léo Ferré, 1916-1993)의 노래(1953).
* Mystery and Melancholy of a Street : 조르조 데 키리코(Giorgio de Chirico, 1888-1978)의 그림(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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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28 ∼ 2022-12-02 오후 4:59 (우울*―처럼) <원작>
= 2022-12-14 오후 07:25. 카페, 가난한 비, 거리에 움직이는 사람들, 무비이즘-선경-박석준-2022-12-14.hwp (원작 원본)
= 2023-01-09 오후 01:29.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이니-박석준-2023-91-09-교-분석.hwp (원작 날짜)
= 시집_『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이니』(2023.03.20. 푸른사상)
↛ (오교정: 우울*처럼) 『푸른사상』 43호(2023.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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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상황
2021-03-01. 릴리 아포리아가 광주로 박제를 찾아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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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아방가르드 무비즘
아포리아(Aporia)의 의미는 ‘사물에 관하여 해결의 방도를 찾을 수 없는 난관이나 논리적 난점’이다. 글 「아포리아(Aporia)」는 제목이 지닌 이런 의미를 키리코의 그림으로도 전한다. 키리코의 그림 <거리의 신비와 우울>에 “이유를 알 수 없이 (열려 있는 트레일러)”, “존재를 확인할 수 없는 (한 사람 그림자)”이라는, ‘난점’으로 해석되는 표현이 있기 때문이다.
키리코의 그림에서 거리에 “굴렁쇠를 굴리며 뛰어가는 소녀의 맞은편에 존재를 확인할 수 없는 한 사람 그림자”는 왜 있는 것일까? 그리고 “집들 사잇길에” “이유를 알 수 없이 열려 있는 트레일러”는 왜 있는 것일까? 그것들을 본 사람은 그것들이 거리에 그렇게 있다는 데서 신비하다고 생각하지만 ‘신비하게도 알 수 없는’ 까닭에 “우울”함이 일어난다. 그리하여, 불안을 느끼고, 그리고 존재를 확인할 수 없는 타인으로 인해 ‘나의 삶’은 어려움(아포리아)에 이른다. 키리코는 이러한 메시지를 전하려고 이렇게 구성을 한 것 아닐까?
글 「아포리아(Aporia)」에는 ‘사랑을 이루지 못한 골짜기의 백합 아포리아’/‘사랑을 거절한 키르케고르’/‘사랑은 물처럼 흘러가 덧없는 시간이 되었음을 알게 된 아폴리네르’의 ‘애절함/슬픔’도 흘러간다. 아폴리네르는 이 애절함을 ‘미라보 다리’에 담았을 수도 있다.
이 글은 한편으로 ‘인간정신의 형성에 있어서 소년기의 감정생활이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골짜기의 백합”이라는 상징어를 통해 전하고 있다.
인생의 아름다움은 아포리아(난점)를 만나면서 섬세해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글 「아포리아(Aporia)」는 ‘불안과 우울, 그리고 불확실한 사랑으로 인한 슬픔’, ‘존재를 확인할 수 없는 나의 삶의 어려움’을 형상화했다.
이 글에 흘러간 사건은, 아포리아가 “코로나바이러스가 이미 사는 3월에”, 3월의 청년 박제에게 “거리의 신비와 우울처럼” 왔고, “나, 어려움, 불안”을/(소년기 눈 내리는 날을) “집들 사이 골목길 가에 선 카페에서 커피처럼”, 아폴리네르의, 레오 페레의 “미라보 다리”처럼, 남겼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이 철학(키르케고르의 실존철학)과, 음악, 미술, 시 등을 섞어 그 사람들이 살아간 시절에서 현재(코로나바이러스가 이미 사는 3월)로 흐르는 물처럼 흘러간다는 점에서 이 글은 아방가르드 무비즘 경향을 보여준다.
