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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시

나의 실존주의 아방가르드 (14), 나의 무비즘 (89) 벽 속 / 박석준

나의  100-1 벽 속

나의 실존주의 아방가르드 (14), 나의 무비즘 (89)

2007-11-14

박석준 /

<원작 요약 개작>_(시집)

벽 속

 

 

  퇴근하여 길을 걷는다.

  벽 속을 생각하면 머릿속이 희미해진다.

 

  봄과 겨울이 사라지고 있는

  오늘은 11, 인상 두 개가 흔들린다.

 

  원어민 여자, 출근 직후

  자기 자리에 앉아 빵을 먹고 있다.

  그녀는 오늘도 두 손으로 빵을 감싸 안는다.

 

  하이 메리! 스물일곱이라는 그녀에게

  올봄에 딸을 잃은 남자가 말을 건다.

 

  벽 속에는 소리가 있다.

  벽 속에선 내 발걸음이 세상에서 사라진 날에도

  불타지 않을 소리가 인다.

 

  벽 속에는 이상(李箱)이 낚지 못한

  안 열리는 문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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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14  2009-03-03 <원작>

∽→ 2013-01-06 오전 6:01. 박석준-시집 최종본 201315-2(내가 모퉁이로 사라졌다가).hwp <원작 요약 개작>

= 시집_카페, 가난한 비(2013.02.12. 푸른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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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2007-11-1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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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비즘으로 실현된 아방가르드와 이중적 낯설게 하기

  나는 <시대를 따라간 인물의 재생>이라는 글에서 13인의 아이의 하나가 거리에서 떠나서에 이어진 글로 벽 속에를 썼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런데 벽 속에 또한 이상의 시어를 차용하고 있다. 그의 가정 안열리는문이라는 표현이 있다.

  나는 벽 속에에서 벽 속에는 이상(李箱)이 낚지 못한/안 열리는 문 있을지도 모른다.”는 표현으로 ‘(문을) 열다 ‘(문을) 낚다로 치환했다. 까닭은 이상이 들어가고 싶은 곳은 실제의 집(가정)이어서 ‘(집 문을) 열다가 적절하겠지만, 내가 들어가고 싶은 곳은 벽 속”,  ‘(컴퓨터의) 인터넷 속이고 그곳에서 정보를 낚고 싶기 때문이다.

  한데 벽 속에는 낚고(찾고) 싶은 정보뿐만 아니라 내가 숨기고 싶은 정보도 있어서 나는 패스워드를 만들었다. 그리하여 내가 세상에서 사라진 후에도 살아남아야 할 중요한 를 미리 벽(컴퓨터) 속에 넣어둔 것이다.

  그리고 아침부터 빵을 먹는 원어민”, 원어민을 건드려보는 올봄에 딸을 잃은 남자를 앞에 깔아놓음으로써 나는 나의 중요한 정보를 가려버린다. 하지만 이 글 자체가 나의 삶의 일부이므로 이 글은 세상을 떠난 뒤의 살아남아야 할 나를 미리 보여주고 있다는 교묘한 구도와 패러독스를 담고 있다. 하지만 요약한 글 벽 속에서 이런 의도를 알아낼 수 없다.

  이 글은 이상의 가정처럼 아방가르드 경향으로 창작한 것이다. 가정 띄어쓰기 안 함, 행 나누기 없는 산문형 표현 등 당시 시문학에서 처음으로 나타난 형태상 낯설게 하는 표현으로 화자의 답답한 심정을 형태적으로 암시하는 데 성공한 아방가르드 작품이다. 나의 글은 형태를 전통적 방식(행 나누기, 연 구분)으로 유지하면서도 인물이 시공간을 흘러가는 무비즘의 경향과 내용상으로 낯설게 하는 아방가르드 경향이 섞인 글이다. 이 점이 이상의 가정이라든가 여타의 아방가르드 경향(또는 다다이즘 경향)의 글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던, (시문학사에서 처음으로 시도된) 나의 글에 담긴 요소이다.

  이 글 벽 속에 표현된 봄과 겨울이 사라지고 있는/오늘은 11, 인상 두 개가 흔들린다.”, “벽 속에선 내 발걸음이 세상에서 사라진 날에도/불타지 않을 소리가 인다.” 내용상 이중적 낯설게 하기에 해당한다. “벽 속에 소리와 형상을 가두고 벽 속의 현실을 체험한다./벽 속에는 내 수첩 패스워드가 들어 있다.”(벽 속에)도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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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벽 속에

 

 

  벽 속에 소리와 형상을 가두고 벽 속의 현실을 체험한다.

  벽 속에는 내 수첩 패스워드가 들어 있다.

 

  퇴근하여 길을 걷는다.

  벽 속을 생각하면 머릿속이 희미해진다.

 

  봄과 겨울이 사라지고 있는

  오늘, 11, 인상 두 개가 흔들린다.

 

  원어민 여자, 출근 직후

  자기 자리에 앉아 빵을 먹고 있다.

  그녀는 오늘도 두 손으로 빵을 감싸 안는다.

