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08.29_日常(2)―89. 8. 29의 비_(원작 원본 내 시절 속에 살아 있는 사람들본) → 마지막 출근투쟁
日常(2)―89. 8. 29의 비
場面 같은 오늘,
비가 오고
내가 가는 길 속으로
우수가 들어섰다.
비는 전날에도 왔었건만
세월이 흐를수록 비는
슬픔으로 흘렀던가 싶다.
비, 비가 오고 나서
빗속을 사람들은 갔었고
비는 사람들을 스몄건만
나는 빗물을 따라 귀가하고 있었다.
나는 빗물에 스며 간 사람도 비를 피해 간 사람도
아니려 한 채
말없이 室內의 事情을 새기면서
비! 빗속에 흔들거리는 세 개의 실내……
내가 8시간의 몸을 팔며 수업을 했던 교실과
소낙비는 피해 가라고 교장이 투덜거렸던 단식 농성하던 미술실,
그리고 비가 오는 오늘도 돌아가야만 할 나의 셋방.
내가 먹고 살 일을 뿌리쳐
이젠 거리를 방황해도
선생님이 왜 쫓겨나야 해요?!
너무 걱정 마라, 언젠가 다시 교단에 설 테니까.
너무 걱정 마라, 그보다 더한 일로도 살아왔는데.
하고 아이들과 어머니의 말소리가 흔들거리던
두 개의 실내.
그리고 비, 빗속을 흔들거리는
바람과 슬픔의 事情마저 지쳐 버린 나,
나는 89. 8. 29의 비!
그러나 비가 오는 오늘,
마지막 출근을 하고 귀가한 내 눈앞에 떠오른
어느 가을날 어머니가 가꾸시던 나팔꽃 화분 하나!
그 분리된 세월 곁에
구부러진 허리로 밤의 日常을 진행하는 어머니의 삶을 담은
하나의 실내!
그럼에도 내 곁엔, 내 뒤엔
속절없이
우수 같은 비만 흐르는데…….
.
1989.08.29._日常(2)―89. 8. 29의 비_(원작)
= 자서전_『내 시절 속에 살아 있는 사람들』하 (1999.09.05. 한가람/한ᄀᆞᄅᆞᆷ)_(원작 원본)
.
한자(한글)
日常(일상), 場面(장면), 室內(실내), 事情(사정)
.
.
사진
--1988.01.23. 영암군 월출산장 _신재용_박석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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