이 글은 어떠한 삶이 ‘실존’한 인생이 되는가를 아방가르드 경향으로 형상화했다. “집들 사이 골목길 가에 선 카페에서 커피처럼 남겼다.”는 아방가르드 경향으로 표현한 예이다. 이 표현은 “집들 사잇길에 이유를 알 수 없이 열려 있는 트레일러”를 연상시키며 “거리의 신비와 우울”을 연상시키니까.
이 글에는 몇 가지 기법이 사용되었다.
* 상징 :
(백합) → 순결, 변함없는 사랑, 깨끗한 마음
(골짜기의 백합) → 발자크(Honoré de Balzac, 1799-1850)의 소설. 이 소설엔 ‘인간정신의 형성에 있어서 소년기의 감정생활이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형상화되었다.
* 생략 : 목적어의 조사 ‘을’을 생략 ∽ 서술어 → 아방가르드
(사랑도 명예도 거절한 키르케고르의 나, 어려움, 불안 + 조사 ‘을’ ∽ 커피처럼 남겼다.)
(소년기 눈 내리는 날 + 조사 ‘을’ ∽ 커피처럼 남겼다.)
* 푼크툼 “소년기 눈 내리는 날” →
① 소년기 눈 내리는 날을 ∽ 커피처럼 남겼다.
② 소년기 눈 내리는 날(에 추워한 박제)/보다도 소년처럼 바람 불어 추워한 ∽ 박제에게
* 도치법 : 서술어 + (조사 ‘처럼’을 생략한) 부사어
(박제에게 커피처럼 남겼다. + 미라보 다리(처럼)
(아포리아가 3월에 왔다. + 거리의 신비와 우울처럼)
* 어휘 자르기
(눈 내리는 날/보다도. 아폴리네르/의. 다리/와)
* 동일 문장 구조의 변형 :
(∽아포리아가 ∽ 3월에 왔다)
* 중의법 : (백합 아포리아/문혁 아포리아)
‘문혁’은 사람 이름으로도 해석되고 이에 따라 ‘아포리아’가 사람 이름으로 해석되어, 아포리아는 ‘난관, 난점’과는 전혀 다른 의미도 지니게 된다.
* 역설 : (사랑도 흐르는데/사랑은 물처럼 흘러가)
* 시각적 이미지 : (흐르는데/흘러가/흐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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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작 노트
「아포리아(Aporia)」는 2021년 3월 2일에 광주로 나(박석준)를 찾아왔던 릴리 아포리아(Lily Aporia)를 추억으로 남겨두기 위해 쓴 글이다. 그는 페이스북 친구일 뿐인데, 2020년 5월에 출판한 나의 자서전 시집 『시간의 색깔은 자신이 지향하는 빛깔로 간다』가 매개가 되어, 시집 속의 주인공인 나(=박제=박석준)가 3월 2일에 처음으로 얼굴을 보게 된 사람이다. 그는 나에게 인생의 여러 아름다운 면을 생각하게 했다. 그는 (어쩌면 그 첫 만남이 마지막 만남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자신을 ‘문혁’이라고 소개했다. 나는 그를 2022-08-28일에 ‘골짜기의 백합’으로 규정하고 이 글 초고를 썼다.
이 글은 그날 광주의 상무지구 ‘명가’라는 식당에서 식사하고 그 근처 카페에서 커피 한 잔 나눈 일이 연상을 일으켜서 형상화한 작품이다.
먼저 ‘아포리아’와 유사한 이름인 ‘아폴리네르’(시인 아폴리네르)가 떠올랐는데 그것이 ‘아폴리네르’가 쓴 시 「미라보 다리」를 연상시켰다. 그리고 그 연상이 동명의 제목인 노래 ‘미라보 다리’를 짓고 부른 ‘레오 페레’를 끄집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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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 2022-08-28 ∽ 2022-09-05
아포리아(Aporia)*
아포리아가 3월에 왔다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 골짜기의 백합*이,
인생에 환멸을 느끼면서도 마음속 깊이 끝없는 꿈을 쫓는
백합 아포리아가
코로나바이러스가 이미 사는 3월에 왔다
사랑도 명예도 거절한 키르케고르*의 나, 어려움, 불안
소년기 눈 내리는 날
보다도 소년처럼 바람 불어 추워한
3월의 청년 박제에게
집들 사이 골목길 가에 선 카페에서 커피처럼 남겼다.
