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99 13인의 아이의 하나가 거리에서 떠나서
나의 아방가르드 (12), 나의 무비즘 (87)
2007-11-06
박석준 /
13인의 아이의 하나가 거리에서 떠나서
쉴 수 있는 날이어서
열세 살 아들과 함께
교회에 간다.
나는 14년 전에
탱고를 춤추며 소리쳤다.
날을 적시며 오라
밤비
나를 적시며 오라 밤비
미, 미치고 싶었으리라.
열세 살 아이는 교회를 뛰어다닌다.
13인의 아이가 거리에서 떠나서
질주할 곳도 없는 교회
정원에 가을 낙엽 뒹굴고 있다.
눈은 여름엔 안 왔지만
가을에도 비는 내렸다.
그러다가
13인의 아이의 하나였을 나는
우주(宇宙)로 갔다.
아빠 이것 좀 봐.
쉴 수 있는 날 밤
가을비가 내리는데
컴퓨터 동영상 속에서
비를 맞으며 아이들이 질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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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07발제용 (초고)
2007.11.06. 00:20.메. 예술의비인간화4.hwp (초고 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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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가상(2007-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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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시대를 따라간 인물의 재생
이 글은 이상이 아방가르드 경향으로 쓴 「오감도 시제1호」를 똑같은 아방가르드 경향으로 연장시킨 것이다. 「오감도 시제1호」를 일제치하라는 시대적 현실에서 오는 무서움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시로도 해석할 수 있다면 내가 쓴 이 글은 인터넷 정보사회가 된 현대자본주의 사회에서 느끼는 무서움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는 해석을 붙일 수도 있다.
이상은 「오감도 시제1호」에 이어진 작품으로 「오감도 시제2호」를 썼을 테지만, 그리고 「오감도 시제3호」로 다시 이었을 테지만, 나는 이 글에 이어진 아방가르드 경향의 글로 「벽 속에」를 썼을 뿐이다.
나의 글에는 막힌 공간으로 설정된 곳이 “교회”이다. “교회”는 그 종교성 때문에 타 종교를 막는다. 그러나 이 글은 교회 사회를 비판하기 위해서 쓴 글은 아니다. “교회”는 “13인의 아이의 하나였을” “나”가 “탱고를 춤추”는 곳이며 “나”의 아들인 “열세 살 아이”가 뛰어다닐 수 있는 곳이 되고 있으니까. 이상의 「오감도 시제1호」에 등장한 “13인의 아해”는 그 시에만 머물러 있을 뿐 그 후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다. 이상은 그 아해들이 어디로 간 것인지 알 수 없게 표현했지만, 나는 그 중 한 명이 “우주”(현대 인터넷 사회)로 가서 살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13인의 아해”는 도로를 질주하면서 “무섭다”는 말을 남겼을 뿐이지마, 나의 글에선 “비를 맞으며 아이들이 질주하고 있다”. 이것이 이상과는 다른 나의 글의 아방가르드이며 무비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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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도
시 제1호 / 이상
13인의아해(兒孩)가도로로질주하오.
(길은막다른골목이적당하오.)
제1의아해가무섭다고그리오.
제2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3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4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5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6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7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8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9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10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11의아해가무섭다고그리오.
제12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13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13인의아해는무서운아해와무서워하는아해와그렇게뿐이모였소. (다른사정은없는것이차라리나았소.)
그중에1인의아해가무서운아해라도좋소.
그중에2인의아해가무서운아해라도좋소.
그중에2인의아해가무서워하는아해라도좋소.
그중에1인의아해가무서워하는아해라도좋소.
(길은뚫린골목이라도적당하오.)
13인의아해가도로로질주하지아니하여도좋소.
조선중앙일보(1934년7월24일)/≪이상전집(李箱全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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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도(烏瞰圖)
詩 제1호 / 이상
十三人의兒孩가道路로疾走하오.
(길은막달은골목이適當하오.)
第一의兒孩가무섭다고그리오.
第二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三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四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五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六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七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八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九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十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十一의兒孩가무섭다고그리오.
第十二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十三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十三人의兒孩는무서운兒孩와무서워하는
兒孩와그러케뿐이모였소.
(다른事情은업는것이차라리나앗소)
그中의一人의兒孩가무서운兒孩라도좃소.
그中의二人의兒孩가무서운兒孩라도좃소.
그中의二人의兒孩가무서워하는兒孩라도좃소.
그中의一人의兒孩가무서워하는兒孩라도좃소.
(길은뚤닌골목이라도適當하오.)
十三人의兒孩가道路로疾走하지아니하야도좃소.
조선중앙일보(1934년7월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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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024-02-01_11:50. 08. 광주시 푸른마을 건녀편 운암 한국병원 옆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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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2005년 6월 5일. 순천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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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도 시제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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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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