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학 시

나의 실존주의 모더니즘 (44), 나의 무비즘 (79) 상품권_(문학마당 버전) / 박석준

나의  94 상품권 _(문학마당 버전)

나의 실존주의 모더니즘 (44), 나의 무비즘 (79)

2006-11-02  2006-12-11

박석준 /

<원작 개작>_(문학마당 버전) 2012-04-30

상품권

 

 

  ―두우리는 사귄대요 둘이는 사귄대요.

  병아리 초등학생 세 꼬마가

  놀리는 노래를 부르면서 따라가고 있다.

  노랫소리 앞엔 한복 차림 여자애와

  양복 차림의 남자애가

  등엔 가방을 맨 채

  손을 잡고 걷고 있다.

  꽃단지만한 12월의 햇살이 그 병아리들을

  쪼여 준다.

 

  아, 인생이란 저런 시간이 좋은 것을!

  행운권 추첨에 당첨되어 상품권을 탔던

  초등학교 졸업 30주년 모임에 갔던

  며칠 전 주말의 일이 생각난다.

 

  도대체 누나는 무슨 배짱일까?

  달거리처럼 또 찾아와서는

  ―장사는 내가 잘해라. 근디

  돈 없다고, 남편 없다고,

  사람을 그렇게 무시해야 쓰겄소?

  몇 차례나 장사를 말아먹었으면 됐지.

  술장사 하나도 제대로 못하면서

  돈 달라는 누나는 또 어머니를 득달해 댄다.

  그 꼴이 보기 싫어 나는 외출을 한다.

 

  한 해가 끝나가는 12

  다리 몇 개 이어놓은 천변엔

  눈더미가 희끗희끗 박혀 있다.

  번화가 우체국 앞에 구세군 자선냄비

  곁을 지나는 나를

  성금 좀 내고 가라고

  젊은 무리 중 한 청년이 붙잡는다.

  ―아저씨 천 원짜리 한 장만 넣고 가세요.

  (그럴 돈 없어!

  누나는 돈 한 푼 벌 수 없는 처지에

  애를 왜 엔터테인먼트과에 보내?)

 

  모금함을 가져온 사람들이 돈을 내라고

  사람을 붙잡을 권한이 있는지 알 수 없으나

  나는 붙잡힐까 봐

  상품권 봉투가 들어 있는 호주머니에 손을 넣다가

  좁은 옆 골목으로 스며든다.

  봉투를 살짝 열어본다

  아직 만 원권 주유 상품권 열 장이 고스란하다.

.

2006-11-02  2008-09-06 <원작>

 2012.04.30. 23:30.. 1문학마당에 보내는 신작시 5.hwp <원작 개작>

= 2012.05.01. 20:14.. 박석준-시집(이은봉교수)-새 수정본.hwp

= 문학마당 39/2012 여름호(2012-06-30)

.

.

 

상황

    2006-11-02 (순천시 순천여고 앞) 

    2006-12-11 (광주시 유동. 광주천변. 충장로)

.

.

. 비극적 희극미, 풍자와 앙가주망을 산출하는 어휘들

  이 글은 자본주의 도시에서 돈에 압박을 받으면서 살아가는 가난한 한 가족의 언밸런스한 삶과 얻게 된 상품권, 돈을 내고 가라는 젊은 구세군들의 행위를 형상화함으로써 자본주의 사회의 일면을 비판하고 있다. 돈이 없는 처지인데도 애를 엔터테인먼트(많은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것을 바탕으로 하는 문화 활동; 코미디, 음악, 토크 쇼 등) 학과에 진학시키려는 누나의 행위들에서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풍자와 희극적 비극미를 연출한다. 그런데도 크리스마스 즈음(연말)에는 구세군들이 자본주의 사회 가난하게 사는 사람들을 구원하려는 사람처럼 자선냄비를 들고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 불균형한 세태와 애환을 강화시킨다. 그리고 도대체라는 말로 상황을 급변시키면서 무엇인가에 대한 부정 혹은 의문이 이어 발생할 것임을 암시한다. “도대체는 복선을 만들어내기 위한 어휘이다.

  이 글은 사회 현실을 비판하는 앙가주망과 알레고리를 시공간의 이동을 통해 형성해내는 무비즘 기법이 사용되었다. “에게 다가온 정서는 고독이나 상실에서 오는 우울이 아니라 결여(돈 없음)에서 오는 아픔이다. 도대체”, “구세군 자선냄비”, “상품권”, “엔터테인먼트과 등의 어휘들은 이 글에 아우라를 만들어낸다.