사랑도 흐르는데
사랑을 받지 못한 잊혀진
사람 아폴리네르
의 문장의 도형화 미라보 다리*
와 애절한 목소리로 흘리는 레오 페레의 미라보 다리
사랑도 지나간 시간도 돌아오지 않는데
문혁 아포리아가 3월에 왔다.
집들 사잇길에 이유를 알 수 없이 열려 있는 트레일러,
바퀴를 굴리며 뛰어가는 소녀,
맞은편의 존재를 확인할 수 없는 한 사람 그림자,
키리코의 환상적인 형이상회화
―거리의 신비와 우울*―처럼
* Aporia : 난문, 논리적인 난점
* 골짜기의 백합 : Honoré de Balzac(발자크, 1799-1850)의 소설(1935).
* Søren Kierkegaard(1813-1855) : 실존주의 철학자.
* Le Pont Mirabeau : Guillaume Apollinaire(기욤 아폴리네르, 1880-1918)의 시(1912),
Léo Ferré(레오 페레, 1916-1993)의 노래(1953).
* Mystery and Melancholy of a Street : Giorgio de Chirico(1888-1978)의 그림(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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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28 ∽ 2022-09-05 오후 1:19 (초고)
= 2022년 9월 8일 페이스북. 초고 게시) =
= 2022-12-30 오후 07:54.. 박석준 4시집-페이스북.hwp (초고 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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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신시 197_
『푸른사상』 (오교정)
아포리아(Aporia)*
아포리아가 3월에 왔다.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 골짜기의 백합*이,
인생에 환멸을 느끼면서도 꿈을 좇는
백합 아포리아가
코로나바이러스가 이미 사는 3월에 왔다.
사랑도 명예도 거절한 키르케고르의 나, 어려움, 불안
소년기 눈 내리는 날
보다도 소년처럼 바람 불어 추워한
3월의 청년 박제에게
집들 사이 골목길 가에 선 카페에서 커피처럼 남겼다.
사랑도 흐르는데
사랑은 물처럼 흘러가 덧없는,
가난한 시간의 아폴리네르
의 문장의 도형화 ‘미라보 다리’*
와 레오 페레의 애절한 목소리로 흐르는 미라보 다리
사랑도 지나간 시간도 돌아오지 않는데
문혁 아포리아가 3월에 왔다.
집들 사잇길에 이유를 알 수 없이 열려 있는 트레일러,
굴렁쇠를 굴리며 뛰어가는 소녀,
맞은편의 존재를 확인할 수 없는 한 사람 그림자,
키리코의 환상적인 형이상회화
―거리의 신비와 우울*처럼
* Aporia : 난관. 난문.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 하나의 의문에 대하여, 서로 모순되는 두 개의 결론이 나오는 일.
* 골짜기의 백합 : 발자크의 소설.
* Le Pont Mirabeau : 시집 『알콜』에 수록된 기욤 아폴리네르의 시. 이 시에 곡을 붙인 레오 페레의 노래.
* Mystery and Melancholy of a Street : 조르조 데 키리코(Giorgio de Chirico, 1888-1978)의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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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02 (우울*―처럼) <원작>
↛ (시인의 동의 없이 편집자가 임으로 원작 오교정: 우울*처럼) 『푸른사상』 43호(2023.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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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아포리아-박석준. 광주시. 2021-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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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렌 키르케고르(1813-1855) : 실존주의 철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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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노레드 발자크(1799-1850) :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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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기욤 아폴리네르(1880-1918) - 미라보 다리
출처 https://kydong77.tistory.com/8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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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 페레 2 label+ca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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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조르조 데 키리코(1888-1978)의 그림 <거리의 신비와 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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