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132 목욕탕에서
나의 실존주의 앙가주망 (61), 아방가르드 (29)
2012-02
박석준 /
<원작 교정> (사람들은/ 육체를 위해/거지)
목욕탕에서
번호표를 받고 들어갔지만
목욕탕에선 빈 곳이라야 내 자리다.
탕 속에선 대화하는 이도 있지만
어리거나 젊거나, 사람 들 은
육체를 위해 열심히 움직이는 거지.
어쨌거나 나는 몸을 편안하게 만들기 위해
탕 속으로 들어간다.
게임머니니 뭐니 아이들 너댓의 대화,
어른 두엇의 대화도 들려오는데
주식이니 학교폭력이니 소리들이 그젯밤을 떠올린다.
그젯밤엔 보쌈을 시켜놓고 하성이 아빠가
안철수 주식이나 사둘 걸
하더니 TV 앞에서 일으켰던
분노에 다시 휩싸였었지.
형님, 우리 애도 인제 학교에 가야 하는데
제 놈들이 심지어 게임머니를 불려 놔라, 한당께라.
그래, 위에 서려는 것,
사람이 무섭지. 학생이 무서운가?
흠! 이 번호표는 가장 자유로운 번호표 같은데.
어리거나 어른이거나
제 알아 목욕을 끝내고 탕 밖으로 나간다.
대체로 목욕을 즐기고 난 뒤일 테지.
아야, 막걸리집 할멈 말이다, 목욕탕에서
미끄러졌다는디 얼마 후에 죽었다더라,
하던 우리 어머니는
목욕탕에는 안 가겠다는데,
오늘도 목욕을 끝낸 사람들 체중계 위에 서네.
숫자들이 흔들릴 테지.
자신이 확인하고 싶은 육체의 값.
마지막 그의 값은 죽음 아닌가?
무섭다! 과도한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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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03 ∽ 2012-04-30 <원작>
∽→ 2012.08.16. 18:50.메. 박석준-시집 최종본 2012년7월.hwp <원작 교정>
= 시집_『카페, 가난한 비』(2013.02.12. 푸른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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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2012-04-30 (대체로 사람은/거겠지/사람이)
목욕탕에서
번호표를 타고 들어갔지만
목욕탕에선 빈 곳이라야 내 자리다
탕 속에선 대화하는 이도 있지만
어리거나 젊거나
대체로 사람은 육체를 위해 열심히 움직이는 거겠지
어쨌거나 나는 몸을 편안하게 만들기 위해
탕 속으로 들어간다
게임머니니 뭐니 아이들 너댓의 대화,
어른 두엇의 대화 소리도 들려오는데
주식이니 학교폭력이니 소리들이 그젯밤을 떠올리네
그젯밤엔 보쌈을 시켜놓고 하성이 아빠가
안철수 주식이나 사둘걸
하더니, TV 앞에서 일으켰던 분노에 다시 휩싸였었지.
형님, 우리 애도 인제 학교에 가야 하는데
제놈들이 심지어 게임머니를 불려놔라 한당께라.
그래, 위에 서려는 것, 사람이 무섭지.
학생이 무서운가?
흠! 이 번호표는 가장 자유로운 번호표 같은데.
어리거나 어른이거나
제 알아서 목욕을 끝내고 탕 밖으로 나간다.
대체로 목욕을 즐기고 난 뒤일 테지.
아야, 막걸리집 할멈 말이다, 목욕탕에서
미끄러졌다는디 얼마 후에 죽었다더라.
하던 우리 어머니는 목욕탕에는 안 가겠다는데,
오늘도 목욕을 끝낸 사람이 체중계 위에 서네.
숫자들이 흔들릴 테지.
자신이 확인하고 싶은 육체의 값.
마지막 그의 값은 죽음 아닌가?
무섭다! 과도한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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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03 ∽ 2012.04.30. 23:30.메. 1문학마당에 보내는 신작시 5편.hwp <원작>
= 『문학마당』 39호/2012 여름호(2012.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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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상황
2012-02. 광주시 푸른마을 사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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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객관적 해석
목욕탕에선 …… (중략)/ 탕 속에선 대화하는 이도 있지만
어리거나 젊거나, 사람들은
육체를 위해 열심히 움직이는 거지.
