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12.01_세월은 ― 목욕탕에서_(원작 원본) ‘하구나’
세월은
― 목욕탕에서
아기야, 날 보아줘
벌거벗은 날 말이야
네가 나중엔 나보다 클까 하는 생각은 하구나 싫단다
그리움은 이슬비처럼 하늘로부터 내려가는 것은 아니지만
쓸쓸하게 사라진단다.
널 기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네가 나중에 길 위로 걷게 될 생각은 하기도 싫단다.
동경은 바람처럼 어디서인지 찾아왔던 것은 아니지만
허무하게 사라진단다.
아기야, 날 보아줘
소리치지 말고 말이야.
네가 나중엔 날 알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은 하기도 싫어.
연모함은 꿈과 같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적막하게 사라진단다.
난 이제 옷을 입는다
아기야 넌 알 수 없지? 내가 옷을 입은 걸 말이야
네가 보았어도 알지 못하듯, 나도 널 보았어도 알지 못하지.
네가 나중엔 무엇과 같을지……?
난 이제 가련다
늙지 않는 소년을 훼멸하고, 길을 밝혀오는 빛을 밟고서
아기야, 날 보아줘.
--2016-06-19 컴츄터 작업으로 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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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12.01._(원작 원본)
(21살: 만 20살 8개월에 씀)
(‘말이야 ’, 오타‘하구나’, ‘싫단다 ’, 오타‘내려가는’)
→ 시집_『거짓 시, 쇼윈도 세상에서』(2016.12.02. 문학들)_(원작 이본)
(‘말이야.’, 교정‘하기도’, ‘싫단다.’, 교정‘내려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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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상황:
1978-11-26(21살 고3), 계림동 우리 수예점 가게 옆 대중목욕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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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978년 12월_우리집_공부방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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