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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비

나의 무비즘 (1) 언덕의 아이 / 박석준 나의 시 1 언덕의 아이 나의 무비즘 (1) 1966 박석준 / 언덕의 아이 . 나의 글에는 「언덕의 아이」와 「언덕의 말」이 있다. ‘언덕’이라는 장소는 이외에 ‘남민전 사건’을 다루는 글 등 몇 편의 글들에서도 나오는데, 첫사랑과의 헤어짐, 친구와의 헤어짐 후에 ‘나는 고독하다’라는 생각이 들어 찾아가게 된 때문인지는 모르나, 나에겐 ‘언덕’이라는 장소 혹은 말이 중요한 의미로 남았다. 나는 첫 친구를 국민학교(초등학교) 입학하기 1년 전(1963년)에 사귀었다. ‘맥아더’를 좋아한 명현이라는 이 친구는 우리 집의 길갓방에서 셋방살이하는 가정의 아이였는데, 나에게 (종이를 말아서 불붙여 피우는) 담배 피우기를 가르쳐주었고, 입학 직전에 소리 없이 이사했다. 이것은 내가 겪은 첫 번째 이별이었다. 그리.. 더보기
나의 무비즘 (4) 한 소년 / 박석준 나의 시 4 한 소년 나의 무비즘 (4) 1971 박석준 / 한 소년 내비게이션에 찍힌 수만리, 중학교 졸업 후 36년 만에 만나게 된 친구가, 우연히 TV에서 알게 된 서로의 옛 친구가 산다는 곳 찾아가자고 오늘 낮 서둘렀지. 친구 차로 출발했어. 세 시 반 산속 마을의 길 위로 어디서 본 듯한 얼굴이 나타나더군. 구레나룻의 얼굴은 내 기억이 담고 있는 얼굴이었어. 이 민박집 주인은 나를 보며 ‘입술이 파랬던 아이’를 말했지. 그 집에선 개가 짖었고, 닭들이 사람을 피해 구구구 하며 움직였지. 사가지고 간 닭튀김과 민박집 주인이 담가둔 동동주가 너무 잘 어울렸지. 자넨 그림에다가 보라색을 먼저 칠했지. 나는 녹색 잉크만 썼고. 집에 그것밖에 없었으니까. 40년이나 멈춰진 소년시절을 셋은 그림처럼 그렸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