어쨌거나 나는 몸을 편안하게 만들기 위해
탕 속으로 들어간다.
이 글은 목욕탕 속에서 사람들이 하는 행동의 진술이나 묘사를 통해 목욕을 하는 목적과 목욕탕에 온 목적을 알게 한다.
게임머니니 뭐니 아이들 너댓의 대화,
어른 두엇의 대화도 들려오는데
주식이니 학교폭력이니 소리들이 그젯밤을 떠올린다.
그젯밤엔 보쌈을 시켜놓고 하성이 아빠가
안철수 주식이나 사둘 걸
하더니 …… (중략)
형님, 우리 애도 인제 학교에 가야 하는데
제 놈들이 심지어 게임머니를 불려 놔라, 한당께라.
한국 자본주의 사회가, 불공평하게 ‘돈’을 확보할 수 있는 행위를 사람들에게 유도하며, 예컨대 어른의 “주식” 투자, “게임머니” 확보를 위한 아이의 학교폭력이 그런 양상이라는 것을 보여주면서 그런 불공평한 행위에 대한 화자의 비판적 입장(앙가주망)을 엿보게 한다. 특히 하성이 아빠의 말로 한국 사회 아이들의 학교폭력이 “돈”의 확보를 위해서도 발생한다는 점을 암시하면서 이런 한국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준다.
하성이 아빠의 말―“안철수 주식이나 사둘걸”, “우리 애도 인제 학교에 가야 하는데/제놈들이 심지어 게임머니를 불려놔라 한당께라.”―에선, 한국 자본주의 사회의 어떤 사람은 주식 투자나 학교폭력을 써서라도 ‘돈을 확보하여 구속받지 않고 풍요롭게 살아가는 것’을 바람직한 삶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을 알게 한다.
한편, “막걸리집 할멈 말이다, 목욕탕에서/미끄러졌다는디 얼마 후에 죽었다더라./하던 우리 어머니는 목욕탕에는 안 가겠다는데,”는 다른 측면에서 인간의 욕망(오래 사는 것으로 삶을 마치려는 욕망)을 드러내고 있다.
그런데 이 글은 묘하게 끝난다.
목욕을 끝낸 사람이 체중계 위에 서네.
숫자들이 흔들릴 테지.
자신이 확인하고 싶은 육체의 값.
마지막 그의 값은 죽음 아닌가?
이 부분은 “목욕탕에선 …… 대체로 사람은 육체를 위해 열심히 움직이”며, “몸을 편안하게 만들기 위해” “탕 속으로 들어간다”는 첫 부분과는 전혀 다른 행위(체중 재가=체중 확인)를 하는 사람들이 나오기 때문이다.
게다가 “마지막 그의 값은 죽음 아닌가?”라고 하여 흐름이 급선회한다. 다시 말해, 실존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하면서 끝난다. (아방가르드 경향을 보이면서 끝난다.)