.

.

<원작 재개작>_(시집 버전)

상품권

 

 

  ―두우리는 사귄대요. 둘이는 사귄대요.

  병아리 초등학생 세 꼬마가

  놀리는 노래를 부르면서 따라가고 있다.

  노랫소리 앞엔 한복 차림 여자애와

  양복 차림의 남자애가

  등에 가방을 멘 채

  손을 잡고 걷고 있다.

  꽃단지만한 12월의 햇살이

  그 병아리들을 쪼여준다.

 

  인생이란 저런 시간이 가장 좋은 것을!

  나는 시간강사로 살아가니…….

  도대체 누나는 무슨 배짱일까?

  달거리처럼 또 찾아와서는 하는 말이

  ―장사는 내가 잘해라. 남편 없고 돈이 없어서 못 벌지.

  몇 차례나 장사를 말아먹었으면 됐지.

 

  술장사 하나도 제대로 못하면서

  돈 달라는 누나는 또 어머니를 닦달해 댄다.

  그 꼴이 보기 싫어 외출을 하려는데

  살펴보지 못한 상품권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며칠 전 주말

  초등학교 졸업 30주년 모임에서

  행운권 추첨에 당첨되었던.

 

  한 해가 끝나가는 12

  번화가 우체국 앞에

  눈더미가 희끗희끗 박혀 있다.

  구세군 자선냄비 곁을

  지나는 나를 성금 좀 내고 가라고

  젊은 무리 중 한 청년이 붙잡는다.

  ―아저씨 천 원짜리 한 장만 넣고 가세요.

  (그럴 돈 없어! 누나는 돈 한 푼 벌 수 없는 처지에

  애를 왜 엔터테인먼트과에 보내?)

 

  모금함을 가져온 사람들이 돈을 내라고

  사람을 붙잡을 권한이 있는지 알 수 없으나

  상황 때문에 상품권 봉투가 들어 있는

  호주머니에 손을 넣다가

  붙잡힐까 봐 좁은 옆 골목으로 스며든다.

  봉투를 살짝 열어본다.

  아직 만 원권 주유 상품권 열 장이 고스란하다.

.

2006-11-02  2008-09-06. 석사학위 작품지 <원작>

 2012-04-30. 문학마당 <원작 개작>

 2013-01-06 오전 6:01. 박석준-시집 최종본 201315-2(내가 모퉁이로 사라졌다가).hwp <원작 재개작>

= 시집_카페, 가난한 비(2013.02.12. 푸른사상)

.

.

<원작>_(석사 버전) 2008-09-06

상품권

 

 

  등엔 가방을 맸는데

  손을 마주잡고 걸어가네.

  ―두우리는 사귄대요. 두우리는 사귄대요.

  소리를 내면서 귀가하는

  2학년이나 될 듯한 초등학생

  세 꼬마가 따라가고 있다.

  소리 앞엔 한복 차림 여자와

  양복 입은 남자가

  손을 마주잡은 채 걸어간다,

  꽃단지만한 12월의 햇살이 흐르는데.

 

  아, 인생이란 런 시간이 좋은 것을.

  고교 졸업 20년 기념 모임에 갔던

  며칠 전 주말의 일이 생각난다,

  행운권 추첨에 당첨되어 상품권을 얻은 일이.

 

  도대체 누나는 무슨 배짱일까?

  달거리처럼 또 찾아와서는

  ―장사는 내가 잘해라. 근디

  돈 없다고, 남편 없다고,

  사람을 그렇게 무시해야 쓰겄소?

  몇 차례나 장사를 말아먹었으면 됐지.

  술장사 하나도 제대로 못하면서

  돈 달라는 꼴이 어머니를 위협하는 수준이어서

  보기 싫어 나는 외출을 한 거다.

 

  한 해가 끝나가는 12

  다리 몇 개 이어놓은 광주천변엔

  눈더미가 희끗희끗 박혀 있다.

  충장로 우체국 앞에선

  구세군 자선냄비 성금 좀 내고 가라고

  자선냄비 곁을 지나는 나를

  젊은 무리 중 한 청년이 붙잡는다.

  ―아저씨 천 원짜리 한 장만 넣고 가세요.

  ―그럴 돈 없어.

  (누나는 돈 한 푼 벌 수 없는 처지에

  애를 왜 엔터테인먼트과에 보내?)