 

  하이 메리! 스물일곱이라는 그녀에게

  올봄에 딸을 잃은 남자가 말을 건다.

 

  벽 속에는 소리가 있다.

  벽 속에선 내 발걸음이 세상에서 사라진 날에도

  불타지 않을 소리가 인다.

 

  벽 속에는 이상(李箱)이 낚지 못한

  안 열리는 문, 집의 첨탑이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

  포토처럼 가을이 지나간. 2007년 벽 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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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14  2009-03-03 오후 10:06. 박석준-나의시론(논문).hwp <원작>

= 석사학위 작품집(20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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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2) 2007-12-04

벽 속에

 

 

  벽 속에 소리와 형상을 가두

  벽 속의 현실을 체험한다.

 

  벽 속에는 내 수첩 패스워드가 들어있다.

  퇴근하여 길을 걷는다

  벽 속을 생각하면 머릿속이 희미해진다.

 

  봄과 겨울이 사라지고 있는

  오늘, 11, 인상 두 개 흔들린다.

 

  원어민 그 여자, 출근 직후

  자기 자리에 앉아 빵을 먹고 있다

  그녀는 오늘도 두 손으로 빵을 감싸안는다.

  하이 메리!

  스물일곱이라는 그녀에게

  올봄에 딸을 잃은

  남자가 말을 건다.

 

  벽 속에는 소리가 있다.

  벽 속에

  내 발걸음이 세상에서 사라진 날에도

  불타지 않을 소리가 인다.

 

  벽 속에

  이(李箱)이 낚지 못한

  안 열리는 문, 집의 첨탑이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

 

  포토처럼

  가을이 지나가고 있.

  2007년 벽 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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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04. 22:33.. 길을 걷다 보면.hwp (초고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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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1) 2007-11-14

벽 속에

 

 

  벽 속에 소리와 형상을 가두고

  벽 속에서 현실을 체험한다.

 

  벽 속에는 두고 온 내 수첩 패스워드가 있다.

  퇴근하여 길을 걷는 나

  머리는 희미하지만.

 

  봄과 겨울이 사라져 가는

  오늘, 11, 인상 두 개가 흔들거린다.

  원어민 그 여자는 출근 직후

  자기 자리에 앉아 빵을 먹고 있었다

  그녀는 오늘도 두 손으로 빵을 감싸안았다.

  하이 메리

  스물일곱이라는 그녀에게

  올봄에 딸을 잃은

  남자가 말을 걸었다.

 

  벽 속에는 소리가 있다.

  벽 속에선

  세상에서 내 발걸음이 사라진 날에도

  타지 않을 소리가 난다.

 

  벽 속에는

  이상(李箱)이 낚지 못한

  안열리는문 집 첨탑이 숨어들었을지 모른다

 

  포토처럼

  가을이 지나가고 있다.

  2007년 벽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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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14 (초고1)

= 2007-11-15 오후 10:24. 서정시의 이론.hwp (초고1 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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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

가정(家庭)

 

 

  문()을암만잡아다녀도안열리는것은안에생활(生活)이모자라는까닭이다.밤이사나운꾸지람으로나를졸른다.나는우리집내문패(門牌)앞에서여간성가신게아니다.나는밤속에들어서서제웅처럼자꾸만감()해간다.식구(食口)야봉()한창호(窓戶)에더라도한구석터놓아다고내가수입(收入)되어들어가야하지않나.지붕에서리가내리고뾰족한데는침()처럼월광(月光)이묻었다.우리집이앓나보다그러고누가힘에겨운도장을찍나보다.수명(壽命)을헐어서전당(典當)잡히나보다.나는그냥문()고리에쇠사슬늘어지듯매어달렸다.()을열려고안열리는문()을열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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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청년󰡕』 34(193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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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감상

  이 시는 현실과 자아의 불화를 표현하고 있다. 띄어쓰기 없이 산문적 리듬을 통해 시적 의미를 구현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는 집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집안에 생활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생활이 모자란다는 말은 가족의 생계가 여유롭지 못하거나 정상적인 생활이 이루어질 수 없는 형편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리고 집안의 생활이 모자란 것은  때문이라는 사실이 암시되고 있다. ‘ 밤의 사나운 꾸지람 때문에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초조와 불안감을 가지지만, 가족들의 꾸지람에 대한 걱정 또한 의 초조와 불안을 심화한다.  화자는 들어가야 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들어가기 힘든 상황 속에서 갈등하고 있다. 이와 같은 대립의 양상이 이 시의 반복과 비유, 대응의 구조 속에서 변주되고 심화되고 있다.

  성격: 상징

  표현상 특징:

  화자의 답답하고 절망적인 심정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하여 의도적으로 띄어쓰기를 무시.

  연과 행을 구분하는 전통적인 시의 구조를 무시하는 등 파격적인 시 형태를 실험함.

  화자의 내면을 독백으로 강렬하게 드러낸 작품임.

https://blog.naver.com/36hjs/2205139568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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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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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2005-11-05

  나. 2005-11-05. PHOTO051105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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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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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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