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신시 81 十자가 목걸이를 찬
나의 아방가르드 (21), 상징주의 (12)
2005-08-18
박석준 /
<원작 원본> (찾아 온)
十자가 목걸이를 찬
앨 만나게 해 주세요. 한 25세 어린 청년의 말을 전하여,
가을이 곧 올 것만 같은 여름 져버린 은행잎들이
은행 앞 저녁 길가에 바람과 함께 뒹굴더니,
만나 볼게요. 한 키 크고 성숙한 21세 처녀가 왔다.
늦여름 저녁에 인생, 사랑을 찾아
이야기를 찾아 온 스토리 카페에
十자가 목걸이를 찬 몽환적 눈동자가,
예감이지만 키 작은 예쁘장한 오빠는 오지 않을 거예요.
선생님이 아니잖아요?
목소리가 사라지면서 약속 시간 5분이 지났다.
십자로 횡단보도를 건너 처녀가 은행 앞에 흔들리고
횡단보도 끝이 빨간색, 초록으로 깜박이고 있다.
노란 국화 핀 시월 학원 옆 카페에 6시 5분이 지났다.
원장이 잘해줘요. 十자가 목걸이를 찬 43살 이혼년데,
저녁 식사 함께할래? 해서 이 주에 두 번 식사했죠.
학원 강사, 35세 어린 청년 작은 손이 커피잔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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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8-18 ∼ 2022.09.11. 01:01.메. 카페, 가난한 비, 거리에 움직이는 사람들, 무비이즘-선경-박석준.hwp (해 주세요/만나 볼게요/찾아 온) <원작 원본>
↛ 2023.01.06. 16:29. 박석준 시집_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이니_내지(0106).pdf
= 시집_『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이니』(2023.03.20. 푸른사상) <원작 오교정: 찾아온>
(찾아온: ‘인생을 찾아온’은 말이 안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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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상황(실화):
2005년 여름: 청년(25세), 선생님(나, 48살), 광주 유동
2015년 11월: 청년(35세), 선생님(58살), 순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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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모호성과 아방가르드
청년의 직업이 ‘강사’로 표현되었기 때문에 글 「十자가 목걸이를 찬」은 화자가 선생님인지 관찰자인지 잘 파악되지 않는다. 처녀가 대화하는 상대와 청년이 대화하는 상대가 같은 인물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 (모호성)
“앨 만나게 해 주세요.” 한 “25세 어린 청년”이 “원장이 잘해줘요.” 한 “35세 어린 청년”과 동일 인물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나이는 다르고, “작은”이라는 수식어가 두 곳에 있기 때문에. 또한 “十자가 목걸이를 찬”이라는 표현이 두 번 나오지만 “어린 청년”의 입으로 직접 “十자가 목걸이를 찬”이라고 말한 적은 한 번뿐이기 때문에.(→ 이 글은 이런 점이 있어서 아방가르드 경향을 낳는다.)
그런데 두 곳의 청년이 동일 인물이라고 규정하면 이 청년의 행위에서 메시지를 보게 된다. 우선 ‘불신을 남긴 말을 한 사람의 사랑은 왜곡된 의식의 표현일 뿐이다.’라는 것을 보게 된다. ‘사랑해줌과 잘해줌의 차이를 구별하지 못한 사람은 사랑을 실현할 수 없다.’라는 것을 보게 된다.
만일 “十자가 목걸이를 찬” 처녀를 보아서 “앨 만나게 해주세요.”라고 청년이 부탁한 거라면 이 청년은 “十자가 목걸이를 찬”을 ‘사랑하고 싶은’으로 인지한 사람이 된다. 그리하여 시간(자신의 나이와 자신이 사랑하려는 사람의 시간)을 감안하지 못한 사람이 되어버린다.