 

  모금함을 가져온 사람들이 돈을 내라고

  사람을 붙잡을 권한이 있는지 알 수 없으나

  나는 붙잡힐까 봐

  봉투가 들어 있는 호주머니에 손을 넣다가

  학생회관 옆 골목으로 들어간다.

  봉투를 살짝 열어 보니

  아직도 만 원권 GS 칼텍스 상품권 열 장이 고스란하.

.

2006-11-02  2008.09.06 10:50.. 박석준-08종합1.hwp <원작>

= 석사학위 작품집(2009.08.)

.

.

(초고) 2006-12-11

상품권

 

 

  등엔 가방을 맸는데

  손을 마주잡고 걸어가네.

  ―두우리는 사귄대요. 두우리는 사귄대요.

  소리를 내면서 귀가하는

  2학년이나 될 듯한 초등학생

  세 꼬마가 따라가고 있다.

  소리 앞엔 한복 차림 여자애하고

  양복 입은 남자친구

  손을 마주잡은 채 걸어간다.

  꽃단지만한 12월의 햇살이 흐르는데.

 

  아, 인생이란 런 시간이 좋은 것을.

  어느덧, 시간 강사로 살아가는 나는

  고교 졸업 20년 기념 모임에 가던

  며칠 전 주말 일을 생각해 낸다.

  행운권 추첨에 당첨되어

  상품권을 얻게 된 것을

 

  도대체 누나는 무슨 배짱일까?

  달거리처럼 또 찾아와서는

  ―장사는 내가 잘해라. 근디

  돈 없다고, 남편 없다고, 사람을 그렇게 무시해야 쓰겄소?

  몇 차례나 장사를 말아먹었으면 됐지.

  술장사 하나도 제대로 못했으면서

  돈 달라는 꼴이 어머니를 위협하는 수준이어서

  보기 싫어 나는 외출을 했는데.

 

  한 해가 끝나가는 12

  다리 몇 개 이어놓은 광주천변엔

  눈이 희끗희끗 박혀 있다.

  충장로 우체국 앞에선

  구세군 자선냄비 성금 좀 내고 가라고

  자선냄비 곁을 지나는 나를

  젊은 무리 중 한 청년이 붙잡고 있다.

  ―아저씨 천원짜리 한 장만 넣고 가세요.

  ―그럴 돈 없어.

  누나는 돈 한 푼 벌 수 없는 처지에

  애를 왜 엔터테인먼트과에 보내?

 

  모금함을 가져온 사람들이 돈을 내라고

  사람을 붙잡을 권한이 있는지 알 수 없으나

  나는 붙잡힐까 봐

  봉투가 들어 있는 호주머니로 손을 넣다가

  눈에 뜨인 학생회관 옆 골목으로 들어간다.

  봉투를 살짝 열어 보니

  10000원권 GS 칼텍스 상품권 열 장이 들어 있.

.

2006-12-11 오후 6:34. 박석준-.hwp (초고)

= 2006.12.28. 17:10.. 박석준-가을 도시의 밤.hwp (초고)

.

.

(메모) 2006-11-02

 

  10월의 마지막 주말엔

  고교 졸업 20년 기념 모임이 있었다.

  나는 운좋게도 상품권 추첨에 당첨되었는데,

  두 달이 지난 겨울의 주말

  누나가 차자왔다.

  장사는 내가 잘해라. 근디

  돈 없다고, 남편 없다고 사람을 그렇게 무시해야 쓰것소.

  몇 차례나 장사를 말아먹은 누나는

  돈 때문에 어머니를 괴롭히는 장면이 보기 싫어

  나는 외출을 한다.

  한 해가 끝나가는 12

  다리 몇 개 이어놓은 광주천변엔

  눈이 희끗희긋 박혀 있다.

  충장로 우체국 앞에선

  성금 좀 내다라고

  모금함 곁을 지나는 아저씨를

  한 청년이 붙잡고 있다.

  그럴 돈 없어.

  나는 붙잡힐까 봐

  봉투가 들어있는 호주머니로 손을 넣다가

  눈에 뜨인 학생회관 옆 골목으로 들어간다.

  봉투를 살짝 열어 보니

  10000원권 상품권 세 장이 들어 있다.

.

2006-11-02 오후 6:12. 박석준- 1.hwp (메모)

.

.

사진

광주시 충장로우체국 앞 구세군 자선냄비

  광주시 충장로우체국 앞 구세군 자선냄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