사르트르는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고 생각한다. 그는 ‘우리가 무엇인가 하는 것은 우리가 선택하기에 달려 있으면서 우리의 존재를 선택하는 행위인 것이다. 우리가 스스로 결정하기 때문에 우리의 인생 역시 우리의 책임이다.’라고 말한다. 그런데 이 글에는 사람이 선택하는 행위가 4가지 양상으로 나타나 있다. ‘주식 투자, 학교폭력 등의 방법을 써서라도 돈을 확보하여 구속받지 않고 풍요롭게 살아가는 것’, ‘목욕탕에는 안 가는 것으로 오래 사는 것’, ‘육체를 위해(몸을 편안하게 만들기 위해 (목욕을 하며) 살아가는 것’, ‘목욕 후 체중 확인’. 이 중 무엇이 실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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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밖 실화
이 글은 2002년 2월 초의 일요일의 목욕탕에서, 그 이틀 전의 금요일에 전남대학교 앞 식당에서 나에게 다가온 일들과 일어난 생각을 시 형식으로 기록한 실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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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이란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 폭행, 감금, 협박, 약취·유인, 명예훼손·모욕, 공갈, 강요·강제적인 심부름 및 성폭력, 따돌림, 사이버 따돌림,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음란·폭력 정보 등에 의하여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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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가주망(engagement) : 참여(參與)라는 의미의 용어이다. 사회·정치적 입장을 분명히 내세운 문학이다. 사르트르에 의하면 작가는 상황을 폭로함으로써 세계의 변혁을 시도하고, 독자는 폭로된 대상 앞에서 책임을 져야 하며, 따라서 작가나 독자가 필연적으로 사회적 입장을 취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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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방가르드(avant-garde) 또는 전위 예술(前衛藝術)은 예술, 문화, 사회에 대한 실험적이거나 급진적이거나 비전통적인 작업과 작가 모두를 이르는 말이다. 종종 미적인 혁신과 생경한 거부감으로 규정되기도 한다.
아방가르드는 특히 문화적인 영역에서의 규범이나 현상의 경계를 허물고자 하는 운동이다. 아방가르드는 모더니즘의 특징, 다시 말해 포스트 모더니즘과의 구분점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많은 예술가들은 다다이즘(Dada)부터 상황주의 인터내셔널(Situationist International), 1981년경의 포스트 모던 예술가들인 언어 시인(Language poets)에 이르는 역사를 추적하면서 여전히 아방가르드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아방가르드는 급진적인 사회 개혁을 촉진하기도 한다. 아방가르드는 제1차 세계 대전 중에 생긴 다다이즘에서 시작되어 입체파, 표현주의와 초현실주의로 이어지면서 유럽에서 일어난 예술운동이다. 제2차 세계 대전 후에 실존주의가 그 역할을 수행했다. 어떤 유파(流波)나 기성의 관련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을 이룩하려 했던 입체파, 표현주의, 다다이즘, 초현실주의 등의 예술 행위를 통틀어서 이르는 말이다. 일반적 특성은 모호성·불확실의 역설과 주체의 붕괴, 비인간화를 들 수 있다. 이런 특징은 근대 산업화 과정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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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 2012-02-03
목욕탕에서
번호표를 타고 들어갔지만
목욕탕에선 빈 곳이라야 내 자리다.
탕 속에선 대화하는 이도 있지만
어리거나 젊거나
대체로 사람은 육체를 위해 열심히 움직이는 거겠지.
어쨌거나 나는 몸을 편안하게 만들기 위해
탕 속으로 들어갔지.
게임머니니 뭐니 하면서 아이들 너댓은 대화에 더 열심이고
어른 두엇의 대화 소리도 들려오는데
주식이니 학교폭력이니 소리들이 그젯밤을 떠올리네.
그젯밤엔 보쌈을 시켜놓고 하성이 아빠가
안철수 주식이나 사둘걸
하더니, TV 앞에서 일으켰던 분노에 다시 휩싸였었지.
형님, 우리 애도 인제 학교에 가야 하는데
제놈들이 심지어 게임머니를 불려놔라 한당께라.
그래, 위에 서려는 것, 사람이 무섭지.
학생이 무서운가?
흠! 이 번호표는 가장 자유로운 번호표 같은데.
어리거나 어른이거나
제 알아서 목욕을 끝내고 탕 밖으로 나간다.
대체로 목욕을 즐기고 난 뒤일 테지.
아야, 막걸리집 할멈 말이다, 목욕탕에서
미끄러졌다는디 얼마 후에 죽었다더라.
하던 우리 어머니는 목욕탕에는 안 가겠다는데,
오늘도 목욕을 끝낸 사람이 체중기 위에 서네.
숫자들이 흔들릴 테지.
자신이 확인하고 싶은 육체의 값
마지막 그의 값은 죽음 아닌가?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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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03 오후 9:38. 불안-1.hwp (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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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024-03-30_13:51. 21. 푸른마을 목욕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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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30_13:51. 42. 푸른마을 목욕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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