“십자로”는 두 “十자가 목걸이”의 시각적 이미지가 단절되지 않게 하고 시간의 흐름을 느끼게 하는 역할을 한다. 이 글에는 꽃말 상징이 있다. 처녀가 카페에 온 때의 “은행잎”(은행나무)은 ‘정숙’을, 청년이 카페에 온 때의 “노란 국화”는 ‘실망, 짝사랑’을 암시한 상징어이다. 그러나 이 글의 화자가 청년에게 안타까움을 느꼈다고 볼 수는 있으나 청년의 행동을 비판하고 있다는 말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짝사랑 또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고 있다고 해도 사랑은 도덕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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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작 노트
나(박석준)는 2005년에 광주에서 처녀와 청년을, 2015년에 순천에서 청년을 만났다. 처녀가 말한 “선생님”은 나(박석준)이다. 사랑하는 마음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 상황으로 만들려는 처녀, 청년이 나를 만나서 말을 전했다. 내가 선생님(나이를 더 먹은 사람)이어서 전한 말일 테지만, 나는 아직도 결혼을 안 하고 있다. 나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고 싶지만, 나를 만난 각 여자는 나의 너무 마른 외모를 보고는 너무 허약해서 싫다고 거절했다. 그러나 나의 처지는 이렇더라도 2005년 8월에 해놓은 메모가 있어서 그것을 바탕으로 ‘사랑’이란 어떤 것인가를 생각하면서 글 「十자가 목걸이를 찬」 초고를 2020년 2월에 완성했다. 이 글은 실화를 시 형식으로 적어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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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 2020-02-15
十자형 목걸이를 찬
앨 만나게 해 주세요. 한 27세 어린 청년의 말을 전하여,
가을이 곧 올 것만 같은 여름 져버린 은행잎들이
은행 앞 저녁 길가에 바람과 함께 뒹굴더니,
만나 볼게요. 한 키 크고 성숙한 23세 처녀가 왔다.
늦여름 저녁에 인생, 사랑을 찾아
이야기를 찾아 온 스토리 카페에
十자형 목걸이를 찬 몽환적 눈동자가,
예감이지만 키 작은 예쁘장한 오빠는 오지 않을 거예요.
선생님이 아니잖아요?
목소리가 사라지면서 약속 시간 5분이 지났다.
십자로 횡단보도를 건너 처녀가 은행 앞에 흔들리고
횡단보도 끝이 빨간색, 초록으로 깜박이고 있다.
노란 국화 핀 시월 학원 옆 카페에 6시 5분이 지났다.
원장이 잘해줘요. 플러스+형 목걸이를 찬 47살 이혼년데,
저녁식사 함께할래? 해서 이 주에 두 번 식사했죠.
학원 강사, 36세 어린 청년 작은 손이 커피잔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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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8-18 ∼ 2020-02-25 (‘十자형/플러스+형’) (초고)
= 2020.03.09. 05:11.메. 박석준-3시집-0618-12-푸105(교)-4-2.hwp (초고 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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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 2005-08-18
+
만나고 싶어요,
여름 어떤 날 져버린 은행잎들이 길가에 바람과 함께 뒹굴더니,
타락한 꽃들이 만개한 가을이 특별한 사정 없이 올 것만 같다.
이야기를 찾아 횡단보도를 건너왔을
+형 목걸이를 찬 몽환적 눈동자가 귀가하는 건너편 길가
예감인데 그는 오지 않을 거예요.
한여름밤에 인생,
길을 찾던 목소리들이 사라지면서
횡단보도 끝이 빨간 풀빛이 깜박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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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8.18. 19:28. 카페 가난한 비_인생의 프리즈(익명)_+ (메모)
→ https://cafe.daum.net/poorrain/4Q1/70
= (2022.09.02. 23:35 내메. 시간의 색깔은-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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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오교정: 찾아온)
十자가 목걸이를 찬
앨 만나게 해주세요. 한 25세 어린 청년의 말을 전하여,
가을이 곧 올 것만 같은 여름 져버린 은행잎들이
은행 앞 저녁 길가에 바람과 함께 뒹굴더니,
만나볼게요. 한 키 크고 성숙한 21세 처녀가 왔다.
늦여름 저녁에 인생, 사랑을 찾아
이야기를 찾아 온 스토리 카페에
十자가 목걸이를 찬 몽환적 눈동자가,
예감이지만 키 작은 예쁘장한 오빠는 오지 않을 거예요.
선생님이 아니잖아요?
목소리가 사라지면서 약속 시간 5분이 지났다.
십자로 횡단보도를 건너 처녀가 은행 앞에 흔들리고
횡단보도 끝이 빨간색, 초록으로 깜박이고 있다.
노란 국화 핀 시월 학원 옆 카페에 6시 5분이 지났다.
원장이 잘해줘요. 十자가 목걸이를 찬 43살 이혼년데,
저녁 식사 함께할래? 해서 이 주에 두 번 식사했죠.
학원 강사, 35세 어린 청년 작은 손이 커피잔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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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1.06. 16:29. 박석준 시집_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이니_내지(0106).pdf
= 시집_『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이니』(2023.03.20. 푸른사상) (해주세요/만나볼게요/찾아온) <원작 오교정: 찾아온>
(찾아온: ‘인생을 찾아온’은 말이 안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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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광주시 푸른마을 COMPOSE coffee _poorrain 20240422_175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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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_디저트카페_꽃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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